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18
밥만 먹고 레벨업 1319화
이 자리의 그 누구도 본 적 없다.
악신 오블렌의 이야기는 신화로만 전해져 왔다.
크로나드를 지키기 위해 신들의 땅과 홀로 싸웠고, 수천만 명의 인류를 학살했던 악신의 진짜 모습을.
비틀어지는 공간 안에 갇혀 죽어가던 악신 오블렌의 모든 육체가 빠르게 회복된다.
그의 봉인을 억압하듯 누르고 있던 수호신의 힘이 서서히 몸을 비집고 빠져나간다.
이윽고 익숙한 힘이 그의 몸을 비집고 들어온다.
우득우득우드득.
나약했던 육체가 재구성된다.
뼛조각 하나하나, 세포 하나하나, 핏방울 하나하나.
그 모든 것이 그의 몸에서 새로이 창조되어 간다.
[하아아아아아.]고개를 들어 올리고 떨리는 숨을 뱉어내는 그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재창조되어 뻣뻣하게 굳어버린 육체를 느끼며 황홀에 찬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육신이 재창조됩니다.] [악신 오블렌 Lv 1,285.] [육신이 재창조됩니다.] [악신 오블렌 Lv 1,351.] [육신이 재창조됩니다.] [악신 오블렌 Lv 1,390.]화르르르르르르르륵-
그의 힘의 원천이 되던.
오로지 천외제국을 지키기 위해서만 존재하던 수호신의 서가 하늘에서 불타고 있다.
사람들은 그 누구도 본 적 없다.
조미료통에서 나왔을 때에도 힘의 대부분을 상실한 때였다.
나약했던 육체를 강인하게 하고자 수호신의 길을 택했다.
시간이 흘렀고 도태되었다.
하나둘. 악신의 이름은 잊혀갔다.
혹자는 말했다.
악신 오블렌도 현시대에선 어깨를 펴지 못할 거다.
[육신이 재창조됩니다.] [악신 오블렌 Lv 1,416.]그 이야기를 듣던 오블렌은 기분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관심조차 없었다.
왜?
자신의 본 모습을 알고 있는 건 나뿐이니까.
[육신이 재창조됩니다.] [악신 오블렌 Lv 1,467.]태워지는 수호신의 서가 한낱 잿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악신의 서가 생성되어 갔다.
어쩌면 위험한 일이다.
아테네의 모든 균형이 일그러지는 일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악신이 알 바 아니다.
변치도 않는다.
수호신의 이름이 사라졌다 하여 내가 이 제국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변치 않는다.
[악신 오블렌 Lv 1,518.]크로노스가 흥미 어린 표정을 짓는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것이 크로노스다.
서쪽 대륙에서 흘러들어온 악신의 이야기는 가이아 대륙에서조차 작게 감탄할 정도다.
그 비웃음 섞인 미소가 악신을 얕잡아보고 있음을 알린다.
정확히는 크로노스가 가진 패가 너무도 많음을 알린다.
[악신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겠지.]크로노스의 목이 비대해졌다. 뱀이 알을 삼킨 듯한 모양새다.
그것을 토해내자 위액이 묻어난 아주 작은 외눈박이 괴물들이 나타났다.
크로노스는 신탁으로 자식에게 그 자리를 빼앗길 거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로 인해 자신의 자식들을 삼켰었다.
비록 이들이 그들은 아니었으나 크로노스의 힘 중 하나가 되는 자들이다.
크로노스는 티탄신들과 함께 타르타로스란 감옥에 갇혔다.
많은 티탄신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했고 그 힘의 원천을 이용해 만들어낸 자들이다.
그는 가이아의 올림푸스 신들을 끌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자신이라 한들 혼자선 불가능함을 알았다.
그렇기에 스스로 죽음을 택한 티탄신들을 삼켜 괴물로 만들어냈다.
4m 체고로 거대해진 그들은 외눈박이 괴물이며 생식기가 없었다.
팔에 붙어 있어야 할 손이 있을 자리엔 갈고리나 도끼, 검 모양의 손이 자리 잡고 있다.
[티탄의 조각 Lv 1,338.]여덟 마리.
