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18
밥만 먹고 레벨업 219화
경악한 알리를 보며 민혁은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 정도면 왕의 전당에 오르실 수 있으려나요?”
그 물음에 알리는 고개를 맹렬하게 끄덕였다.
“무, 물론입니다!”
%의 스텟 상승의 경우 랭커들일수록 더 빛을 발하는 편이었다.
지혜 25% 일시적 상승은 실제 천년설삼의 효력처럼 1.5배 마력량 증진의 힘을 발휘하진 못하지만 다른 특별한 능력들이 그 힘을 보충할 수 있었다.
스킬 쿨타임 20% 감소. 가뜩이나 캐스팅 속도가 일반 유저들과 확연히 다른 알리이다.
심지어 지력+20%라면 그에 따른 마법 공격력 상승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신은 정말 뛰어난 요리사시군요. 황혼의 요리사 블랙보다 더 대단한 거 같아요!”
알리도 그 비싸다는 황혼의 요리사 블랙의 요리를 먹어봤다.
하지만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그 값어치만큼의 힘은 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이 힘이라면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알리는 이 순간, 민혁과 자신이 ‘우정’을 가지게 되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친구가 많이 없는 알리!
그는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은 친구들에게 해주는 표시가 있었다.
“민혁 님.”
“네?”
“왼팔 좀 줘보시겠어요?”
민혁은 그에 왼팔을 내밀었다.
“저희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럼요!”
민혁에게도 과자 상자를 준 알리는 은인이었다. 아니, 그 이상이지 않던가!
그리고 알리가 민혁의 왼쪽 손목 위에 ‘X’ 표를 그렸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 팔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동료의 증표입니다!”
“……?”
민혁은 잠시 그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감격에 취한 알리가 하늘 높이 손을 들어 올린 채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하기를.
“사람이 언제 죽는지 아십니까? 가슴이 마법에 꿰뚫렸을 때? 아니, 저주마법에 걸렸을 때? 아니, 독의 강을 지나쳤을 때!?”
그리고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이 대사 어디서 들어 봤는데…….’
“아닙니다! 바로 동료에게 잊혀졌을 때입니다! 하지만 민혁 님은 저를 잊으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증표! 동료오오오오!”
알리가 하늘 높이 왼팔을 들어 올린 채 강조했다. 민혁은 여전히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사람…… 오타쿠잖아?’
그리고 이어 알리가 어서 맞장구를 쳐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곤소곤 말했다.
“같이 해주면 밥 사드릴게요.”
“오오오오오오오!”
힘이 불끈 솟은 민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왼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뒤로 돌았다.
“이제 무슨 일이 생겨도 이 엑스 표가 우리들의 증표!! 동료오오오오!”
“콩아, 너도 어서 빨리!”
민혁의 말에 앉아서 칼국수 국물을 후루룩 마시고 있던 콩이가 어기적어기적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왼손에 알 리가 썼던 매직을 집어 들어 ‘x’를 그리고는 하늘 높이 손을 들어 올렸다.
“꾸우우우울!”
하지만 그 한편에 콩이의 표정은 이러했다.
‘주인 녀석, 펫 하기 참 힘들다. 꿀!’
알리는 감격스러웠다.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이란 말인가.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장면이란 말인가!
그리고 민혁은 그에게 레전드 길드에 있는 ‘에이스’를 소개시켜 줘야겠다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바로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고대의 군주의 조각품 세 개가 융합됩니다.] [고대의 군주가 한층 더 강력해집니다.] [고대의 군주의 병사들이 한층 더 강해져서 깨어납니다.] [고대의 군주의 전사들이 깨어납니다.]“……!?”
알리는 눈을 크게 떴다. 고대의 군주가 강해진다? 물론 이곳 베아스 마을에서 고대의 군주를 사냥하기 위해 모인 유저들의 경우 강력했다.
그 때문에 한 번도 레이드를 실패하고 전멸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강화된 고대의 군주라면?
