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74
밥만 먹고 레벨업 174화
[7대 신화 중 하나인 악마 고락과 만납니다.] [명성 100을 획득합니다.]민혁은 알림을 듣고는 눈을 크게 떴다.
고락이 만들어낸 숙성 항아리.
음식을 항아리 안에 넣으면 단숨에 숙성되어 나온다. 그는 이 아티팩트를 얻은 후에, 고락이 정말 뛰어난 요리사였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자신처럼 맛을 추구하는 자일 거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대단한 아티팩트를 만들 리는 없지 않은가?
거대한 크기의 고락에게 민혁은 존경을 표했다.
그에 잠시 바라보던 고락이 픽 하고 웃음 지었다.
“재밌는 인간이구나.”
민혁은 그에 싱글벙글 웃었다.
“내 숙성의 항아리를 가지고 있군.”
“그렇습니다. 아주 잘 쓰고 있어요!”
그러다가 민혁이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소곤소곤 말했다.
“얼마 전엔 된장을 숙성시켰어요. 이 맷돌로 만든 두부로 된장찌개를 해 먹으면 진짜 맛있겠죠?”
고락은 괴짜다.
그랬기 때문에 민혁이란 존재를 보자 흥미가 생겼다.
그는 특이한 자를 좋아한다.
물론 고락의 항아리는 그러한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크게 활용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한데, 이 청년은 정말 그 능력만 보고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자가 5분 안에 룬을 해치웠다니.’
재밌는 자.
피식-
그리고 정해진 것은 정해진 것이었다.
고락은 자신의 수하들에게 봉인되기 전 일렀다. 악마 숭배자들이 정해진 일을 수행하면 반지를 통해 자신을 부를 것.
그리고 만약 자신 스스로가 반지를 비집고 나온다면 그는 자신의 뒤를 이을 ‘악마의 이름’을 가질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나왔을 때 고락은 그만큼 놀랐을 때니까.
스르르르-
악마 고락이 검은색 검지를 펼쳤다. 손톱이 매우 길고 날카로웠다.
그 손가락 끝이 미약한 검은 빛을 발하더니, 하나의 책을 소환시켰다.
악마가 그려진 책 하나가 천천히 떠올라 민혁의 앞으로 내려앉았다.
그 순간, 민혁에게 알림이 울렸다.
[고락의 도서를 획득합니다.] [고락의 도서를 통해 악마 고락이 가진 특별했던 클래스 중 하나로 전직할 수 있으며 도서가 사용자의 성향에 맞게 직업을 부여합니다.] [악마 고락의 클래스는 모두 ‘전설’ 등급입니다.] [현재 식신이라는 신클래스 보유자십니다. 신클래스는 직업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민혁은 알림을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갑작스러운 새로운 직업군으로의 전직 알림.
그리고 고락은 보았다.
조금 전 고락의 도서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이 인간에게 깃들려다가 튕겨 나갔다.
즉, 고락의 도서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직업을 그는 가지고 있다는 의미.
역시 재밌는 인간이다.
“그 고락의 도서는 매우 값진 것이니, 잘 가지고 있거라.”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뿔이 참 멋지시네요.”
“…….”
고락은 갑작스러운 아부에 ‘흐음.’ 하는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우와! 팔에 핏줄! 상남자!”
민혁이 아부를 할 땐 딱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맛있는 냄새가 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키도 2m의 장신…… 우와~”
고락은 유심히 지켜봤다.
갑자기 칭찬하는 그. 그는 그렇게 칭찬을 하다가 헛기침을 하고는 조심스레 물었다.
“고락 님이라면 맛있는 재료에 대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흠흠!”
그에 고락은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나를 통해 뭔가를 원하는 자라…….’
이런 자는 보기 드물다.
보통 자신의 앞에 서면 두려움에 입 한 번 떼지 못하는 게 정상이었으니까.
그러다 괴짜 고락은 재밌는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그곳에 재료가 있었지.’
그는 짙은 웃음을 흘렸다.
장난을 치는 것을 좋아하는 고락.
그가 말했다.
“맛있는 재료라, 알다마다. 마계에서 소문난 특별한 재료가 있는 곳을 나는 알고 있지.”
“우와아. 정말이요?”
그에 고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재료를 가진 유일한 존재는 한 신전 안에 있어, 그 재료는 숙성의 항아리나, 풍부함의 맷돌처럼 특별하지.”
“오…….”
그 말에 민혁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그만큼이나 특별한 재료들이 숨겨져 있는 곳이라?
