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79
밥만 먹고 레벨업 179화
‘뭐지……?’
평소 콩이의 귀여운 모습들과는 상반되는 성장조건이었다.
민혁은 상세설명으로 적들의 피를 확인해 봤다.
[식탐의 화신의 봉인을 풀기 위해선 그의 인정을 받아야지만 합니다. 적의 피란 유저나 NPC 또는 인간형 몬스터 사냥을 표현하는 것이며 적의 강함에 따라 %가 다르게 올라가며 100%를 채울 시에 비로소 식탐의 화신으로 각성할 수 있습니다.민혁은 한 가지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100%가 되면 콩이가 각성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각성하지 않은 현재.
지금조차도 콩이는 상당히 강력한 펫이 되어 있었다.
공격력이 3천 가까이 되는 펫은 흔하지 않다.
또한, 콩이의 버프 능력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편이다.
각 20%씩을 상승시켜주니.
그리고 바로 그때.
귓속말이 날아왔다.
[지니: 민혁아, 다 모았어^^!]지니로부터 귓속말이 왔다.
때마침 바로 내일이 아버지의 생일이었다. 그랬기에 기간 내로 원하는 재료가 전부 모이지 않는다면 일단 있는 걸로 대접해 드릴 생각이었다.
민혁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감돌았다.
“카이스트라.”
그 부름에 카이스트라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우리 아버지 보러 갈래?”
“네!”
카이스트라는 그 말에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 *
박문수.
일화그룹 회장 강민후를 35년 넘도록 모셔온 사내였다.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길거리를 누비며 구걸을 하고 다닐 때, 한 사내가 자신에게 손을 뻗어줬다.
그 사내가 바로 강민후였다.
그때의 강민후 회장은 지금처럼 어마어마한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차츰 박문수와 함께 성장해갔다.
그리고 바로 지금.
박문수는 부드럽게 웃음 짓고 있었다.
“회장님, 그렇게도 좋으십니까?”
강민후는 오늘 하루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업무를 처리하다가도 펜을 놓고 ‘하하하.’거리며 웃었고 찻잔을 기울이다가도 먼 허공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그는 박문수에게도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그럼 즐겁지. 자네도 즐거워 보이는데?”
“도련님이 대접해 줄 식사가 기대되는군요.”
그에 박문수는 빙긋 웃기만 했다.
자신이 모시는 강 회장님의 이런 미소를 볼 때마다 자신도 너무나 기뻤다.
박문수는 평생 강민후를 위해 살아가리라 약속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접속을 준비했다.
“참, 자네도 아테네 아이디 있다고 했지?”
“아, 네.”
박문수는 강민후 회장을 게임 안에서도 보필하고 싶어서 아이디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간 함께 어울려 플레이하지는 못했다.
“아이디가 뭔가?”
“킹갓입니다.”
그에 강민후가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자네 작명 센스도 기가 막히는군.”
“그렇지요? 하하핫!”
사실 박문수도, 강민후도 이제 흑염룡과 같은 아이디가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되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박문수는 ‘킹갓’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그의 부끄러움을 함께 나누기 위함이었다.
그러던 중, 강민후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테네에서 강민후가 고용한 정보 수집꾼이었다.
곧 강민후는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계속 말해보지.”
강민후는 찾고 있지 않던가.
뛰어난 요리 재료.
아들이 먹으면 기뻐할 재료!
[칼라메의 땅에 그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었습니다. 칼라메 땅에 위치한 ‘얼음의 절벽’을 지나면 수백 개의 빙산이 솟아난 곳이 나타납니다. 그곳에 딱 하나의 빙산만이 하얀빛을 띠지요.]“그래서, 그 빙산이 뭐인가?”
강민후의 목소리는 흥분감에 차오르고 있었다.
[그 빙산을 캐내면 놀라운 ‘얼음조각’을 얻을 수 있지요. 그런데 그 얼음조각이 시중에 유통되는 ‘널빙’의 맛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강민후의 눈이 번뜩 떠졌다.
“그, 그게 정말인가?”
민후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여름이 되면 항상 아들이 하던 말이 있었다.
‘널빙 빙수 크게 한 수저 퍼서 머리가 띵할 때까지 먹고 싶다…….’
그때마다 민후는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애비가 되어 자식의 입에 먹을 것 하나 넣어주지 못하는 자신이 참으로 미웠다.
