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54
밥만 먹고 레벨업 154화
[귀신창 밴이 민혁 유저에게 종속을 제안합니다.]이민화와 박 팀장.
두 사람이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원래는 귀신창 밴이 딱 2주일 동안 동행하는 게 보상 아니었나요?”
“……그렇지.”
‘?’로 되어 있는 보상이어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로 되어 있다는 것은 운영자들이 예측할 수 없게 보상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는 거였다.
또한, 원래대로라면 말 그대로 황금연어를 이용해 조개 골렘을 끌어낸 후 밴이 사냥했어야 맞았다.
그런데, 민혁은 스스로 녀석을 사냥하기까지 했다.
밴과의 친밀도는 최고치를 찍을 수밖에 없는 일.
“그 이 주일의 보상도 엄청난 건데…….”
귀신창 밴과 이 주일을 함께한다?
그는 과거의 극강팔인이었다.
물론 비공식 랭커, 또는 세계로 나간다면 여덟 번째의 극강팔인이었던 그보다 강한 랭커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0.001%가 될까 말까 한 아주 희박한 숫자라는 거다.
즉, 2주라는 시간 동안이지만 귀신창 밴을 통해 이제까지 갈 수 없었던 고렙 사냥터로 가서 버스를 탈 수도 있는 거였고, 그곳에서 엄청난 아티팩트를 얻을 수도 있다는 거다.
즉, 말 그대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인 셈.
하지만 귀신창 밴은 민혁에게 종속을 원했다.
그때, 모니터 속의 민혁 유저가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너무 기뻐서 그러나?”
“하긴, 이 보상은 너무 파격적이니까요.”
이어 모니터 속 안의 민혁이 움직였다.
그는 천천히 몸을 낮췄다.
그리고 밴의 손을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의 마음 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제까지 하셨던 고생도 있으니 인제 그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르신의 남은 인생을 사세요.]“엥?”
“컥!?”
이민화와 박 팀장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의 말에 밴이 그의 말에 감격하여 말했다.
[아닐세. 난 영원히 자네만을 위해 살아갈 것이고, 자네만을 위해 뭐든 할 거야!] [아닙니다. 어르신. 저는 펴어어엉생 잊으시고 아주아주 행복하게 사세요!] [아, 아니…… 자네랑 영원할 거라니까? 목숨도 바칠 거네!] [아이참, 어르신! 행복한 인생 사시라고요!] [이게 내 행복일세!] [가요!] [안 가!] [가!] [안 가!]곧이어 이민화가 모니터를 보며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민혁 유저…… 정말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 같아요.”
“그, 그러게…….”
박 팀장도 머리를 긁적거렸다.
세상에!
NPC에게 저렇게 따뜻한 마음을 보이는 유저는 처음 보는 그들이었다.
민혁은 진심으로(?) 밴이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 같아 보였다.
그러니, 저렇게 극강팔인이었던 그를 거부하는 것 아니겠는가!?
“……정말 멋진 사람이야.”
* * *
민혁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니, 이 할배가?
그는 벌떡 몸을 일으켜 민혁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듯 착 붙어서 팔을 붙잡았다.
“시키는 건 뭐든 하겠네, 자네의 검이 되라면 검이 되고 방패가 되라면 방패가 되지!”
그 말에 민혁은 곰곰이 생각했다.
이거 밴이 절대로 가지 않을 것 같았다.
엄청난 낭패였다.
그러다 민혁은 아차 했다.
‘가신이라는 게 있지?’
작위 및 영토를 하사받게 되면 길드 내에서 가신을 부릴 수 있게 된다.
‘밴 노인에게 영토 운영을 시키는 거야……!’
하지만 그동안은 뭘 해야 하느냐?
그러고 보면 밴은 민혁의 잔소리(?)에 숙련되어 커피를 참 잘 타게 되었다.
그래, 데리고 다니는 동안은 커피를 타게 하는 거다.
또 영지로 돌아갈 때마다 민혁은 한 잔의 티타임이 절실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오, 밴 어르신한테 바리스타가 되라고 해야겠어.’
민혁은 아주아주 훌륭한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뭐든 한다고요?”
“그래!”
밴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생각이 있냐는 듯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었다.
“그럼 커피 타주시죠. 어찌 밴 어르신한테 몬스터 사냥 같은 험한(?) 일을 시키겠나요. 편안하게~ 아주 편안하게, 커피 타주세요~!”
“…….”
그 말을 듣고 순간 밴은 멍해졌다.
‘나, 나 귀신창 밴인데……?’
그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그리고 아까의 악몽을 떠올렸다.
커피 200잔을 앉은 자리에서 타봐라!
그것만큼 곤욕인 일도 없다.
“싫으신가요?”
“아, 아닐세……!”
하지만 밴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아들 같은 이 녀석 입에 먹을 것 하나라도 넣어주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커피를 타주며 힘들었지만, 밴은 나름 그가 마시며 좋아하는 것에 흐뭇했었다.
그렇게 밴이 민혁의 직속 커피 타주는 바리스타로 노예계약이 체결된 순간이었다.
