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80
밥만 먹고 레벨업 180화
“오, 그렇지. 참.”
대게를 먹어준 후에 꼭 먹어야 하는 요리가 바로 대게 장 볶음밥과 대게가 들어간 해물 라면이다.
민혁은 대게 껍데기를 들고 대게 장 볶음밥과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모두 완성한 후에 테이블 위로 올렸다.
“호오.”
흑염룡은 감탄사를 터뜨렸다.
대게 등껍질 안으로 볶음밥이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흑염룡은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볶음밥을 수저로 가득 펐다.
‘아주 훌륭해.’
대게 장 볶음밥에는 대게 내장, 대게 살이 가득 차 있었으며 김 가루 또한 가득 뿌려져 있었다.
또, 참기름이나 간장을 넣고 볶은 후, 깨 또한 넣었으니 무척 고소할 것이다.
흑염룡은 수저가 가득 찰 정도로 푼 볶음밥을 입에 넣어봤다.
‘정말 맛있어.’
훌륭한 맛이었다.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대게 장 볶음밥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두 숟가락을 먹었다가 얼큰한 국물이 당겨왔다.
흑염룡은 대게 해물 라면을 보았다.
오동통한 오징어와 입을 벌린 홍합, 콩나물, 청양고추 등이 보였다.
척 보기에도 얼큰하고 시원해 보였다.
수저를 가져가 한 입 떠먹어봤다.
“허어.”
시원함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면을 집어 들어 접시에 담았다. 그리고 수저로 국물 몇 스푼을 푼다.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넣으며 국물을 함께 마셨다.
쫄깃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에 절로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진짜 맛있다…….”
“와,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그리고 민혁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감탄하고 있었다.
민혁의 신의 요리, 그리고 손재주 스텟의 영향이었다.
그들은 세상에서 이렇듯 맛있는 요리는 처음이었다.
심지어 분위기마저도 좋았다.
마지막은 모두가 함께 고구마 케이크를 잘라서 나눠 먹었다.
민혁은 포크로 고구마 케이크를 갈라서 입에 넣었다.
달콤한 고구마의 맛과 부드러운 빵의 맛에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조금 목이 막히면 우유를 곁들이자 싸아아- 하고 내려간다.
“그래서 제네럴 군이 말일세.”
“악! 쌤, 제네럴이라고 하지 말라니까요.”
다 먹은 후엔 웃고 떠든다.
그리고 민혁이 그 틈에 앉아서 함께 웃고 있었다.
흑염룡은 그들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그는 창밖을 보았다.
오늘따라 달빛이 유난히 더 밝아 보였다.
흑염룡은 오늘 생의 가장 큰 생일선물을 받았다.
* * *
흑염룡.
그는 떠날 채비를 끝마쳤다.
오늘 아들과의 즐거운 식사.
이제 그 아버지인 자신이 보답할 차례였다.
그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칼라메의 땅으로 향했다.
칼라메의 땅은 무척이나 추운 곳이었다.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고 빙속성 몬스터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유저들은 칼라메 땅에서의 사냥을 꺼려 했다.
평범한 몬스터, 평범한 경험치량, 평범한 아티팩트 드랍.
하지만 그것을 떠나서도 칼라메의 땅은 너무나 추웠기 때문이다.
몬스터들과 싸우다가 흘린 땀이 곧바로 얼어버릴 정도였으며 유저들 중에 동상에 걸려서 사망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흑염룡은 가야만 했다.
그곳에 아들이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널빙’이 기다리고 있으니.
검은 용 브레트니의 위에 올라 있는 흑염룡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끼에에에에.”
수화아아아아!
빠르게 날아간 브레트니는 어느덧 칼라메 땅 인근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흑염룡은 볼 수 있었다.
거리가 얼마 안 되지만 이곳과 저곳은 공기마저도 달라 보였다.
그가 망원경을 꺼냈다.
얼음 왕국.
그것이 딱 맞는 말일 것이다.
또한, 하늘에는 매서운 바람과 눈이 내리고 있었으니, 더 이상 비행은 무리가 있었다.
흑염룡은 브레트니와 함께 내려섰다.
그리고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신기하구나.”
흑색 갑주를 착용한 흑염룡은 자신의 1m 앞을 보았다.
마치 투명한 벽이 쳐져 있는 것처럼 자신이 지금 서 있는 곳과 그 너머 서 있는 곳의 날씨가 완전히 달랐다.
흑염룡이 서 있는 곳은 나무와 풀, 그리고 따뜻한 햇볕이 비치는 곳이다.
반대로 1m 앞은 차가운 눈보라가 몰아쳤고 모든 생명체는 얼어 죽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흑염룡이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순간, 알림이 들렸다.
[칼라메의 땅에 입장하셨습니다.] [화속성 포션 사용에 제한을 받습니다.] [안전지대가 아닌 곳에서 로그아웃할 시 캐릭터가 추위의 영향을 받습니다.]사람들이 칼라메의 땅을 꺼려 하는 이유 중 또 다른 것 하나가 화속성 포션 사용 금지였다.
