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3
밥만 먹고 레벨업 143화
“샤브샤브라…….”
랄드는 그 말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샤브샤브와 초밥은 의외로 궁합이 좋다.
샤브샤브의 국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탁해 보이는 색을 띠지만 갈수록 국물이 더 진한 맛을 낸다.
그리고 민혁의 경우 근래 초밥 뷔페에서 샤브샤브를 함께 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초밥을 먹어주다 샤브샤브 국물 한 번을 떠먹으면? 크으!’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 않던가.
“재료는 충분합니다. 대신에 S급 재료는 힘들 것 같습니다. 초밥 같은 경우는 이 옆쪽이 용왕의 바다이기에 재료 구하기가 쉬운 편이지만, 샤브샤브의 재료는 대부분 채소 위주니까요.”
“그 정도면 괜찮아요. 재료 구해주시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우와!”
민혁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랄드는 빙긋 웃었다.
‘참, 좋은 사람이구나.’
랄드는 생각했다.
사실 자신의 마음 같아서는 뭐든 해주고 싶었다.
전설의 요리사라고는 하지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크게 없다.
고작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게 다일 뿐.
그리고 재료의 등급 또한 좋지 않다는 걸 말했음에도 사내는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이쪽으로 오시죠.”
“네.”
민혁은 그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민혁이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헉……!”
민혁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왕궁 내에 존재하는 식당!
마치 일본에 온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일반 초밥집처럼 다소 어두운 분위기에 테이블이 바의 형태로 되어 있었다.
“발렌 전하께서도 초밥을 좋아하셔서요. 잠시만 앉아 계십시오.”
그리고 랄드가 잠시 나갔다가 들어왔다.
그는 재료들을 한 움큼 가져왔다.
“저도 집에 이런 분위기의 식사공간을 만들고 싶네요.”
랄드는 빙긋 웃어주곤 샤브샤브 재료를 손질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잠시만요!”
“예?”
“그 죄송한데요?”
“네.”
“저 잠시 나갔다 들어올 테니까, 들어올 때 이랏샤이마세! 한 번만 해주세요.”
“어, 음……? 왜, 왜요?”
랄드는 당황했다.
“그래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는 착한 사람 같았다.
“그래야, 더 맛있을 것 같아서요……?”
“네! 제발 해주세요! 제발! 한 번만요!”
“…….”
분명 착한 사람 같았다.
민혁이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
“여기 이런 초밥집도 있었네? 오, 분위기 좋다.”
“이, 이랏샤이마세!”
그는 착한 사람인데, 이상한 사람 같았다.
민혁은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말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여기 처음 와보는데 식당 분위기 좋네요.”
“그, 그렇죠? 가구 배치에 신경 좀 썼습니다. 하하하……!”
“저는 음…… D 코스로 하겠습니다. 오, 여기 샤브샤브도 있어요? 이것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랄드는 샤브샤브 재료를 손질했다.
그러다 멍해졌다.
‘내, 내가 방금 뭘 한 거지……?’
그리고 민혁의 앞으로 한가득 채소들을 내려놨다.
채소는 숙주나물, 배추 잎, 청경채, 적근대,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이 있었다.
그리고 한쪽엔 신선해 보이는 반으로 잘린 꽃게와 새우, 얇은 소고기가 있다.
민혁은 딸칵딸칵- 일회용 버너를 켰다.
그리고 그 위로 샤브샤브용(?) 냄비를 올렸다.
‘오, 냄비를 올리셨나 보군? 쥬이스 신께서 냄비를 주셨다고?’
초밥을 준비 중이던 랄드의 고개가 조심스레 올라갔다.
그리고 그의 손이 우뚝 멈췄다.
“히히! 미리 끓여놨던 육수우~”
그리고 앞에 있는 사내는 그 냄비(?) 안에 이미 들어있던 물에 자신이 진하게 끓여놨던 샤브샤브 육수를 섞어서 끓이기 시작했다.
랄드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 그거 설마…… 바라드의 잔은 아니겠지요?”
“맞는데요?”
“커허억!”
랄드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 뻔했다.
“바라드의 잔에 있는 물은 신비한 힘이 있다죠. 이걸로 샤브샤브를 먹으면 캬!”
“아, 아니 ‘캬!’가 아니라 ‘컥!’인 것 같은데.”
“어째서죠?”
“바, 바라드의 잔은 왕국에서도 전설 속에 내려오는 신의 보물입니다. 그 신성한 것을…….”
“신성한 것으로는 육수를 끓이면 안 되나요? 잘 들어보세요. 이 물은 더 맛있겠죠?”
랄드는 끄덕였다.
확실히 그래도 일반 물보단 다를 거다.
“여기에 채소를 넣고 푹 끓여요, 육수가 우러나고 샤브샤브 고기를 담가 먹어요, 그러면 어떨 것 같아요?”
