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53
밥만 먹고 레벨업 153화
“……어?”
민혁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알림과 함께 민혁의 손이 토끼의 간이라는 것을 잡는 순간, 미약한 붉은빛이 감돌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민혁은 일단은 확인해 봤다.
(토끼의 간)
재료등급: A
특수능력
⦁상태 이상 저항력+5
⦁지혜+5
설명: 토끼가 숨겨놓은 토끼의 간이다. 먹으면 순대의 간 맛이 날 것이며 훨씬 더 맛있다.
“헐?”
민혁은 감탄했다.
순대의 간 맛이 난다고 한다.
얇게 썰린 간!
그 간은 다소 퍽퍽하지만 맛이 있는 녀석이다.
하지만 소금에 찍어 먹거나 또는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최고라는 것.
그런데, 더 맛있다?
‘잠깐, 요리재료 감정을 하면 더 맛있어지는 거 아니야?’
민혁은 침을 꼴딱하고 삼켰다.
요리재료 감정 스킬은 사용하면 기본 스텟-3에 MP 1,000 소모라는 패널티가 있는 스킬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맛있는 토끼의 간 앞에서 그 패널티는 민혁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요리재료 감정.”
[요리재료를 감정합니다.] [패널티에 따라 모든 스텟-3이 소멸합니다.]민혁의 손에서 하얀빛이 뿜어졌다.
토끼의 간에 스며든 그 빛은 천천히 그 간이 조금 더 커지게 만들어냈다.
‘캬! 간이 더 커진다. 더 많이 먹을 수 있겠어!’
감탄하던 중 알림이 들렸다.
[요리재료를 감정하셨습니다.] [토끼의 간의 봉인된 고유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민혁은 곧바로 확인해 봤다.
(로베스의 바다의 보물)
재료등급: 신이 내린 명약
특수능력:
•상태이상 저항력+200
•지혜+100
•신성력+400
•신성력에 따른 언데드 추가 공격력처럼 방어력 상승 획득.
설명: 바다의 신 로베스가 토끼의 간에 숨겨놓은 뛰어난 보물이다. 신성력을 가득 머금은 이 보물은 이전의 토끼의 간보다 훨씬 더 맛있어졌다.
“……!”
민혁은 눈을 크게 떴다.
가장 놀란 부분.
다름 아닌, 바로 재료 부분이었다.
‘신이 내린…… 명약……? 이런 등급의 명약이 있던가?’
민혁의 고개가 갸웃해졌다.
그러다가 아차했다.
민혁은 저번에 지니나, 로크, 칸과 현실에서 만났을 때의 업데이트 내용을 떠올렸다.
북부 대륙에선 이제까지 얻지 못했던 등급의 새로운 형식의 명약 또한 찾아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것이 바로 이 로베스의 바다의 보물이 분명해 보였다.
또한, 그 능력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았다.
특히나,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바로 마지막의 특수능력이었다.
신성력에 따른 언데드 추가 공격과 같이 방어력이 상승한다.
현재 민혁은 언데드를 공격할 시에 추가 공격력 30%를 발휘한다.
하지만 실제로 민혁은 현재 판도라의 투구에 따라서 신성력이 ×2의 효과를 낸다.
즉, 알림과 다르게 60%의 추가공격력을 발휘한다.
한데, 이 특혜와 같이 언데드 공격에 따른 방어력 특혜가 생기는 거다.
즉, 민혁은 언데드에게 공격당할 시에 60%의 방어력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더 맛있어졌다니, 흐하하!’
민혁은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다 아차했다.
‘근데 토끼의 간이 있는 걸 보면…….’
전래동화 토끼의 간이 생각났다.
자라의 거짓말에 속아 용궁으로 간 토끼는 자신이 간을 빼놓고 다닌다고 꾀를 내어 말하여 용궁에서 도망친다.
혹시 아테네에선 진짜 토끼가 간을 빼놓는 설정일까?
이거 먹어도 되는지에 관한 생각이 0.1초 들었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 토끼가 나쁜 녀석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콩아! 조개구이 먹으러!”
“꾸울!”
둘이 신나게 뛰어갔다.
* * *
세팅이 완료되었다.
민혁은 흐뭇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쏴아아아아-
파도가 물결치며 내는 시원한 바다 소리가 들린다.
그곳에 구멍이 뻥뻥 뚫린 불판과 그 밑에서 뜨거운 열기를 피워내는 연탄불이 보였다.
불판의 가운데로는 네모난 그릇 형태의 은박지 안에서 민혁이 만들어낸 붉은빛 특제 소스가 점차 끓어오르려는 기미를 보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일렬로 나열되어 있는 녀석들.