가이아 대륙 신들을 학살하기 위해 뱃속에 잉태하여 키워낸 녀석들이다.
악신을 상대하기 위해 이 정도는 필요하다.
여덟 마리의 티탄들이 악신 오블렌에게 달려들었다.
여전히 육신을 재창조 중인 오블렌은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크로노스도 죽은 벤더를 통해 잃었던 힘 일부를 회복하고자 했다.
그의 최종레벨은 1,650대다.
곧 크로노스의 동공이 커졌다.
[잠깐.]악신 오블렌의 입에서 허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곧 완전해진다.]그 목소리에 티탄의 조각들이 어떠한 공포와 마주하여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티탄의 조각들이 전의를 상실합니다!]악신을 공격하려던 어떤 조각은 멈춰서 침을 질질 흘렸다.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놈들이 주저앉았다.
그저 도망치고자 했다.
마주 선 악신이 두려워 어디라도 가고 싶었다.
그것이 영원한 안식처라도.
푹, 푸푸푹, 푸푸푸푹-
그들이 자해하기 시작했다. 크로노스의 눈이 그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며 떨렸다.
자신과 시선이 마주친 악신이 살인귀 그 자체의 모습으로 우아하게 웃었다.
[조금만 기다려. 죽여줄게.]* * *
눈물을 훔쳐낸 민혁의 가슴이 격하게 진동했다.
올림푸스급 재료 세 개의 요리 진행은 약 50% 가까이 되었다.
기둥의 손재주를 얻음으로써.
또 최근 마지막으로 요리했던 기둥의 닭고기를 요리한 후 반년이 넘게 흘렀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자신은 훨씬 더 뛰어나졌고, 그렇기에 이렇게 빨리 50%에 도달할 수 있었다.
벤더를 잃은 슬픔. 그리고 오블렌의 각성을 보며 민혁은 깨달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요리밖에 없다.
슬픔을 억누른다.
“후아…….”
숨을 삼킨다.
시청자들이 말한다.
[요리로 죽여 버려!] [저 색히, 요리로 조져!]올림푸스급 세 개의 재료 요리.
다시 시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한다.
그 과정에서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자신조차 해보지 않은 힘을 발휘한다.
[소화(消化).] [8기둥의 재앙입니다.] [그동안 먹었던 요리들의 힘을 한 번에 소화시킵니다.] [이제껏 신등급 재료 143개, 전설등급 재료 535개를 드셨습니다.]가슴 쪽이 갑자기 답답하다. 배에 무언가 가득 찬 듯 이질감이 내려앉는다.
이윽고 그 모든 것이 쏴아아 내려가듯 편안해진다.
[이제껏 축적된 요리를 소화시킵니다.] [손재주 184%가 상승합니다.] [요리 관련 모든 스킬이 3레벨 상승합니다.] [더 높은 등급의 요리를 만들 확률이 194% 상승합니다.] [유지시간은 9분입니다.]기둥의 재앙은 항상 세상을 놀라게 한다.
누군가 보았다면 고작 ‘요리 한 그릇’을 만드는 동안 깃드는 민혁의 소화는 보잘것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광범위하지도 않으며 누군가를 죽일 수도 없다.
그러나, 그렇기에 상식의 선을 벗어난다.
쿠르르르르르르르르-
요리사의 끝에 달했다. 그에게서 피어오르는 힘이 세상을 매료시킨다.
가만히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민혁도 이곳에서 처절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먹는 자들의 기둥이 기둥으로서의 상식을 벗어나며 입지를 증명합니다.] [영향도 2%가 상승합니다.]시간이 얼마 없어 보인다.
물론 악신 오블렌이 되었기에 이제 패한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다.
[배고픈 자의 요리.]배고픈 자의 요리는 열 배 빠르게 요리하게 해준다.
주변에선 빨리 감기 한 것처럼 보이지만, 당사자는 평소처럼 요리한 것뿐.
열 배 빨리 요리 가능했던 이 힘이 스무 배 빨라진다.
상식의 틀을 깨부순다.
이미 한계를 넘어서 정점에 이른 요리사가 넘어서는 벽.
벽을 넘어서자 이제 무한함의 세상이 도래한다.