“크! 맛있…… 아니, 아니! 그게 아니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 맛있으면 된 거죠.”
“…….”
민혁은 자신의 완벽한 이론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그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상했으며, 지금 보니 좀 미친놈 같기도 했다.
랄드는 한숨을 푹 쉬며 초밥을 준비했다.
그리고 민혁은 샤브샤브에 각종 채소를 가위로 잘라서 넣었다.
부글부글 끓는 샤브샤브!
수저를 가져가 한 숟가락 먹어본다.
“후! 후!”
입김으로 식힌 후에 입으로 가져가 봤다.
“아직 더 끓여야겠네.”
그러면 국물을 먹기 전에 뭘 해야 하느냐?
간단하다.
얇게 썰려 있는 고기를 팔팔 끓는 육수에 담갔다.
붉은빛 소고기가 순식간에 익었다.
단숨에 건져냈다.
샤브샤브를 찍어 먹을 소스로는 겨자, 땅콩, 칠리 등이 있다.
민혁은 개인적으로 칠리에 찍어 먹는 걸 좋아했다.
건져낸 고기를 먼저는 그냥 먹어봤다.
“와, 부드러워, 녹는다, 녹아!”
“…….”
초밥을 만들던 랄드가 흘끗 바라봤다.
민혁은 이번엔 채소를 건져 올렸다.
그 채소는 팽이버섯, 숙주나물, 배춧잎이었다.
조금 씩을 접시 위로 덜어내고, 거기에 소고기를 덜어냈다.
그다음 젓가락으로 한 번에 집어 들었다.
지금 푹 읽어져 저 채소들은 육수를 그대로 흡수했을 터다.
‘씹으면 육수가 입안에 퍼지겠지.’
그리고 저 밋밋한 맛을 칠리소스가 잡아줄 거다.
때마침 민혁은 칠리소스에 찍었다.
그리곤 입으로 가져가 먹었다.
“캬하! 맛있다!”
“크하! 맛있겠……”
“……?”
“…….”
랄드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터뜨렸다가 서둘러 초밥을 만드는 척했다.
민혁이 샤브샤브를 먹으며 물었다.
“솔직히 말해 봐요. 바라드의 잔으로 끓이는 샤브샤브 먹어보고 싶죠?”
랄드는 갈등했다.
그렇다고 하면 한 입 줄까?
국물이라도 한 수저?
아니, 어찌 그래도 저 바라드의 잔으로 샤브샤브를 먹는단 말인가!
자신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네.”
“……제 마음을 이해하시는군요!”
“저어, 그럼…….”
“넵, 맛있게 먹을게요!”
“…….”
랄드는 슬퍼졌다.
마지못해 권하면 먹기라도 할 수 있겠건만 차마 직접 달라고 할 순 없었다.
그가 눈물을 머금고 모듬 초밥을 완성했다.
나무판에 올라간 모듬 초밥이 민혁의 앞에 내려갔다.
“와, 이 싱싱한 빛깔들…….”
초밥들에 올라가 있는 횟감들이 모두 오동통하다.
가끔 어떤 초밥들은 밥과 초밥의 비율이 1:1인 어이없는 경우도 있다.
그에 반해, 랄드의 초밥은 정말 풍족해 보였으며 총 10개가 나왔다.
먼저 광어 초밥을 집어 들었다.
하얀 빛깔의 광어 초밥은 마치 꼬리처럼 광어가 길쭉하게 올라가 있다.
또한, 광어 초밥의 광어의 부위는 지느러미인데, 쫄깃한 맛이 인상적이다.
민혁은 간장에 고추냉이를 풀었다.
그다음 콕콕 찍어서 입안에 넣어놨다.
씹는 순간 고추냉이 향이 퍼진다.
그러면서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광어의 맛이 느껴지고 단맛을 내는 밥알이 씹힌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와, 살다 살다 이렇게 맛있는 광어 초밥은 처음이다.”
그가 감탄할 때였다.
[전설의 요리사가 만든 광어 초밥을 드셨습니다.] [손재주 20을 획득하셨습니다.]민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맛도 좋고 능력치도 올려주고!
이번엔 바로 연어다.
연어는 씹으면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있다.
꽤 기름진 맛이지만 고추냉이는 그 맛을 잡아준다.
입에 넣고 씹자 마치 녹듯이 입안에서 사르르 사라지는 연어 초밥!
[전설의 요리사가 만든 연어 초밥을 드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그다음엔 참치 초밥.
참치 초밥에 올라가는 참치 뱃살은 참치에게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재료 중 하나이다.
참치 초밥 위로는 민혁이 따로 고추냉이를 올렸다.
그리고 고추냉이 장에 푹 찍어 먹어봤다.
“크으~ 코 찡!”
코로 올라오는 매운 향.
눈물이 날 것처럼 괴로웠지만 기분 좋은 맛이다.
이 맛이 좋아 고추냉이를 듬뿍 초밥에 발라먹는 사람도 있으니.
