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7
밥만 먹고 레벨업 17화
남들은 꺼려 한다.
경험치도 짜고 템도 짜다.
그런 곳은 대신 몹이 많다.
시간적인 효율을 비교했을 때, 그런 곳이 더 낫다.
몹이 많아서 실력만 받쳐주면 레벨업이 빠르니까.
그리고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상대를 잡아야 좋지 않겠는가?
그녀는 밤깨비 사냥터로 왔다.
푸슉!
“꿱!”
밤깨비는 확실히 레벨 대비 강했다.
하지만 한때 신컨이라 불렸던 그녀에 비할 바는 못 되었다.
푸화앗!
그녀는 빠르게 밤깨비를 사냥하며 순식간에 4렙을 찍었다.
‘너무 쉬워.’
그런 생각을 하던 때였다.
우거진 수풀 속.
그곳에서 거대한 밤 하나가 떠올랐다.
그 밤은 가시 껍질이 벗겨진 열매 밤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한 몬스터 머리 위에 있는 그것이 녀석이 몸을 일으킴과 함께 떠오른 거다.
곧이어 그녀는 볼 수 있었다.
밤깨비의 세 배 크기.
오크보다 조금 작은 녀석이었다.
“밤깨비왕?”
그녀가 미간을 구겼다.
그녀는 자신이 쥔 무기를 내려다봤다.
‘목검…….’
목검으로 15레벨 밤깨비왕을 잡을 수 있을까?
도망칠까?
아니, 11레벨 차이.
또한 목검이라고 할지라도 도전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퐈핫!
“쿠핫!”
목검이 놈의 목을 가격했다.
하지만 잠깐 휘청할 뿐, 녀석의 팔이 휘둘러진다.
둘의 공방이 계속되었다.
확실히 과거 빛의 기사였던 아르민이다.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놈을 압박한다.
퐈핫!
퐈핫!
목검으로 가격할 때마다 후두둑 놈의 가시가 날아오른다.
‘무슨 HP가 이렇게 높아!’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밤깨비왕이 거리를 좁혔다.
푸홧!
곧 녀석의 팔이 그녀의 몸을 흩고 지나갔다.
푹푹푹푹!
날카로운 가시가 몸 곳곳을 파고들었다.
“꺅!”
작은 비명.
밤깨비왕이 다가온다.
[HP가 20% 미만입니다.]“……빌어먹을.”
한 방에 HP가 다 깎였다.
레벨 4이니 무리도 아니다.
바로 그때.
수풀에서 한 사내가 나타났다.
그리고 사내는 밤깨비 왕의 머리 위에 달려 있는 커다란 밤을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대, 대왕 밤이다……!”
‘뭐야, 저 사람.’
“대빵 만한 밤이에요! 저런 밤 봤어요!? 우와! 저건 찌기도, 굽기도 힘들겠다. 우와! 우와! 우와!”
그는 연신 우와만 외쳐댔다.
“도와줄 거예요, 말 거예요!”
“……도와주면 저 밤 내가 가져도 돼요?”
아르민.
그녀는 저런 눈빛을 본 적이 있었다.
‘최소 에픽 템 얻을 때 눈빛인데…….’
그 눈빛이 밤깨비 왕 머리에 달린 밤을 보며 나타났다.
“가져도 돼요, 렙 몇인데요?”
그녀는 다가오는 밤깨비왕을 보며 팔을 이용해 뒤로 기어가고 있었다.
“7요.”
“미쳐…….”
그녀는 휴 하는 한숨을 쉬었다.
저 밤에 미친 사람(?)과 자신은 한 세트로 죽겠구나.
“저 가져도 되는 거죠? 스틸이다 뭐다 하지 마요.”
“레벨 7이 밤깨비왕을 어떻게……!”
[바르디 검술.] [5분 동안 5대 스텟이 +9 상승합니다.]스르릉-
발란의 검이 뽑혀 나왔다.
타핫!
민혁이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빠, 빠르다……!’
레벨 7?
말도 안 되는 속도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빠른 속도로 밤깨비 왕의 옆구리를 향해 파고든다.
‘마치 오랫동안 훈련한 선수 같아……!’
그런 생각을 할 때.
푸화아앗!
[용맹의 일격.] [20%의 공격력이 추가됩니다.]“크헤에에엑!”
밤깨비 왕이 비명을 지르며 가시가 여러 개가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부우우웅!
밤깨비 왕의 팔이 사내를 잡기 위해 움직인다.
그 순간 민혁의 눈이 빛났다.
[급소 찌르기.] [성공할 시 공격력+17%가 추가됩니다.]민혁의 눈에 보였다.
