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27
밥만 먹고 레벨업 328화
“…….”
“…….”
“…….”
순간 적룡단 단원들이 모두 침묵했다. BJ 리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오로지 침묵하지 않은 것은 BJ 리오의 채팅방이었다.
[저거 뭐얔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은 저런 덜떨어진 놈들밖에 없는 거임?] [역시 게임 X신국.] [라면엔 당연히 스프부터 넣지.]그리고 적룡단 인원들은 장난기라고는 전혀 없었다. 루카를 비롯해 모든 길드원이 마찬가지였다.
대답해 줄 의향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 정체 모를 지적 장애인 소년은 아스간 대륙의 사람이었다.
때문에 자비 없이 죽인다.
스르르릉!
그와 함께 루카의 예기가 서린 단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적룡단의 루카는 암살자 마천우와 근본적인 질이 다른 인물이었다.
그리고 루카가 자세히 보자 소년은 방금 전까지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던 듯 보였다.
‘한 번에.’
그것이 바로 루카가 베풀 수 있는 자비이다. 소리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것.
그의 팔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몸은 그대로 남고 소년의 바로 등 뒤에서 나타난 루카의 환영이 그의 목을 그었다.
아니, 그으려 했다.
소년의 목 끝을 그으려던 단검.
그 단검이 소년이 뻗은 나무젓가락 끝에 의해 막혀 있었다.
“……!”
“……!”
순간 모든 적룡단 단원들이 경악했다.
루카가 방금 전 사용한 ‘환영공격’은 똑같은 환영을 만들어 내어 적을 공격하는 스킬이다.
하지만 환영이라고 해도, 일격의 공격력은 평소와 동일하다.
아니, 환영공격이 발현되면 평소보다 약 200% 정도 강한 힘을 발휘한다.
또한, 기척 없이 적을 죽일 수 있는 스킬.
그런데, 그러한 공격 스킬이 지금 나무젓가락 끝에 의해 막혀 있었다.
“응? 라면에 면부터 넣어? 스프부터 넣어?”
“……죽여.”
루카가 짧고 굵게 말했다. 그 순간, 서른 명의 단원들이 소년을 향해 몸을 숨기고 움직였다.
단 한 소년을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검은 복면에 붉은 갑옷을 착용한 적룡단의 모습.
팟!
나무 뒤에 숨었던 적룡단원의 단도가 소년을 향해 날아갔다.
태애애애애앵!
소년의 나무젓가락이 그를 가뿐히 쳐낸다. 그치지 않고 소년이 돌진.
“나는 코니르!! 그저 질문했을 뿐인데, 나를 공격했다! 나쁘다!!!”
달리는 소년을 향해 다섯 명의 적룡단원이 몸을 날리고 들어왔다.
하나의 단도.
퓻!
소년이 고개만 까딱해 피해낸다.
어깨를 내리찍는 단도.
부드럽게 발끝을 회전시켜, 이 역시 소년이 가뿐히 피해낸다.
복부를 찌르는 단검.
소년이 손목을 잡아채 그대로 끌어당겨 넘어뜨린 후에 움직인다.
‘이, 이럴 수가…….’
리오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적룡단이 누구이던가, 현존하는 최고의 중국 암살자 길드였다.
암살명부에 이름이 올라가면 무조건 세 시간 내로 의뢰를 끝낸다는 이들.
그러한 그들을 어린 소년이, 되려 소년처럼 그들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미, 미친……!”
그리고 루카가 욕설을 지껄인 그때.
어느덧, 소년이 루카의 앞에 나타나 있었다.
“죽음의 단…….”
재빠르게 스킬을 전개하려 했을 때, 그보다 소년이 더 빨랐다. 소년이 쥔 나무젓가락.
그 나무젓가락으로 루카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퍼억!
나무젓가락으로 내리친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소리였다.
엄청난 타격음과 함께, 적룡단장 루카의 몸이 휘청였다.
그리고 HP가 15%가 깎여나간 걸 볼 수 있었다.
그치지 않았다.
소년의 나무젓가락이 목, 명치를 지나 몸의 여러 개의 급소를 일제히 타격한다.
파파파파파파팟-
“크하아아아악!”
[HP가 7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목을 공격당하셨습니다.]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명치를 공격당하셨습니다.] [가슴의 통증이 몸을 마비시킵니다.]지금 이 순간, 루카는 무력화되어 버렸다.
‘하, 한국에 이런 존재가 있다고……?’
이는 NPC가 분명했다. 그리고 적룡단원들이 루카를 구하기 위해 달려든다.
“단장님!!”
“막아!!”
하지만 소년이 더 빨랐다. 소년이 빠르게 품속에서 단도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푹!
루카의 가슴에 검을 꽂았다.
“크학!”
루카가 비틀거리다가 풀썩 쓰러졌다. 그에 적룡단의 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빌어먹을 놈이!!”
