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14
밥만 먹고 레벨업 1215화
온 세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쉽고도 빠른 길. 클래스의 마지막.
그리고 실패할 수도 있는 기둥의 재료의 요리.
모두가 말했다.
[저였으면 그냥 식신들한테 요리해 달라고 하고 편하게 보상받는데…….] [야, 너두? 나두.] [미쳤습니까, 식신. 겁나 멋있잖습니까.] [요리사 인생 20년. 민혁이 한 말에 뭔가 멍해집니다. ‘맛 떨어지는 걸 용납할 수 없다’, 가장 맛있는 한 끼를 위해 어떤 위험도 불사른다. 요리사란 가장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헌신을 다해야 하는 존재니까요.] [식신 형, 사랑해.] [말랑꼴랑 님이 100,000을 후원하셨습니다.] [곤드레밥 님이 30,000을 후원하셨습니다.] [식신찐팬 님이 50,000을 후원하셨습니다.]후원창이 마비된다. 어떠한 자들은 수백만 원을 쏘기도 했다.
후원창에는 이름난 랭커들의 이름도 보였다.
어쩌면 그를 시기하고 질투했던, 무수히 많은 이들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식신을 응원하고 있었다.
[174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 [105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 [109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기둥의 닭고기는 여전히 민혁의 손재주를 소멸시키고 있었다.
‘이 기둥의 재료는 이제껏 내가 요리했던 재료 중 가장 어렵다.’
첫 번째 기둥의 재료는 로카더가 요리해 줬다.
두 번째 기둥의 재료는 요리할 당시 실패할 뻔했던 민혁에게 대천사의 이름을 이을 에밀라가 도와줌으로써 간신히 해냈다.
‘그런 것들을 떠나서도 이 기둥의 재료 자체가 가장 극악의 난이도야.’
하지만 괜찮았다. 민혁이 어떠한 대비도 없이 계속 요리하는 걸 선택한 게 아니었다.
유저들은 민혁과의 대결에 참가하기 위한 조건으로 모두 1의 손재주가 소멸되었다.
단합을 할 때마다 그들은 계속 더 높은 손재주를 지불해야 했다.
그 손재주는 그냥 사라지는 걸까?
아니다.
민혁에게 꾸준히 들려온 알림이 있다.
[모여진 손재주는 극소수만이 당신의 것이 됩니다.]처음 도전자는 자그마치 1,200여만 명이 있었다.
그들이 지불할 손재주는 총 1,200여만 개다.
현재 몇 초꼴로 수백 개씩 손재주가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손재주를 지급해 줄 것이라면서 당장 지급해 주지 않았다.
왜?
‘㈜즐거움은 이런 것도 예측한 거다.’
만약 민혁이 식신들과의 요리를 선택했다면, 추후 아주 더 극소수만의 손재주가 지급되게 했을 거다.
하지만 만약 민혁이 진짜 식신다운 선택을 하려 한다면? 또 식신들과 함께 요리하지 않는다면?
그와 또 다른 보상을 쥐었을 거다.
지금의 알림처럼.
[당신은 혼자 요리하길 선택했습니다.] [손재주를 정산받습니다.]띠링!
[식신들과 요리하기를 선택하지 않으셨습니다.] [도전자들의 단합에 대한 보상이 변경됩니다.] [당신이 정산받기로 되어 있는 총 손재주는 13,673개입니다.]도전자들에게 회수한 손재주가 실질적으로 1억 개 이상인 것을 생각하면 작은 손재주 스텟이다.
그런데도 1만3천 개의 손재주 스텟을 정산받는다는 것은, 유저 개인이 가지는 것만으로 천문학적으로 높은 수치임이 사실이다.
하지만 몇 초에 수백 개씩 타오르고 있는 걸 감안하면, 민혁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재주가 떨어지면 요리하는 데 버거워질 테니까.’
물론 확신하는 건 있다.
‘요리하는 데 성공만 한다면 모든 손재주는 복구된다.’
그건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떤 미친 작자가 요리하겠는가?
그리고 단합에 대한 보상 변경.
[손재주 13,673개를 영구적 획득이 아닌 버프적 획득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됐다.
