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32
밥만 먹고 레벨업 333화
ATV의 김대국 PD는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봤다.
그곳에 지니가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수십 대가 넘는 카메라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와 함께 방송국 모니터에 알림이 떠올랐다.
[투표가 완료됨에 따라 전사들의 비밀창고 위치가 공개됩니다.] [두 대륙의 지휘관은 NPC들을 지휘하여 전사들의 비밀창고에 도달하시기 바랍니다.]시작되었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승부가.
하지만 김대국 PD의 표정, 그리고 ATV 국장의 표정은 굉장히 좋지 않았다.
현재 이 방송은 게임 방송 채널의 모든 곳에서 방영 중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송사,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유저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승산이 적다.’
중국 측에서 지휘를 이끌게 된 남궁호는 자그마치 대륙에서 두 번째로 강하다는 영지 베히모스의 주인이었다.
또한, 중국 측 NPC들의 병력은 대한민국 측 NPC보다 훨씬 강한 편이었다.
입장권 1장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단 한 명.
그리고 입장권은 중국과 우리나라에 동등한 개수가 주어진다.
그리고 NPC들의 경우 유저 입장권과 다르게, 레벨 제한이 없었다.
그 때문에 중국 측에선 당연히 최대한 레벨 높은 이들로만 꽉꽉 채워 넣었을 터.
반대로 중국에 비례해, 유저들의 숫자부터가 압도적으로 적은 우리나라의 병력의 레벨은 한없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끌 수 있는 병력은 3천, 그리고 중국 측도 마찬가지였다.
“김 PD님!!!”
그런데, 그때. 갑자기 한 직원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지니가 집결한 NPC 중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NPC들만을 선출했다.
그리고 말했다.
[나머지는 이곳에서 대기한다.]“……!”
“……!”
김대국 PD와 국장이 당황했다. 이는 지금 이 방송을 촬영하는 삼사의 게임 채널.
그뿐만이 아니라, 국민도 의아해할 발언이었다.
“아, 아니…… 숫자를 어떻게든 더 채워가도 모자랄 판에……!”
“미친 거야!!?”
얼핏 보면 선출된 NPC들은 약 400명 정도였다.
그리고 지니 개인이 보유한 영지의 병력은 700명.
고작 1,100명으로 3천. 그것도 엄선되어 키워진 적 NPC들과 싸우겠다는 건가?
“……설마.”
김대국 PD가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국장도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패배를 확신했군.”
“이번 전투에서 패배할 것을 알고 최소한의 병력 피해만을 입으려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씁쓸한 이야기였지만 어쩌면 지니의 선택은 ‘현실’이다.
이곳에서 많은 병력을 잃는데, 심지어 패배까지 한다면 대한민국이 가져갈 피해는 큰 편이었다.
실시간으로 빠르게 올라오는 댓글들!
그 댓글들도 지니의 마음을(?) 이해했다.
[아…… 만약 전 병력이 갔는데, 전멸하면 타격이 크니까, 저런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너무 서글픈 선택 아니냐?] [아니, 그래도 해보기도 전에 패배한다는 생각은 좀 아니지 않아요?] [지니, 얼마 전에 중국에 선전포고했을 때, 걸크러쉬였는데, 실망감이 크네요…….] [어쩌면 지니의 선택이 맞는 걸지도 모릅니다. 2,000명의 병력을 잔존시켜, 후일을 도모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죠.]그러한 댓글들을 보며 김대국 PD는 힘없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멍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았다.
그는 예전에 세계적인 공식 홈페이지에 자신만만하게 ‘기다려라, 세계. 우리 대한민국이 간다’라는 댓글을 남겼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지금 한마음 한뜻이겠지만, 김대국 PD는 더했다.
그러던 때.
모니터에서 지니의 당당함 어린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뭐야?”
어떻게 패배할 것을 알면서 저렇게 당당하게 웃을 수 있는 걸까.
김대국 PD가 중얼거렸다.
“국장님.”
“응?”
“2018년 때 월드컵 보셨습니까?”
그 질문에 국장은 흥분 어린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
그때의 월드컵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대한민국은 2연속 패배하였으며 세 번째 상대로 16강전을 두고 피파 랭킹 1위라는 독일과 맞붙었었다.
그때의 국민 반응은 어떠했던가?
‘4:0으로 안 지면 다행이지.’
‘오늘 월드컵 볼 거야?’
‘그걸 왜 봐, 어차피 질 건데!’
‘나 토토 걸었음.’
‘어디? 우리나라?’
‘당연히 독일이지!!!’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무승부라도 나길 바랐다.
하지만 그때의 결과는 어떠했던가? 비록 16강 진출에 실패했다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피파 랭킹 1위의 독일을 2:0으로 꺾어냈다.
“자네도 그때 그 월드컵 봤나?”
