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8
밥만 먹고 레벨업 28화
‘다른 사람들이 날 보던 기분이 이런 기분인가?’
아니, 그는 착각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민혁이 사라지면 분식집에서 분식을 먹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먹방 방송은 대부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어 본다.
하지만 민혁의 먹방은 그 다이어트를 무참히 파괴해 버리는 힘을 가진 것!
“와구와구!”
질 수 없다.
빈쯔는 먹기 시작했다.
민혁을 보자 자신도 배고픔이 밀려온다.
그리고 민혁이 추가로 말했다.
“아저씨! 떡튀순 10인분 또 추가요!”
“여, 여기……! 저도 10인분 추가!”
두 사람의 먹방 대결이 시작되었다.
빈쯔는 온 힘을 다 해 먹었다.
와사삭!
튀김.
순대.
떡볶이……!
그리고 그가 다 먹어치우기 전에.
“아저씨, 여기 10인분 받고 5인분 더~!”
“소, 손님…… 괜찮으세요?”
“……아직 반도 안 먹었는데? 아저씨 여기 어묵 떨어져 가요.”
“아아…… 네……!”
음식을 추가한다.
빈쯔도 벌써 엄청나게 먹었다.
그리고 배가 차기 시작했으며 위가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대, 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야?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입에 억지로 구겨 넣던 빈쯔.
결국 그가 어묵 꼬치를 내려놓으면서 포기하고야 말았다.
탁!
“후우…….”
그는 부른 배에 숨을 고르게 한 번 쉬고는 물을 한 컵 들이켰다.
그다음 옆에서 여전히 먹고 있는 민혁을 보았다.
‘……궁금해.’
이 남자의 정체.
“저기요. 님.”
빈쯔는 빙긋 웃으며 그를 불렀다.
하지만 민혁은 대답하지 않고 먹기만 했다.
“님아!”
좀 큰 소리로 불렀다.
하지만 민혁은 대답하지 않았고 역시 먹기만 했다.
‘머, 먹을 것을 향한 엄청난 집중력……!’
지금 그의 주위로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먹을 것만 들어오는 것!
하지만 너무나 궁금했기에 그의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
“님, 혹시 닉네임 좀…….”
그에 팍! 하고 그 손을 쳐낸 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험상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 님. 뭔데 먹는데 건드려요. 어묵 꼬치로 죽을 때까지 찔려볼래요?”
“…….”
빈쯔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머, 먹는데 건드렸다고 사, 살기가……!’
정말이었다.
민혁의 몸에선 흡사 살기라면 이런 것이라는 아우라가 흘러나왔다.
‘나 그래도…… 좀 유명한데…….’
하지만 민혁은 그에 관심이 1도 없어 보였다.
아니, 0.00001%도 없어 보였다.
배가 부른 빈쯔는 여전히 맛있게 먹고 있는 민혁을 바라봤다.
* * *
“저, 저 총 31 레벨업 했어요!”
‘이 아저씬, 아까부터 뭐라는 거야, 시끄럽게.’
열심히 먹는 민혁은 여전히 주인에게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아저씨, 여기 10인분 받고 10인분 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이어졌다.
“소, 손님…… 죄송하지만, 재료가 다 떨어졌습니다.”
“네!? 뭐라고요!? 아직 반도 안 먹었는데!!!”
민혁은 진심으로 절망하는 표정이었다.
바삭한 튀김, 탱글탱글 순대, 뜨끈한 어묵!
더 먹고 싶다!
“손님 혼자서 떡볶이 70인분, 어묵 250개, 순대 70인분, 튀김 80인분 드셨어요…….”
“하…… 100인분씩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
주인도 말이 없었고 빈쯔도 말이 없었다.
그리고 등 뒤의 유저들도 순간 입을 꾹 다물었다.
“아쉽네요. 총 얼마예요?”
“잠시만요.”
가게 주인이 계산기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떡볶이가 2,500골드에 1인분이니까, 70이면 17만 5천 골드에, 순대 3,000골드니까 21만 골드, 튀김, 24만 골드…… 총합 75만 골드네요.”
“생각보다 얼마 안 나왔네.”
민혁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주억였다.
“저, 저게 얼마 안 나왔다고?”
