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58
밥만 먹고 레벨업 359화
미식가들은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피자를 맛보고는 감탄사와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알카이를 보며 믿기지 않았다.
‘저 알카이가…… 뜨거운 눈물을 흘려……?’
‘그는 우리 중 가장 깐깐한 미식가이다. 그러한 그가 어찌…….’
관중석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봐, 봤어? 얼굴은 웃고 있는데, 눈에선 쉴 새 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어!”
“기쁨의 눈물?”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 분명해!”
관중석의 이들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저 피자의 맛은 어떠하길래 그러는가?
그리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듯 서둘러 다른 미식가들이 피자에 입을 가져갔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
바삭한 식감이 났다. 그리고 씹어내자 쫄깃쫄깃한 식감이 다가온다.
‘허어, 어찌?’
처음의 식감은 바삭하며 쫄깃한 식감이 다가온다는 건 쉽지 않다. 심지어 따뜻한 도우는 바삭하면서도 촉촉했다.
놀라운 도우였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토핑들은 어떠한가, 치즈는 자칫 너무 많이 들어가면 느끼해질지도 모르며 이를 잡아주는 것이 피자의 토마토소스이다.
새콤달콤한 토마토소스는 느끼한 치즈의 맛을 잡아준다.
적당히 느끼하지 않게 올라간 치즈, 그리고 적절히 맛을 내는 토마토소스.
그리고 그 위에 함께 뿌려져 있는 토핑들.
민혁과 루카로가 구워내는 피자들은 판마다 종류가 달랐다.
불고기 피자, 하와이안 피자, 치즈 피자, 페페로니 피자 등등이었다.
이러한 피자들이 수십 판이 모여 미식 드래곤 한 존재만을 위한 ‘한판’이 탄생하게 될 것이었다.
“아아아…… 어, 어찌 피자 한 조각에서 이런 조화로움이 이루어지는가?”
“마, 맛있군, 정말 맛있어! 최고야!”
허겁지겁
관중석이 또 한 번 술렁이기 시작했다. 미식가들은 고귀한 자들이었다.
체통을 잃지 않았고 ‘미식가’라는 이름으로 어딘가의 나라, 제국을 대표하는 자들이었다.
그러한 자들이 지금 체통도 지키지 못하고 손으로 피자를 들어 올려 즐기고 있었다.
벌컥벌컥-
시원한 얼음이 담긴 콜라도 함께 즐겨주니, 그들은 더 이상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더, 더 먹고 싶다…….”
“하, 한 조각만 더 먹으면 소원이 없겠군.”
미식가들이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저 피자 한 조각을, 한 번만 더 먹어보면 소원이 없겠다.
한데, 그러한 자들보다 더한 자들이 있었으니.
“우, 우리도 먹고 싶다…….”
“맛있겠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흐어어어억!”
관중석에 앉은 무수히도 많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틈에서 묵묵히 루카로와 민혁은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미식 드래곤은 안톤에게서 완전히 몸을 돌려 그 둘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안톤.
그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고, 고작 빵 따위가……!’
피자와 푸아그라는 근본부터가 다른 음식이라고 안톤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푸아그라는 서민들이 한 번을 접하기도 힘든 요리였다.
반대로 피자는 어디서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하찮은 음식 따위가 푸아그라보다 낫다?
안톤은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경이었다.
하나, 그는 알지 못하는 게 있었다. 사람들은 ‘먹고 싶다’라는 욕구를 가질 때 자신들이 먹어 봤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배고픈 자들이 자신들이 먹어보지도 못했던 ‘푸아그라’, ‘캐비어’와 같은 고급스러운 요리를 떠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안톤. 그는 여전히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수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 그.
그가 명령했다.
“대회가 끝나고 루카로와 저 청년이 나가는 즉시, 곧바로 죽여라.”
“예? 하, 하지만…….”
“죽여라. 두 번 말하지 않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서!”
이제는 손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목숨까지 거두려고 하는 안톤은 추악함의 표본이었다.
* * *
민혁과 루카로의 요리는 계속되었다.
미식 드래곤. 그리고 미식가와 무수히도 많은 요리사, 거기에 관중들까지 그 두 사람의 요리를 바라봤다.
시끄러운 소음이 곳곳에서 들리지만 지금 두 사람에게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은 서로만이 보였다.
즐거움의 미소가 만연한 채 반죽을 하고 토핑을 뿌리며 피자를 굽는다.
민혁은 완전한 즐거움의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었다.
요리를 하는 즐거움!
한때는 그에게 먹기만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하지만 ‘식신’으로 전직한 이후로 그에게 요리하는 즐거움 또한 찾아왔다.
그리고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려준 루카로와 함께 요리하는 것.
이는 더없는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벌써 두 사람은 다섯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피자를 구워내고 있었다.
하나, 두 사람은 지칠 줄 몰랐다.
그에 따라 민혁에게 반가운 알림이 들려온다.
[스킬 의지가 발동됩니다.] [손재주에 관련한 모든 것들이 24% 일시적 상승합니다.]패시브 스킬 의지.