그리고 남들에게는 그 흔한, ‘날도 더운데 널빙이나 갈까?’라고 하며 카페에 오순도순 앉아 그 빙수 한 번을 먹지 못했다.
강민후는 전율했다.
기필코 얻고 마리라.
그리고 그토록 아들이 원했던 딸기 빙수, 메론 빙수, 초코 빙수, 그 전부를 모두 먹이리라고.
[하지만 그곳엔 얼음 마녀가 나타난다고 하니, 주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고맙네.”
통화를 끊은 강민후.
곧 그가 그 다짐을 뒤로하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했다.
“접속하지.”
“네.”
강민후는 자신의 집무실 캡슐로, 박문수는 자신의 집무실 캡슐을 통해 접속했다.
그리고 흑염룡이 킹갓이 위치한 초보자 마을에 도착했다.
킹갓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회장님께서 타고 오신 존재 때문이었다.
6m 길이의 그 녀석은 온몸이 단단해 보이는 흑빛 비늘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테네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전설의 용 중 하나이지, 이름은 브레트니일세.”
“그렇군요.”
역시 회장님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킹갓은 그 위에 함께 탑승했다.
그러자 검은용 브레트니가 힘껏 날아올랐다.
곧이어 브레트니가 허공을 헤엄치듯 날기 시작했다.
“혹시 어떻게 얻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희한한 일이었네, 난 사람들이 사실 ‘흑염룡’이란 이름을 비웃고 낄낄거린다는 걸 어느 날 알게 되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점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네.”
그 말에 킹갓은 고개를 끄덕였다.
“때문에 난 누군가 물으면 당당하게 내가 어떤 이름을 가진지 말하곤 했지, 또한 나를 놀리는 자들을 심판했어.”
박문수는 알 수 있었다.
강민후는 한다면 하는 사람. 그리고 남들의 비웃음을 자신의 메리트로 만드는 능력까지 갖춘 사내였다.
“그렇게 플레이하던 도중 히든피스 알림을 들었다네.”
“히든피스요?”
“그래, 그 히든피스 내용이…….”
그는 가물가물한 기억을 떠올리곤 말했다.
“진정한 중이병의 자격을 갖춘 자. 였던 것 같은데.”
킹갓은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회장님께선 뭘 하시든 최고시군. 그런데 중이병이 뭐지? 아……! ‘중요한 이방인’의 줄임말이 분명해, 그럼 마지막 ‘병’은 뭘까? 흠…… 아무튼 그 중이병의 최고의 반열에 오르신 게야!’
박문수는 역시나 그는 존경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브레트니는 약속 장소에 도착해가고 있었다.
* * *
민혁과 카이스트라, 그리고 제네럴, 그 외의 식단 관리사 혜진, 즉 아이디 혜진짱 등등은 한 식당을 통째로 빌려 앉아 있었다.
그들은 회장님과 비서가 오기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흐뭇한 표정으로 앞에 놓인 케이크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고구마 케이크였다.
그 옆으로는 거대한 용왕의 대게가 잘 쪄진 상태로 다리와 몸통, 집게발, 대게 장이 등껍질에 가득 차 놓여 있었다.
용왕의 대게는 일반 대개보다 두 배 정도는 커다랬다.
그리고 옆으로는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잡채와 돼지 갈비찜도 함께 놓여 있다.
물론 재료도 특별한 것들이다.
때마침 안쪽으로 흑염룡과 킹갓이 들어왔다.
두 사람은 이제 막 시작한 듯한 초보자 기색이 역력했다.
흑염룡은 얼음조각을 찾을 때까진 숨긴 후에 놀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들어오는 순간, 카이스트라가 고개를 꾸벅 숙여 보였다.
“회, 회장님. 안녕하세요!”
“자네가 카이스트라인가?”
카이스트라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오랜 시간 만나보고 싶었던 우상.
그리고 흑염룡은 사전에 민혁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었다.
킹갓은 카이스트라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때의 그 아프리카 소년이…….’
강민후 회장을 수소문했다.
그 은혜를 갚고 싶어서.
흑염룡은 사람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한데, 그것이 아들 강민혁에게도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카이스트라.
그는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다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강민후 회장의 왼손에서 강력한 존재가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 카이스트라와 흑염룡의 시선이 마주쳤다.