“우리 회사 회식해도 저 정도는 못 먹겠다…….”
민혁이 막 75만 골드를 내려던 때였다.
“손님 65만 골드만 주세요.”
“65만 골드요?”
“네, 할인입니다.”
“오! 아저씨, 좋은 분이시군요!”
가게 주인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현실에서도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직업이 행복한 요리사인 만큼 어떠한 요소가 반영되어야 레벨업 할 수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를 통해 자그마치 31 레벨업을 했다.
엄청난 폭렙이었다.
거기에 더해져 이토록 맛있게 먹는 손님을 보고 있자니, 자신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나왔다는 거다.
민혁은 65만 골드를 냈다.
황혼의 무덤을 계속 공략하면서 나와 주는 잡템을 지속적으로 팔아줬기에 현재 그의 수중에는 약 320만 골드가 있었다.
바로 그때.
[식신의 진가.] [체력+2를 획득합니다.] [환상의 궁합.] [생활의 궁합.] [더블 점수가 반영됩니다.] [힘+6, 체력+3을 획득합니다.]“……어?”
민혁은 다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생활의 궁합?
환상의 궁합은 이미 겪어봤기에 안다.
떡튀순, 그리고 어묵과 국물. 이처럼 잘 어울리는 조합은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생활의 궁합은 도대체 무엇일까.
더군다나, 두 개의 궁합이 만나 더블 점수가 반영된다고 하였다.
보통 환상의 궁합으로 스텟이 올라도 모든 스텟을 합쳐도 +3~4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 오른 것은 자그마치 +9다.
즉, 더블 점수를 해내면 훨씬 더 많은 스텟을 얻을 수 있다는 것처럼 보였다.
민혁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차 했다.
‘생활의 궁합……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생각하게 되는 궁합이 분명하다……!’
맛의 궁합은 바로 환상의 궁합으로 표기된다.
그리고 생활의 궁합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매 순간 원하는 음식이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겨울날 정말 춥고 배고플 때 생각나는 이와 같은 분식일 것이다.
그다음에는 정말 배가 고픈 새벽 1시에 먹는 라면이나 한강에서 먹는 치킨 같은 거일 거다.
생활의 궁합은 말 그대로 맛보다는 분위기의 궁합이라는 거다.
‘재밌는 시스템이 많네.’
민혁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자신은 순수하게 맛있게 먹었을 뿐인데, 스텟도 오르니 겸사겸사다.
그리고 계산을 끝내고 뒤로 돌아서는 순간.
“니, 님, 혹시 님 방송하는 곳 사이트 좀 알 수 있을까요!?”
“님 닉네임 좀 알려주세요!”
사람들의 반응에 민혁은 흠칫 놀랐다.
그리고 몇몇 유저들은 이미 파프리카 방송을 아테네와 연계해서 방송 중이었다.
그 댓글은…….
[gdgf14: 리얼, 저게 사람이냐. 혼자서 75만 골드치 먹음 ㅋㅋㅋㅋ] [빈쯔뽀뽀: 헐…… 헐…… 나 저 사람 먹는 거 보고 개 설렘, 오늘 분식각!?] [철구꼬죠 님이 별조각 100개를 선물합니다.]모든 방송은 말 그대로 폭주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TVM 방송국 한인화 기자입니다! 취재 좀 할 수 있을까요!”
“여기요, KBC 방송국 이성민 기자예요. 취재 부탁드려요!”
“님아, 닉네임 좀요!”
민혁은 역시 가면을 쓰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때였다.
[빈쯔 님이 명성10을 선물합니다.]“……?”
민혁은 BJ빈쯔를 보았다.
그는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국내 랭킹 100위 안에 드는 랭커들에겐 일반 유저들보다 특별한 혜택이 존재한다.
그 혜택 중 하나는 바로 이처럼 자신이 지정한 유저의 몸에 손을 대거나 혹은 닉네임을 알면 명성을 선물할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 명성은 1년에 열 개가 한계였다.
빈쯔는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명성을 민혁에게 준 거다.
‘명성 100이 있었다면 그걸 다 줬을 거야.’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 자신은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날이었다.
자신보다 더 행복하게 먹으며 일에 끌려다니지 않으며 즐거워하는 자가 있다.
