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15
밥만 먹고 레벨업 1216화
민혁을 중심으로 솟아오르는 푸른 화마.
[스킬 불꽃 같은 손재주가 발동됩니다.]그 화마는 민혁을 태우는 화마가 아니었다.
강렬하지 않게, 잔잔히 타오르는 그것은 그가 만들어내는 불꽃이었다.
[손재주 47개를 불태웁니다.]기둥의 닭고기는 몇 초에 수백 개씩의 손재주를 불태웠다.
스킬을 사용하여 스텟이 삭제되는 경우 대신 거대한 힘을 일시적으로 얻을 수 있게 도와준다.
지금처럼.
[손재주가 11% 상승합니다.] [더 높은 등급이 나올 확률이 4% 상승합니다.] [모든 요리스킬이 더 뛰어나집니다.]부글부글-
미친 듯이 끓어오르는 솥 안의 국물.
눈에 보이는 속도로 줄어드는 국물은 곧 밑바닥이 전부 타버리고 탄내가 올라올 것만 같다.
쉽사리 국자가 움직이지 않는다.
식신의 만능도구 두 개가 모두 국자로 변화한다.
총 세 개의 국자로 민혁이 젓는다.
그러나 국물이 졸아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10만에 가까웠던 민혁의 손재주 스텟은 대부분 소멸되어 2만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10만의 손재주일 때 10% 상승과 2만의 손재주일 때 10% 상승의 버프효과는 천지 차이이다.
민혁이 이를 악문다.
[손재주 64개를 불태웁니다.] [손재주 44개를 불태웁니다.] [손재주 64개를 불태웁니다.]끊임없이 불태운다. 태워진 손재주가 곧 그의 힘이 될 것이라고 증명하듯, 민혁의 몸에서 다채로운 색의 불꽃이 일어난다.
푸른색, 노란색, 붉은색, 보라색.
이 여러 색의 불꽃이 다채로이 섞여 아름다운 화마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지금의 내 손재주는 2만밖에 되지 않지만.’
[손재주 44개를 불태웁니다.] [손재주 76개를 불태웁니다.] [손재주 57개를 불태웁니다.]민혁은 계속 태워내고 있다.
월드 메시지로 울려 퍼진 알림은 민혁에게 말했다.
이 스킬이 손재주의 기둥이었던 만능손 로카더의 ‘만능손’과 필적한다고.
그리고 그 이유를 민혁은 깨닫는다.
[총 987개의 손재주를 불태우셨습니다.] [손재주가 99% 상승합니다.] [더 높은 등급이 나올 확률이 28% 상승합니다.] [모든 요리스킬이 더 뛰어나집니다.]부족해도 괜찮다.
계속 태우면 되니까.
[총 1,654개의 손재주를 불태우셨습니다.] [손재주가 154% 상승합니다.] [모든 요리스킬이 더 뛰어나집니다.]민혁은 끊임없이 자신의 손재주를 태워냈다. 쉽게 움직이지 않던 국자가 마침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감자와 닭고기는 양념이 잘 뱄고 국물은 적당히 걸쭉하니 맛있게 졸여졌다.
민혁은 당장 이 뭣 같은 요리 만들기를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민혁이 이 요리를 어렵게 간 이유는 오로지 하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먹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찜닭에 꼭 필요한 재료를 넣는다.
그 꼭 필요한 재료란 바로 납작당면이다.
불린 납작당면은 꼭 마지막에 넣어야 한다.
모두 알고 있을 거다.
찜닭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납작당면이다.
달콤짭짤한 양념을 가득 머금은 납작당면과 밥을 함께 먹어주면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랬기에 포기할 수 없다.
잘 불린 납작당면을 집어넣는다.
터억-!
익지 않아 뻣뻣한 그 납작당면을 국물에 빠뜨려 눌어붙지 않게 저어준다.
뻣뻣했던 당면이 흐물흐물해지며 검은빛을 띠기 시작한다.
찜닭의 맛있는 냄새가 민혁의 코를 자극한다.
그리고 정확한 타이밍에.
화르르르르르륵-!
민혁이 자신의 몸에서 화염을 누그러트렸다. 그와 함께 가마솥 밑에서 피어오르던 불도 빠르게 꺼져갔다.
마치 가스레인지를 끈 것 같다.
민혁이 요리를 끝냈다.
완전한 요리가 완성된 것이다.
월드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익명의 누군가. 8기둥의 재료 세 개를 먹거나 요리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그 누군가가 만들어낸 요리를 먹으면, 해당 클래스를 새로이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띠링!
[최초의 업적에 따른 보상을 획득합니다.] [명성 10,000을 획득합니다.] [카리스마 3,000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0,000을 획득합니다.] [1,000캐시를 획득합니다.] [더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영구적으로 20% 상승합니다.]띠링!
[불완전한 목장갑의 봉인이 완전히 해지됩니다.]띠링!
