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81
밥만 먹고 레벨업 181화
추정되는 얼음 마녀의 레벨은 370이었다.
애초에 이 땅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자들의 경우 레벨 400을 넘을 수 없었다.
[브레트니의 화염 폭풍] [강력한 화염이 단숨에 적들을 소멸시킵니다.]화아아아아아악!
브레트니의 입에서 뿜어져 나간 화염이 에티를 비롯한 빙속성 몬스터들을 단숨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그 순간 빙룡의 입에서 푸른 빛이 일렁거렸다.
[빙룡의 분노] [모든 것을 얼려 버릴 듯한 차가운 힘.]쑤화아아아악!
쩌저저저저저저적!
주변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얼음 마녀 자베스를 향해 달리던 흑염룡은 자신을 향해 모든 것을 얼려 버릴 듯 접근하는 빙룡의 분노를 볼 수 있었다.
그 순간.
콰지이익!
쩌저저저저저적!
브레트니가 빙룡의 분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빠른 속도로 브레트니의 몸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브, 브레트니. 이 녀석……!”
흑염룡은 브레트니와 눈이 마주쳤다. 놈은 어서 빨리 원하는 바를 이루라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브레트니의 HP가 8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브레트니의 HP가 7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끄덕.
흑염룡이 내달렸다.
[아이스 스피어]수화아아아악!
수십 개의 얼음창이 흑염룡을 향해 날아왔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몸이 얼어붙던 브레트니가 검은 화염을 분출시켰다.
푸화아아아아악!
자신의 몸을 얼리던 힘까지 밀어낸 브레트니의 힘은 나아가 날아오는 아이스 스피어의 힘 또한 감소시켰다.
그 틈에 빠르게 얼음 마녀 자베스의 앞에 도착한 흑염룡의 검이 춤을 췄다.
[대상인의 검무] [춤추듯 적을 유린하는 빠른 쾌검.]팟팟팟팟팟팟팟!
춤을 추듯 움직이는 흑염룡의 검이 얼음 마녀 자베스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탱 탱탱탱탱-
“키에에에에!”
“캬아아아아악!”
등 뒤에선 빙룡과 브레트니가 뒤엉켜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프리즌] [강력한 기류가 모든 것을 얼려버립니다.] [마녀의 세뇌] [당신을 서서히 나태함에 빠지게 만듭니다.]공격을 가하던 흑염룡은 순간적으로 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프리즌이 그의 몸 곳곳을 얼리기 시작했다.
쩌저저저적-
[온몸이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HP가 빠른 속도로 하락합니다.]나태함에 빠져 쓰러지려던 흑염룡은 온몸이 얼고 있었음에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대로 누워 쉬고 싶었다.
그렇게 천천히 눈이 감겨오던 때였다. 며칠 전 자신에게 대게를 대접했던 아들 민혁의 얼굴이 떠올랐다.
투두두두둑-
그의 몸에 붙은 얼음조각들이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흑염룡이 다시 일어섰다.
그가 이를 악물고 힘껏 도약했다.
“흐아아아아압!”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위에서 아래로 자베스를 공격했다.
푸지이이익!
* * *
바할라.
아주 작은 소도시로써 인구수는 약 6천여 명에 이른다.
지니와 레전드 길드원들은 이 작은 소도시로 모두 넘어왔다.
유저들이 가지게 된 거점지는 ‘영지 경험치’를 통해 승급시킬 수 있으며 다양한 방법에 따라 경험치가 오른다.
예를 들어 타 길드와의 전쟁 승리나 혹은 특산물 개발, 유저들이 이곳에 발을 들이는 횟수 등으로 방법은 많았다.
그리고 인구수 6천의 바할라는 소도시였지만 새로 개척된 북부대륙에서 처음으로 영토를 하사받았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으며 사실 ‘소도시’라는 것조차도 유저들은 하사받기 힘든 실정이다.
유저들이 보통 하사받는 것은 처음 ‘마을’로 시작한다.
