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33
밥만 먹고 레벨업 234화
“……!”
“……!”
이민화와 박 팀장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두 사람이 놀란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 화면 속에서 식신이 말하고 있는 내용 때문이었다.
[마계요?] [그래, 마계. 그곳에 가면 사대천왕이 존재하지, 그 사대천왕들이 보물들을 가지고 있다네, 청동검, 비파 등 다양하네. 그리고 소문에 따르면 그들의 보물 네 가지를 전부 모은다면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아티팩트를 만들 수 있지.] [와,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아티팩트……!] [그래, 능력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 한 가지를 부여할 수 있어. 내가 그들의 보물로 만들려고 한 것은 바로 오븐이었다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포기했다네.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거나 혹은 그들과 싸워 이겨야만 쟁취할 수 있을 터네.] [오호, 그렇군요. 오븐이라……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구울 때 기름기가 너무 빠져나가지 않게 해주는 오븐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오,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군……!] [꼭 제가 한 번 오븐 만들어볼게요!] [그래, 자네를 믿겠네! 내가 해내지 못했던 걸 자네가 해내면 좋겠어!]그와 함께 민혁에게 퀘스트가 떠올랐다. 아테네 운영자들에겐 최악의 악수였다.
“퀘스트창 띄워봐.”
“네, 팀장님.”
[연계 퀘스트: 마계에서 사대천왕을 만나기.]등급: SSS
제한: 식신.
보상: 사대천왕의 보물.
실패 시 패널티: 모든 스텟-20
설명: 마계에 있는 사대천왕들, 그들의 보물을 한 대 모으면 원하는 형태의 아티팩트를 제작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다. 그들의 보물을 모아라, 그리고 그 전에 일단 마계부터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이 이렇게 경악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이 사대천왕 보물에 관련한 퀘스트를 주는 NPC들의 경우 대부분 ‘소문에 따르면 원하는 형태의 아티팩트를 주지만 좋을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하게 설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의아해하면서 도전하거나 포기할 것이다.
사대천왕은 마계의 3대 악마 다음으로 주축이 되어주는 거물들이었다.
그러한 사대천왕을 만나는 일이 쉬울 리가 없으며 그들의 퀘스트나 혹은 그들을 사냥해야 한다는 거였다.
그리고 바로 지금.
“켄라우헬이 지금 사대천왕을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
“예, 팀장님.”
진작에 마계에 갔던 켄라우헬. 그가 그들의 보물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마계의 경우 베아스 마을처럼 세계 모든 유저들이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었다.
그리고 이제 후발주자로 민혁이 도전할지도 몰랐다. 켄라우헬보다도 민혁이 문제였다.
“소문과 다르게 보잘것없는 게 아니라 무조건 재앙 아티팩트 급의 힘을 머금은 아티팩트가 나타나지.”
그리고 그것을 ㈜즐거움에서 명명한 이름.
“권능 아티팩트…….”
이민화가 중얼거렸다.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아티팩트가, 그것도 재앙 아티팩트 급의 힘을 발한다.
그리고 네 개의 보물을 모아서 반신 아티팩트 제작법을 사용해버린다면?
재앙 아티팩트 이상의 힘을 내게 될 거라는 거였다.
“민혁 유저가 마계를 가질 않길 바라야겠어요.”
“그래, 최초로 나올 권능 아티팩트가…….”
박 팀장은 잠시 말끝을 흐리다가 ‘에효-’ 하고 한숨을 쉬며 턱 내뱉었다.
“오븐이면 좀 그렇잖아…….”
* * *
민혁은 로이나가 떡만둣국을 만들러 간 틈을 타서 식당에서 얻은 아티팩트를 확인했다.
그의 옆에는 이제 그의 가신이 된 코루가 있었다.
(전율의 악기)
등급: 전설
제한: 신성력 400 혹은 마기 400 이상.
내구도: ∞/∞
공격력: 714
특수능력:
⦁세상의 모든 악기로 변화할 수 있음.
⦁신성력을 보유한 자에게는 신성력의 힘이 깃든 따뜻한 연주가, 마기를 품은 이의 연주는 죽음의 전율이 될 것이다.
⦁엑티브 스킬 가야금의 폭주.
⦁엑티브 스킬 느림의 바이올린.
⦁패시브 스킬 연주 지휘자.
설명: 3대 악마 중 하나인 베로스가 악마 숭배자 중 한 명에게 선사한 악기이며 신성력 혹은 마기 사용자에 따라 특별한 힘을 발한다.
