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00
밥만 먹고 레벨업 201화
“와아아아아아아!”
“귀엽다!”
“저 출렁거리는 뱃살 좀 봐!”
“저 거만한 표정은 또 어떻고. 너무 귀여워!!!”
짧은 다리에 팔, 그리고 주먹만큼 아주 작은 몸으로 싸인만큼이나 거만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씨이익 올린 채 선글라스를 끼고 깡촌 스타일을 추는 모습!
“귀, 귀여워…….”
“와.”
그에 알리샤와 루시아는 절로 빠져들고 있었다. 어찌나 귀여웠던지 두 사람의 볼에 홍조가 떠올랐다.
‘저 통통한 볼 한 번만 손가락으로 눌러보고 싶다.’
‘안고 자면 푹신푹신하겠지?’
루시아와 알리샤는 차갑고 카리스마 있는 여성들이다. 그런 여인도 결국에 귀여운 것엔 무너지고야 마는 여성들이었다.
그러다 카인이 말했다.
“근데 저 아기 돼지 주인이 누구지? 마스코트는 선수의 펫만 가능한데.”
[아, 지금 들어온 정보네요. 현재 춤을 추고 있는 저 아기 돼지는 ‘콩이’라는 펫으로 민혁이란 유저의 펫입니다. 민혁이란 유저는 빨리 먹기 대회 후보로 오늘 급하게 등록되었네요.] [이상하군요. 현재 모든 정보가 아테네에서의 정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공개입니다. 이게 우리나라 MVP를 뽑는 대회에서 가능한 일인가요?]“미, 민혁이라고……!?”
“민혁!?”
그리고 알리샤와 루시아의 눈이 동시에 커다래졌다.
* * *
아테네:한국전 주최 하루 전.
사장 강태훈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민혁 유저는 출전하지 않는 거지?’
얼마 전 왕의 전당에 오른 민혁 유저.
그에게는 특별히도 거의 프리패스 이용권이나 마찬가지인 ‘아테네:한국전 참가권’이 주어졌다.
이는 ㈜즐거움 측에서 심사를 거치는데, 민혁 유저면 충분히 조건이 충족된다.
한데, 어째서 그는 오지 않는 것일까?
바로 그때 누군가 노크했다.
똑똑
“들어오지.”
안으로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박민규 팀장이었다.
박 팀장은 다급해 보였다.
“민혁 유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드디어 왔군!”
강태훈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감돌았다. 그러다가 이어 박 팀장이 말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
“예.”
“……뭔데?”
“가상 세상에서 얼굴을 밝히는 건 가능하나 현실에선 아니랍니다.”
“그 무슨…….”
강태훈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세계적인 대회에서 얼굴을 밝힐 수 없다?
그 의미는 현실 정보조차도 비공개로 가겠다는 거였다.
그 자체는 말이 안 된다. 또한, 대회 규정 내에도 그런 것은 불가하게 되어있다.
“저희가 마련한 현실 선수 대기실에도 오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즐거움 측에서 마련한 선수 대기실은 말 그대로 국내 대회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얼굴을 익힌다.
또한, 그곳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즐거움 측의 서포트를 받으며 대회에 임한다.
거기에 더해져 현실 속 실제 아테네 유저들과 얼굴을 익힘으로써 친목도 도모할 수 있는 자리란 거다.
그런데 그것도 싫다?
“……황당하군, 무슨 그런!”
강태훈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아테네:한국전은 장난이 아니다.
혹시 숫기가 없어서, 또는 자신을 밝히기 싫은 것이라면?
“그런 식이라면 참가 못 하지!”
아무리 민혁 유저가 MVP가 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유저여도 그건 안 되는 일이었다.
“이와 관련해 저 또한 통화에서 참가 불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쪽 변호사의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에 강태훈은 콧방귀를 끼었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변호사라?
돈이 좀 있는 유저였나? 강태훈은 지금 아테네 올림픽을 장난으로 치부하는 민혁 유저에게 실망하려는 때였다.
한데, 곧 이어진 말에 눈을 크게 떴다.
“그 변호사가 다름 아닌, 일화그룹 회장 직속 법무팀장이었습니다.”
“지, 지금 뭐라는 건가, 자네.”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박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혁 유저가, 강민후 회장의 외동아들이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정보도 비공개를 요청해 왔습니다.”
“……!”
강태훈의 눈이 크게 떠졌다. 우리나라 명실공히 1위의 기업 아니던가?
아니,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기업이다. 물론 ㈜즐거움도 일화그룹에 밀리는 것은 아니나 자신들이 알고 있던 유저의 아버지가 강민후 회장이라?
“또한, 법무팀 측에서 정확히 한 부분을 콕 집어 말하였습니다.”
“어떤 거지?”
“참가 항목에 있는 여러 가지 이유에 따라 현실 정보 비공개를 설정할 수 있다. 대신 게임 속 아테네의 정보를 오픈한다.”
“…….”
