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62
밥만 먹고 레벨업 363화
엘레의 보좌관 루스.
그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자리매김했다. 수백여 개의 검날에 고슴도치가 되어버린 흑룡단들.
사실 루스는 보좌관으로서, 그리고 어렸던 엘레를 오랜 시간 동안 지켜왔던 사람으로서 엘레의 행보를 막았었다.
‘가선 안 됩니다. 폐하!’
하지만 엘레는 강경했다.
‘막지 마라, 루스. 나는 가야만 한다.’
바로 몇 시간 전의 일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루스는 엘레의 생각이 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그녀의 행보를 생각해보면 그녀는 영리한 여인이었다.
‘질 싸움을 하시지 않는 분……!’
이를 통해서 엘레는 적들을 일망타진하지만, 거기에 더해져 국민들의 환심까지 얻어낼 수 있지 아니한가?
“폐하!!”
루스가 혹여 그녀가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달려갔다.
그런데, 그때. 엘레가 말했다.
“카스 경.”
“예, 폐하.”
“내가 시간을 벌 테니, 국민들을 피신시키고 기사들과 마법사들을 물리게.”
“……!”
“폐, 폐하……!?”
루스와 카스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루스의 경우는 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적들 중 세 명이 전투불능 상태에 빠진 듯 보였다.
몸 곳곳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온 몸이 꿰뚫려 목만 비틀면 이 싸움은 끝나리라.
또한, 엘레는 영리한 싸움을 펼치는 이이기도 하였지만 적과 바로 맞딱드리면 피하지 않는다.
그녀는 검의 대제 엘레이며 이필립스 제국 최고의 황제였으니까.
그런 그녀가 말한다.
도망치라고.
그리고 엘레가 루스와 카스를 돌아봤다.
“이건 명령이다.”
카스가 왼쪽 가슴 위로 주먹 쥔 손을 올렸다.
“명을 받듭니다.”
그리고 루스와 엘레의 눈이 마주쳤다.
“루스 보좌관.”
“예…… 폐, 폐하!”
“혹시 모르니 나 대신 민혁이에게 심해의 소고기를 전해주겠나?”
“……!”
루스는 그 말에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는 황명이었다.
떨리는 입술을 간신히 추스르며 고개를 숙인다.
“며, 명을 받들겠나이다…….”
그리고 카스가 재빠르게 마법사들과 기사들을 물리기 시작했으며 적들의 뒤에 몰려있던 국민들을 빼냈다.
그리고 엘레가 차가운 표정으로 흑룡단을 보았다.
그녀가 쏘아 보냈던 멸살검의 그립 없는 검날들이 허공에 흩어져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다추안. 그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저 남자.’
흑룡단의 이 중 한 명.
유일하게 그만이 어떠한 움직임도 취하지 않았다.
바로 아녹스라는 자였다.
바로 그때였다.
푸쉬이이이이익-
푸시이이이이이익-
흑룡단 세 사람이 일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녹아내렸던 세 사람의 흑룡단이 다시 액체로 솟아올라 젤리처럼 꿈틀거리며 형체를 갖췄다.
“휴우,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이야…….”
“우리의 예상 외군.”
“반사에 실패했을 땐, 깜짝 놀랐어.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극의의 반사인데.”
쉬챠지가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
엘레는 이해할 수 없었다. 멸살검에 대한 그 어떠한 타격 데미지조차 입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육체는 녹아내리고 다시 형성되었다.
‘부활 능력?’
엘레의 미간이 좁혀졌다.
아니, 부활 능력과는 달라 보였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육체에 그 어떠한 데미지도 받지 않고, 그것도 세 사람이 함께 부활한다는 능력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뭐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특히나, 검은 복면을 쓰고 있는 사내인 아녹스.
그가 요주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의 능력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흑룡단 이들이 멀쩡할 수 있는 이유가 분명 아녹스 때문일 거라는 거였다.
터벅터벅-
그리고 이제까지 이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던 다추안이 걸음을 옮겼다.
“싸움을 오래 끌진 않겠네, 엘레. 자네가 이곳까지 찾아온 긍지를 나는 인정하겠어.”
다추안.
극의의 정점에 오른 인물이었으며 쉬챠지를 비롯해 그들이 극의에 오르게 도와준 인물이었다.