‘뭐지? 뭔가 일이 잘못되어가고 있는 게 분명해.’
그때 또 다른 알림이 울려 퍼졌다.
[수호자들의 탑이 생성됩니다.] [세 명의 수호자들의 힘이 탑에 깃듭니다.] [세 명의 수호자들의 탑은 기존 수호자의 탑보다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줍니다.]고대의 군주가 깨어나는 날.
항상 ‘수호자의 탑’이 나타나곤 했다. 한데, 그때와 지금 달랐다.
‘수호자의 탑’과 ‘수호자들의 탑’은 분명히 달랐다.
즉, 수호자의 탑은 조각품 하나에 깃들어있는 수호자다. 그리고 수호자의 탑의 역할은 점수를 주는 거다.
그리고 그 점수에 따라 유저들이 받게 되는 ‘군주의 보물상자’가 달라진다.
수호자의 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수.
이 점수는 여러 가지 행동에 따라 달라진다.
1. 고대의 군주에게 공격 성공 시 점수.
2. 고대의 군주에게 치명타 공격 성공 시 점수.
3. 고대의 군주의 병사 사냥 시 점수.
4. 고대의 군주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할 시 점수.
1~4번까지 몇 점인지에 대해 적히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고대의 군주 사냥은 여럿의 파티가 진행한다.
파티원의 숫자가 적을수록 받는 점수가 높아지며 점수가 높을수록 보상은 올라간다.
하지만 적은 파티원 숫자로는 고대의 군주가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없으며 레이드 때 뒤처지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위에 설명했듯이 수호자들의 탑은 기존의 탑보다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준다는 거였다.
즉, 보상이 훨씬 더 후해진다는 거다.
‘고대의 군주를 사냥했을 때, 가장 좋았던 보상이 뭐였더라?’
알리는 곧이어 아차 했다.
‘저, 전설 아티팩트 제작서!’
전설 아티팩트 제작서.아티팩트라는 것은 제작 시 확률이 존재한다. 무조건 질 좋은 재료들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높은 등급 아티팩트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이는 대장장이의 실력+아티팩트 재료에 따라 갈린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전부 무시하는 게 한 가지 존재한다.
바로 ‘아티팩트 제작서’였다.
제작서는 무조건 그 재료들만 모아 제작을 한다면 그 등급의 아티팩트가 나타난다는 거다.
‘잠깐, 전설 아티팩트보다 보상이 좋아진다는 건…….’
알리는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없었던 최고의 아티팩트 제작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거잖아!’
그는 경악했다.
그리고 알리의 옆에 있던 민혁.
그는 알리와 같은 알림을 들었지만, 그와 함께 떠오른 다른 내용을 보고 있었다.
[돌발 직업 퀘스트: 고대의 군주의 염원]등급: SSS
제한: 식신
보상: 고대의 군주의 간장 찜닭 재료.
실패 시 패널티: 모든 스텟-20
설명: 고대의 군주는 살아있던 당시 식신의 부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악마에게 정신이 잠식당하던 때에 식신에게 부탁한 것이 있었다. 소중한 나의 백성을 잃지 아니하고 싶다고. 내 손으로 그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지금 과거의 식신은 죽었다. 그의 염원을 당신이 이루어, 베아스 마을을 구원하라. 그렇다면 간장 찜닭을 통해 ‘식신의 비기’ 중 하나를 얻을 수 있으리라.
‘간장 찜닭……? 식신의 비기!?’
물론 민혁은 간장 찜닭 부분에서 전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알림이 들려왔다.
[수호자들의 탑이 베아스 마을과 베레스트 산맥에 있는 모든 유저들을 산맥 초입으로 워프시킵니다.]두 사람을 빛이 휘감았다.
* * *
고대의 군주 레이드를 기대하고 있던 세계의 유저들은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고대의 군주가 강해진다고?”
“가뜩이나 엄청 강하지 않아?”
애초에 고대의 군주가 나타나면 유저들은 모두 베레스트 산맥의 초입으로 워프되게 된다.