[전설의 요리사가 만든…….] [명성40을 획득하셨습니다.]그다음 계란 초밥.
계란 초밥은 가장 간단한 초밥이지만 이 계란의 맛에 따라 실제로 그 요리사의 실력이 좌우된다고 한다.
계란 초밥을 입으로 가져갔다.
폭신폭신한 식감이다.
씹는데,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민혁은 히죽 웃었다.
그리고 이어진 장어 초밥과 사시미 초밥, 토치로 구운 와규 초밥까지!
민혁은 모두 먹은 후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초밥들은 먹을 때마다 중복 경험치가 오르기도 했고 역시 중복적으로 명성이나 손재주가 오르기도 했다.
총합하자면.
4레벨업을 했고 명성 80을 획득했으며 손재주 80을 획득했고 마법 방어력 또한 100을 획득했다.
거기에 물리 공격력 80의 상승효과까지.
맛도 좋았으니 흡족할 만했다.
그러다 드는 의문.
‘그러고 보니 이제 손재주 스텟 특혜 알림이 없네?’
항상 들렸던 알림이다.
때마침, 그의 손재주 스텟은 이제 1,401이 되었다.
근데 1,400을 달성해도 없었다.
‘혹시 1,500을 달성하면 얻으려나?’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가 생각을 떨쳤다.
‘이 바보야, 음식 앞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아직 그의 먹방은 끝나지 않았다는 거다.
또한, 바라드의 잔의 힘은 샤브샤브를 모두 먹어치워야 효과를 볼 수 있을 터.
‘샤브샤브에 마지막에 넣어 먹는 쌀국수와 남은 국물로 만들어 먹는 죽이 남아 있지!’
그가 쌀국수 면을 샤브샤브에 넣었다.
* * *
지니와 로크, 칸은 말문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미친…… 세계 유저들 수준이 이 정도라고……?”
“와, 진짜 미쳤는데?”
“이걸 어떻게 깨냐?”
그들은 하루에 다섯 번 공략할 수 있는 타임어택 던전을 도전 중이었다.
이번 타임어택 던전은 세계가 모두 참여한다!
그 때문에 세계도 이 타임어택 던전을 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리고 지니와 칸, 로크 등은 이번에 버프 효과를 톡톡히 받은 로크로 인해 자신들이 5위권 안에는 걸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레전드 팀: 1시간 19분 56초. 순위: 21위.]“…….”
택도 없었다.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세계엔 엄청난 강자들이 많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지니의 시선이 1위로 향했다.
[미국 블랙스완 팀: 59분 38초. 순위: 1위.]자그마치 20분의 격차였다.
20분의 격차는 똑같은 던전을 반복 공략한다고 보면 엄청난 차이였다.
100m 달리기를 해봐라.
못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이 뛰어도 고작 길어야 3~4초 차이가 난다.
한데, 지금 던전 공략이 20분 차이가 난다는 거다.
심지어 2위도 1시간 7분 정도가 걸리며 1위와 2위의 격차도 큰 편.
칸은 지니를 보며 입을 열었다.
“지니, 그러고 보니까. 블랙스완 길드면 길드원 중에 바베카 신의 아이 줄리안이 있잖아.”
“……아!”
지니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바베카 신의 아이 줄리안은 엄청난 신성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성력이 100이 될 때마다 보통 언데드와의 싸움에서 추가 데미지가 붙는다.
심지어 줄리안의 경우 신성력을 극대화 시키는 능력을 파티원에게 걸 수 있다.
“듣기론 신의 아이 줄리안의 신성력이 1,300이래.”
신성력 1,300.
이는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신성력은 손재주 스텟과 같은 스텟.
보너스 포인트로 올리기도 힘들다는 거다.
신성력을 올리기 위해선 많은 걸 해서는 안 된다.
욕설, 육식, 등 다양한 편인데, 무척 끔찍하다는 거다.
그런 신성력이 1,300이라? 엄청난 수치다.
“아씨, 우리도 신성력 높은 애 섭외해야 하나?”
“아니, 아무리 높아도 줄리안에 견주는 건 말이 안 되지. 우리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하나야.”
“뭔데?”
로크와 칸이 동시에 지니를 바라봤다.
“칸과 내가 민혁이의 버프 요리를 먹는 거야.”
“확실히…… 믿을 건 그것밖에 없네.”
둘 다 먹으면 아마도 대폭 단축이 가능할 터.
5위권 진입도 불가능은 아니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인 힘…….’
즉, 본래 자신들의 힘이 아니다.
세계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새삼 지니는 깨달았다.
* * *
민혁은 샤브샤브에 죽까지 끓였다.
샤브샤브의 남은 국물로 밥을 넣고 끓이다가 계란을 휘휘 둘러 끓인 죽!
그 죽까지 모두 먹어치우는 순간.
그에게 알림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