강태훈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아테네:한국전은 일단은 가상 세상에서의 대회였기에 실제 올림픽 같은 대회보다는 규정이 훨씬 더 느슨한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비공개를 설정하는 이유는 아니다.
그런데 그 여러 가지 이유. 그중 하나를 충족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말도 안 되는 것투성이다. 실질적으로는 형식적인 것일 뿐이라는 거다.
“희귀병이더군요.”
“희귀병?”
그에 강태훈 사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깍지를 꼈다. 희귀병은 그 여러 가지 이유를 충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아테네는 ㈜즐거움 측에서 개최하지만, 주최위원회의 승인도 필요하다.
때문에 그 ‘희귀병’을 정확히 알아야만 한다.
“그래서 제가 한 번 만나보려고 합니다.”
강태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대회 당일.
박민규 팀장은 어제 바로 민혁이 살고 있는 저택으로 방문해, 그를 확인했다.
그리고 말문을 잃을 수밖에 없었으며 주치의가 내미는 소견서를 보고는 알 수 있었다.
‘폭식 결여증? 이런 병이 있어?’
그리고 이에 대한 설명은 의사 이진환이 대신해주었다. 몇 년 전엔 세 명 중 한 명이 죽은 병이었다.
생각보다 심각한 병이었다. 또한, 현실 정보 비공개 설정에 대한 조건에 어느 정도 충족한다.
그리고 민혁은 아테네에선 얼굴을 공개하겠다고 입장을 표했으며 이름과 나이를 밝히겠다고 했다.
그 외의 알아야 할 정보? 그것들이 비공개되는 것이다.
또한, 이 희귀병이 비공개로 주최위원회를 설득할 수 있는 이유도 있다.
이 아테네는 분명히 재밌기 위해 하는 게임이었다. 그런데, 현실 속 자신의 희귀병을 밝히면 분명히 이슈가 될 것이다.
그 이슈를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유저가 몇이나 될까?
‘심지어 이런 몸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자신이라고 하였어도 비공개 설정으로 갔을 거다.
사장 강태훈에게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을 표한 박민규 팀장에겐 하나의 지시가 떨어졌다.
바로 민혁 유저의 곁에서 대회가 끝날 때까지 함께 있을 것이었다.
다른 이들은 선수 대기실에서 ㈜즐거움의 지시사항에 따르지만 민혁 유저는 그럴 여건이 안 되었다.
그리고 사장 강태훈은 말했다.
‘그럼 남은 건, 내가 주최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는 거군.’
물론 ㈜즐거움 측에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 있다.
하지만 그에 관련한 국민의 ‘납득’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갑자기 뚝 하고 나타난 유저가 모든 걸 비공개로 참가한다.
국민들은 항의할 것이다. 때문에 국민의 ‘대표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로 구축된 ‘주최위원회’ 간부들의 승인을 받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리고 민혁.
그는 방울 토마토를 먹고 있었다.
“오늘 내로 빨리 먹기 종목에 참가할 수 있도록 사장님께서 노력하실 겁니다. 일단은 후보로 등록은 되었습니다. 왕의 전당에 의한 참가권도 있으시기 때문에 오늘 등록한 것도 문제없을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보다 한국전 개최 전에 참가 의사를 밝히신 건 많은 고민을 하신 것 같은데,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그 말에 민혁은 말없이 작은 미소를 지었다. 민혁은 빨리 먹기 종목이 발표된 후에 많은 고민을 했다.
맛있는 시장 먹거리.
쫄깃쫄깃한 찹쌀 도너츠를 베어 물면 그 안에 가득 든 달콤한 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설탕 묻힌 꽈배기는 어떠한가? 베어 물자마자 달콤한 맛과 함께 쫄깃한 빵의 식감 또한 느낄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장 통닭은 항상 뜨끈뜨끈하고 양이 무척이나 많았으며 빈대떡과 김치부침개, 각종 전은 더할 나위 없이 맛있다.
물론 그것 때문이냐, 그것만은 아니었다.
“돌아가신 어머니하고 어렸을 때, 자주 시장에 갔어요. 제가 시장 먹거리를 좋아해서요.”
민혁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시장 먹거리는 분명히 먹고 싶은 음식이었다.
하지만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참가한다면 나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질지도 몰랐다.
그에 처음엔 참가를 포기하기로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이를 안 아버지가 법무팀을 통해 참가할 방법을 확인하셨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민혁은 계속 밤마다 시장 먹거리 생각이 났다.
거기에 함께 갔던 어머니의 모습까지도.
“어울리지는 않는군요.”
재벌 2세가 시장 먹거리라?
박 팀장의 작은 웃음이었다. 그에 민혁이 말했다.
“상상해 보세요. 팀장님.”
민혁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한 끼도 먹지 않고 피곤한 날에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요. 팀장님은 어떤 가게의 음식이 당기나요? 값비싼 캐비어를 파는 고급 레스토랑? 아니면 푸아그라라는 진미를 요리하는 곳?”
“사람들이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순대국밥 집이 좋겠군요. 거기에 공깃밥 하나를 추가하고 저도 소주 한잔하면 최고겠지요.”