바로 조개구이와 함께라면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대하구이였다.
대하구이 위로는 굵은 소금들이 솔솔 뿌려져 있었다.
“히야…… 색깔 변하는 것 봐.”
투명한 빛을 띠던 대하가 한눈에 보기에도 실해 보이는 붉은빛으로 변해가며 익기 시작한다.
또 반대편에는 잿빛을 띤 하얀 껍질의 개조개가 서서히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그 옆으로 나열된 껍질을 반으로 뚝 가른 길쭉하고 커다란 모양의 키조개와 가리비, 전복까지.
민혁은 양손에 비닐장갑 하나씩을 끼고 그 위로 목장갑 두 개씩을 겹겹이 꼈다.
“콩아, 형이 까줄게.”
“꿀!”
기대감 어린 표정의 콩이를 보며 민혁은 속으로 짙게 웃었다.
‘흐흐, 고기도 굽는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법.’
그가 직접 까주는 건, 콩이를 위한 배려가 아닌 자신이 더 많이 먹기 위함이었던 것!
민혁이 개조개를 들어 올려 힘을 주어 벌렸다.
쩌적-
“와…….”
“꿀……!”
개조개가 열리자마자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 안에 들어있는 오동통한 조갯살과 조갯살 주변의 하얀 국물들.
민혁은 잘 익은 조개들을 모조리 까냈다. 그러고는 개조개의 조갯살을 젓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시작은 역시 그냥 먹어본다.
“와…….”
씹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조갯살에서 흘러나온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또한, 씹을 때마다 조갯살이 입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그다음은 가운데에서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 붉은빛 양념!
이 양념장 안에는 갖은 채소를 비롯한 치즈와 버터, 초장이 듬뿍 들어가 있다.
그 안에 조갯살을 집어넣어 들어 올리자 치즈가 가득 묻어났다.
입안에 가져가 씹자 초장과 치즈의 맛이 느껴지며 조갯살의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이번엔 키조개다.
키조개는 조갯살이 컸기에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냈다.
잘 잘린 키조개의 살을 들어 올렸다.
이번엔 초장에 쿡 찍어 먹어본다.
쫄깃쫄깃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초장의 새콤달콤한 맛이 감칠맛을 더해준다.
“히야…….”
그다음엔 조개의 황제라고 할 수 있는 전복.
잘 익은 전복을 가위로 잘라낸 후에 역시 초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전복은 씹을 때 다른 조개들보다 훨씬 더 쫄깃쫄깃하며 씹는 맛이 있는 녀석이다.
그리고 가리비.
가리비는 민혁이 그 위로 치즈와 버터를 조각내어 함께 뿌렸다.
하얀 치즈가 가리비의 속살을 뒤덮었다.
치즈의 고소한 향과 가리비의 바다 내음에 침이 넘어갔다.
평평한 가리비를 앞접시처럼 들어 올려 입에 밀어 넣는다.
쫀득쫀득한 치즈와 함께 만난 가리비가 입안 가득 즐거움을 준다.
이제 어느 정도 느끼해질 때쯤에 뭘 해주냐?
조개탕을 먹어준다.
조개탕 안에는 홍합과 바지락, 개조개 등 다양하게 들어 있었다.
숟가락을 가져가 하얀 그 국물을 후루룹 먹어본다.
“크! 시원하다, 시원해. 콩아 한 번 먹어 봐. 느끼한 맛이 확 가셔!”
“꾸울!”
콩이도 한 입 먹어보고 감탄을 터뜨렸다.
민혁은 젓가락으로 다 익은 조갯살 중 일부를 가운데에서 끓는 붉은 양념 안에 투척했다.
붉은 양념이 조갯살에 잘 배일 것이다.
그 틈에는 콘치즈를 먹어준다.
옥수수를 하얗게 뒤덮은 치즈!
숟가락으로 가져가 푸자, 치즈가 쭈우욱- 늘어났다.
입으로 가져가 우물우물 씹자 옥수수가 입안에서 톡톡 터지며 달콤한 맛이 났다.
그렇게 몇 번을 떠먹어 준 후에 어느덧 다 익어버린 대하의 껍질을 깠다.
머리부터 딴 후에 다리 쪽을 이용해 노련하게 까내는 민혁은 과연 먹을 줄 아는 자였다. 잘 까진 대하를 초장에 쿡 찍었다.
그리고 입으로 가져갔다.
씹는 순간 오동통한 대하의 맛이 느껴진다.