[도전자들에게 얻은 손재주 스텟 중 버프로 사용하지 않은 손재주 스텟이 존재합니다.] [4,538개의 손재주 스텟을 획득합니다.] [기둥의 닭고기를 요리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소멸되었던 모든 손재주 스텟이 복구됩니다.]끊임없는 알림이 떠오른다.
그와 함께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직업 퀘스트: 증명하는 자 완료.] [도전자 중 그 누구도 60% 이상 요리를 완성해 내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한 클래스의 끝임을 증명합니다.] [증명한 자에 대한 경외를 표하고자 하는 자들이 워프됩니다.]아까 전 죽거나 포기했던 요리사들.
약 7백여만 명에 가까운 자들이 다시 빛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먼 곳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는 자들이 보였다.
수천 명이 넘는 기자들이 달려오고 있는 거다.
해설자들의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한 클래스의 끝에 도달한 민혁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7백여만 명에 이르는 요리사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민혁을 취재하기 위해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군요.] [아아아! 가슴이 뜨거워집니다!]그런데 민혁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다.
“아놔…….”
[……?]“……?”
갑작스러운 그의 반응에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 *
민혁의 방송을 보는 이들은 현재 수백만 명에 달했다.
한 직업의 끝을 달성한 자.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자.
그가 가지게 될 영광스러운 이름들은 수십 가지 이상이다.
시청자들이 팔백여만 명이 가득 채운 대지를 보며 가슴이 뜨거워진다.
[으어어어, 민혁이 형, 나 웅장이 가슴해진다.] [차오른다, 차올라. 국뽕이 차오른다아아아악!] [개멋지다, 민혁에게 존경과 예의를 취하기 위해 온 800만 명의 요리사들이라니.] [형, 나 벌써부터 지렸어.]모든 시청자들은 곧 벌어질 일을 상상했고, 그것이 실현되려 하고 있다.
800여만 명에 이르는 유저들.
그들은 이러한 알림을 듣고 바로 왔다.
[한 클래스의 끝에 도달한 자를 축하해 줄 수 있습니다.] [수락할 시 워프된 후 곧 그의 승인에 따라 AI의 통제를 받기 시작합니다.]그들 모두 민혁을 보며 자랑스럽다는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모든 것을 증명하였다.
그들 대부분이 ‘순수한 존경심’을 가졌다.
특히나 민혁이 가장 맛있는 ‘요리’를 먹기 위해 식신들을 저버렸을 때 그것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대표로 멜로가 앞에 섰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전대 식신들이 멜로의 가장 앞에 서 있었다.
정말이지 가슴 벅차오르는 장면이다.
“식신님!”
멜로가 신호탄이 되듯 앞으로 나서 존경을 표하려고 했다.
[민혁이 AI의 통제를 거부합니다.]“……?”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 영광스러운 순간에 왜!?
왜 저런 무언가 불편하단 표정을 짓는단 말인가.
“님들, 잠깐만요.”
“민혁 님? 지금 제 가슴도 엄청나게 웅장…….”
“아니, 제가 웅장한 거 아니잖아요. 여러분, 양심 있어요?”
“…….”
“…….”
“저 식신들 도움도 안 받고, 이 요리 만들었죠?”
끄덕.
“저 죽을 뻔했죠?”
끄덕.
“아주 놀라운 모습으로 완성시켰죠?”
끄덕.
“그럼, 만들어졌으면 뭘 해야 해요?”
“당연히 저희의 인사를…….”
민혁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금붕어처럼 눈을 끔뻑였다.
“요리는 방금 완성되었죠?”
이 자리의 모두가 끄덕.
“식으면 맛없죠?”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끄덕.
“당면 불면 더 맛없죠?”
해설자들이 끄덕.
“그럼 지금 먹어야겠죠?”
모든 유저들이 끄덕.
“하, 하지만 이 감동적인…….”
“감동이 밥 먹여줘요?”
전 세계인이 끄덕였다.
“아, 그렇네요.”
전 세계인이 생각했다.
아니, 멜로 당신이 왜 납득하는데?
어? 우린 왜 납득하고 있지?
“자, 봐봐요. 지금 내 눈앞에 기둥의 재료 중 가장 요리하기 어려웠고 가장 맛있을 것 같은 ‘기둥찜닭’ 있는데, 님들 양심 있습니까!?”
“……우리가 잘못했네.”
“와, 우리가 나빴다.”
“님들, 저희 양심 없는데요?”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거들었다.
[야, 일리 있다.] [아니, 잠깐만. 뭔가 상식적이지 않은데 맞는 소리잖아.] [야…… 우리 완전 나빴네. 우리 가슴이 웅장하지, 민혁이 가슴이 웅장했냐!]해설자들이 말한다.
[국민 여러분 납득하기 희한한데, 납득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지금 납득 당했습니다.] [뭐죠? 기분이 묘합니다.]“아무튼, 밥 먹고 합시다.”