[밴이 당신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합니다.] [2주 동안만 귀신창 밴을 부릴 수 있습니다.] [귀신창 밴을 완전히 귀속시키기 위해선 자작 이상의 작위가 필요합니다.] [귀신창 밴에게 스킬 ‘민혁 바라기’가 생성됩니다.]그리고 들린 알림!
민혁은 아차 싶었다.
귀족이 아닌데, NPC를 수하로 두고 있는 이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러한 NPC 대부분이 본래 유저와의 레벨의 격차가 약 100 정도 미만인 NPC들이다.
‘맞아,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NPC를 부리기 위해서, 또는 특별한 NPC는 귀족 작위가 필요하다고 했어.’
그리고 자작.
남작의 바로 위의 자작은 생각보다 영향력 있는 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자작 작위를 받은 유저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힌다.
그러다 아차 했다.
‘……지니가 귓속말로 귀족 어쩌고 했었는데?’
그때 당시에 민혁은 낚시꾼으로 열심히 낚아 올리는 재미에 취해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민혁은 지니의 귓속말 창을 올려봤다.
그녀는 민혁에게 귀족이 될 생각이 없냐고 물어봤다.
그에 대한 이유도 설명했다.
하지만 지니는 참 고마운 친구였다.
[지니: ……굳이 안 해도 돼, 강요하는 건 아니야. 난 너의 먹자 인생을 응원하니까!]작위를 받으면 민혁 먹자 인생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한 것.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민혁에게 이득밖에 없었다.
‘영토의 사람들은 때때로 귀족을 위해 곡식도 바치지 않는가!?’
생각을 마친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니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민혁: 알았어, 그럼 내가 작위 받을게, 참 커피를 기막히게 탈 어르신도 가신으로 얻은 것 같아.] [지니: 지니 님이 로그아웃 중이십니다.]“흠…….”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나중에 들어오면 보겠지.’
민혁은 그러면서 밴에게서 얻은 ‘민혁 바라기’가 무엇인지 궁금해 그의 상태창을 열람했다.
(밴)
등급: 과거의 극강팔인
종류: 임시 부하.
레벨: 509
공격력: 4,959
방어력: 2,683
특수능력:
⦁패시브 스킬 민혁 바라기.
⦁엑티브 스킬 귀신창술
⦁엑티브 스킬 귀신방어술
잠재력: 137
경험치: 13%/100%
(민혁 바라기)
패시브 스킬
레벨: 없음
효과:
⦁주인 민혁과 반경 10m 내에 있을 시 모든 능력치 10% 상승
⦁민혁에게 진심으로 칭찬을 받을 시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오로지 주인 민혁만을 섬기며 그를 따르려는 강철 같은 정신력.
⦁민혁 사랑한다, 민혁 너무 좋다.
“…….”
민혁은 민혁 바라기라는 스킬을 황당하단 표정으로 바라봤다.
펫 혹은 신하와의 친밀도가 극도로 끌어 오르면 가끔 이처럼 스킬이 생성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NPC나 펫이 가능한 건 아니다.
특수한 자여야 했다.
‘그래도 레벨이 높으니…….’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벨이 높다.
또 콩이만큼은 아니지만, 잠재력이 높다.
‘커피를 빠르게 잘 타겠군, 크!’
잠재력이 높은 이들은 보통 배우는 것도 금방금방 익히는 편이기 때문이다.
민혁은 꽤 기뻐했다가 아차 했다.
“참, 근데 토끼의 간이라고 아시나요?”
“토끼의 간?”
“네, 아주아주 맛있던데, 혹시 아시면 더 찾아서 먹으려고요. 동굴 안에 다른 입구로 보이는 곳에 숨겨져 있던데.”
“미안하지만 처음 들어본다네.”
그들이 토끼의 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들에게 정체 모를 존재 하나가 슬그머니 접근했다.
그는 다름 아닌, 이족보행의 자라였다.
* * *
1시간 전.
자라인간, 라든.
정확하게는 라든의 몸에 들어가 있는 존재 라우펠은 대마도사 아필드의 명령을 받고 물 위로 나가 이방인들을 섭외하려 했다.
문제는 아직 용왕의 바다 인근에 도달한 이방인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제빗이 들어갔다는 그 동굴 안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제빗이란 토끼는 설마 포식자에게 잡아 먹힌 건가?’
라우펠도, 대마도사 아필드도 모든 것을 아는 건 아니다.
그들은 영혼 교환술을 통해 그들의 몸에 들어온 것일 뿐.
몸 주인의 생각을 읽진 못한다.
그래서 용궁 내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저 들었을 뿐.
‘캬리가 의심을 시작한 것 같기도 하던데…….’
용왕의 첫 번째 아이 캬리를 떠올리며 라우펠은 미간을 찌푸렸다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자신이 생각해야 할 건, 오로지 토끼의 간뿐.
‘바다의 포식자한테 만약 제빗이 먹혔다면…….’
포식자의 몸 안에서 간만 빼내야 할 것이었다.
방법은 있다.