“예, 그때 제가 어리긴 했지만…….”
김대국 PD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때 아버지의 말씀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그때 환호하며 말씀하셨죠.”
국장이 관심을 가지고 그를 보았다.
“우리나라는 항상 기적을 만들어내던 나라다.”
그에 국장의 가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모니터를 보았다.
김대국 PD도 모니터를 바라보며 마지막 아버지 말을 읊조렸다.
“그러니 끝날 때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아라.”
* * *
남궁호와 그가 이끄는 3천 명의 병력이 출정을 시작했다. 그와 함께 중국 해설자들이 해설을 시작했다.
[남궁호가 드디어 ‘전사들의 비밀’ 창고가 있는 곳을 향해 진격을 시작합니다.] [남궁호는 중국의 거대 길드 중 하나인 만리장성 길드를 이끄는 인물입니다. 또한, 그는 레벨 504의 검사 유저로서 개인으로써도 중국 내에서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는 랭커이죠.] [지금 보시면 흑사자와 백사자가 약 1천 명씩의 병력을 지휘하며 행군합니다. 또한, 만리장성 길드가 보유하고 있는 진시황 전사들의 숫자는 총 200명. 그들 하나하나가 레벨 450을 웃돈다고 합니다.] [휘하로 부리고 있는 병력에서 높은 레벨의 자들이 자그마치 450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남궁호가 보유한 진시황의 일곱 기사는 에픽 등급이라고 하는데요, 잠재력이 약 100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성장할 수 있기에 각기 레벨이 480~490을 웃돌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처음 그들의 레벨은 에픽 등급에 맞게 420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그마치 남궁호는 그들의 레벨을 60~70 상승시킨 겁니다.] [와, 믿기지 않는 전력입니다. 감탄 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아무리 잠재력이 높은 수준이라고 한들, 저 정도까지 병력을 육성시킬 수 있는 인물은 남궁호가 유일할 겁니다.] [하지만 아스간 대륙 유저들도 만만치는 않을 겁니다. 주요인물은 얼마 전 모습을 드러낸 정체 모를 꼬마 소년과 마족입니다. 그 둘이 한국 측의 핵심전력이라 판단됩니다.] [하지만 그들도 흑사자와 백사자에겐 무용지물 아닐까요?]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흑사자와 백사자는 형제로서 함께 있으면 서로의 모든 능력치 7%의 버프를 받습니다. 자그마치 레벨이 530까지 상승하게 되는 셈입니다.] [그때의 소년과 마족은 강했지만 겨우 500을 웃돌 수준으로 보였지요.]그렇게 해설진들이 빠르게 말을 이어나갈 때, 한 해설진이 말했다.
[어? 지금 막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아스간 대륙에서 약 1,100명의 병력만을 대동한 채 전사들의 비밀창고로 향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는 건 아스간 대륙은 이미 이번 전투를 포기했다는 게 기정사실 같군요.]그리고 진격하는 남궁호에게도 그 이야기가 들려왔다.
[JTV 방송국: 남궁호 님, 지금 한국 측이 1,100명의 병력으로 진격 중이라고 합니다. 지니가 대부분의 병력을 빼고 오고 있다고 하는군요.]그 말을 들은 남궁호.
“크흐흐흐흐흐!”
그는 입이 찢어져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지니의 그 당당함은 어딜 간 건가?
다 쳐들어와 보라며 욕을 했던 모습은?
지금은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지 않은가?
‘가소로운 여인이다.’
그 당당함은 어디 가고 꽁무니만 빠지게 도망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남궁호의 앞으로 그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약 200명 정도의 병력과 함께였다.
[아, 말씀드리는 그 순간 아스간 대륙 지휘관인 지니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200명의 병력을 대동한 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도대체 그녀는 무슨 생각인 겁니까!] [한데, 얼마 전 적룡단을 사냥하면서 활약을 펼쳤던 정체 모를 꼬마 소년과 마족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일시적 NPC였을지도 모릅니다.]일시적 NPC란, 간단히 말하면 유저와 NPC의 퀘스트를 진행하고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일시적 NPC들은 그 도움을 주고 용무가 없으면 그들과 함께할 이유가 없다.
가신과는 다른 개념.
사실상 중국 측은 계속 그렇게 추측해왔다.
저런 강력한 NPC들이 사실상 유저의 휘하에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으니까.
“지니 양, 어찌하여 고작 200의 병력으로 제 앞에 오셨습니까. 지휘관을 잃은 병력은 바람 앞의 등불이 된다는 사실 모르십니까?”
아테네는 ‘통역 시스템’이 좋았기에 둘이 의사소통을 하는 데 문제가 전혀 없었다.
또한, 남궁호는 자신만만했다.
만약 저기에 있는 병력이 최정예라고 할지라도 고작 200명에 불과했다.