갈수록 손재주는 떨어지고 있으나 버프적으로 변경된 손재주가 민혁을 뒷받침해 줄 거다.
더불어 영구적이 버프로 변경되었을 때 그 숫자는 천문학적으로 변하는 법.
[손재주 1,330개를 소멸시켜 손재주 10%를 상승시킵니다!]민혁은 희열했다. 물론 도박이었다.
이 도박은 순전히 민혁의 더 맛있는 걸 먹겠다는 의지에 있어서였다.
그는 실제로 식신들과 함께 요리 시 20% 하향된 요리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민혁이 다시 요리 앞으로 걸어간다.
30% 미만으로 하락했던 HP가 일부 회복되어 있다. 그가 포션을 복용함으로써 다시 HP를 50%까지 끌어올렸다.
어느새.
[3만 명만이 남았습니다.]정말 특별한 요리사들만이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 다수는 아직 기둥의 재료의 중반부에 이르지 못했다.
기둥의 재료가 손재주를 빼앗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
하지만 그런 그들은 귓속말을 받은 듯하다.
“뭐? 손재주가 소멸된다고?”
“물론 성공만 하면 다시 복구되겠지만.”
“이딴 요리를 누가 해!”
[1천3백 명만이 남았습니다.]순식간에 크게 줄어들었다. 그들을 뒤로하며 민혁이 심호흡한다.
‘기대된다.’
기둥의 재료 중 가장 난이도 높고 가장 큰 페널티를 가진 만큼, 이 녀석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을 테니까.
잠시 멈췄던 요리를 다시 시작한다.
이미 닭볶음탕을 위해 모든 재료는 넣었다.
사실 일반적인 닭볶음탕 요리라면 더 이상 요리사가 손댈 부분은 없다.
뚜껑만 닫고 잘 익은 시점에 완성시키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이는 기둥의 재료.
보통 이런 때 갑자기 불순물이 떠올라 그를 걷어내라 하거나 강한 압박을 준다.
헌데 그전과 완전 다른 모습이 지금 민혁의 눈에 보였다.
“이게 뭐야……?”
뻘겋게 끓어오르던 고추장 양념의 색이 맹물의 색으로 돌아간다.
하수구에서 물이 빠지듯 물이 줄어든다.
잘 익었던 감자도 다시 단단해진다.
아주 잘 익어가던 닭고기도 생닭으로 돌아온다.
가마솥엔 오로지 ‘요리하기 전’ 상태의 재료들만이 남아 있다.
[기둥의 닭고기가 변덕을 부립니다.] [그러나 51%까지 진행된 완성도는 변하지 않습니다.] [2분 내로 새로운 요리로 변경하십시오.] [그렇지 못할 시 기둥의 닭고기가 부패합니다.]민혁이 패닉에 빠졌다.
“뭐,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2분. 그 짧은 찰나의 시간 안에 요리를 변경시키는 데 성공해야만 한다.
민혁이 해야 할 요리가 순식간에 뒤바뀐 것을 알게 된 이들도 경악을 금치 못한다.
민혁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한다.
가장 비슷한 재료, 그리고 그 비슷한 재료에서 몇 가지만 달라지는 것이 필요하다.
민혁의 상황판단 능력은 탁월했다.
볼에 다진 마늘과 진간장, 올리고당 등을 넣어 새로운 양념장을 제조한다.
‘이 극악무도한 재료가 쉽게 허락할 리 없지.’
역시나 민혁이 양념장을 부으려는 순간, 민혁은 가마솥이 자신의 눈앞에 있다는 착각을 받았다.
“어?”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콰지이이이익-!
[기둥의 닭고기가 격렬히 저항합니다.] [HP가 26%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뜨거운 가마솥에 가슴팍이 직격당한 민혁이 신음 흘렸다.
“미친놈인가……?”
민혁은 하늘로 떠오르는 가마솥을 보았다. 도망치는 거다.
하지만 민혁이 양념장을 제조한 볼은 특별하다.
식신의 만능도구.
스스로 움직이는 자아를 가진 도구다.
뛰어오른 민혁이 뜨겁게 가열된 가마솥을 양손으로 잡았다.
“크흐으으으으윽!”
