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36
밥만 먹고 레벨업 237화
“……뭐, 뭣!!!?”
“싫다고요?”
이클리와 바흐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민혁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아이참~ 처음에 분명히 그러셨잖아요. 후방에서 지원하라고. 후방지원도 잘했고 저희가 기여도가 더 높은 몹들의 템을 챙겼는데, 문제 있나요?”
“이익……!”
화는 내고 싶은데, 할 말은 없다. 자신들이 그러라고 했으니까.
결국, 화가 난 이클리가 말했다.
“이제부터 우린 당신과 동행하지 않겠어!”
“어디 50명의 기사로 이 불멸의 땅을 잘 파헤치나 한번 보자고!!!”
그들은 차라리 잘 되었다는 표정이었다. 100명의 중대가 떠나면 어차피 민혁과 그 병력은 죽을 것이다.
불멸의 땅은 대부분의 지역이 대규모 전투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50으론 다소 부족했다.
심지어 마기에 의해 강력해진 몬스터들이 득실거린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클리는 조금 걱정되었다. 말 그대로 대규모 전투가 펼쳐지는 이 불멸의 땅.
이곳에서 50의 병력, 그것도 나름대로 후방지원을 잘해주고 있던 이들이 빠졌다는 것은 자신들의 전투가 더 버거워질 것을 의미했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그때, 바흐가 말했다. 이클리의 고개가 돌아갔다.
“저희는 아직 모든 힘을 사용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은 지휘관이었다. 때문에 광역 버프가 많았고 쿨타임 기간과 MP 소모를 우려하여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곧 바흐가 말했다.
“그리고 사실 제겐, 이게 있거든요.”
곧이어 바흐가 꺼낸 것.
“……!?”
이클리의 눈매가 좁혀졌다.
“당신…….”
이클리는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다. 바흐가 쓰게 웃었다. 그가 꺼낸 것은 바로 불멸의 땅의 지도였다.
“그런 게 있었습니까? 근데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너무 뻔한 말을 하시는군요.”
바흐의 눈이 가라앉았다.
“같은 제국에서 출정했지만, 우리 둘도 결국엔 경쟁상대이니까요. 이클리 님도 하나쯤은 숨기고 계신 게 있으실 텐데요?”
이클리는 그에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
결국에 최후의 1인이 내기에서 승리하는 경쟁전이었다.
“병력 50이 빠졌으니, 이젠 이 지도를 사용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이 지도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표기됩니다. 저희는 미리 대비하고 가는 거죠. 또한, 지형지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꽤 좋군요.”
“예, 저희는 이 지도를 이용해서 저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아르곤 왕자가 있는 3구역에 도착할 겁니다.”
“크큭, 그럼 3구역에서 저희 둘 중 한 사람이 승리하겠군요.”
결국, 서로가 견제한다는 사실을 둘도 은연중 알고 있었다. 나름대로 둘만의 정정당당 승부가 예상되었다.
그리고 바흐가 말했다.
“아, 참 이 지도의 효과는 좋은 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각 구역에 저희가 도달했을 때, 그 구역 내의 유저와 병력의 숫자를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바흐가 지도를 손으로 흩은 순간이었다.
솨아아아-
지도 위로 검은 기류가 스며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민혁 쪽의 숫자가 보였다.
[생존 숫자 50명. 현재 위치. A-31 지점.]“아주 좋군요. 그러면 우리는 이제 저들이 얼마나 낙오되고 전멸할지 이 지도로 보면 되겠군요!”
“그럴 겁니다. 그 남자는 궁수였던 것 같은데 얼마나 잘해줄지는 미지수군요.”
* * *
불멸의 땅 점령에 자신만만했던 이클리와 바흐. 그들은 게임 시간 2일 동안 밤낮 가리지 않고 나아가던 중 크나큰 봉착에 빠졌다.
[중대의 이들이 배고픔을 호소합니다.] [피로가 누적되었습니다.] [사기가 저하됩니다.] [모든 병력의 능력치가 10% 하락합니다.]덜덜덜덜-
그와 더불어, 밤이 되었을 때 그들은 온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어마어마한 추위가 엄습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에 커다란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들어가 낙엽을 덮고 있는 게 전부였다.
“사냥은 생각보다 수월한데, 불멸의 땅의 날씨가 문제군.”