그 마을에서 두 단계 정도는 성장시켜야 소도시의 개념이 된다는 거다.
또한, 6천 명에게서 매월 거둬들이는 세금과 바할라에 본래 있던 병사들을 통해서 몬스터들을 토벌하고 특산물을 발전시켜 곳곳에 판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잘 만하면 소도시에서도 약 50 플래티넘 이상의 매출을 월마다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50 플래티넘이라면 레전드 길드원에겐 작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아직 성장하기 전이니, 성장할수록 얻는 돈은 배에 배가 될 테니, 영지 운영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일이다.
그리고 현재 레전드 길드는 하나의 방법으로 유저들을 바할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바할라 영토의 집무실에 앉은 지니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실력 좋은 소환술사 딱 한 명만 있어 줘도 좋겠단 말이지…….”
소수정예로 이루어진 레전드 길드에는 애석하게도 소환술사가 없었다.
소환술사는 보유한 몹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자여야지만 두각을 드러내는 직업군이다.
때문에 실력 있는 소환술사를 데리고 있는 길드는 드문 편이다.
그래도 제대로 된 소환술사 한 명만 데리고 있어 줘도 여러 마리의 소환수를 앞세워 길드전 때에 길드원들의 피해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던 때, 길드 채팅이 떠올랐다.
[길드 채팅 민혁: 저 바할라에 도착했습니다. 자택에 가서 로그아웃 좀 하고 다시 접속할게요.]그에 지니가 걸음을 옮겼다. 때마침 인근 사냥터를 둘러보고 온 칸과 로크가 있었다.
“민혁이 어딨대?”
“지금 자택에 있다는데.”
명실공히 민혁은 자작이었다.
그렇기에 자작을 위한 저택도 바할라에 마련되어 있었다.
그들은 저택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저택은 그 크기가 200평은 될 정도로 커다랬다.
곧 키가 아주 작은 한 소년이 문을 열어줬다. 척 보기에도 아프리카 소년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세 사람은 당혹한 표정으로 아프리카 소년을 보았다.
“자작님께서 길드원분들이 도착하시면 집이 좁긴 하지만 쉬고 계시랍니다.”
“조, 좁다고요?”
“민혁이 클라스…….”
“그보다 누구신가요?”
“아, 저는…….”
소년. 카이스트라는 잠시 말문을 닫았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민혁 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따라다니면서 설거지를 담당하고 있어요.”
“음…….”
설거지라?
그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이었다. 그들은 안으로 들어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
커다란 고무대야가 놓여 있었고 그 안으로 엄청난 양의 설거짓거리가 쌓여 있었기 때문!
“지금 수도가 고장 나서요. 그나마 물이 나오는 곳은 여기뿐이라…….”
아프리카 소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더니, 쪼그리고 앉아 몇백 개는 되어 보이는 접시를 닦기 시작했다.
“…….”
“…….”
“…….”
세 사람은 그런 아프리카 소년을 측은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러다 이어 아프리카 소년이 허리가 아픈 듯 등을 두들겼다.
“후아…….”
‘어, 어쩜…….’
‘설마 민혁이 녀석!? 설거지꾼으로 정말 부려먹고 있는 거야?’
‘저 아무 힘도 없어 보이는 아이를…….’
그들은 경악했다.
저 어린아이를 저렇게 부려먹고 있다니!
하지만 카이스트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민혁 님께선 접속하시면 같이 하자고 하셨지만, 감히 내가 민혁 님 손에 물이 묻게 할 수 없지. 후후.’
그는 민혁이 좋았다.
그리고 그는 흑염룡과 함께 식사를 할 때, 잠시 그와 나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흑염룡은 그에게 민혁이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이어 잠시 쉬기 위해 카이스트라가 쪼그려 앉아 품을 주섬주섬 뒤져 빵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훌쩍-
그러면서 눈가를 팔로 훔쳐냈다.
‘눈에 거품이 들어갔나, 왜 이렇게 따갑지.’