밤깨비 왕의 급소 세 군데.
이 세 곳 중 하나를 찌르지 못하면 공격력 +효과는 얻지 못한다.
민혁이 정확하게 밤깨비 왕의 급소라고 나타난 배 밑부분을 힘껏 찔렀다.
[공격력 17%가 추가됩니다.]뿌드드드득!
“크하아악!”
‘정확해…… 수천 번, 수만 번 찔러본 사람처럼…….’
검도를 수년 하면 저렇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밤깨비 왕이 허물어졌다.
쿠우우웅!
민혁은 밤깨비 왕의 머리를 쳤다.
푸직!
그리고 이어.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우오오오오! 내 머리통만 한 밤 개이득!!!”
밤깨비 왕의 머리 위에 들려 있던 그 밤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 소리를 질러댔다.
민혁은 기분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생각지도 못한 대왕 밤을 얻었기 때문이다.
“님님, 바밤바를 삼행시로 하면 뭔지 알아요?”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바밤바, 밤 맛 나는, 바밤바!”
“…….”
“죠스바는 뭔지 알아요?”
“…….”
“죠스바, 스윽 꺼내보니, 바밤바!”
‘미친 사람이 분명해……!’
그녀는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민혁은 밤을 갖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사라지려 했다.
“템 가져가요. 좋은 거 나왔네.”
선공은 아르민이 했다.
사실 이럴 경우 굉장히 애매해져 유저들 간의 트러블이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그녀에겐 저정도 아티팩트는 산처럼 쌓여 있다.
“템까지? 밤 주신 건만 해도 엄청난 은혠데……!”
‘누가 들으면 에픽 템 준 줄 알겠네.’
“어차피 저한텐 큰 쓸모 없어요.”
“넵!”
민혁은 준다는데 마다하지 않고 챙겼다.
[밤깨비 왕의 세련된 가시를 획득합니다.] [밤깨비 왕의 목걸이를 획득합니다.] [26,431골드를 획득합니다.]그러고 보면 레벨업 소리도 두 번이나 들렸다.
벌써 9렙이다.
이제 1렙만 하면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민혁은 일단 밤깨비 왕의 목걸이를 확인했다.
(밤깨비 왕의 목걸이)
등급: 레어
내구도: 1,000/1,000
방어력: 40
특수능력:
⦁체력+4
⦁밤깨비 가시 방어력+100
설명: 밤깨비왕을 사냥하면 희귀한 확률로 떨어진다.
레어에 속했다.
그리고 밤깨비를 사냥할 때는 방어력이 추가 상승하고 체력+4 효과나 방어력 40을 가지고 있다.
목걸이 방어력이 갑옷보다 현저히 낮은 이유는 악세서리형 아티팩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티팩트는 방어력은 더 낮은 편이다.
대신 특수능력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했다.
그다음 밤깨비 왕의 세련된 가시.
(밤깨비 왕의 세련된 가시)
재료등급: D
특수능력:
⦁무기 제작 시 추가 공격력
설명: 밤깨비 왕의 세련된 가시. 퀘스트 아이템으로도 쓰이며 상점에 팔 수 있다.
“좋아 좋아.”
민혁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수풀로 사라졌다.
그가 사라진 자리를 보며 아르민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나무에 등을 기댔다.
“초보자 회복.”
[10레벨 미만 유저를 위한 초보자 회복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10레벨 전의 유저들의 경우 편의시설이 무척 많다.
이렇듯, 휴식을 취해주면 HP가 저절로 회복된다.
가시를 뽑아내 바닥에 버린 아르민은 상처에 빛이 스며들며 천천히 회복되는 걸 볼 수 있었다.
‘저 유저, 어떻게 저렇게 강한 거지?’
의문이었다.
저 레벨에 전설 클래스라도 얻은 건가?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스킬이 너무 평범해, 그것보다 저렙에 저런 스킬이나 아티팩트가 말이 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생각도 들었다.
‘아티팩트가 아무리 좋아도 저 정도 움직임은 나오는 게 말이 안 돼.’
아르민은 랭커 중에서 실제 현직 운동선수들을 많이 보았다.
아테네는 가상현실게임인만큼 컨트롤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민혁의 실력은 그런 랭커들을 볼 때와 흡사했다.
‘휴…… 모르겠다.’
그녀는 편안히 머리를 나무에 기대었다.
어차피 밤깨비왕을 빼면 이곳에 있는 녀석들은 전부 선공격하지 않는다.
그녀는 휴식도 취할 겸, 잠깐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을 때 그녀는 한 시간 정도가 지난 걸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어느덧 회복이 전부 끝난 걸 알았다.
