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9
밥만 먹고 레벨업 29화
피자 빵의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그리고 씹을 때마다 쫄깃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양파가 느끼할 수 있는 마요네즈를 잡아준다.
새콤달콤한 케첩과 소시지가 어울려져 맛을 한층 더해준다.
민혁은 깜짝 놀랐다.
정말 일반 피자 빵보다 훨씬 더 맛있던 것이다.
‘빼, 뺏고 싶다…….’
빈쯔는 자신이 줘놓고 민혁이 야무지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입가에 묻은 침을 츄릅 닦았다.
그리고 민혁이 빵을 다 먹은 순간이었다.
[식신의 진가.] [지혜+1 지력+1를 획득합니다.]민혁은 하얀빛이 지혜나, 지력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결정적인 것.
‘태양의 밀…….’
밀가루는 쌀 만큼이나 우리들의 삶에 고스란히 박혀 있다.
당장 길거리만 돌아 다녀봐도 라면 전문점, 피자가게, 빵집 등 많다는 거다.
그걸 더 맛있게 먹을 방법이 존재한다?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더 맛있죠?”
“네에!”
민혁은 아기 새처럼 곧은 자세로 대답했다.
“이 태양의 밀 어디서 얻을 수 있나요? 특산물이면 살 수 있는 건가요?”
그에 빈쯔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태양의 밀은 애석하게도 더 이상 구할 수 없다고 해요.”
“예!?”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더 이상 구할 수 없다니!
이 맛있는 밀을 더는 먹을 수 없다는 건가!?
한순간에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이 된 민혁이었다.
“저도 이 태양의 밀로 만든 빵을 NPC에게 얻었거든요. 더 이상 얻을 수 없는 이유는 태양의 밀이 유일하게 자라나는 보르디 평지를 고블린들이 점령해서라고 해요.”
“고블린들이 맛있는 태양의 밀을 못 먹게 막고 있단 말입니까? 어떻게 그럴 수가……!”
민혁은 진심으로 분노하고 분노한 표정이었다.
빈쯔도 당혹하여 어색하게 웃을 정도로.
“진심으로 화나신 것 같은데…… 아무튼 그것 때문에 이스빈 마을에서 토벌대를 꾸린다고 해요. 유저 30명을 지원받고 병력은 70명 정도가 간대요. 그리고 보상으로 태양의 밀도 준다더군요.”
“그렇군요. 근데 왜 빈쯔 님은 지원 안 하셨죠?”
빈쯔도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어째서 그는 지원하지 않았을까?
“전 레벨 때문에…….”
“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이야기다.
고블린들이 나오는 토벌대라면 빈쯔 같은 고렙은 레벨 제한 때문에 참가할 수 없을 거다.
“15~20레벨까지만 가능하다더군요. 지원은 병력 훈련소 앞쪽에서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딱딱 들어맞았다.
마치 이것은 태양의 밀이 민혁에게 ‘어서 날 먹어줘, 베이비’와 같은 말 아니겠는가!
“정보 감사합니다!”
“참, 친구추가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먹을 것을 준 사람은 민혁에게 은인과도 같지 않던가!
[빈쯔 님께서 친구를 제안합니다.] [예/아니요.]“예.”
[빈쯔/광전사/397레벨]민혁은 곧이어 예의 바르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몸을 돌렸다.
빈쯔는 그 뒷모습을 보며 빙긋 웃었다.
* * *
토벌대를 출발하는 당일이 되었다.
그때 빈쯔에게 이야기를 들은 민혁은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병력 훈련소에 가서 지원했었다.
민혁은 접속 전에 수영장 안에서 몸을 움직이며 운동 중이었다.
“거기 보르디 평지 토벌대 사람들이 완전 별로라던데.”
“그래요?”
수영장 안의 민혁은 창욱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거기 보상으로 주는 게 1만 골드하고 태양의 밀 5㎏이라잖아, 그거 받고 누가 하냐?”
“거참…… 사람들 태양의 밀 5㎏이면 엄청난 거 아닌가?”
그 말에 창욱은 입을 꾹 다물었다.
민혁의 기준에선 분명히 좋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레벨 때 가는 토벌대라고는 하지만 토벌 보상은 약 8만 골드부터 시작된다.
보통 초보 유저들은 토벌대의 경우 초보자 장비 맞추기를 하려고 많이 하는데 보르디 평지 토벌대는 아니라는 거다.