가열된 가마솥을 잡아본 적이 있는가?
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살이 익어가는 냄새가 번져 나간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려는 놈을 민혁은 온몸으로 껴안았다.
치이이이이익-!
[HP가 2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식신의 만능도구. 볼에서 떨어진 양념이 가마솥에 흘러 들어가고 거대한 나무주걱이 된 또 다른 만능도구가 서둘러 저어낸다.
가마솥이 땅에 떨어진다.
쿠우우우웅-!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온몸으로 받친 민혁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덜덜, 민혁의 온몸이 경련했다.
[찜닭으로 요리를 변경하셨습니다.]완성도가 60%까지 차오른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이미 닭은 익을 대로 익었고 물은 다시 끓여야 한다.’
문제는.
[기둥의 닭고기가 변덕을 부립니다.] [15분 내로 찜닭을 완성시켜야만 합니다.]그런 상황에서 찜닭의 국물을 졸여야 한다.
찜닭은 분명히 잘 조려져야 맛있는 음식이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정작 찜닭을 시켰는데 찜닭과 감자에 양념이 하나도 배지 않았을 때만큼 맛없게 느껴지는 경우도 없다.
고작 15분으로는 이 찜닭에 양념이 골고루 배게 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마솥의 불이 꺼져가기 시작합니다.]이 빌어먹을 닭고기는 살아생전 남 괴롭히길 좋아하던 것이 분명하다.
민혁은 만능도구를 부채로 바꾸어 서둘러 부채질시켰다.
그러나 누군가 마른 장작을 물에 담갔다 뺀 것처럼 불이 지펴지지 않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국물은 끓지 않는다.
그때 민혁에게 그를 괴롭히는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네가 불이 되든가.]“……?”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손을 뻗어, 가마솥을 잡아.]시간이 없었다. 민혁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마솥을 양손으로 잡았다.
치이이이이익-
그로테스크한 소리와 함께 꺼졌던 불씨가 붙으며 뜨거운 불길이 치솟았다.
푸화아아아악-!
거대한 화염이 민혁과 가마솥을 집어삼켰다.
[빠른 속도로 찜닭이 졸여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국물은 가장 맛있게 졸여지기 시작합니다.]뜨겁게 타오르는 화염이 부족한 시간을 채워준다.
그러나 민혁은 타오르는 속눈썹과 안구를 채우는 불길을 보고 있었다.
유저들은 아테네에서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이질적인 느낌.
그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 이질적인 느낌이 민혁의 온몸을 집어삼킨다.
고통과는 다르나 몸을 태우는 듯한 이질적인 힘이 신음 흘리게 한다.
또 고통은 못 느껴도 한계는 느끼게 한다.
살가죽이 타들어 가는 민혁의 몸이 벌벌 떨린다.
특히나 뜨겁게 가열된 갑옷은 피부에 들러붙어 그를 더 뜨겁게 괴롭힌다.
“끄흐으으으으…….”
민혁은 놓치지 않는다.
[가마솥의 불이 더 뜨겁게 타오릅니다.] [손재주가 소멸되는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708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 [897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 [967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 [손재주 1,330개를 소멸시켜 손재주 10%를 상승시킵니다!] [678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 [967의 손재주를 잃었습니다.] [손재주 1,330개를 소멸시켜 손재주 10%를 상승시킵니다!]잃음과 얻음의 반복.
실제론 실패하면 모든 손재주를 잃는다는 두려움. 온몸을 태우는 이질적 느낌.
그 안에서 놈은 더 잔혹하게 다가왔다.
[뭐 해? 휘저어야지? 밑에 눌어붙는다.]불이 더 세진 만큼 밑이 탈 수도 있다.
거대한 화염에 휩싸인 민혁이 국자를 든 순간.
쿠르르르르르르-!
민혁에게서 시작된 불기둥이 하늘과 맞닿았다.
고작 요리를 만드는데 벌어지는 일에 모두가 경악한다.
알림들이 민혁을 짓밟고.
쿠르르르르르르-
[저어! 저어! 저어! 저어! 저으라고!]그 목소리가 그를 더 괴롭게 한다.
하지만 젓는다. 온몸이 타오르는 민혁이 젓는다.