하지만 그 모습이 지니, 로크, 칸 세 사람에게는 설거지 살이가 힘들어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는 불쌍한 소년으로 보였던 것이다!
곧이어 측은한 표정의 지니가 조심스레 물었다.
“호, 혹시 민혁이가 얼마나 챙겨주나요?”
“돈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그래도 지니와 칸, 로크는 민혁의 성격상 분명히 값어치를 지불하리라 생각했다.
“돈은 안 받습니다.”
“……!”
“……!”
세 사람의 눈이 크게 뜨였다.
“아, 가끔 맛있는 건 주셔요. 이 빵도 민혁 님이 만들어주신 건데, 정말 맛있어요. 하하, 아,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
카이스트라는 거품 때문에 다시 눈이 맵자 주르르륵 눈물을 흘렸다.
아프리카 소년이 흘리는 뜨거운 눈물 한 방울!
그에 지니와 칸, 로크는 가슴 한구석이 아파 왔다.
‘저 힘없는 아이를……!’
‘저 착하고 밝은 아이를 먹을 것만 주면서 부려먹다니!’
그리고 때마침 민혁이 접속했다.
“민혁아, 우리 좀 보자.”
“음?”
계단을 내려왔던 민혁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후아, 근데 이거 진짜 맛있다.”
그리고 눈물을 훔쳐낸 순진하고 나약한 소년(?) 카이스트라는 민혁이 줬던 빵을 먹으며 밝게 웃었다.
* * *
흑염룡은 얼음 마녀 자베스의 심장에 검을 꽂는 것에 성공했다.
그는 희열할 수밖에 없었다.
[전설 퀘스트: 얼음 마녀 사냥 완료.] [보상으로 전설의 빙룡을 획득합니다.] [전설의 빙룡이 소환의 방으로 들어갑니다.]흑염룡은 흡족하게 웃었다. 그리고 브레트니 또한 잠시 왼손에 봉인시켰다.
싸움에 많이 지친 녀석이다.
그리고 흑염룡은 곡괭이를 들고 하얀빛 빙산을 캐기 시작했다.
2시간, 4시간 6시간! 쉬지 않고 캤다.
그 끝에 얻어냈다.
[특별한 얼음조각을 획득합니다.]그는 흐뭇하게 웃으며 귀환서를 보았다.
얼음 마녀 자베스를 사냥하고 얻은 이 귀환서는 칼라메의 땅에 닿기 전의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수화아아악!
[칼라메의 땅 이전의 위치로 워프합니다.]그리고 눈을 뜬 흑염룡은 흥분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어서 빨리 돌아가서……!’
그러던 중, 그가 우뚝 걸음을 멈췄다.
“여, 흑염룡 아저씨!”
“와…… 진짜 깼어? 이 칼라메의 땅을? 미쳤네…….”
열 명이 넘는 이들이 그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바크란 길드였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저번에 보았던 바랜과 그 일행도 포함되어 있었다.
‘큰일이군.’
브레트니는 큰 부상을 당했다, 빙룡 또한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그는 서둘러 품속에 있는 하나의 양피지를 찢었다.
[물품 보호 양피지를 사용합니다.] [카오에게 공격당할 시 단 한 가지의 물품, 아티팩트가 절대 드랍되지 않게 해줍니다.]흑염룡은 지체하지 않았다.
‘특별한 얼음조각’.
[특별한 얼음조각은 강제 로그아웃 당하셔도 드랍하지 않으십니다.]그 어떤 아티팩트도, 돈도, 모두 잃어도 좋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아니었다.
흑염룡이 검을 뽑았다.
스르르릉-
그리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지친 흑염룡, 심지어 바크란 길드원의 숫자는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이어 흑염룡을 죽인 그들은 아쉽게도 떨군 아티팩트가 없는 걸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염병, 저 소환수도 뺏는 게 불가능한 것 같고…….’
혹시 몰라 ‘약탈의 테이머’도 데려왔다.