그리고 현재 모인 인원은 약 50명 정도였다. 하지만 이 인원이 전부 고대의 군주에게 닿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때, 워프되어 나타난 한 사내를 보며 유저들이 웅성거리기 시자했다.
“일본의 ‘무사시’ 켄타로잖아?”
“와, 켄타로……!”
켄타로.
일본 공식랭킹 2위.
등 뒤로 두 개의 일본도를 들고 있는 그는 양 팔짱을 끼고 있었다.
이곳에 많은 강자가 모인다지만 한 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저를 보는 경우는 드물었다.
“켄타로는 고대의 군주를 한 번 레이드 한 적이 있지 않나?”
켄타로가 바로 전설 아티팩트 제작서를 가져간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켄타로는 또 한 번 베아스 마을로 들어올 수 있는 입장권을 퀘스트를 통해 진행했다는 거다.
켄타로는 그때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마지막 일격을 켄타로가 먹였을 때, 세계의 유저들이 감탄하는 모습 말이다.
그리고 켄타로는 차분하게 움직이며 말하기 시작했다.
“한층 더 강력해진 고대의 군주를 레이드 하기 위해서 유저 분들은 팀을 꾸리시기 바랍니다.”
50명이 함께 팀을 꾸릴 순 없었다.
그리고 켄타로가 말했다.
“가장 효율이 좋은 팀원의 숫자는 5명입니다. 그 5명이 가장 먹는 점수도 적당하고 포지션도 좋죠. 또한, 6명까지가 파티원 한계이기도 합니다.”
이 여러 개의 팀 중에서 실제로 정상에 오르는 유저들은 많이 없다.
베레스트 산맥에 오르는 길에 팀 개수에 따른 반투명한 통로가 생성된다.
그 통로로 유저들은 빠르게 올라가야 한다.
즉, 어떻게 보면 세계인들이 팀워크를 이루어 싸우지만 다르게 보면 팀을 이룬 이들의 경쟁구조이기도 했다.
그리고 켄타로의 말대로 다른 유저들도 알고 있는 방식이었다.
[10분 뒤 베레스트 산맥에 입장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레이드를 원치 않는 유저의 경우 로그아웃 시 베아스 마을로 오기 전의 장소로 돌아가게 됩니다.]“저희 파티 들어오실 분 구합니다!”
“저희 파티에 벌써 420레벨 궁수, 421전사, 417전설 클래스 유저까지 있습니다!!!”
“빠르게 급구합니다. 저희 최강 조합으로 사제, 전사, 궁수, 마법사, 도적 조합입니다!”
유저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켄타로.
그에게 많은 러브콜이 쏟아졌다.
“켄타로 님, 저랑 같이 파티…….”
“꺼져라.”
“…….”
켄타로를 원하는 유저들은 많았다. 팀 점수가 높을수록 당연히 보상이 커질 테니까.
그리고 실력도 없으면서 ‘버스’를 타려는 행위의 유저들을 켄타로는 쳐냈다.
‘오늘 모인 유저들 중에서 두각을 드러낼 만한 이들이 몇 안 보여…….’
이곳 베레스트 산맥에 도전하는 세계인들의 숫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었다.
처음 그 신선함과 달리 보물상자는 사실 아주 간혹 좋은 보상을 주지, 대부분 짰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입장 퀘스트까지 포함해 걸리는 시간 대비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켄타로에게는 하나의 아티팩트가 있었다.
그것은 ‘측정의 회중시계’였다.
이는 시계의 모양이었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아닌, 상대방의 레벨을 보여주는 엄청난 아티팩트다.
이 아티팩트가 바로 ‘전설 아티팩트’다.
유저나 혹은 몬스터와의 싸움에서 켄타로는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켄타로의 이목을 끄는 한 사내가 있었다.
검은 로브를 두르고 있는 마법사로 추정되는 인물.