의지는 민혁이 아테네 게임 초창기에 얻은 스킬이었다.
무언가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 열정 등에 의해 발동된다.
발동되는 순간 몸의 피로가 한층 사라지며 머리가 맑아진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손재주 스텟이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24%의 손재주가 상승함에 따라 민혁의 손은 더욱더 현란해졌다.
또한, 이번 미식 드래곤의 만찬에서 중요한 부분은 요리의 맛 부분 또한 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버프’ 능력과 ‘등급’이기도 하였다.
미식 드래곤의 만찬은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대회이기도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두 사람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어느덧 6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여전히 반죽과 토핑, 피자 굽기를 끝내지 아니했다.
그리고 마침내 1시간이 더 지났을 때였다.
두 사람이 마지막 피자를 구워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제일 큰 피자의 직경은 37.4m였다.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민혁과 루카로가 만들어낸 피자는 약 9m에 이르는 직경을 가지고 있었다.
9m라면 성인 남성 5~6명이 일자로 누워 있을 때의 길이로 어마어마한 길이였다.
심지어 민혁이 마지막 피자를 구워내고 끝부분에 놓는 순간이었다.
화르르르르르르륵-
피자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전설의 태양의 밀이 마지막 힘을 발현하는 것이었다.
뜨거운 화마가 하늘 높이 피어오르다가 이내, 눈꽃처럼 불길들이 사뿐히 내려앉기 시작했다.
“아, 아름다워…….”
“아아아아아아!”
“세상에, 내가 살면서 이런 광경을 보게 될 줄이야!!!”
관중석의 감탄 어린 목소리.
미식가들의 침을 삼키는 소리.
대회에 참가했던 요리사들조차도 넋을 놓는 소리까지.
그리고 민혁에게 알림으로 어떠한 등급의 요리가 나타났고, 버프를 담고 있는지가 나타났다.
루카로도 들은 듯싶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둘은 그저 마주 보며 웃기만 하였다. 그리고 미식 드래곤.
그가 완성된 기다란 피자를 향해 커다란 한 걸음을 떼었다.
쿠우우우웅-
민혁과 루카로는 그치지 않고 서둘러 움직였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커다란 철제 컵에다가 콜라 2L짜리를 쉴 새 없이 부어댔다.
심지어 사다리까지 타고 올라가 붓고 있으니 얼마나 커다란 컵인지 상상이 가는가?
약 300L 정도 넣은 후에, 민혁은 프라이팬을 꺼내 들어 그 안으로 아이스 마법을 펼쳤다.
시원하게 얼음이 낀 콜라!
이제 미식 드래곤이 먹을 일만이 남았다.
미식 드래곤은 루카로와 민혁을 번갈아 보았다.
‘그대들의 용기와 긍지는 잘 보았다.’
이 안의 그 어떠한 요리사들보다도 더욱더 긍지 높은 자들이었다.
순수하였다. 오로지 남이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기 위해, 그리고 최고의 요리사가 되기 위해 달린 자들이었다.
이곳에서 우승하여 권력과 금은보화를 거머쥐려고 했던 자들과 근본부터가 달랐다.
그리고 천천히, 미식 드래곤이 가장 앞쪽의 피자를 입으로 물어서 집어넣었다.
눈을 감고 음미하던 미식 드래곤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관중석과 요리사들, 미식가들이 숨을 죽이고 이를 지켜본다.
그리고 미식 드래곤은 또 한 번 피자를 한 입 먹었다.
아니, 한입 먹었다는 표현은 부족했다.
우물우물우물-
콰자악-
우물우물우물-
콰자악-
쉴 새 없었다. 마치 오랜 시간을 굶었던 한 마리의 개처럼 그는 체통 또한 지키지 못하고 먹어치우고 있었다.
콰자악
쉴 새 없이 입으로 피자를 밀어 넣고.
우물우물우물-
황홀한 미소로 그 피자를 입에서 씹어낸다.
‘씹어서 목으로 넘기기가 아까울 정도다…….’
그러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가는 커다란 철제 컵에 담겨 있는 시원한 콜라에 고개를 파묻고 벌컥벌컥 들이킨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시원한 콜라가, 다소 느끼할 수 있는 피자의 맛을 잡아준다.
그리고 입을 닦아내지도 아니하고 그는 다시 피자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피자를 먹어내었을 때.
“끄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꺄아아아악!”
“무, 무슨 트림이……!”
“응? 근데 트림에서 맛있는 냄새 나는 거 같은데……?”
말 그대로 용트림!
미식 드래곤이 콜라의 탄산을 견뎌내지 못하고 트림을 하였는데, 그 방향의 관중석의 이들이 옷깃과 머리카락이 크게 흩날릴 정도였다.
“후우우우우.”
이내, 작은 한숨을 쉰 미식 드래곤의 입가에 미소가 맴돌았다.
배고픔에 허덕이던 사람이 허겁지겁 맛있는 음식을 다 먹어치우고 만족감에 편안함에 빠진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
“고맙다. 루카로, 정체 모를 자여. 아니, 식신이여.”