이런 사람이 진짜 먹방 BJ를 해야 하지 않을까?
“아, 뭐. 감사합니다.”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더 이상의 빈쯔에 대한 관심이 그에게서 조금도 보이질 않았다.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빈쯔가 다소 능글맞게 웃음 지었다.
“우리 둘이 몰래 맛있는 거 먹어야 할 게 있어서 그래요.”
“……!”
민혁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일단은 여길 벗어나죠. 누가 뺏어 먹으면 어떻게 해요.”
하지만 민혁은 먹을 걸 준다고 바로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는 바보 같은 청년이 아니었다!
그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봤다.
빈쯔는 나쁜 사람 같진 않다, 혹여 자신에게 해코지할 일도 없다.
또 거짓말을 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에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누가 보기 전에 저희 둘만 먹어요……!”
소곤소곤.
민혁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혹여 누가 들을세라 말했다.
빈쯔는 피식 웃었다.
민혁은 마치 어린아이가 친구와 함께 엄마 몰래 맛있는 무언가를 빼돌려서 먹기 전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 손 잡아요.”
곧이어 민혁이 빈쯔의 손을 잡았다.
“어……? 어어……!”
“아, 안 돼!”
곧이어 두 사람이 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 * *
민혁이 눈을 떴을 때는 여관방이었다.
여관방은 보통 유저들이 로그아웃하는 장소로 사용하며 지정해놓은 뒤에 귀환 스크롤을 찢으면 이곳으로 자동으로 이동된다.
“……취향이.”
민혁이 자신의 몸을 양팔로 가리면서 그를 경계했다.
“아, 아니…… 로그아웃하기 편하게 이곳으로 지정한 겁니다!”
“후후후, 그래요. 이곳에서 저희 둘만 있다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죠. 참, 저는 민혁이라고 합니다.”
“예, 전 빈쯔입니다.”
민혁도 장난을 친 것이기 때문에 빙그레 웃으며 가면을 벗었다.
그리고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빈쯔를 바라보았다.
피식
빈쯔의 입가에 웃음이 생겨났다.
‘이 사람…… 재밌어.’
곧이어 빈쯔가 품속에서 꺼낸 것.
그것은 다름 아닌 피자 빵이었다.
“저는 됐어요. 님 많이 드세요.”
“처, 천사셨군요!?”
“천사까지 되는 건가요?”
민혁은 감격한 표정이었다.
피자 빵.
피자를 모방한 음식이지만 피자와는 꽤 달랐다.
가끔 피자보다 이 피자 빵이 당길 때가 있기도 하다.
피자 빵의 추억은 어린 시절 초중고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부모들이 우리 아들 반장 됐다면서 반에 돌렸던 피자 빵에는 항상 피크닝 같은 음료도 딸려왔다.
한창 배고플 시기에 체육 시간을 끝내고 먹는 그 피자 빵의 맛은 확실히 좋았다.
민혁은 그가 내미는 피자 빵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그러던 중.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
그는 더 자세히 피자 빵을 바라봤다.
그가 놀라는 이유는 하나였다.
‘색이 다르다……?’
분명히 달랐다.
피자 빵의 색은 하얀빛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아함도 잠시 일단 민혁은 피자 빵이란 요리 자체에 집중했다.
코를 자극하는 케찹과 마요네즈, 그리고 빵의 향내.
한데, 뭔가 더 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이거…….”
“후후, 알아보시네요.”
빈쯔는 웃음 지었다.
“이스빈 마을의 특산물인 태양의 밀을 이용해 만든 빵입니다.”
“태양의 밀이요?”
“네, 현실에서처럼 이곳 이스빈 마을에도 특산물이 존재하죠. 그리고 이곳뿐만이 아니라 아테네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지역에 하나씩의 특산물쯤은 존재합니다.”
“호오.”
참 흥미로운 정보였다.
“그리고 이 태양의 밀로 만든 빵은 훨씬 더 맛있습니다.”
빈쯔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마지막 말은 소곤거리듯 말했다.
‘더 맛있다니…… 기대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민혁이 피자 빵을 입에 가져가자 알림이 울렸다.
[이번 식사의 메인재료를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태양의 밀, 햄, 양파, 파슬리 가루…… 생략.]‘태양의 밀.’
와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