대마도사 아필드 님께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흑마법을 부린다.
그 배를 갈라, 그 안의 간 따위야 식은 죽 먹기로 꺼낼 수 있다.
단, 놈을 생포해서 아필드 님 앞으로 데려가야 할 것이었다.
흑마법은 보통 살아있거나 혹은 죽은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최고의 힘을 발휘하니까.
그리고 그 일은 이방인들이 해야만 했다.
하지만 현재 이방인을 구할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사용해보기 위해 아필드에게 보고를 올려야 할 것 같았다.
풍더엉!
육지에서 바다로 뛰어든 라든.
그가 빠른 속도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이었다.
쾅쾅쾅쾅쾅!
바다를 흔드는 강력한 충격파를 느낄 수 있었다.
‘이건……?’
라든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 소리는 분명 이방인만 들어갈 수 있는 포식자가 있는 동굴 쪽에서 들려왔다.
그는 바다에서 누구보다 빠른 존재였다.
꽤 먼 거리였지만 그는 단숨에 헤엄쳐갔다.
촤아아아앗!
그리고 그곳에서 엉엉 우는 노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방인은 아니군.’
라든의 눈이 좁혀졌다.
그러면서도 그는 노인이 하필 ‘그 동굴’ 앞에서 우는 이유가 궁금해 계속 그를 지켜봤다.
“자네 같은 약한 요리사가 크흐흑, 무리하더니, 기어코 이렇게 가는구만……!”
‘요리사……?’
라든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게 울던 중, 시간이 좀 지나고서야 동굴 안에서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
그 사내는 다름 아닌 이방인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다.
노인은 놀란 표정이었고 두 사람이 이야기한다.
‘호오? 저 이방인이 포식자인 조개 골렘을 사냥했다고……? 그렇다면 제빗은……?’
그러던 중, 둘이 갑자기 아웅다웅하기 시작했다.
“가요!”
“안 가!”
투박한 투구, 허름한 갑옷, 모든 게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내는 노인네를 극구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노인네는 제발 자신을 부양해달라며(?) 애걸복걸하고 있다.
‘하긴…… 보아하니, 힘도 하나 없어 보이는 노인네군.’
자신이라도 싫겠다.
저 노인에겐 뭐 하나 잘해 보이는 게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안에서 나온 사내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조개 골렘은 엄청나게 강하다고 말할 순 없었지만, 꽤 큰 힘을 발한다.
하지만 라든은 픽 웃었다.
‘그래 봤자지.’
라든은 본래 이 육체에 들어오기 전에도 상당한 강자 축에 속했다.
한데, 지금 이 자라는 용왕의 두 번째 아이의 힘을 발했다.
용왕의 두 번째 아이 자라는 은신술과 같은 도적술과 암살에 능했는데, 사실 이방인 중 이길 자가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래서 저런 자는 단숨에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이방인 사내가 말했다.
“참, 근데 토끼의 간이라고 아시나요?”
그 말을 듣고 라든은 눈을 크게 떴다.
“네, 아주아주 맛있던데, 혹시 아시면 더 찾아서 먹으려고요. 동굴 안에 다른 입구로 보이는 곳에 숨겨져 있던데.”
‘……!’
그 말을 들은 라든은 눈을 크게 떴다.
‘제, 제빗……!’
그는 알 수 있었다.
제빗은 이 몸을 소유하는 자라나 혹은 캬리와 다르게 간을 빼놓을 수 있는 거였을지도 모른다!
사실 여의주나 토끼의 간을 얻는 게 ‘무조건 죽어야 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아직 정확한 방법이 용궁 내에서도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또한, 제빗은 자신의 간의 힘에 대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유일하게 로베스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존재였으니까.
하지만 그걸 숨기고 있었던 거다.
말을 유추해 보면 간단하게 해석할 수 있다.
‘포식자를 왜 사냥하려 한지는 모르겠지만 전투 중에 만약을 대비해 토끼의 간을 따로 빼놓은 게 분명하군…….’
그리고 청년의 말을 유추해 보자면?
‘저자가 토끼의 간을 먹었어……!’
저 배속에 바다의 신의 보물이 들어있는 게 확실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대마도사 아필드 님께선 몬스터가 먹은 것도 복구할 수 있는 흑마법을 펼칠 수 있다.
바닷속 많은 생명체가 죽어야 할 테지만, 저 인간의 배에서 토끼의 간을 빼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 조건이 존재한다.
토끼의 간을 빼기 위해선 적어도 용궁까진 살아서 가야 한다.
그리고 용궁 내에서 산 채로 아필드 님의 앞에 대령해야 한다.
즉, 민혁은 지금 토끼가 된 것이다.
전래 동화 속 이야기에 따르면 가여운 토끼는 자라에게 속아 용궁으로 간다고 하지 않은가?
그처럼 진행되고 있는 것.
그리고 라든은 결심했다.
그들에게 접근하기로.
또한, 그는 몰랐다.
전래 동화 속 이야기에서 자라의 꾐에 넘어갔던 토끼는 용궁을 도망쳐 나와 빅엿을 선사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