약탈의 테이머는 시크릿 클래스로 다른 이가 가진 몬스터를 약탈할 수 있는 희귀 클래스.
딱, 바크란 길드에 어울리는 테이머였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흑염룡이 가진 그 녀석은 절대 뺏을 수 없는 종이라 했다.
‘뭐, 계속 죽이고 또 죽여야지, 않겠어? 흐흐.’
그러면 흑염룡은 언젠간 좋은 아티팩트 하나쯤 떨구지 않을까?
바랜은 곧 다가올 거대한 폭풍을 알지 못한 채 짙게 웃음 지었다.
* * *
“이 자식!”
“어떻게, 어린애한테 그럴 수 있어!”
“저 가엾고 힘없는(?) 아이를 부려먹다니! 내 얼굴보다 못한 놈!”
다짜고짜 로크가 민혁의 멱살을 붙잡았다.
“응?”
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씩씩거리며 로크와 칸, 지니가 노발대발했다.
“어떻게 저 힘없고 가여운 아이를…….”
‘힘이 없다고…… 누가?’
카이스트라가? 비공식 랭킹 9위라고 그는 스스로 밝혔다.
아마 여기 있는 세 사람이 덤벼도 카이스트라를 어찌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에 민혁은 차근차근 설명했다.
“아…… 그, 그럼 네가 아니라, 저 소년이 아버지하고 네 도움을 받고 먼저 너랑 함께하고 싶다고 한 거야?”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입 늘어나게, 왜 사람을 데리고 다녀! 나도 카이스트라한테 따라오지 마라, 따라오지 마라, 얼마나 많이 했는데! 그리고 가끔…….”
민혁은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한 번씩 카이스트라는 그 착한 눈망울로 ‘맛있는 것 좀 주세요.’ 하고 웃어 보였다.
설거지를 도맡아 하는 카이스트라!
그런 그에게 민혁은 자주자주 빵을 만들어줬다.
그때마다 부들부들 몸이 떨려왔고 자기 전에는 그 빵을 줬던 기억에 베개가 축축해질 지경이었던 것이다!
또한, 민혁은 계속 카이스트라에게 편하게 게임 하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는 계속 민혁과 함께 있고 싶다고 했다.
그랬기에 조만간 임무라도 하나 줘서 잠시 떨어뜨려 놓아야 할 것 같았다.
“그랬군…….”
“음…….”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가 내 마음을 알아?”
민혁은 울먹였다.
벌써 입이 자그마치 두 개나 늘었다!
한 명은 밴, 한 명은 카이스트라!
그러다 문득 아버지와 카이스트라가 식사를 끝내고 두 사람이 나가서 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카이스트라한테 물으면 분명 대답해주지 않을 거다.
때마침 오늘은 아버지가 쉬시는 날이었다.
민혁은 아버지에게 어리광도 부릴 겸, 그 이야기를 묻기 위해 로그아웃하자고 생각했다.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응.”
곧 민혁이 로그아웃했다.
그가 로그아웃하고 칸과 지니 로크는 말했다.
“휴…… 저 불쌍한 소년이 자신은 가진 것도 없고 힘도 없으니까, 설거지로라도 어떻게든 때우려고 하는 거네…….”
“그러게…… 우리 저 소년한테 잘해주자.”
“응.”
민혁은 정작 중요한 걸 빼먹었다.
카이스트라가 레전드 길드의 그 누군가보다도 강하다는 사실을.
* * *
접속을 종료했던 민혁은 곧바로 아버지가 계신 집무실로 향했다.
‘식사는 하셨으려나?’
얼마 전 대게 식사 이후 아버지와 더 돈독해진 것 같아 민혁은 기뻤다.
막 노크를 하려던 때였다.
“바크란 길드요?”
“그래, 그놈들이 내 왼손에 봉인된 브레트니를 노린 것 같더군. 날 PK 하려고 찾아왔다네. 그리고 결국 죽고 말았지.”
‘……!?’
민혁의 노크를 하려던 손이 멈췄다.
‘아버지가 PK를 당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