그 옆으로는 허름해 보이는 갑옷을 착용하고 등 뒤로 레이피어를 찼으며 낡은 투구를 쓴 사내도 있었다.
켄타로가 회중시계를 검은 로브의 사내 쪽으로 가져갔다.
[측정의 회중시계가 발동되며 하루에 다섯 번만 가능합니다.] [측정의 회중시계에 따라 앞의 유저의 레벨을 탐색합니다.]딸칵-
회중시계의 뚜껑이 저절로 열렸다.
‘……호오?’
켄타로의 눈이 흥미를 머금었다.
검은 로브를 쓴 사내.
‘최소한 470?’
이 회중시계는 정확한 수치를 보여주지 않는다.
근접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서 켄타로는 그에게 다가갔다.
“마법사 유저가 필요합니다. 함께 하시겠습니까?”
켄타로의 질문에 검은 로브를 쓴 마법사 유저인 검은 마법사 알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켄타로…… 이 사람 소문은 좋지 않지만…….’
만약 그와 함께 진행한다면 왕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아진다.
검은 마법사 알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아, 그리고 제 동료인데, 함께 가도 되겠지요?”
“그런가요? 잠시만요. 지금 시간이…….”
켄타로는 그 옆에 있는 사내를 흘겨보며 회중시계를 사용했다.
딸칵-
열린 회중시계를 보며 켄타로는 미간을 좁혔다.
‘350대?’
베아스 마을에 들어올 수 없는 유저였다. 버그인가?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짐만 된다.’
그에 켄타로는 단호하게 말했다.
“실례지만 그쪽 분께서는 레벨이 어떻게 되십니까?”
그 질문에 민혁은 바로 답했다.
“355레벨입니다.”
“……!”
알리가 깜짝 놀라 민혁을 돌아봤다.
‘355레벨이신데, 어떻게 베아스 마을에…….’
그리고 켄타로가 쓴웃음을 지었다.
“죄송하지만 옆에 분은 함께 가는 게 불가능할 것 같군요. 아시겠지만 이 파티 사냥은 파티원의 레벨도 무척 중요합니다. 팀단위 점수이니 말이죠. 아, 물론. 팀의 숫자가 적을수록 획득 점수는 높아지지만…… 그러면 정상은 갈 수 없겠죠.”
“…….”
알리는 알았다.
민혁을 버리고 가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민혁이 아직 로그아웃하지 않았다는 건, 파티에 참여하는 게 기정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무르지는 못한다.
알리는 왕의 전당에 오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켄타로라는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 그와 함께 팀을 이루면 높은 점수를 따낼 것이다.
그리고 팀 내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보유한 자가 더 보상이 좋아지고 왕의 전당에 오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주변에서 시끄럽게 떠든다.
“355레벨?”
“미친…… 저런 유저를 누가 파티원으로 받아?”
“저 유저 받으면 팀 점수 깎아 먹고 고대의 군주 보물상자 보상 깎이는 거잖아?”
“저 유저는 내가 봤을 때, 혼자 올라가야 할 판이군.”
“큭? 355레벨이?”
그리고 알리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곤 차갑게 말했다.
“전부 아가리 좀 닥쳐요.”
“…….”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알리가 말했다.
“저는 이 사람과 단둘이 올라가겠습니다. 그와 저는 ‘동료’이니까요.”
알리가 왼팔을 들어 올려 X 표시를 보이며 말했다. 옆에서 남들이 욕하든 말든 관심도 없이 빵을 우물거리며 ‘캬! 크림빵 맛있어!’하던 민혁.
그 또한, 왼팔을 하늘에 들어 올렸다.
“제가 당신을 거절하죠. 전 이 사람과 동행합니다. 우리는 동료거든요.”
그리고 민혁은 해맑게 빵을 먹으며 외쳤다.
“동료오오오!”
그리고 콩이가 서둘러 민혁의 어깨 위에서 왼팔을 쭉 들어 올렸다.
“꾸우우우우울!”
그리고 그것은 ‘알리’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