화속성 포션을 사용하면 몸에서 열이 오르고 추위를 이길 수 있게 도와준다.
사용 불가능하다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는 의미였다.
또는 마법사와 같은 존재들을 이끌고 오면 되는데, 체력이 약한 마법사들은 버티기 힘든 곳이 바로 이곳이다.
쏴아아아아-
흑염룡은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느꼈다.
그는 갑옷을 타고 뼛속까지 한기가 스며드는 것을 느끼며 서둘러 옷을 꺼내 입었다.
그러자 온몸에 핫팩을 두른 것처럼 후끈해졌다.
‘불정령 대장장이의 외투.’
에픽 등급의 이 아티팩트는 순간적으로 몸의 열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표현하면 핫팩과 흡사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화르르르륵!
그리고 브레트니의 몸에서 검은 불이 타올랐다.
“브레트니, 마력을 아껴라.”
“끼에에에.”
브레트니가 후끈함이 느껴질 정도의 검은 불만을 발산했다.
두 존재가 터벅터벅 칼라메 땅을 정복하기 위해 나아갔다.
그러던 중, 흑염룡의 눈에 보였다. 눈으로 일구어진 거대한 토네이도가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다가오고 있었다.
“브레트니, 가슴속 피가 끓어오르는구나, 난 너와 함께라면 저런 폭풍 따위 두렵지 않다. 너 또한 그렇지?”
브레트니는 가끔 주인 흑염룡의 말에 자신의 발이 오그라들 정도였지만 끄덕였다.
“끼, 끼에에에에.”
“자, 가자!”
토네이도를 피할 길은 없었다.
흑염룡은 브레트니의 위에 올랐다.
그리고 커다란 토네이도와 싸웠다.
그의 몸 곳곳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곳을 뚫고 지나간 흑염룡과 브레트니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하루가 지났다.
계속해서 빙속성 몬스터인 에티와 아이스 울프들이 튀어나왔다.
입술이 얼어붙은 흑염룡은 몬스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았다.
콰지익! 콰직!
브레트니는 자신의 주인을 죽이려는 존재들을 모두 갈기갈기 찢어놨다.
다시 밤이 되었다.
[손과 발이 동상에 걸렸습니다.] [체력이 저하됩니다.] [HP가 지속적으로 하락합니다.]덜덜덜-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흑염룡은 그곳에 쭈그리고 앉아 몸을 떨어댔다.
숨을 뱉어낼 때마다 새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온다.
입술과 코는 얼어붙어 하얀 서리가 끼었다.
로그아웃한다면 이 추위를 이길 수 있겠지만 정복할 수 없을 거다.
남은 캐릭터는 계속 추위의 영향을 받을 테고 강제 로그아웃되리라.
덜덜 떨리는 손으로 흑염룡은 지도를 확인했다.
‘곧 얼음의 절벽에 도달한다.’
아직 아무도 횡단하지 못한 얼음의 절벽!
하지만 흑염룡은 기필코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었다.
얼마 후면 안전지대가 나타난다.
구덩이를 지키는 브레트니가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기다란 목을 쭉 빼 그를 바라봤다.
“괘, 괜찮다, 브레트니. 나는 갈 수 있어! 그, 그곳에 있다……! 내, 내 아들이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널빙이……!”
“끼에에에!”
브레트니가 울었다.
흑염룡의 민혁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를 타고 흘러왔다.
화르르르륵!
그리고 그 구덩이 위를 덮고 미약한 화염을 방출했다.
흑염룡의 얼어붙은 몸이 다소 녹아내렸다.
‘포션은 얼마나 남았지?’
포션은 인벤토리에 무제한 넣고 다닐 수 없다.
물론 인벤토리 자체가 수량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 아테네였지만 포션 같은 경우는 달랐다.
포션의 경우 레벨에 따라 소지량이 달라진다.
그렇게 조금 쉬고 다시 흑염룡은 나아갔다.
그리고 드디어 얼음의 절벽에 도착했다.
[얼음의 절벽에선 스텟을 제외한 많은 것이 제한됩니다.] [브레트니가 소환해제 됩니다. 장비류의 경우 등산을 위한 장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얼음의 절벽이 난해한 이유는 이것이었다.
브레트니가 흑염룡의 왼손에 봉인되었다.
흑염룡은 고글을 착용하고 두꺼운 털모자를 눌러썼다.
그리고 하나의 아이스 엑스 한 자루를 들고 등반을 시작했다.
퍼짓!
차가운 절벽을 날카로운 아이스 엑스로 찍어대며 흑염룡은 올라갔다.
그러다 한 번은 발을 헛디뎠다.
“크허억!”
그는 휘청거렸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아직 멀고 먼 정상을 바라봤다.