가야금의 폭주는 가야금을 퉁길 때마다 폭발이 일어났던 스킬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느림의 바이올린은 검기를 쏘아 보내던 그 힘이었다.
하지만 민혁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패시브 스킬 연주 지휘자였다.
(연주 지휘자)
패시브 스킬
레벨: 없음.
효과:
⦁마기를 가진 자의 연주는 지속적으로 HP를 하락시키며 고통스럽게 만든다.
⦁신성력을 가진 자의 연주는 듣는 이들의 HP와 MP를 회복시키며 동식물이 더 건강하고 빠른 속도로 자랄 수 있게 도와준다.
“이건 이제부터 코루 님의 것입니다.”
“오, 이 귀한 걸…… 감사합니다.”
코루는 감격한 표정이었다. 확인해보니 무척이나 좋은 물건이었다.
“이제부터 코루 님은 이 악기를 이용해 군주의 씨앗을 키우시는 막대한 임무를 받으실 겁니다.”
민혁의 표정은 비장함에 가득 차 있었다. 코루는 군주의 씨앗의 존재에 알았다.
전대 교황과 고대의 군주가 만들어낸 씨앗!
이 씨앗엔 어마어마한 힘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힘을 깨우는 중책을 자신이 맡은 것이다.
“꼭 해내겠습니다.”
“예.”
민혁이 맛있는 걸 먹고 싶어서라는 걸 모르는 코루는 그저 비장할 뿐이었다.
‘흠…… 식신 님께서는 일단은 평소처럼 지내면 식신의 내기를 진행할 수 있게 사람이 찾아온댔는데, 그게 언제이려나.’
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일단은 기다리면 될 것이었다.
그때 로이나가 드디어 조랭이떡 만둣국을 완성해왔다.
그녀가 민혁의 앞에 놔준 조랭이떡 만둣국! 그리고 그 옆에 놓인 배추김치.
“저희 아테네교의 텃밭은 어떤 곳보다 신성력의 농도가 짙지요. 그곳에서 자라난 배추김치는 일반 김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오, 그렇군요.”
민혁은 모락모락 김을 피우는 떡만둣국을 보았다. 그 위로 김 가루와 계란지단, 채를 썬 후 함께 끓인 당근까지 올라가 있었다.
심지어 만두는 정말이지 실한 만두를 사용했다.
‘이 모양새를 보아 하면 분명히 후비고 교자만두가 분명해.’
역시 만두는 후비고 교자만두였다. 튼실한 사이즈에 안에 가득 들어 있는 속재료들.
민혁은 먼저는 국물을 떠먹어봤다.
‘와…….’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사골육수의 맛이었다.
“사골 나무라는 게 존재합니다. 그 나무의 육수를 사용해 떡만둣국을 끓였어요.”
로이나가 이를 드러내 웃었다. 민혁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민혁은 이번에 조랭이떡과 국물을 함께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입에 넣어봤다.
우물우물
쫀득쫀득한 조랭이떡에 사골육수의 깊은 맛, 거기에 김 가루의 맛까지.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내가 이 맛에 산다.’
고된 노동 후에 먹어주는 맛있는 음식!
이번엔 만두로 가져갔다. 민혁은 수저 위로 올라온 탱글탱글한 만두를 보았다.
빛에 반사되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있었다. 후후 입으로 불어서 한참을 식히고 만두 하나를 통째로 입에 집어넣었다.
씹는 순간, 만두가 머금은 뜨뜻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이 났다. 채소와 고기 맛을 낸다는 고라드의 고기 나무.
그렇게 조랭이떡 만둣국을 먹어주다가 배추김치를 집어 든다.
아삭아삭-
새콤하게 씹히는 김치가 다소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준다.
그렇게 먹다가 그릇을 통째로 집어 올린다.
그리고 그 사골 육수를 들이켰다.
“푸하. 진짜 맛있네요.”
그리고 남은 조랭이떡과 만두를 먹어준 민혁은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내 로이나를 바라봤다.
“중요한 할 말이 있어요. 로이나 님.”
“……네?”
민혁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갈망하듯 눈빛이 반짝였다.
‘호, 혹시 나에 대한 고백……?’
자신도 모르게 로이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버렸다.
* * *
콜로디스 제국의 황제 아스폰 더 브레이트.
그는 자신의 앞에 도열해 앉은 두 존재를 보았다.
두 사람 모두 신클래스였다. 한 명은 전쟁의 신 이클리였다. 이클리는 뛰어난 군주였다.