“……!”
“……!”
“……!”
“……!”
그리고 미식 드래곤의 그 말이 가지는 파장은 엄청나게 커다랬다.
“시, 식신이라고?”
“시, 식신!!!?”
“저, 저 사내가 식신이라고!?”
미식 드래곤은 민혁이 ‘전설의 태양의 밀’을 가져왔을 때부터 알고 있었던 일이다.
전대 식신은 말했다.
어쩌면, 알베로 영지가 완전한 나락에 빠졌을 때, 자신의 후손이 구해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미식 드래곤은 그것이 루카로일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루카로가 이 영지를 구한 사실도 맞다.
그리고 현재의 식신이 구한 것도 맞다.
두 명의 식신이 미식 드래곤을 만족시켰다.
전대 식신은 만약 이 영지를 구할 수 없게 된다면 탐욕으로 물든 이 영지가 사라지는 것이 나을 거라 말하였다.
그는 때론 냉정한 자였으니까. 하지만 이제 미식 드래곤은 그의 부탁을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 알베로 영지는 새로운 식신의 이름을 가지게 될 자. ‘루카로’가 이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온다.
[미식 드래곤을 만족시켰습니다.] [경험치 300,000,000을 획득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미식 드래곤이 당신에게 특별한 선물을 부여합니다.] [미식 드래곤의 특별한 비늘을 획득합니다.] [모든 속성 저항력이 40% 증가합니다.] [미식 드래곤의 만찬에서 우승하였습니다.] [5대 전설의 재료 상자를 획득합니다.]민혁은 자그마치 3억의 경험치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인정할 수 없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는 안톤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남아 있던 몇 조각의 피자에 민혁은 어떠한 물 한 방울을 똑 뿌리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고작 피자 따위가 푸아그라라는 진미보다 낫다는 게 가능하긴 한 것인가!!?”
“영주 안톤이여, 지금 나의 선택에 반기를 드는가?”
미식 드래곤의 몸에서 살기가 피어올랐다. 그는 드래곤. 또한, 그 어떠한 드래곤보다 위대하고 강력하다 알려진 존재.
그러한 미식 드래곤의 말에 안톤은 위화감을 느꼈다.
자칫 저 거대한 입에 집어 삼켜질지도 모르는 노릇.
“하지만 이는 말도 안 됩니다. 혹시 미식 드래곤께선 전대 식신의 사주를 받은 것 아닙니까?”
그 말에 미식 드래곤의 미간이 좁혀졌다. 흉흉한 기세가 더욱더 강력하게 피어오른다.
어찌 보면 그것이 맞는 사실이다.
자신은 전대 식신의 사주를 받았다.
한데, 지금의 상황과 달랐다.
탐욕에 물든 알베로 영지를 파멸로 이끌라 부탁받았으니.
“그러니 이 대회는……!”
“그럼 드셔보시든가요.”
그때, 민혁이 말했다. 그에 안톤의 눈이 매서워지며 민혁을 바라봤다.
거지 같은 차림새의 누추한 청년!
그에 안톤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내가 먹고 맛있다 한들, 부정하면 그뿐이다.’
숨기면 되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은 미식 드래곤 하에 짜여진 각본이라고 모든 영지민들에게 낱낱이 고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안톤이 그 피자를 한 입 가져갔다.
입에 넣는 순간, 바삭한 도우와 치즈, 갖은 토핑이 한데 어우러졌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그 순간 변할 수밖에 없었다.
‘얼굴을 찌푸리고 입 밖으로 뱉어내야 한다!’
그래야 이것이 사기극이라고 알릴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입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허겁지겁 입안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그리고 끝끝내.
“크흐흐흐흐흑!”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피자에서 느껴지는 것은, 자신이 닿을 수 없는 ‘신’의 경지였다.
거짓으로 ‘식신’이 된 황혼의 요리사인 안톤이 범접할 수 없는 맛이었다.
죽었다 깨어나도 자신은 만들어낼 수 없는 천상의 맛!
한데, 거기서 그치지 아니했다.
안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내, 내가 사람을 시켜 루카로의 손을 망가뜨렸지!!”
“……!?”
“……!?”
“……!?”
그 발언에 관중석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어째서 이러한 말을 내뱉는가?
그는 서둘러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막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바람잡이들을 이용해, 전대 식신에 대한 악소문을 퍼뜨렸다. 돈으로 요리사들을 매수하였고, 본래 황혼의 요리사인 내가 진짜 ‘식신’인 것처럼 행세하였다. 히, 히이이이이익!”
안톤의 얼굴이 사색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루카로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민혁을 돌아봤다.
민혁의 손에 들린 아주 작은 유리병.
그것은 민혁이 전설의 태양의 밀을 수확하고 얻어낸 ‘진실의 물방울’이었다.
그리고 이때를 놓치지 않고 민혁이 다가가 말했다.
“이거 영주가 아니라, X 쓰레기 새끼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