“자네에게 특별히 그 존재가 있는 곳을 알려주겠네.”
고락이 기다란 손가락을 펼치자 이번엔 오래되어 보이는 지도 하나가 나타났다.
[숨겨진 신전으로 가는 지도를 퀘스트 승낙 시 획득할 수 있습니다.]그 순간 민혁의 앞으로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퀘스트: 숨겨진 신전으로.]등급: 봉인
제한: 340레벨
보상: 봉인
실패 시 패널티: 봉인
설명: 봉인.
모든 것이 봉인되어 있었다.
하지만 민혁은 망설이지 않고 승낙했다.
‘승낙한다.’
[숨겨진 신전 지도를 획득합니다.](숨겨진 신전으로 가는 지도)
제한: 340레벨
설명:
⦁봉인 상태.
아직 민혁의 레벨이 되지 않아 모든 걸 확인할 수 없었다.
“난 이만 돌아가야 할 시간이군.”
고락은 몸을 돌렸다. 등 뒤에서 민혁이 꾸벅 상체를 숙여 보이며 말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락의 입이 쭉 찢어졌다. 고락의 해괴한 얼굴에 지어지는 그 웃음은 갓난아이가 봤다면 울음을 터뜨렸을 정도로 끔찍했다.
‘으흐흐흐흐! 그래, 그곳엔 아주 특별한 재료가 있지! 하지만 그곳엔…… 푸흐흐흐흐흐. 나와 비견되는 존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장난기 많은 고락은 웃었다.
그러다 멈칫했다.
‘만약 이겨낸다면 강대한 힘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끔찍한 고통을 얻을지다.’
수화아아아악-
고락이 다시 반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민혁은 우상을 보는 것처럼 바라봤다.
“정말 좋으신 분이야!”
그렇게 해맑게 웃은 민혁.
그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조금 전 그 해맑던 미소가 사라지고 그의 입에 비릿한 웃음이 생겨났다.
* * *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고락의 등장 알림. 그에 민혁은 다소 놀랐다. 그는 알림에서 악마라고 설명되었다.
악마.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아직 정확한 정보가 풀리지 않았지만, 고락은 분명히 마계에서 엄청난 힘을 발하는 존재다.
그리고 민혁은 아테네에서 처음으로 ‘두려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고락은 흥미를 느끼는 듯 보였지만 민혁은 가슴이 떨렸다.
그러면서도 생각했다.
고락은 숙성 항아리를 만들었고 맷돌 또한 그가 만들었을 확률이 높다.
그런 그가 과연 또 다른 재료에 대한 위치를 모를까?
알 확률이 높지 않을까?
그에 순진한 척, 해맑은 척 웃었다.
물론 민혁의 해맑은 미소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절로 발한다.
하지만 이 아테네라는 세상에서 게임을 해보며 이 바보 같고 천진난만한 웃음이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은 거다.
즉, 민혁은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같은 모습으로 고락에게 퀘스트를 받아낸 거다.
즉, 뛰는 고락 위에 나는 민혁이 있었던 거다.
‘맛있는 요리재료가 있을 건 분명하다, 그런데 그곳에 뭐가 있을지 모른다는 게 문제야.’
민혁은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맷돌로 걸어가 손을 뻗어 습득했다.
[풍부함의 맷돌을 획득합니다.]민혁은 확인해 봤다.
(풍부함의 맷돌)
등급: 유니크.
제한: 손재주 400
내구도: 5,000/5,000
특수능력:
⦁무언가를 넣고 갈면 두 배의 것을 얻을 수 있다.
⦁처음 갈아낸 것은 훨씬 더 특별한 힘을 가지며 아주아주 맛있을 것이다.
설명: 다양한 것을 넣고 돌리면 두 배의 것을 얻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맷돌이다.
“흠.”
민혁은 고락이 사라진 자리를 보았다.
만약 고락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민혁은 추측하지 못했을 거다.
이 맷돌도 고락이 만들었다는 걸.
그리고 고락이 자신이 생각하던 뛰어난 요리사가 아니라, 악마라는 걸 말이다.
그렇기에 의구심이 들었다.
‘뭔가 숨겨져 있나?’
그런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하나에 집중할 때다.
바로 맷돌을 이용해 맛있는 두부를 먹는 것이다.
민혁은 인벤토리에서 자신이 불려두었던 콩을 꺼냈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선 콩을 적어도 8시간은 불려줘야 한다.