“저 그럼 혹시…… 구경해도 됩니까?”
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는 OK!
웃기는 모습이다. 수백만 명의 유저들이 아기새처럼 민혁을 바라본다.
기자들과 시청자들, 해설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민혁은 이미 집중하고 있다.
가마솥에 담긴 뜨끈한 찜닭을 접시에 담는다.
김이 피어오르는 그 앞에는, 따끈한 밥 한 공기와 무로 만든 보라색 피클이 놓여 있다.
민혁이 식사를 시작했다.
김이 피어오르는 찜닭엔 다채로운 재료가 들어갔다.
고구마, 감자, 치즈떡, 고구마떡, 납작당면 등이다.
심지어 청양고추를 넣었기에 매콤하면서도 달달하다.
큼지막하게 들어 올린 닭 다리에 윤기가 좌르르 흐른다.
두툼한 부위를 한입에 집어넣었다.
집어넣는 순간 뜨거움과 함께 닭고기의 단짠과 매콤함이 입안에 차오른다.
한입에 넣고 오물거리다 쏙 빼내자 입안 가득 황홀함이 차오른다.
‘크, 양념이 기가 막히게 뱄다.’
연신 감탄이 터져 나온다. 닭 다리를 다 먹어준 후엔 뜨끈한 밥 한 숟가락을 먹어준다.
그다음엔 납작당면을 크게 퍼 올린다.
크게 퍼 올려진 납작당면을 밥 위에 접시 삼아 얹고 그대로 후루루루루룹-!
양념이 잘 밴 납작당면은 이 찜닭이 얼마큼 맛있는지 알려주는 것 같다.
“크흐…….”
민혁이 감탄하고 실시간 먹방을 보는 이들이 ‘헤…….’하며 침을 흘리며 입을 벌린다.
그들은 안중에도 없는 민혁이 고구마를 입에 넣어본다.
‘크, 찜닭에 넣은 다채로운 재료는 심심함을 달래준다.’
달콤한 고구마가 입안을 채운다.
그리고 쫄깃하고 풍부한 맛을 가진 치즈떡은 씹을 때마다 미소 짓게 한다.
그뿐이랴? 그 국물을 퍼서 밥 위에 올려 싹싹 비벼 한입 넣는 순간.
감탄사가 다른 곳에서 터진다.
“키햐!”
“지대로다. 지대로!”
“먹을 줄 아네!”
맛깔나게 밥을 먹어치운 민혁이 발골쇼 마무리에 들어갔다.
이게 찜닭인지 닭볶음탕인지 모를 정도로 아름답게 발골시킨 것이다.
식사를 끝내는가 싶던 그를 모두가 긴장한 얼굴로 바라본다.
누군가 침 삼키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민혁이 꺼내 든 것을 보며 그 자리의 한국인 유저들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으어어어, 제, 제발 고문을 그만둬!”
“이 무슨 먹방고문이란 말인가!”
“옴마, 나 죽어어어!”
“지대로다. 지대로. 괜히 식신이 아니야! 먹을 줄 알아!”
민혁이 꺼내 든 것.
참기름과 김가루였다.
* * *
즐투브 본사.
즐투브의 회장 쿠바가 회의실에서 넋 놓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화면 속에서 민혁이 찜닭 국물 위에 밥 한 공기를 투척하고 김가루를 뿌렸다.
그리고 그 위에 참기름을 한 바퀴 휘리릭 돌리고 있었다.
꼬르르르르르륵-!
많은 이들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린다.
쿠바는 놀라웠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행복하게 먹지? 또 어떻게 저렇게 먹고 싶게 먹지?’
즐투브는 먹방 유투버도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저토록 먹고 싶게 하는 자는 처음이다.
그때 한 직원이 다급히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30분 동안의 후원금액이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30분이라면 민혁이 먹방을 시작하고 난 후의 시간이다.
지금 화면 속에선 민혁은, 찜닭 양념에 밥 한 공기를 투척하고 김가루에 참기름을 한 바퀴 휘릭 둘러 비벼 먹고 있었다.
“허억, 지금은 후원금액이 더 폭주하고 있습니다!”
쿠바도 예상했다.
전 세계가 그의 방송을 시청 중이다.
심지어 한 클래스의 끝인 날이기에 시청자 수는 더 많았다. 그렇기에 당연히 이례적인 후원금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직원은 예상을 넘어서는 후원금에 거품을 물기 일보 직전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나왔길래?”
직원이 말했다.
“30분. 민혁 유저가 먹는 30분 동안 후원금이 32억을 달성했습니다.”
“…….”
“…….”
이례적인 후원율이다.
쿠바는 장담했다.
‘먼 미래에도.’
절대 이정도 후원금은 나올 수 없음을.
이날 전 세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찜닭’이 장식했다.
그리고 전 세계 찜닭 가게의 매출이 2,90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