눌어붙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요리를 가장 맛있게 하기 위해.
그럴수록 불길은 더 거대해진 몸집으로 민혁을 집어삼킨다.
그러나 민혁도 만만치 않다. 손재주 버프를 받으나 상당한 양의 손재주를 이미 잃었기에 그 힘은 상당히 떨어지게 되었다.
평소의 힘의 약 70%밖에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는다.
젓고, 젓고 또 젓는다.
태울 수 없다.
부글부글-
용암처럼 들끓는 이 요리를 태울 수 없다.
눈에 보이는 속도로 국물이 졸아들고 배어드는 이놈을 포기할 수 없다.
[HP가 1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8% 미만으로 하락합니다.]하지만 민혁은 멈춰 섰다.
[당신의 소유 손재주로 국자를 젓기 쉽지 않습니다.]이젠 70%가 소멸된 손재주. 아무리 버프효과가 붙어도 소용없었다.
그러나 양손으로 잡는다.
“완성시킨다.”
이 요리는 나의 끝이고 나의 증명이며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이니까.
양손으로 국자를 쥔다.
저어지지 않는 그것을 힘을 주어 천천히 움직인다.
이미 그는 온몸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숯검댕이처럼 변해 버린 그를 보며 요리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HP가 4%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극적인 손재주를 발동합니다.] [손재주가 1.4배 상승합니다.] [손재주 크리티컬!] [손재주 크리티컬!] [손재주 크리티컬!] [찜닭이 90% 완성됩니다.] [손재주 크리티컬!] [손재주 크리티컬!] [극의의 무아지경 속에 빠져든 상태입니다.]모든 소음이 차단된다.
민혁이 식신들의 도움을 받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먹기 위함이다.
지금 이 따뜻한 찜닭을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로 완성시키고 싶다.
그리고 맛있게 먹고 싶다.
[HP가 3%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모든 것이 슬로우모션처럼 지나간다.
그 슬로우모션 속. 누군가 말했다.
[나는 태초에 하늘의 지배자 신조(神鳥)였다.] [죽었다 한들 한낱 인간의 목구멍에 삼켜지는 요리는 되지 않겠다.] [묻겠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가.]HP가 떨어지는 것이 멈췄다. 붉게 타오르던 모든 불길이 푸른색으로 변화해 영롱함을 비춘다.
그 안에서도 국자를 젓는 민혁이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기 때문이다.”
[고작 그 이유인가?]“식신(食神)에게 그것은 고작이 아니라, 모두다.”
[…….]“식신은 먹는 것이 가장 행복한 신. 그 표현이면 충분하다.”
“하늘을 다스렸던 신아, 약속한다.”
“하늘을 다스렸던 너를 담을 그릇은 ‘가장 위대한 하늘’을 담는 그릇이 될 거다.”
“너를 요리한 나는 가장 위대한 하늘을 요리한 사람이 될 거다.”
“그리고 그곳의 너는 무의미함이 아닌 유의미함으로 아름답게 질 거다.”
화르르르르르륵-
[…….]여전히 신조는 아프지 아니한 불꽃을 피우고 있다.
[고작 요리가 나를 가장 아름답게 지게 한다…….]그 말을 곱씹는 신조가 답한다.
[영광이다.]쿠르르르르르르르르-!
더 크게 화염이 솟아오른다.
[쥐어라, 오로지 너만이.] [가장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자 하는 식신만이.] [쥘 수 있는 힘을.]띠링!
[신조(神鳥)가 가졌던 스킬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신조(神鳥)의 힘에 따라 일시적으로 그 힘이 Lv 9에 도달합니다.] [스킬 불꽃 같은 손재주가 발동됩니다.]스킬 불꽃 같은 손재주.
기둥의 닭고기를 요리하면 얻을 수 있다고 표기되어 있던 스킬.
띠링!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익명의 누군가. 이젠 저버린 손재주의 기둥. 로카더가 가졌던 ‘만능손’과 필적할 스킬을 발동하기 시작합니다!]화르르르르르르륵-!
더 크게 피어오르는 화마 속, 민혁은 다시 국자를 꽉 쥐었다.
이제 식신의 끝을 보기 위해 이 요리를 끝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