그는 길드에 속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개인이 거느리고 있는 소도시만 해도 자그마치 세 개가 넘었다.
과연 전쟁의 신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이였으며 레벨도 470에 달했다.
그리고 그 옆에 앉아 있는 사내는 복면을 쓰고 있었다.
바로 ‘은밀한 살수’라는 암살자 길드의 마스터였으며 그 역시도 신클래스 죽음의 신이었다.
두 사람은 길드를 제외하고서도 많은 병력과 가신을 부리는 자들이었다.
그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신들의 내기는 받았는가?”
“예, 받았습니다.”
두 사람이 답했다.
그렇다. 두 사람은 식신의 내기에 참여한 두 신이었던 것이었다.
물론 신클래스들은 아직, 신이라고 할 수 없다.
이방인 중 신에 오를 수 있는 자들은 아주 극소수에 지나지 않다.
그리고 일정 한계를 넘지 못하고 성장을 멈추는 그들은 결국에 신클래스여도 그에 오르지 못한 낙오자가 될 것이었다.
“상대 쪽에선 어떠한 자가 나올지는 아직 예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아르곤 왕자’를 구출하기 위한 토벌대에서 자네들이 두각을 드러내야 할 것이야.”
“물론입니다.”
두 사람은 자신 있었다.
둘 다 지휘자로서는 최고의 반열에 오른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곧 아스폰의 입이 찢어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
이필립스 제국과의 휴전.
엘프들과의 백 년의 약속을 시행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공개된 석상에선 아니었다.
끊임없는 경쟁.
엘프 왕자 아르곤을 구해낸다면 엘프족과의 높은 친밀도를 콜로디스 제국에서 얻을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고작해야 상대는 한 명이지 않은가?
두 사람이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곧 이클리가 말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것은…….”
“여의치 않다면 공격해도 된다는 거겠지.”
하지만 대놓고 공격하기에는 굉장히 애매했다. 하지만 편법은 얼마든지 존재했다.
“일부러 적군을 몰아온다던가.”
“또는 적군에게 그들의 위치를 알린다던가.”
“우리가 적군인 척 트릭을 설치한다던가.”
그들의 입가가 짙게 찢어졌다.
* * *
로이나.
그녀는 콩닥콩닥 가슴이 떨렸다. 진지한 표정의 민혁이 그녀를 아무도 없는 침실로 이끌었기 때문이었다.
민혁은 한없이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로이나의 가슴은 격하게 떨려왔다.
머릿속에서 말한다.
‘너는 성녀야.’
하지만 성녀도 사람이었다.
가슴이 뛰고 사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성녀이기에 그것을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다 생각났다.
민혁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싸웠던 모습.
그는 정말 멋졌다.
그녀는 결심했다.
“저 처음이에요.”
“……저도요.”
민혁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로이나는 자신의 가슴 위에 손을 올리고 심호흡을 크게 했다.
한없이 진지한 민혁이 그윽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등 뒤로는 침대가 놓여 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느껴보기로 했다. 그의 숨결을, 그도 분명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게 분명하니까.
“조심스레 다뤄주실 거죠?”
그렇게 말하며 로이나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이어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눈을 왜 감아요?”
“에?”
로이나가 눈을 살며시 떴다. 앞에서 민혁이 실실 웃고 있었다.
그리고 정체 모를 것 두 개를 들고 있었다.
“헤헤, 로이나 님 하나 드세요! 떡만둣국 안 해줬다고 계속 토라져 있던 게 미안해서 처음으로 남에게 사탕을 양보하는 겁니다. 오늘 마법의 과자 상자라는 아티팩트에서는 자그마치 커플 반지 사탕이 나왔어요.”
“바, 반지 사탕?”
순간 자신과의 잠자리보다 반지 사탕이 더 중요하다는 표정을 짓는 민혁을 보며 로이나는 황당해졌다.
“짠!!!”
한 대 패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착각이었으니까.
로이나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물들었다. 얼굴을 양 손바닥으로 가린 그녀!
그녀는 민망함에 뛰쳐나갔다.
“응? 왜 그러지?”
민혁은 의아해했다. 그러다 로이나가 안 가져간 반지 사탕에 해맑은 표정으로 양 손가락에 하나씩 끼고는 먹기 시작했다.
“크, 반지 사탕! 추억의 맛!”
그렇게 밖으로 나서던 때였다.
민혁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존재와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여제 엘레의 보좌관 루스와 피닉스 기사단이었다. 그들이 그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