“너 그럼 이제까지도 계속 황혼의 무덤에서 고기만 먹었어?”
“네.”
“스텟 몇이야?”
그 말에 민혁은 물속으로 풍덩 들어갔다가 몸을 빼내며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푸홧, 기억 안 나는데. 운동 끝나고 알려드릴게요.”
곧이어 민혁은 운동을 끝내고 뒤뚱뒤뚱 창욱의 앞으로 다가왔다.
서둘러 여러 사람이 다가와 민혁의 한팔을 잡고 수월하게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출러엉!
육중한 살의 민혁이 앉자마자 창욱이 수건으로 서둘러 몸을 닦아줬다.
민혁은 근처에 준비된 커다란 의자에 앉았다.
역시 민혁을 위한 특대형이다.
민혁은 단번에 휴대폰을 들었다.
휴대폰과 연동된 아테네 계정의 정보를 곧바로 확인 가능하다.
민혁은 아예 그에게 스텟창을 열람해서 보여줬다.
(민혁)
레벨: 15
직업: 식신(食神) 17%
HP: 806 MP: 240
힘: 112+14 민첩: 78+32 체력: 56+12 지혜: 16+8 지력: 16+8 명성: 26
포만도: 100% 126
보너스 포인트: 0
“……이게 15레벨짜리 스텟이라고? 스텟만 보면 거의 50렙이 넘는데?”
“이젠 돼지가 주먹으로 쳐도 죽던데요.”
“네가 널 죽였다고?”
“진짜 형만 아니면……!”
민혁은 주먹을 쥐고 흔들어 보였다.
창욱이 머쓱하게 웃었다.
“지송요.”
그러면서도 창욱은 생각했다.
‘얘가 여기서 계속 레벨업 한다고 하면…….’
사기적이어도 너무 사기적이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
‘근데 먹는 것 말고는 특별한 능력이 없잖아?’
창욱은 굳이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스킬도 분명히 아테네의 중요한 분야라는 거다.
이미 민혁과 동레벨의 마법사들은 1클래스 마법을 배웠을 테고, 검사들은 검사 전용 스킬 등을 배웠을 테니까.
‘뭐 상관없으려나. 민혁이는 먹으려고 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던 때 민혁이 몸을 일으켰다.
“저 다시 가요~”
민혁의 발걸음은 경쾌했다.
* * *
벨로는 본래 40레벨의 전사 유저다.
하지만 그런 벨로와 그를 비롯한 길드 커넥션의 인원들은 현재 이스빈 마을의 입구 앞의 보르디 평지 토벌대에 도착한 상태였다.
레벨이 높은 그와 그 길드원들이 이곳에 온 이유.
‘토벌대에서 가장 높은 기여도를 획득하면 히든 던전으로 가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이거지.’
벨로는 얼마 전 한 퀘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퀘스트를 통해서 얻은 보상은 다름 아닌 히든 던전에 대한 힌트였다.
그 힌트는 바로 보르디 평지 토벌대였으며 그곳에서 성과도 1위를 기록할 시 얻게 될 거라고 하였다.
즉, 연계 퀘스트였으며 보상이 밝혀진 경우다.
히든 던전은 저레벨들이 가는 곳이라고 할지라도 보상으로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아주 특별한 곳이다.
그 때문에 벨로는 현실 친구들이자 길드원들에게 함께 보르디 평지에 가자고 했다.
‘히든 던전으로 가기 위해 자그마치 흑요정의 날개까지 먹었다고.’
흑요정의 날개는 저주 아이템이다.
먹으면 즉시 레벨이 20~25레벨 2주 동안 하락한다.
하지만 모든 아이템은 필요 이유가 있다고 이런 편법에 사용되기도 한다.
대신에 패널티도 존재했다.
20레벨이 하락한 만큼의 스텟도 일시적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그 정도라면 괜찮다.
적어도 이곳에 있는 15~20레벨짜리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들보단 40레벨대의 그나마 더 능숙한 그들이 나을 테니까.
그들의 숫자는 총 다섯이었으며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해 인원을 좀 채운 것이다.
“이방인들은 이쪽으로 오시오! 병과를 정해주겠소!”
병사의 말에 따라 유저들이 주르륵 그 뒤로 섰다.
이번 참가 유저는 고작해야 20명뿐이었다.
본래 오픈하고 한 시간이면 지원이 마감되는 게 토벌대 퀘스트라는 걸 생각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였다.
