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56
밥만 먹고 레벨업 257화
코니르가 검을 쥐고 힘껏 등 뒤로 젖혔다. 그리고 휘두른 순간, 수십여 개의 검은 검기 가닥이 길드원들을 향해 쏟아졌다.
“귀신의 수호!”
“지프리트의 거대방패!”
“방어의 채찍!”
서둘러 레전드 길드원들이 방어스킬을 시전했다. 아스갈의 앞으로는 귀신병사들이 나타나 방패를 치켜세웠고 로크는 거대한 붉은 방패를 땅에 쿵-소리 나게 내려놨다.
지니의 채찍은 허공에서 육망성을 그리며 방어진을 형성했다. 제각각 길드원들이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곧이어 이변이 일어났다.
길드원들을 향해 쏟아지던 검기 줄기들이 그 궤도를 바꿨다.
그 궤도의 끝에 있는 존재는 다름 아닌 알리였다.
“……!”
“……!”
모두가 경악했다. 궤도를 바꾸는 검기라? 처음 보는 이변이었다. 그리고 코니르는 ‘생각 없는 키메라’처럼 보였지만 아니었다.
정확히 가장 위험이 될만한 인물인 알리를 제거한다.
그가 부리는 단일 공격 마법은 신성력의 효과를 발하지 못하는 민혁보다도 강했기 때문이다.
곧이어 엄청난 속도로 알리가 배리어를 발현.
촤촤촤촤촤촤촤촤촥!
배리어를 검기 줄기들이 후려치기 시작했다. 알리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치지 않고 코니르가 땅을 박차고 움직였다.
탓-
[좌절의 살육] [끔찍한 좌절의 쾌검]촤촤촤촤촤촤착!
깃털같이 움직이는 코니르의 검에 길드원들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끄아아악!”
“크악!”
잔상을 남기며 휘둘러지는 검에 길드원들의 피해가 막심했다. 민혁이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분노하는 검.
붉은 기운이 검에 넘실거린다, 그 힘이 빠른 속도로 놈의 급소를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
쒸이이이이익-
그 순간, 코니르가 위에서 아래로 검 끝을 내려쳤다.
쾅-!
[분노하는 검이 상쇄됩니다.]“……!”
스킬의 상쇄. 이어서 코니르의 검이 민혁을 향해 뻗어졌다. 몸을 비틀어 피해낸 순간, 검 끝이 저절로 늘어나 민혁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펏-
“크흑! 엄청 강하잖아!”
아직 민혁은 최강이 아니다. 그를 여실히 보여주는 저력이었다. 심지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카르도 이긴 그였다.
하지만 좌절의 살육자 코니르에겐 속수무책이었다.
촤촤촤촤촤촤촤촤촹!
빠른 속도로 이어지는 공격에 민혁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끝을 가볍게 비튼 좌절의 살육자가 몸을 낮췄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검을 휘두른 순간, 미약한 폭풍이 생성되며 그 폭풍 속 안에는 수십여 개의 칼날이 회전하고 있었다.
꽈드드드드득-
“난무하는 검!”
바로 코앞에 도달한 칼날 폭풍을 향해 난무하는 검을 시전.
잔상의 검 수십여 개가 칼날 폭풍을 방어한다. 하지만 그때를 놓치지 않고 코니르가 또 한 번의 공격을 시도했다.
명치를 노리는 검 끝.
“미, 민혁아!”
길드원들이 놀랐다. 바로 그때 민혁의 등 뒤에서 두 개의 검은색 식칼이 튀어나왔다.
촤아아아앙-
검은색 두 개의 식칼이 저절로 교차하여 급소를 방어했다.
태앵!
그때를 놓치지 않고 민혁이 ‘바람 같은’을 사용,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서둘러 품속에서 초코바를 꺼냈다.