“감히 단장님을!”
“네놈에게 지옥이 뭔지 보여주마!!!”
“라면 대상인 코니르!!! 다 덤벼라!”
하지만 다 덤비라는 소년의 말과는 무관하게, 곧이어 한 사내가 나타났다.
그는 피부가 검었으며 상당한 미남자였다. 오른손에는 창극이 검은 창을, 왼손에는 ‘왕자님은 왜 오늘 밤 외출했는가.’라는 책이 펼쳐져 있었다.
“코니르, 이제 돌아가야지. 이 시간까지 놀면 못 쓴다. 끌끌~”
“응!”
그리고 갑자기 쪼르르르 그 마족의 품으로 다가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뛰어놀다가 부모님과 함께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그 마족이란 자가 재밌었다.
“여기 재밌는 문장이 있군, 폐하의 손길이 나의 다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짜릿함이 나의 온몸을 뒤덮고…….”
“…….”
“…….”
“더 듣고 싶지? 궁금한가?”
그리고 마족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말하기를.
“그렇다면 희대의 작가 아르벨이 집필한 베스트셀러 ‘왕자님은 왜 오늘 밤 외출했는가.’를 구매해 보면 된다네, 지금 5% 할인해서 원래 1만 골드인데, 1만 500골드만 받는다네.”
“이이이이익!”
“이놈들……!”
적룡단의 이들이 이성을 잃었다. 이것은 명백한 조롱이었다. 감히 자신들을 앞에 두고 저런 태평한 소릴 지껄이다니?
하지만 이 태평한 행동에 의해 이성을 잃은 적이 한 번도 없는 적룡단의 이들의 눈이 뒤집혔다.
이성을 잃은 자들의 검은 흔들리기 마련.
이 모든 것은 아르벨의 의도였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일제히 달려들 때 아르벨의 창이 가뿐히 휘둘러진다.
[마룡창술 5장.] [폭주창.]콰콰콰콰콰콰콰쾅!
창극이 지나간 방향으로 거대한 폭발이 솟아올랐다. 그에 의해 적룡단원 세 명이 충돌에 집어 삼켜져 뒤로 날아갔다.
그리고 어느덧 아르벨과 소년 코니르가 먼 곳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족이 말하기를.
“지금 구매하면 10% 할인해서 1만 1천 골드 만 받겠네!!!”
어째 할인한다면서 할인가가 계속 비싸지는가!!!
그에 적룡단의 이들은 이성을 잃고 그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수풀 너머로 모두가 사라졌다.
“…….”
리오는 혼자 남게 되었다. 그 또한 최상위 랭커였지만 적룡단과 그리고 도망친 마족과 소년을 쫓을 수 없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까아아아악-
까아아아아악-
까마귀가 운다.
[리오 표정 봐…….] [길 잃어버린 어린애 같지 않음?] [근데 아까 전에 마족이 말했던 ‘왕자님은 왜 오늘 밤 외출했는가’는 어디서 구하는 거임?] […….] […….] […….] […….]그리고 그때.
인기척 사이로 누군가 나타났다.
“히이이이이익!”
리오가 경악했다. 하지만 그의 비명과 다르게 모습을 드러낸 이는 아주 아름다운 미녀였다.
바로 지니였다.
* * *
루스는 오랜 시간 동안 엘레를 보좌해 왔던 보좌관이었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녀를 보좌해 왔다.
그에게 있어서 엘레는 너무도 높고 멋진 분이셨다.
엘레는 어렸을 때부터 검을 잡아 왔다. 전대 황제 폐하의 병마의 악화로 인해 약해지려는 국력을 바로 잡기 위해.
그리고 그녀는 천재였다.
어떠한 전대 황제보다 뛰어난 검술을 구사하며 고작 스무 살이라는 나이에 검의 대제 엘레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엘레는 이해할 수 없게도 ‘민혁’이라는 이방인을 누구보다도 아끼고 사랑했다.
루스는 어쩌면 엘레가 외로워서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홀로 묵묵히 세상과 싸워왔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슬퍼도 눈물 흘리지 않았다.
황제의 모습이, 곧 국민의 모습이요.
그녀는 강경했다. 하지만 민혁이라는 이를 만나고는 농담도 하고 웃기도 한다.
하지만 딱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루스의 생각은 변화하려 하고 있었다.
‘어쩌면 엘레 폐하께선…….’
지치셨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어깨에, 누군가의 목소리에 기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엘레는 민혁을 외로워서 아낀 게 아니다.
기댈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을 보았기에, 그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루스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날아오르는 엘레와 강력한 검술, 그리고 그사이를 파고들며 ‘비산하는 검’을 펼치는 민혁.
강했다.
처음 그를 봤을 때 ‘헤헤’거리며 웃기만 하며 먹을 것만 보면 환장을 했다.