‘흐흐,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 히든 던전 보상이 숨어있는 거겠지.’
사람들이 병사 앞으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와, 어디서 초보자들 냄새 안 나냐?”
“워우, 초보자들 냄새!”
벨로와 일행들은 마치 자신들은 고렙이라도 되는 것처럼 웃어댔다.
줄을 세운 병사는 유저들에게 특기를 물었다.
“자네의 특기는?”
“활을 잘 쏩니다.”
“자넨?”
“창병입니다!”
“자넨?”
“잘 먹어요.”
“그렇군, 아주 훌륭…… 응?”
순간 벨로는 의아한 표정으로 앞을 봤다.
자신의 앞에 선 멀대같이 키가 큰 사내의 말이었다.
“잘하는 게 잘 먹는 거라고?”
“네. 편식도 안 하고 골고루 잘 먹습니다!”
사내 민혁은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푸흐, 그래! 자넨 아주 자알 먹는 이방인이로구만!”
“헤헤…… 그렇습니다!”
민혁은 밝게 웃었다.
민혁은 발렌이나 로이나, 또는 알론과 같은 NPC를 만나면서 깨달은 게 있다.
NPC와 친해지면 득을 볼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작위적으로 다가서는 건 그들도 눈치를 챌 법하지만 민혁이 원하는 것이라곤 크지 않았다.
그저 품속에 챙겨온 비상식량이라던가, 비상식량이라던가, 비상식량뿐이었다!
“사실은 훤칠하신 병사님께서 피곤해 보이셔서 작은 농담을 던진 것입니다!”
그리고 민혁의 말처럼 병사의 표정은 매우 피곤해 보였다.
그럴 수밖에.
그는 상관에게 왜 이렇게 토벌대 지원자들이 적냐며 구박을 받았다.
그것이 자신 때문이 아님에도 욕을 먹으니 매우 피곤하고 힘들 수밖에.
거기에 몇몇 유저들은 병사 란드에게 와서 말한다.
‘이거 그냥 안 하면 안 돼요?’
보상이 마음에 안 들었을 거다.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이 토벌대라는 말에 덥석 지원했다가 보상이 마음에 안 든 경우다.
“그래? 자네 덕분에 오랜만에 웃었군. 후후, 자네 그거 아는가?”
“어떤 거 말씀이십니까!”
“난 갈굼 받는 걸 잘한다네! 크하하하!”
그러면서 자신의 가슴을 두들긴다.
“하핫, 너무 재치 있으십니다!”
“하하하하하…… 하하…… 음…….”
그렇게 웃던 란드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민혁이 슬그머니 다가가 등을 토닥여준다.
그것은 ‘힘내요’였다.
[란드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그리고 그 모습을 바로 뒤에서 바라보는 벨로는 쯧 혀를 찼다.
‘저 등신 같은 놈.’
고작 일개 병사 따위와 친해져서 어디에 쓰겠다는 건가?
그 반응처럼 주변에 있는 다른 유저들도 민혁을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일개 병사 따위에게 좋은 퀘스트나 혹은 좋은 보상이 나올 턱이 없지 않은가!
그때였다.
“병사들과 지원한 이방인들은 식사를 하고 출발하도록 하겠다!”
일반 병사들과 다르게 화려한 플레이트 아머를 착용한 토벌대장의 외침이었다.
그 외침에 민혁의 귀가 강아지처럼 쫑긋하고 움직인다.
“밥도 주나요?”
“그럼 당연하지. 우리가 굶기면서 사냥시키진 않을 테니까.”
“우와! 우와!”
잠시 란드의 이방인들에 관한 조사는 중단되었다.
이어서 식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이스빈 마을 조리병들의 음식은 아주 최고지.”
“……오!”
민혁은 작게 감탄했다.
곧이어 조리병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음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아씨, 빨리빨리 출발이나 할 것이지.”
“아, 뭔 밥이야! 밥 먹고 접속했더니.”
유저 몇이 툴툴거린다.
“짬밥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다고.”
현실에서도 그렇듯 아테네에서도 짬밥은 맛없다 진리를 따르고 있는 것!
“제가 병사님 것까지 가져오겠습니다.”
민혁은 후다닥 움직였다.
줄을 서고 아침 메뉴를 본 민혁은 눈을 크게 떴다.
곧이어 병사 한 명이 외쳤다.
“이방인분들을 위해 햄버거를 준비했습니다. 어서 와서 식사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