반면, 자신은 지금 3천 명의 인원을 뒤로하고 있었다.
아마도 900명의 이들은 무언가 전략 전술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발버둥일 것이다.
그때, 검은 복면을 쓰고 양 허리춤에 이도류를 두른 흑사자가 양 팔짱을 끼고 웃었다.
“크흐흐흐, 남궁호. 보이는가?”
흑사자는 길드 마스터인 남궁호에게 존대를 하지 않았다.
남궁호가 컨트롤하기에는 흑사자와 백사자는 너무도 자유분방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저 노인 꼴이 말일세. 마치 인원수를 맞추려고 데려온 노병 같군.”
그 말에 남궁호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딱 그런 모습이었다. 아마도 저 노인은 에픽 등급 정도 되지 않을까?
그러니, 노인이어도 전장에 참여시켰겠지.
그런데…….
“헤어 스타일이 독특한 노인이군…….”
남궁호는 웃음을 흘렸다. 검은색의 기다란 머리카락을 질근 묶은 노인! 그를 보며 남궁호는 짙은 웃음을 머금었다.
바로 그때.
지니가 한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한 손은 쫙 펼쳐져 있었다.
그녀가 들어 올린 손을 주먹을 쥐는 순간.
타타타타타타타탓!
갑작스러운 일이 발발했다. 지니가 이야기를 시도하기 위해 왔다고 생각했건만, 고작 200의 병력으로 갑자기 그녀가 진격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뭐, 뭣이!”
이런 등신 같은 X을 보았나?
승산이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시선을 끌고 주변에 병력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모두 경계를 늦추지 마라.”
시선 유도일지도 모른다.
그에 흑사자와 백사자가 앞으로 나섰다.
“기선제압은 우리가 하도록 하지.”
“일단은 저 계집부터.”
흑사자와 백사자가 자신만만하게 몰려오는 적들의 바로 앞에 섰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자세를 잡았다.
흑사자, 백사자는 격투가였으며 연격기와 빠른 단일 공격과 발차기가 주특기였다.
그들의 주먹과 발차기는 어지간한 하이 클래스로 전직한 랭커들도 버티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리고 이에 따라 해설이 시작되었다.
[아아아아, 바로 지금 200명의 병력이 카이온 대륙 유저들을 향해 돌진합니다!!!] [도대체가 무슨 생각인지 이해할 수가 없는 전략입니다!] [승산이 있다고 보는 걸까요?]그리고 이어서 곧바로 200의 병력과 3천의 병력이 충돌했다.
정확히는 카이온 대륙 쪽의 앞쪽에 위치해 있던 병력이었다.
[예상외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집니다!] [백사자와 흑사자가 앞으로 나서며 적장의 지휘관인 지니와 다른 병력을 막아냅니다.] [이제 곧 그들의 장기인 천의 주먹과 천의 발차기라는 광역 스킬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백사자는 주먹이 장기, 흑사자는 발차기가 장기였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발현하는 광역 스킬은 반경 20m 내를 초토화시킨다.
아마 200명의 병력이 범위 안에 들어오면 스킬을 전개, 모두를 한 번에 잡아낼지도 모른다.
그때, 검은 머리카락을 질끈 묶은 노인이 백사자에게 달려들었다.
[아아아아, 노병이 하필이면 상대를 잘못 잡았습니다. 백사자에게 덤벼들다니요.] [세 번의 합도 겨루지 못하고 죽을 것으로 추정됩…….]그렇게 해설자들이 말을 잇다가.
갑자기 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보게 되었다.
노인이 창을 힘껏 찌르고 들어갔다. 당연히 백사자는 가뿐히 막아내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푹!
백사자의 목이 꿰뚫렸다.
그리고 단 2초 만에 재로 변화하며 사라졌다.
이것이 바로 말로만 듣던 한 방 컷!
[쿵!!!]해설자들에게서 이해할 수 없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바로 한 해설자가 깜짝 놀라 의자를 박차며 일어서는 소리였다.
[……!] [……!] [……!] [……!]그리고 방송 시청 댓글, 해설자들을 정적이 휘어 감았다.
바로 그때.
[저, 저기 한 여인이 서 있습니다!!!]중국 측의 드론 카메라 수십여 대가 작은 언덕 위에 서 있는 한 여인을 비추기 시작했다.
하얀색 사제복을 입고 있는 여인, 그녀가 200명의 병력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그녀는 가히 천상에서 내려왔다고 해도 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테네, 그리고 실제로 현실의 여인들을 포함해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여인이며 아테네 신이 세상에 보낸 대행자.
해설자가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 서서서서서, 성녀 로이나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성녀 로이나가 아스간 대륙의 병력이 되어 있는 겁니까……?]중국, 아니, 더 나아가 대한민국과 중국의 대륙전쟁을 지켜보고 있는 세계가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