완전히 바보천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는 엘레에게서도 밀리지 않는, 강한 남성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직 폐하를 이기긴 무리.
그렇지만 이기자 하는 그 호승심.
그 호승심에 박수를 칠 수 있으리라.
파앗!
민혁의 몸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 또한, 검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바.
나비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공격을 시도.
급이 낮은 스킬이지만, 엘레의 검술은 그녀에게 모두 간파당하고 있었다.
민혁이 엘레보다 우월한 것은 딱 한 가지다.
바로 ‘아티팩트’나 ‘스킬’이다.
탱! 탱탱!
그녀의 검은 부드럽게 세 번 연속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검조차도 가뿐히 막아냈다.
그리고 민혁의 옆구리에 검을 찔렀다.
[회피에 성공합니다.]하지만 민혁이 새로이 얻은 ‘군주의 갑옷’의 효과가 발현, 민혁이 회피했다.
회피에 따라 공격을 무효화시켰을 시 좋은 점은 곧바로 빈틈이 생긴다는 거였다.
“분노하는 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분노하는 검을 사용했다. 강력한 힘이 검 끝에 넘실거리며 주변으로 바람이 휘몰아쳤다.
쐐에에에에엑!
곧바로 있는 힘껏 찔렀지만 이미 엘레는 민혁의 등 뒤로 가 있었다.
파하아아앙!
그녀가 쏘아 보낸 강력한 힘에 민혁이 뒤로 퉁겨 날아갔다.
“쿨럭!”
한참이나 뒹굴다가 몸을 일으킨 민혁이 기침을 토해냈다.
“약해 빠졌구나.”
하지만 말과 다르게 엘레는 속으로 굉장히 놀라고 있었다.
‘한 단계.’
그 정도만 올라도 자신과 견줄지도 모른다. 이 아이가 언제 이렇게까지 성장하였다는 건가?
‘이미 확인했어.’
그는 극의를 배울 수 있는 육체와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 더 보고 싶었기에 그녀는 검을 멈추지 않았다.
바닥에 쓰러져서 몸을 일으킨 민혁은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한쪽 팔을 들어 올리고 물었다.
“누나, 밥 먹고 해도 돼요?”
“…….”
바로 밥 먹고 합시다 스킬, 그리고 폭주를 동시에 사용하려는 생각이었다.
엘레가 그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거라.”
* * *
리오는 갑자기 나타난 여성에 의해 깜짝 놀랐다.
‘한국의 랭커?’
리오는 직업이 BJ인 만큼 타국의 랭커들의 얼굴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곧 지니가 다가와 말했다.
“이거 방송 중이죠?”
“아…… 어…… 음…… 네.”
리오가 만약 여기에서 로그아웃 당한다면 더 이상 대륙운(大戮雲)을 중계할 수 없게 된다.
그 때문에 그는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고분고분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서버의 지니입니다.”
지니는 작은 인사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요즘 인터넷이 대한민국과 중국의 대결로 뜨겁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한 악평 댓글이 참 많더라고요.”
그녀가 작은 웃음을 머금었다.
그 예를 들었을 때.
“대한민국은 게임 X신국이다. 대한민국은 우리 중국의 2/10의 전력도 상실시키지 못하고 질 것이다. 심지어 얼마 전에 중국 랭커 카오스 님께선 이렇게 말씀하셨죠. 대한민국과의 대륙전쟁? 그런 걸 전쟁이라고 하진 않지, 학살이라고 하지. 라고요.”
그렇다. 중국 내에서는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랭커들마저 대한민국을 조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자리매김했다.
그들의 언행들.
대한민국을 대놓고 무시하며 조롱하고 있다.
그에 지니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저 또한 그들에 대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죠.”
그녀의 표정이 차갑게, 서늘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랭커.
그리고 그녀는 한 가지 생각했다.
우리나라가 설령 어떠한 나라에 처참히 짓밟힌다 할지라도.
자신감만큼은 잃지 말자, 자긍심은 잃지 말자.
그에 차가운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한다.
“아가리만 털지 말고 뚫을 수 있으면 뚫어 봐, 이 X 새끼들아.”
“……!”
그 말을 들은 리오가 경악한 표정으로 지니를 보았다.
이는 대륙운(大戮雲)에 있는 모든 중국 유저들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그리고.
‘머, 멋지다.’
리오는 전율했다.
자신의 나라가 무시당하는 것에, 모두가 질 것이라는 나라의 랭커가, 한 치도 굽히지 않으며, 한 치도 흔들리지 아니하며 선전포고 한 것이다.
그에 리오는 화가 나기보단 그녀가 멋져 보였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할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중국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가 변화했다.
[1위. 왕자님은 왜 오늘 밤 외출했는가.] [2위. 대한민국 랭커 지니 선전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