이클리는 기사단원들 중 5명씩만 목수나 혹은 요리사 같은 이들을 데려올 걸 하고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한 기사가 아이언 피그의 고기를 구워왔다.
아이언 피그는 온몸이 돌처럼 이루어진 단단한 돼지였다.
지독한 배고픔! 그리고 추위!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
그것이 바로 이 불멸의 땅의 최악 점이었다.
‘몬스터보다도 이런 것들이 문제라더니…….’
심지어 처음 들어올 때, 알림으로 가져온 배낭과 같은 건 쓸 수 없다 하지 않았는가?
모든 건 자급자족이었다.
그리고 배고픔에 허덕이던 이클리는 서둘러 기사가 가져온 고기를 먹었다.
“컥!”
그리고 바로 뱉어냈다.
[비린내가 가득한 아이언 피그의 고기를 드셨습니다.] [그대로 섭취 시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큽니다.]입안으로 오물 맛이 가득했다.
“이, 이런 걸 먹으라고 가져온 건가!”
퍽!
이클리가 기사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진 기사.
“죄, 죄송합니다. 아이언 피그는 워낙 잡내가 심한 놈인지라…….”
“후우…… 배고파 죽겠군.”
주먹에 맞고 날아간 기사의 말에 이클리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고된 사냥과 행군을 이어가면서 식사나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아이언 피그를 정작 구워놓고 못 먹는 것은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큰일입니다.”
그때, 바흐가 들어왔다.
“기사들이 엄청난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어요.”
“압니다. 모든 능력치가 저하됐지요.”
견과류와 육포만으로는 허기를 달래기 어렵다. 심지어 그 허기짐에 따라 기사들은 그것들을 되는대로 집어먹었다.
그에 대부분이 떨어졌다는 거다.
더 문제는 이곳 대부분의 먹을 것들이 요리사들이 아니면 잡내를 없앨 수 없을 정도로 심하거나 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거였다.
이클리와 바흐가 함께 나왔다.
두 사람은 계속된 강행군을 이어왔다.
기사들을 성장시키는 것의 방법이라 생각해서였다.
많은 이들이 배고파하지만, 신들의 내기에 포함된 지휘관이 벌써 41%까지 오른 이클리였다.
바흐도 40%까지 올랐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나타났다.
[기사들이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립니다.] [지휘관이 4% 하락합니다.]둘 다 거의 동시에 알림을 들었다.
“이런……! 하락할 수도 있는 거였나?”
“엠병……!”
그들은 한숨을 쉬었다. 그나마 1구역을 벗어나면 어느 정도 먹을 수 있겠지만 그러려면 당장 하루가 더 걸린다.
그러다 문득 바흐가 말했다.
“그놈은 뭘 하고 있을까요.”
근 이틀이었다. 하루 차까지 그들은 밥이 보약 중대를 지도로 주시했다.
한데, 그들은 본래 있던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 죽지 않으려고 애쓴다며 두 사람은 낄낄 웃었다.
그러면서 강행군을 이어가느라 종합 기여도 순위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 번 볼까요?”
이클리가 창을 열었다.
이는 경쟁 구도이기 때문에 서로의 기여도와 각 항목을 몇 %나 달성했는지 확인 가능하다.
곧이어 확인한 이클리가 벌떡 일어섰다.
“뭐, 뭐야!!!”
“왜 그러십니까?”
“바, 바흐 님 밥이보약의 점수를 한 번 확인해 보십시오!!!”
“……?”
바흐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신들의 내기의 순위창을 열었다.
[철혈. 1. 적 사살 37% 달성. 2. 지휘관 36% 달성.] [사신. 1. 적 사살 41% 달성. 2. 지휘관 35% 달성.] [밥이 보약. 1. 적 사살 23% 달성. 2. 지휘관 96% 달성.]“……마, 말도 안 돼.”
바흐는 말문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뭐란 말인가?
지휘관이 96%였다. 지휘관은 다양한 요소에 따라 오른다.
지휘능력, 병력의 만족도, 병력의 성장, 병력과 지휘관의 유대감 등등이었다.
자신들은 지휘능력과 병력의 성장 등을 통해서 지휘관 %를 올렸다.
그런데 아직 50%도 채 안 된다.
아마 불멸의 땅을 전부 지나야 될 것이었다.
그런데, 벌써 96%라니?
“도, 도대체 3일 동안 뭘 한 거야!!?”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 이클리 님!!!”
“예?”