이제 두부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 때가 왔다.
‘흐흐흐.’
맷돌 위로 불린 콩을 넣었다.
그리고 맷돌 손잡이인 어처구니. 즉, 맷손을 잡고 돌리기 시작했다.
민혁은 바로 이 순간 결심했다.
두부를 갈아서 자신이 한 삼백 모 정도 먹고 아버지도 두부를 좋아하시니, 함께 식사할 때 한 모를 올리리.
그러다 멈칫했다.
“에이, 두부 삼백 모는 너무 적은데? 한 오백 모는 먹어줘야 아~ 두부 좀 먹었다 하지. 으하핫!”
그의 노가다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 *
하우린과 바크란 길드의 길드원들.
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6, 6차 시련이 클리어됐어…….”
“미친!”
그들의 경악 어린 목소리.
라크는 현재 혼자 있었다. 카이스트라는 마을에 볼일이 있다고 갔기 때문.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 어떻게 혼자서…….’
다섯 명이 수십 번 공략을 시도했음에도 깨지 못한 시련.
심지어 클리어 시간이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게 경악적이었다.
어느덧 바크란 길드의 길드원은 50여 명이 넘게 모여들었다.
그들은 무덤 전체를 포위하듯 둘러싸고 있었다.
언제든 프라이팬 살인마가 나오면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라크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프라이팬 살인마는 하나의 고락 아티팩트만 얻었을 터, 그러기 때문에 자신들이 전설 아티팩트 급의 값어치를 지불하고 받아올 생각이다.
이미 카이스트라와의 이야기도 끝난 상황.
두 사람은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라크는 카이스트라의 사연도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 모 나라의 방송국에서 카이스트라의 마을에 취재를 온 적이 있다고 들었다.
그들은 다큐멘터리 촬영자들이었고 마을의 어른들은 그들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그걸 원해서 했느냐?
아니었다.
출연료, 먹을거리, 그 외의 다양한 것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들은 억지로 웃으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사냥을 갔다.
그리고 그들은 약속했던 것을 주지 않고 떠났다.
그때 절망감, 슬픔, 울고 있는 갓난아이를 잊을 수 없다고 카이스트라는 말했다.
때문에 카이스트라는 돈을 갈망할지언정, 그 노예는 되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는 라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곧 라크가 생각했다.
‘그 정도 값어치면 충분할 거야.’
그는 봉인을 풀지 못할 테니까.
그렇게 기다리는데 이상했다.
6차 시련에서 프라이팬 살인마가 더 이상 7차 시련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다섯 시간이 지났다.
“흐아아암, 뭐야. 왜 안 나와!”
“안에서 대체 뭘 하는 거야?”
열 시간이 지났다.
밤이 된 무덤 인근에서 바크란 길드의 길드원들이 교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여전히 카이스트라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라크는 눈치챘다.
프라이팬 살인마는 안에서 맷돌을 돌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라크는 알았다.
허탕이다.
프라이팬 살인마도 재앙 아티팩트에 대해 알고 있던 게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사흘이 지났다.
“흐아아암.”
바크란 길드는 지쳐서 곳곳에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라크가 눈을 크게 떴다.
그는 품속에 있는 동전 하나를 꺼냈다.
그 동전에는 악마 고락이 그려져 있었다.
‘재앙 아티팩트를 찾아내는 동전이…….’
라크만이 볼 수 있는 검은 빛을 뿌리고 있었다.
이는 두 개의 아티팩트가 모였을 때만 빛을 발하는 신비한 아티팩트.
그 말은 프라이팬 살인마는 또 다른 재앙 아티팩트를 가지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벌벌벌-
라크의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켄라우헬.
그는 현재 재앙 아티팩트 두 개를 가지고 있어 하나의 재앙을 얻었다.
그리고 켄라우헬의 측근엔 라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자가 고락의 동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동전 또한 켄라우헬을 만났을 때 보랏빛을 발했다.
이 빛은 재앙 아티팩트의 조합의 등급을 보여준다.
빨간빛이라면 하위의 조합.
주황빛이라면 보통의 조합.
그리고 보랏빛이라면 상위의 조합.
켄라우헬의 재앙은 ‘태풍.’
그리고 지금 보이는 검은빛의 조합.
‘최, 최강의 조합…….’
솨아아아아!
검은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두근두근-
벌벌 떠는 라크의 심장이 요동쳤다.
그가 무덤 입구를 바라봤다.
바로 지금. 가장 강력한 재앙이 세상에 눈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