‘내가 좀 더 노련했다면 밤깨비 왕을 잡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마법에만 의존했어. 정말…….’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자책하고 질타한다.
어쩌면 그게 아르민의 성장방식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바로 그때.
수우우웅-
수우우웅-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 소리는 병장기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분명했다.
그녀가 걸음을 옮겼다.
수풀을 지나자 아까 전의 그 유저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수련?’
그녀는 다소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수련하고 있는 거야?’
그녀는 둔탁한 무언가에 머리를 쿵 하고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유저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검을 열심히 휘두르고 있었다.
‘저 행위가 비효율적인 걸 알 텐데…….’
허수아비 타격을 제하고 일반적인 수련은 스텟 상승효과가 없다.
물론 검술 같은 걸 반복하면 숙련도가 오르긴 하지만, 그 시간에 몬스터 한 마리 더 잡아서 10레벨이 되었을 때부터 주어지는 스킬 포인트를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는 거다.
‘근데 왜…… 호, 혹시……!’
그녀는 깨달았다.
‘저런 반복적인 수련을 통해 성장한 건가? 꼭 스텟이 오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거야!?’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스텟이 오르지 않아도 수련은 결국 실력을 갈고닦게 해준다는 거다.
‘아아…….’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고렙이 되고 자신은 초심을 잃었다.
그러고 보면 자신도 과거에 쓸데없이 마법을 반복사용하며 숙련도를 올리곤 했다.
저 유저는 지금 피나는 훈련 중인 것.
아르민은 그를 묵묵히 숨어서 지켜봤다.
그리고 운동이 끝나고 민혁은 호흡을 고르며 말했다.
“후…… 현실 가서는 5시간만 운동하고 쉬어야지.”
‘혀, 현실로 돌아가서 5시간!?’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저 유저 정체가 뭐란 말인가.
‘역시 강함은 그냥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어……!’
고렙이라고 완벽한 건 아니다.
사람은 제각각이고 저렙이라고 할지라도 배울 게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리고 민혁은 또다시 뭔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버너와 냄비, 생수를 꺼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추가로 꺼낸 것은 다름 아닌 닭고기였다.
‘응?’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흐흐…… 밤 닭볶음탕!”
밤의 달콤하면서 감자 같은 식감이 닭볶음탕 양념과 만나면 꽤 좋은 조화를 이룬다.
민혁은 그 자리에서 밤 닭볶음탕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어서 다섯 마리의 닭을 요리한 민혁은 즐거운 미소로 와구와구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코를 향해 그 냄새가 흘러들어온다.
‘마, 맛있겠다…….’
츄릅!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묻은 침을 닦아냈다.
오늘 현실에서 뭘 먹었더라?
방울토마토 한 주먹과 샐러드, 해독 음료가 다였다.
‘와, 진짜 맛있게 먹는다. 우와, 아니, 아니, 그걸 한입에 넣다니!’
그녀는 감탄했다.
그리고 이어 닭이 딱 두 마리가 남았을 때쯤.
‘어떻게 저렇게 맛있게 먹을 수가 있는 거야?’
그녀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였다.
그것은 정말 무의식이었다.
“저, 저기……!”
수풀을 헤집고 나온 그녀.
그녀가 말했다.
“저, 저도 한 입만 주시면 안 돼요!?”
“……?”
* * *
민혁은 수풀을 헤집고 나온 아까 그 여성 유저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 저도 한 입만 주면 안 돼요!?”
그 말에 민혁은 갈등했다.
‘크흑, 두 마리 남았는데, 여기에 밥 여덟 공기 넣고 밥 비벼 먹으면 좀 모자랄 수도 있는데.’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커다란 밤을 흔쾌히 허락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템도 모두 주지 않았던가.
“알았어요. 그럼 조금만…….”
“감사합니다!”
그녀가 빠르게 민혁 앞에 마주 앉았다.
그리고 큼지막한 닭 다리를 집어 들었다.
그다음.
“와아아앙, 와구!”
크게 뜯었다.
‘마, 맛있어……!’
밤의 달콤한 맛이 양념에도 잘 배여 있기 때문인지 양념 맛이 기가 막혔다.
거기에 닭을 얼마나 야들야들 잘 익혔는지 질기지도 않았다.
우물우물-
그리고 다시 크게 뜯어 게눈 감추듯 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민혁에게 말했다.
“나 알았어요.”
“뭘요?”
“그쪽 분이 레벨 대비해서 어떻게 그렇게 강한지. 매일매일 반복 수련하는 거죠? 더 강해지고 싶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