그의 요리스킬은 모두 3레벨 상승한 상태.
파, 파파파파파파, 파파파파팟-!
시청자들의 눈에 보인다.
[미쳤…….] [요리하는 속도 안 보이는데?] [와이씨!] [가라라아아아아아아!]세 개의 재료가 발버둥 친다.
우린 너로 인해 요리될 생각이 없다.
한 녀석은 번개를 흩뿌렸고.
쿠르르르르르릉-
한 녀석은 수천 개의 칼날을 들이밀었으며.
차라라라라라라랑-
한 녀석은 아름다운 여신 헤라처럼 환각으로 유혹했다.
그 모든 것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민혁이 도달해 간다.
[세 개의 올림푸스급 재료를 85% 가까이 완성시켰습니다!]* * *
[육신의 재창조가 끝납니다.] [악신 오블렌 Lv 1,616.]피가 끓는다. 머릿속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강함을 거머쥔 자의 쾌락적 숨이 뱉어진다.
드디어 끝났다.
그동안 크로노스는 다시 수십의 티탄을 만들어냈다.
겁에 질려 전의를 상실한 티탄의 머리통을 크로노스가 쪼갰다.
두려움 가득한 티탄의 조각들에게 읊조린다.
[죽이지 않으면 너희가 죽는다.]차가운 그 말에 티탄의 조각들이 두려움을 딛는다.
거대한 검으로 이루어진 팔이 오블렌의 목을 노렸다.
악신이 그저 손가락으로 까딱였다.
콰아아아아아앙-!
땅에 처박힌 티탄의 몸.
까딱-
수십 개의 낙뢰가 떨어져 난도질한다.
흘끗, 오만하지도 위대하지도. 살육적이지도 않은 시선이 그들에게 걸쳐진다.
공허한 그 시선이 닿는 순간.
퍼, 퍼퍼퍼퍼퍼, 퍼퍼퍼퍼퍼퍼펑-!
폭발했다.
비산하는 티탄의 육체 조각 사이로 걷는다.
[역행해 봐라.]콰자자자자자자자작-!
손가락 한 번의 움직임에 크로노스의 육신이 처참히 터져 나갔다.
다시 시간이 돌아간다.
콰자자자자자자작-
이번엔 온몸이 갈기갈기 찢겼다.
[세 번째.]이번엔 머리부터 폭발하였다.
그 폭발 속에서도 놈은 역행했다.
[호오.]악신 오블렌이 흥미를 머금는다. 크로노스는 자신의 앞에 선 높은 벽을 깨달았다.
이길 수 없다.
아직 완전히 벤더의 힘을 먹어치우지 못했다.
우스운 건 정작 오블렌보다 자신의 레벨이 더 높다는 것에 있다.
NPC의 레벨은 모든 힘을 종합해 결정된다.
크로노스의 레벨의 가장 큰 몫을 하는 건 강함이 아닌 시간 역행이다.
또한 오블렌의 죄가 내보였던 공포를 뛰어넘는다.
크로노스조차 견딜 수 없는 공포의 무게가 그를 짓누른다.
[열아홉 번째.]퍼서서서서서석-
열아홉 번 동안 죽음의 끝까지 도달했던 크로노스다.
오블렌이 장난감처럼 다루기 위함이 아니다.
압도는 가능하나 역행 전에 죽이는 게 힘들었다.
그때, 언젠간 그 죽음의 시간이 도래할 것을 깨달은 크로노스가 결단을 내렸다.
[……함께 죽자.]크로노스는 지옥의 무저갱의 타르타로스에서 수천 년을 살았다.
그 안에 있던 재앙도 알고 있다.
재앙은 세상 밖으로 나와선 안 된다.
그것이 크로노스의 판단이다.
왜?
이곳이 완전히 소멸된다.
흔적도 없이 모든 것이 사라진다.
지옥의 무저갱은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땅.
무저갱의 재앙은 상식을 벗어난다.
그러나 크로노스는 선한 신이 아니다.
어차피 뒈질 거면 같이 뒈지는 게 낫다는 생각이 가득한 교활한 신이다.
크로노스는 그 안에서 무저갱의 출구를 개방할 힘을 거머쥐었다.