“그거하고 비슷한 거 아닐까요?”
그 말에 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랬다. 새벽 1시에 먹는 스테이크보다 라면이 맛있는 것처럼.
부자라고 어쩌면 다른 사람들과 입맛이 다를 것이 없을지도 몰랐다.
그에 박 팀장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보면 음식이란 건 정말 놀랍습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모두가 행복하게 하는 힘을 가졌으니까요.”
그 말에 민혁이 작게 웃음 지었다.
곧이어 박 팀장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이제 입장하시죠. 제가 옆에 함께 있겠습니다. 비록 현실 선수 대기실은 아니지만, 게임 내에 마련된 선수 대기실로 안내하겠습니다.”
“네.”
두 사람이 함께 아테네에 접속했다.
* * *
아테네에 접속한 민혁과 박 팀장은 선수 대기실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아테네 올림픽! 지금부터 최고의 춤꾼 ‘펫’찾기가 시작됩니다!]그러한 외침과 함께 관중석에서 환호 소리가 퍼졌다. 잠시 민혁과 박 팀장도 걸음을 멈췄다.
그러던 때에, 한 부분이 민혁의 이목을 끌었다.
‘3, 3천 년 장어!?’
장어구이.
숯불 위에서 모락모락 익어가는 장어구이가 싹둑싹둑 잘린다. 그리고 노릇노릇 익어진 그것을 상추 위로 올린다.
희한하게 장어구이 가게에선 공깃밥이 아닌, 햇반을 많이 주는 편이다.
상추 위로 밥을 얹고 그 위로 장어구이 하나를 얹는다.
거기에 얇게 썬 생강과 마늘을 쌈장에 푹 찍어 얹는다.
그 상태에서 입에 넣으면?
담백하면서도 힘이 불끈불끈 솟는 장어의 맛에 미소가 감돌지 않던가?
바로 그때.
[콩이가 소환을 요청합니다.]콩이가 스스로 소환의 방을 비집고 나타났다. 그리고 민혁의 어깨 위에서 나타난 콩이가 그를 ‘비장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꿀!”
비장한 표정의 콩이는 ‘나만 믿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리고 박 팀장의 포켓에 걸쳐져 있는 선글라스를 가리켰다.
“꿀꿀!”
“응?”
박 팀장은 고개를 갸웃하며 선글라스를 건넸다.
그리고 콩이는 당차게 앞으로 나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콩이의 현란한 말춤!
녀석은 말춤을 몇 번 춰본 적이 있었다. 아테네는 ‘노래 듣기’ 기능도 있었는데, 한 번씩 민혁이 음악을 들을 때면 콩이는 엉덩이를 씰룩이며 리듬을 타곤 했다.
그에 아예 싸인의 말춤 동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던 것이다.
“와아아아아아아!”
“귀엽다!”
“저 뱃살 봐, 모찌모찌해!!!”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하지만 해설자들은 의문을 표했다.
[아, 지금 들어온 정보네요. 현재 춤을 추고 있는 저 아기 돼지는 ‘콩이’라는 펫으로 민혁이란 유저의 펫입니다. 민혁이란 유저는 빨리 먹기 대회 후보로 오늘 급하게 등록되었네요.] [이상하군요. 현재 모든 정보가 아테네에서의 정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공개입니다. 이게 우리나라 국가대표를 뽑는 대회에서 가능한 일인가요?]곧이어 해설자들이 말했다.
[확인결과 아직 ‘후보’일 뿐이라고 합니다. 대회 참가 여부 자체는 아직 심사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모든 정보가 비공개로 설정된 것은 ‘정보보호요청을 동반한 참가’를 신청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승인이 난다면 대회에 정식 참가할 수 있겠죠.] [아직 후보일 뿐인데도, 마스코트 이벤트에도 참가 가능한가요?] [예,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일단 마스코트를 뽑는 것 자체가 선수에 속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후보’도 선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단지, 출전이 불확실한 거니까요.]그리고 춤이 끝나자 아기 돼지 콩이가 민혁을 향해 달려왔다.
선글라스를 끼고 해맑게 달려가는 콩이!
그를 보며 해설자들이 다양하게 반응했다.
[아, 저 뒤뚱거리는 다리 좀 봐요!] [크! 정말 귀엽게 생겼군요!] [정말 소유하고 싶게 생긴 귀여운 펫입니다!] [아, 잘 때 안고 자면 정말 따뜻할 것 같아요. 또 저 통통한 엉덩이는 또 어떤가요!!! 만지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그리고 이어 콩이는 민혁의 품에 안겨들었다.
그리고 콩이의 주인을 본 관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엄청 잘 생겼다…….”
“와…….”
“키 봐…… 185㎝는 될 것 같은데? 다리도 엄청 길어……!”
“비율 봐. 꺅! 오빠, 여기 좀 봐요!”
“……네가 한 스무 살은 더 많을 것 같은데, 언제부터 오빠야?”
“잘생기면 다 오빠야, 꺄아아아악!”
그 환상적인 비율과 얼굴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