‘흡수 전환’을 사용, 체력을 회복시키기 위함이었다. 엘프에게서 얻은 모든 HP와 MP를 100%까지 채워주는 포션이 있었지만, 아까 전에 사용했기에 쿨타임 30분 기간이 적용된 상태였다.
바로 그때.
“그어?”
좌절의 살육자가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
입에 막 넣으려던 참에, 놈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막 입에 넣으려던 초코바를 슬그머니 내려놓자 놈의 눈이 다시 작아졌다.
다시 입에 넣으려 하자?
“그어!?”
“…….”
다시 떼자.
“흐어…….”
그리고 민혁이 다시 입을 벌려 초코바를 입에 넣고 앞니로 그 끝을 물자.
“그어어……!?”
놈의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다시 떼어내자.
“흐어…….”
“…….”
민혁은 말문을 잃었다.
‘진짜 어지간히도 배고픈가 보네…….’
우스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민혁에겐 누구보다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리는 자신도 저러한 반응을 보이곤 하니까.
그리고 그 눈빛을 알았다.
한 입만 먹어도 소원이 없겠다. 내 모든 것을 주어도 좋으니 먹고 싶다.
돈이 있어도 먹지 못하는 슬픔을 아는 민혁이었기에 코니르의 사정은 몰랐지만, 민혁은 공감했다.
그리고 아벨이 외쳤다.
“바,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방법이요?”
“예, 먹을 걸로 놈을 유인하는 겁니다!”
“…….”
하지만 민혁은 썩 내키지 않았다. 가장 첫 번째는 먹는 걸로 장난치고 싶지 않아서였고, 두 번째는 그 배고픔을 이용한다는 거였다.
‘그렇지만 내가 싫다고…….’
여기 있는 모두를 죽게 할 순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심지어 이 자리엔 아버지도 있었다.
“……배…… 고…… 파…… 제, 제…… 발…….”
어눌한 말로 중얼거리는 좌절의 살육자.
일단은 초코바를 입에 넣었다.
“그어어…….”
놈의 눈에서 그렁그렁 눈물이 났다. 하지만 민혁은 단숨에 먹어치워 상처를 회복시켰다.
치이이익-
그와 함께, 민혁의 몸의 상처가 치유되었다.
[길드&동맹 지니: 모두 다시 한번 일격을 준비하죠.] [길드&동맹 로크: 그럼 내가 먹을 걸 던질게, 꼭 민혁이가 던져야 하는 건 아니니까.]그러고 보니 꼭 민혁이 먹을 것을 던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이들이 먹을 걸 던져도 된다.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이 다시 한번 단일속성 공격을 준비했다. 이어서 코니르의 검이 허공에 원을 그렸다.
원은 여러 개의 피로 물든 달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기이한 광경이었다. 확실한 것은 저 스킬이 발현되기 전에, 자신들도 준비를 끝내고 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지니가 신호를 보냈다.
로크가 품속에 있는 음식을 꺼냈다. 다름 아닌, 단팥빵이었다.
‘으…… 저 맛있는 단팥빵을 던지다니…….’
민혁은 좌절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또한, 비산하는 검을 시전 준비하고 있었다.
“그어?”
코니르가 땅에 떨어진 빵을 향해 몸을 던졌다. 그와 함께 하늘에 떴던 아주 작은 핏기를 머금은 달도 사라졌다.
그리고 공격이 난사되었다.
“디스!”
빛의 창.
“거인의 포효.”
공격력 180% 상승의 연타의 주먹.
“홍염의 지옥마!”
폭발하는 불타오르는 지옥의 말.
갖가지 스킬들이 코니르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민혁의 검에 응축된 기본 공격력 ×8의 힘이 힘껏 코니르를 향해 내려쳐 졌다.
그리고 얼마 후, 방금 전 공격을 먹인 모든 이들에게 알림이 울렸다.