그 출구에서 그가 끄집어낼 수 있는 건 그 하나뿐이나 가장 꺼내선 안 될 존재다.
대가를 바쳐야 했다.
[시간 역행자를 대가로 바칩니다.] [경고.] [경고.] [1분 후 아테네 전역에 있는 모든 유저들이 강제 종료됩니다.]“……!?”
“……?”
어떤 위험이 있어도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알림이다.
세계 전역에 있는 모든 유저들의 강제 종료.
쩌어어어어어어어어억-!
하늘이 열렸다.
[지옥의 무저갱의 출구가 개방됩니다.]열린 하늘은 입의 형상을 하고 있다.
쩍 벌어진 입안에 있는 건 혀가 아니다.
[무저갱의 재앙이 강림합니다.] [무저갱의 재앙은 죽일 수 없습니다.] [무저갱의 재앙의 HP는 무한합니다!] [무저갱의 재앙의 MP는 무한합니다.] [무저갱의 재앙은 벨 수 없습니다.] [무저갱의 재앙은 마법 방어력이 100,000에 이릅니다.] [무저갱의 재앙을 지옥의 무저갱으로 돌려보내시기 바랍니다.]애초에 죽일 수 없는 존재다.
악신의 손가락 끝에서 피어난 힘이 재앙을 강타했다.
[……!]닿은 순간 어떠한 피해량도 입히지 못한 채 소멸했다. 마법 방어력 5만의 여파다.
수천 개의 촉수가 꿈틀거리며 내려선다.
마치 문어발 없는 문어와 흡사한 놈의 체고는 20m를 가뿐히 넘어선다.
입안을 비집고 나온 녀석이 천천히 땅으로 하락해 내린다.
수천 개의 촉수가 먹잇감을 찾아 팔딱거린다.
[무저갱의 재앙 Lv 2,001.]시청자들이 경악했다.
[아테네…… 섭 종료냐……?] [저걸 어떻게 막아…….]지상과 놈이 가까워진다.
어느덧 놈이 150m만 남았다.
오블렌과 가신들. 곳곳에서 뿜어지는 힘이 공격하지만, 놈을 멈춰 세울 수 없었다.
그나마 움찔하게 하는 건 둔기류였다.
거대한 철퇴가 자신을 가격하자 잠깐 움찔했으나 놈이 다시 내려선다.
120m.
더 가까워진 녀석의 촉수가 드디어 사람들에게 닿을 정도가 되었다.
수천 개의 촉수가 먹잇감을 쫓아 목을 노리고 쏘아진다.
위험을 직감한 밴이 촉수를 베어내려 했으나 베어내지 못했다.
그의 온몸을 감은 촉수가 그를 집어삼키려 했다.
하나둘 가신들이 붙잡힌다.
악신 오블렌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을 옭아매는 촉수가 그들을 터뜨리고자 했다.
“으그그그그그!”
“크하아아악!”
“컥!”
비명이 가득한 그곳.
모두가 죽음에 이르러 가는 그곳에서.
[가장 위대한 요리가 세상에 탄생했습니다.]“……?”
“……!?”
“……!”
누군가 성벽 위를 내달렸다.
꿀꺽-
그의 목구멍이 출렁였다.
그가 인벤토리에서 꺼낸 것.
[익명의 누군가 기둥급 아티팩트를 획득합니다.]프라이팬이었다.
프라이팬을 쥔 그가 성벽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프라이팬 거대화.] [무한하게 거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프라이팬 후려치기.]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는 그의 프라이팬이 하늘을 덮었다.
그 거대한 프라이팬을 쥔 그는 공기의 저항을 비롯한 모든 것을 무시한 듯했다.
이윽고 그 프라이팬이 힘껏 무저갱의 재앙을 후려쳤다.
태애애애애애애앵-!
지상과 가까워졌던 무저갱의 재앙이 다시 출구 쪽으로 멀리 밀려났다.
[……?]무저갱의 재앙이 황당하단 표정으로 프라이팬을 바라봤다.
[프라이팬 살인마의 재림이다!] [프라이팬 살인마 가즈아아아아아!]프라이팬 살인마. 민혁이 재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