이클리는 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 고개를 돌렸다.
곧 바흐가 말했다.
“……밥이 보약 중대의 적 사살 수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뭐라고요?”
대규모 사냥인 만큼 얼추 이클 리가 계산했을 때, 약 50마리는 잡아야 1%가 올랐다.
그런데, 그 순간 계속 오르고 있었다.
방금까지 23%였던 것이 24%로, 그다음 25%, 26%, 27% 28%…….
엄청난 빠르기였다.
‘도,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 *
이틀 전.
“아, 안 돼……!”
“어쩌자고 이런 짓을……!”
밥이 보약 중대는 멀어지는 철혈과 사신을 보면서 좌절했다.
고작 50의 병력으로 이 불멸의 땅을 어떻게 지나간단 말인가.
“너무 무모했습니다. 차라리 한 수 굽혀서 저들과 동행했어야 했습니다!”
기사단장 벤자스의 말에 민혁은 고개를 저었다.
“계속 저기에 있었으면 저희는 많은 행동에 제약을 받았을 겁니다. 그들은 계속 우리를 주시하고 위협하며 만약의 상황에는…….”
“…….”
“공격했을지도 모릅니다.”
“……!”
벤자스가 눈을 크게 떴다.
‘나보다 훨씬 더 깊게 생각하셨군.’
그렇다. 협박을 처음 했는데, 두 번을 못하리란 법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이번 일은 이필립스 제국이 콜로디스 제국보다 뛰어나느냐의 판가름이기도 했다.
“그럼 저희도 이제 몬스터 토벌을 위해 움직일까요?”
“아니요. 우리는 여기에서 충분한 식량을 얻을 겁니다.”
“식량이요?”
“예.”
민혁이 이를 드러내 웃었다.
민혁은 불멸의 땅에 대한 정보 한 가지를 알고 있다.
불멸의 땅은 베일에 감춰진 곳이지만 어느 정도 정보는 있다.
이곳엔 명약이나 혹은 특별한 재료들이 지천에 깔렸다.
가장 큰 문제는 그것들이 다 숨겨져 있다는 거였다.
“식량을 어떻게 구한다는 겁니까?”
“지켜보시면 압니다. 벤자스 경. 이제부터 제 말에 토를 달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여기 전리품입니다.”
민혁은 이번 토벌에서 얻은 아티팩트들을 그들의 앞으로 내려놨다.
그의 아버지는 회장님.
그로부터 배운 게 있었다. 사람을 다스릴 때는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한다고 했다.
모든 것을 독점하는 자는 사랑받는 총수가 될 수 없다.
“이것을 이렇게 선뜻 주셔도 됩니까?”
“그냥이 아니니까요. 여러분은 제 멋드러진 부하들입니다!!!”
민혁이 이를 드러내 웃었다. 이방인이란 자고로 욕심 많은 이들!
때문에 기사들은 감격했다.
‘아아아아……! 우리에게 배분해 줄 줄이야……!’
‘세상에, 이 값진 것을!’
[코루만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아카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카리스마 1을 획득합니다.]그리고 이어서 민혁은 벤자스가 말한 찾기 어려운 재료를 찾는 방법을 소환했다.
“꾸울!”
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나타난 콩이를 보고 민혁이 말문을 잃었다.
콩이도 소환의 방에서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지켜볼 수 있다.
녀석은 지금 정체 모를 빨간 캡모자에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났으며 손에는 지휘봉이 들려 있었다.
“……음.”
한 번씩 콩이에게 맛있는 거 사 먹으라며 용돈을 쥐여주는 민혁이다.
그럼 콩이는 마을에서 혼자서 장을 보고 돌아온다. 그때 샀나 보다.
그 모습이 흡사 ‘본 교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닙니다!’라는 유격 교관 같았다.
지휘봉을 자신의 왼 손바닥 위로 내리친 콩이가 뒷짐을 지고 천천히 기사단원들을 둘러봤다.
그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고 곧이어 열중섯 자세로 섰다.
“꿀꿀꿀! 꿀꿀!!! 꿀꿀~꿀!”
“뭐, 뭐라고 하는 겁니까?”
한 기사의 말에 민혁이 답했다.
“본 콩이 밥만 잘 주면 그렇게 나쁜 돼지 아닙니다! 라네요.”
“…….”
“…….”
“…….”
곧이어 한 기사가 툭 내뱉었다.
“귀,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