흑염룡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그의 왼팔의 브레트니 또한, 카이스트라가 가진 펜루스의 힘을 얼핏 느끼고 있어 신호를 보냈다.
카이스트라는 그 의미를 알아챘다.
‘회장님은 정말 소문대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계셨구나, 하지만 그 이유를 숨기고 계셔.’
그리고 카이스트라는 한편으론 놀라워했다.
‘그 아들인 민혁 님은 화신의 사자를…… 또, 회장님께서도 강력한 존재를…… 정말 대단한 부자다.’
카이스트라는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였다.
민혁이 서둘러 그에게 다가가 안내했다.
“아버진, 오늘 여기 앉으셔야 해요!”
“하하하, 녀석.”
민후는 그가 앉혀주는 가운데의 자리에 앉았다.
케이크와 푸짐한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초 끄셔야죠!”
민혁이 박수를 침과 함께 노래가 시작되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생일 축하합니다~”
“와아아아!”
“허허, 민망하구나.”
“아버지, 초 끄시고 소원 비세요.”
강민후는 ‘후!’하고 초를 끈 후에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내 아들의 병이 언젠간 완치되기를…… 현실에서도 함께 앉아 식사를 하기를.’
그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리고 식사가 시작되었다.
먼저 흑염룡이 일자로 뻗어 있는 대게 다리를 집었다.
대게 다리는 반으로 갈라져 있었는데, 하얗고 불그스름한 살이 꽉 차 있었다.
“정말 크구나.”
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대게 다리가 일반 대게 다리의 2~3배를 합친 크기.
그 때문에 살이 실할 수밖에 없었다.
민혁도 흐뭇하게 웃으며 아버지가 먹는 모습을 보고 식사를 시작했다.
대게 다리에 특이하게 생긴 게포크를 가져갔다.
게포크를 이용해 대게 살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쭈욱 내리자, 대게 살이 길게 분리되었다.
“와, 진짜 통통해……!”
놀라울 정도로 통통하다.
게맛살 크기라고 하면 딱 맞을 거다.
그 오동통한 살점을 민혁은 입에 가져갔다.
따뜻하면서도 풍부한 대게의 맛에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누군가는 게맛살과 비슷한 맛이라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대게의 맛은 훨씬 더 고급스럽고 풍부하다.
입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살을 넘긴 후에 이번에도 또 하나를 다리와 분리한 후에 대게 장에 푹 담가 먹어봤다.
고소한 대게 장과 대게 살이 만나 밋밋할 수 있는 맛을 잡아주는데, 절로 미소가 감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집게발을 집어 든다.
집게발은 미리 민혁이 잘 빠질 수 있게 해놓은 상태.
집게발을 잡고 쭈우욱 당기자 오동통한 살이 나온다.
집게발은 일반 다리와 식감, 맛이 분명히 달랐다.
입에 가져가자 훨씬 쫄깃하며 담백한 집게다리의 맛이 느껴졌다.
민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이번엔 몸통을 집어 들었다.
사각사각-
몸통의 살들을 게포크로 분리해냈다.
접시 위로 분리된 살들을 수저를 이용해 그 위에 가득 올려 입에 넣는다.
“크…….”
입에서 부드럽게 씹혀 넘어가는 그 맛에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그렇게 먹어주다가 잡채를 집어 올렸다.
“후루루룹.”
탱글탱글한 잡채는 짭조름하면서도 다양한 재료가 풍족하게 들어갔다.
아삭아삭-
시금치, 돼지고기, 버섯, 양파 등이 씹히며 흡족한 맛을 냈다.
그러다 이번엔 돼지 갈비찜을 들었다.
갈비는 뜯어야 맛.
돼지 갈비찜을 들고 입으로 가져가 쭉 당기자 절로 분리되었다.
‘와, 녹는구나.’
절로 분리되는 돼지 갈비찜은 얼마나 잘 익혔는지를 보여주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씹자 입안에서 달콤한 육즙이 퍼져나간다.
그렇게 차려진 음식을 모두 먹어 치울 때쯤이었다.
“배부르구나.”
아버지가 말했다.
그의 말에 민혁은 고개를 저었다.
“에이, 아버지 아직 배부르시면 안 되죠!”
“음?”
흑염룡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에 민혁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대게 장 볶음밥과 대게 해물 라면이 남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