[퀘스트 발동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히든 퀘스트: 배고픈 아이들이 생성됩니다.]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입니다.] [좌절의 코니르를 사냥하셨습니다.] [스킬북 좌절의 검무를 획득합니다.] [경험치 2,616,751를 획득합니다.]바로 그때였다. 코니르가 죽은 자리로 한 존재가 나타났다.
“헉!”
“주, 죽여!”
“뭐야!!!”
모습을 드러낸 존재는 분명히 코니르였다. 하지만 영체의 모습이었다. 코니르가 입을 열었다.
[날…… 도…… 와…… 줘…… 아이…… 들을…… 구해줘…….]“…….”
“…….”
“뭐, 뭔 상황이야, 이거.”
그 자리의 모든 인원이 당황했다. 그와 함께 민혁은 퀘스트창을 열람했다.
[히든 퀘스트: 배고픈 아이들]등급: SSS
제한: 코니르를 사냥한 자.
보상: 맛의 정수.
실패 시 패널티: 없음.
설명: 키메라 중 가장 뛰어난 좌절의 살육자. 그리고 루펠이 이끌고 왔던 키메라들. 그들 모두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만들어낸 것 또한 인간이었다. 그들을 만들어낸 것은 끔찍한 배고픔이다. 코니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도록 하자.
‘배, 배고픔으로 키메라를 만들었다고 이게 뭐야?’
배고픔으로?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배고픔을 이용해 키메라를 만들었다.
‘그딴 개 같은 짓을…….’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 * *
콜로디스 제국의 황제 아스폰.
그는 엘레에 버금가는 막강한 황제로서 콜로디스 제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황제라고 칭송받고 있다.
또한, 엘레가 검의 천재라면 콜로디스 제국의 황제 아스폰은 빠른 주먹과 날카로운 발차기가 대단한 이였다.
실제로 엘레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실력자인 그.
모든 것을 다 갖춘 황제 아스폰.
그런 그에겐 한 가지 고민이 있었으니.
“……제길.”
그는 자신의 머리를 덮고 있는 가발을 벗겨내자 가운데가 반짝반짝 빛나는 민머리를 볼 수 있었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대머리’라는 거였다.
아버지에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에 이어서 모두가 대머리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가발을 썼고 그 사실을 숨겨왔다.
그리고 아스폰 황제도 마찬가지였다.
수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상들도 해결하지 못한 절대적인 난제!
바로 ‘대머리’였다.
어떠한 방법도 소용없었다. 트롤의 피를 머리에 발라봐도, 피닉스의 깃털로 머리를 살살 문질러도 머리카락 한 올 자라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그의 보좌관인 하로만이 들어왔다.
하로만은 유일하게 그 비밀을 아는 1인.
하지만 그런 하로만이 입이 무거워서 망정이지, ‘황제 폐하 머리는 맨들맨들 대머리~’라고 외치고 다녔다면 단칼에 목을 쳤으리라.
“폐, 폐하……!”
“노크도 없이…… 무엄하구나. 목이 날아가고 싶은 게냐?”
보좌관 하로만이라고 하더라도 지킬 것이 있지 않은가? 아스폰이 격노했다.
하지만 그만큼 급박한 일이었기에 하로만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폐, 폐하의 불치병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의 불치병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대머리였다.
“뭣!!!?”
수백 년간 이어진 저주!
그 저주를 파헤칠 해답이 있단 말인가?
이어서 하로만이 말했다.
“바로 탈모르교입니다.”
“탈모르?”
왠지 기분 나쁜 이름이었지만 아스폰 황제는 북부대륙의 한 작은 도시에서 벌어진 기적 같은 이야기를 낱낱이 듣게 되었다.
그는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와 그 도시의 영주까지도 함께 모시는 것이 덕이었다.
그들은 이 콜로디스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서 그 바할라 영토의 영주와 탈모르라는 그자에게 초대서를 보내어 친히 모셔 오도록 하라!!!”
“예!!”
그에 하로만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자신의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스폰 황제의 입가에 기쁨에 겨운 미소가 씰룩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