그 또한, 아들 민혁처럼 갖은 운동을 해왔고 상당한 실력자였다.
그리고 그도 민혁처럼 강대한 의지를 품은 자였으며 높은 의지 스텟 보유자이기도 했다.
탱! 탱!
절벽을 찍어대며 올라가는 흑염룡은 손과 발이 얼어붙을 것만 같았고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그 녀석에게 해준 게 뭐가 있어!’
흑염룡은 분명히 좋은 아빠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 여기고 있었다.
아들 입에 맛있는 걸 넣어주는 거, 그 쉬운 걸 자신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가까운 곳에 아들이 그토록 먹고 싶던 음식이 있다.
후두두둑!
절벽에서 떨어져 내린 돌조각이 흑염룡의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핏-
붉은 피가 주르륵 흐르다가 얼어붙는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기다려라! 널빙!’
탱! 탱!
그는 계속해서 올라갔다.
쉴 틈은 없었다. 그걸 먹고 행복해할, 기뻐할 민혁을 생각하자 추위보다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올라가던 때였다.
[스킬 의지가 발동됩니다.] [모든 스텟 10%가 일시적 상승합니다.]그 또한 놀라운 의지 스텟 개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심지어 민혁의 의지 스킬보다 레벨이 훨씬 더 높았다.
그에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탱! 탱! 탱!
그렇게 올라가던 중, 어느덧 정상이 보였다.
흑염룡은 정상에 설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알림이 울렸다.
[얼음의 절벽을 정복한 최초의 유저십니다.] [5대 기본 스텟+3을 획득합니다.] [칭호. 정복해낸 자를 획득합니다.]그가 흡족하게 웃었다.
그리고 절벽 밑으로 수백여 개의 거대한 빙산이 보였다.
그리고 그 틈에 있었다.
투명한 다른 빙산들과 다르게 단 하나의 빙산만이 우유처럼 하얀빛깔을 띠고 있었다.
‘부, 분명히 저게…… 그 빙산이 맞아!’
흑염룡은 희열에 가득 찼다.
저곳으로 가는 길은 달리면 충분히 갈 수 있는 내리막길이었다.
그는 흥분감에 도취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타타타타탓!
“크와아아아아!”
“크어어어어어!”
그와 함께 몬스터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한 존재가 나타났다.
[얼음 마녀가 등장합니다.] [추위가 더 강해집니다.]“이 땅에 발을 들이다니, 가소롭구나!”
얼음 마녀는 말 그대로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투명한 원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이 든 스태프를 휘두르는 순간이었다.
째재재재재재쟁!
흑염룡이 선 곳 위로 물방울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물방울은 단숨에 얼어붙어 고드름처럼 날카롭게 아래로 추락했다.
푸화아아아악!
그 순간 왼팔에 잠들어있던 브레트니가 비집고 튀어나왔다.
펏펏펏펏!
“끼에에에에!”
브레트니의 단단한 비늘이 흑염룡을 공격하던 얼음 고드름을 막아냈다.
오른팔에서 비집고 나온 브레트니의 위로 흑염룡이 올라탔다.
그리고 얼음 마녀 또한 허공에 두둥실 떠올라 있었다.
흑염룡은 자신이 쥔 검을 꽉 쥐었다.
고지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미쳐 날뛰어라, 브레트니!”
“끼에에에에에에!”
화르르르르르륵!
브레트니가 아끼고 있던 모든 마력을 방출시켰다.
푸화아아아아악!
브레트니의 온몸이 검은 화염에 뒤덮였다. 그 화염은 주변에 있는 눈과 빙산들마저 녹일 정도로 뜨거웠다.
[브레트니의 포효] [강력한 브레트니의 힘이 당신에게 깃듭니다.] [모든 스텟 14%가 상승합니다.] [데칼리드의 검의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데칼리드의 검에 화속성이 부여됩니다.]화르르르륵!
흑염룡의 검에서 검은 불꽃이 타올랐다.
그는 대상인이라는 직업을 갖추고 있었지만, 대상인 중 ‘검호’라고 불렸던 자의 검 또한 익히고 있었다.
그도 민혁만큼이나 게임을 하며 운이 따라줬던 것이다.
타타타타탓!
그가 검을 꽉 쥔 채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 순간 땅의 진동이 느껴졌다.
쿠르르르르르!
곧이어 얼어붙은 단단한 바닥을 비집고 한 존재가 튀어나왔다.
“끼에에에에에!”
또 다른 용. 빙룡이 튀어나왔다. 얼음 마녀가 소환한 게 분명했다.
흑염룡에게 알림과 함께 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전설 퀘스트: 얼음 마녀 사냥.]등급: S
제한: 400레벨 미만, 얼음 절벽을 넘어온 자.
보상: 전설의 빙룡 획득.
설명: 오로지 얼음 절벽을 등반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 얼음 마녀 자베스를 사냥할 시 전설의 빙룡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흑염룡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다른 손에 봉인할 녀석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