굵은 소금에 의해 적당히 간이 잘 배인 대하는 씹을 때마다 고소한 맛이 났다.
그렇게 민혁과 콩이는 조개구이를 맛있게 먹어치웠다.
그 후에 민혁은 후식을 요리했다.
바로 떡볶이와 토끼의 간, 아니, 로베스의 보물이었다.
“콩아, 이것 봐. 네 거가 더 많아. 오늘 고생했으니까, 콩이가 많은 거 먹어.”
“꾸우울…….”
콩이는 민혁이 자신의 앞에 따로 간이 가득 담긴 접시를 내려주자 고마움에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콩이가 감동합니다.]‘흐흐흐……! 계획이 성공했군.’
하지만 이것은 민혁의 사기행각!
로베스의 보물을 요리하는 척하면서 민혁은 일반 돼지의 간도 함께했다.
그리고 일반 돼지의 간만 콩이 앞에 놔준 것.
‘흐흐……! 로베스의 보물은 더 맛있다고 했지.’
그리고 민혁은 로베스의 보물을 소금에 콕콕 찍었다.
그다음 입에 가져가자 짭조름한 소금 맛과 다소 퍽퍽하지만 부드럽게 씹히는 간 맛에 감탄이 나왔다.
“와, 비린 맛이 하나도 없네?”
“꾸울!”
그리고 꼼짝없이 속아 넘어간 콩이는 자신의 접시 위의 간을 먹고 있었다.
이번엔 민혁이 떡볶이 국물에 간을 푹 찍었다.
그다음 입으로 가져가 먹었다.
“크흐, 역시 간은 떡볶이 국물이지.”
감탄사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비워내자 알림이 들린다.
[식신의 위대함] [로베스의 바다의 보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드셨습니다.] [명약 패널티를 무시합니다. 단, 이는 여러 명이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명약 요리. 추가 스텟을 획득합니다.] [신성력+434, 지혜+121이 상승합니다.] [언데드 몬스터에게 20%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언데드 몬스터에 대한 방어력이 공격력과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언데드 몬스터의 공격에 대한 방어력이 50% 상승합니다.]모든 음식을 먹어치운 그는 콩이와 함께 나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민혁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나오자 밴이 고개를 파묻고 엉엉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때문에 그 요리사 청년이 죽어버렸어, 크흐흐흑!”
그 모습에 민혁은 갑자기 가슴이 찡해졌다.
자신을 이토록 걱정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에.
“그러길래, 들어가지 말라니까, 크흐흑, 허접한 요리사가 뭘 그렇게 자신만만한 거야!”
‘허, 허접은 아닌데……!’
“그렇게 허접한! 요리사가! 도대체! 뭘! 믿고! 크흐흑!”
“…….”
민혁은 말문을 잃었다.
졸지에 허접한 사람이 되어버린 민혁이 그를 불렀다.
“저 밴 어르신…….”
“……히이이익!?”
곧이어 민혁의 목소리에 밴이 경악한 듯 뒤로 자빠졌다.
“자, 자네 어떻게……?”
“제가 어르신을 대신해 조개 골렘을 처리했습니다.”
그 말에 밴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조, 조개 골렘을……?’
심지어 그는 몰랐지만 민혁이 상대한 녀석은 자그마치 평소보다 두 배는 강한 녀석이라는 사실이었다.
“호, 혹시…… 동굴 안에 회중시계…… 같은 거 없었나……?”
그 질문에 민혁은 아차 했다.
그러고 보면 자신이 획득한 것 중에 ‘녹슨 회중시계’라는 게 존재했다.
민혁이 건네자 밴이 부르르 떨며 그것을 받아들었다.
“이것은…… 내가 어렸을 때 아들에게 선물해 준 것이라네.”
그리고 잠시 그것을 가슴에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밴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들을 잃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힘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네, 한데, 잃고서야 깨달으면 뭐하겠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는데, 이제 내겐 사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네.”
천천히 눈을 뜬 그가 작게 미소 지었다.
“자네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네, 한데, 지금의 난 가진 게 없어.”
민혁은 연계 퀘스트 완료 알림을 들었다.
?로 되어 있던 보상.
그것은 무엇일까?
곧 밴이 충격적인 말을 했다.
“나 귀신창 밴은 지금부터 아테네 신께 약속하지, 앞으로 자네의 손과 발이 되어 영원히 자네만을 따르겠노라는 걸.”
“……!”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민혁은 눈을 크게 뜨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이럴 수가……!’
그는 충격적인 보상 때문에 놀랐다.
그리고 이 보상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 이유는 하나였다.
‘입이 하나 더 생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