과거의 인물이었으나 그는 그들 덕분에 다시 깨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상당한 힘을 잃은 상황이다. 하지만 엘레가 알고 있는 또 다른 ‘극의(極意)’의 위치를 알아내고 그를 배운다면 그 잃었던 힘을 충당할 수 있으리라.
엘레는 긴장했다. 다추안이 힘을 잃은 것 같아 보였으나 그는 과거의 전설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다추안은 모든 암살자들의 전설과 같은 인물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추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촤악-
다추안이 몸을 날린 순간, 마치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풍덩 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엘레의 바로 옆쪽에서 나타났다.
촤아아아아앙-
그의 날 선 단도를 막아낸 순간, 이번엔 그가 오른쪽에서 나타나 공격을 감행했다.
촤아아아아아앙-
‘다추안은 모든 자연과 자신을 바꿔치기할 수 있고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고 하지.’
엘레는 그의 과거의 전설에 대해 떠올렸다.
파앗-
그리고 그의 단도를 막아내자 또다시 이번엔 그가 움직였다. 엘레는 뒤쪽에서 살랑거리며 떨어지던 낙엽을 기억해냈다.
다추안이 순식간에 낙엽과 자신의 위치를 바꿔내고 위에서 아래로 급소를 찌르고 들어온다.
“스텝.”
빠르게 거리를 벌려 벗어나는 그 순간이었다.
촤아아아아앗-
아카스가 움직였다. 아카스가 그녀의 목덜미를 붙잡고는 단단한 풀 플레이트 아머에 주먹을 한 번 가격한다.
콰아아아앙-
그녀가 뒤로 물러나는 순간, 다추안이 이번엔 땅의 흙과 위치를 바꿔 솟아나며 그녀의 목을 향해 단도를 찔러낸다.
심지어 강력한 스킬의 힘을 담아, 공격해 추가 공격력 800%의 힘을 가진다.
덥썩-
하지만 물러나는 와중에도 엘레는 다추안의 손목을 잡아챘다.
“……!”
다추안은 놀랐다.
‘이 시대의 진정한 천재인가.’
극의를 깨우친 자들을 상대로도 반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아카스가 두 번째의 공격에 성공한다.
콰아아아앙-
안면을 맞은 엘레가 뒤로 밀려난다.
데미지는 더욱더 커졌다.
드디어 아카스의 ‘연격의 극의’가 실현되는 셈이다.
[연격의 극의] [두번째 공격에 성공함에 따라 700%의 데미지를 입힙니다.]“쿨럭!”
엘레의 고개가 돌아갔다. 날아가는 와중에도 부드럽게 착지하며 피어나는 검을 사용.
채채채채채채채채채채채챙-
수백여개의 검의 꽃이 피어난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리고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쉬챠지와 아녹스, 다추안을 멈추게 만든다.
“크흐으으음!”
엘레를 쫓던 다추안의 몸 곳곳이 찢겨나가 있었다.
‘대단한 자다…….’
그는 그녀에 대한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나, 이미 아카스는 네 번째 공격을 성공.
[연격의 극의] [네 번째 공격에 성공함에 따라 1,000%의 데미지를 입힙니다.]“커허어어억!”
강력한 데미지에 의해 엘레의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카스가 그녀를 하늘 위로 쳐올렸다.
콰아아아아앙-
“쿨러억!”
그녀의 입에서 붉은 피가 토해진다. 정신이 아득해져, 눈앞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뒤따라온 아카스.
그가 양손을 깍지끼고 마지막 일격을 먹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엘레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그 안에 파묻혔다.
족히 80㎝는 박힌 듯싶었다. 그녀의 몸이 꿈틀거릴 뿐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엘레, 극의가 있는 위치를 말하라. 그렇다면 살 수 있다.”
그녀의 긍지를 인정한 다추안. 그가 마지막 자비를 베풀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으로 엘레의 손이 천천히 들렸다.
다추안과 쉬챠지, 아카스, 아녹스가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녀의 가운뎃손가락이 벌벌 떨리며 치켜들어 졌다.
“지랄하네.”
“……!”
“……!”
“……!”
“……!”
그리고 그 말을 듣는 BJ루오를 비롯해 시청자들. 그들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미친, 저 상황에서도…….] [와, 오늘부터 엘레 팬…… 진짜 개 멋있다…….] [적보다 강하지 않아도 승리하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거 아닌가요?] [근데 엘레 팬 되어봤자, 오늘 뒈질 듯…….]엘리의 높은 긍지. 그리고 자존심!
만약 엘레와 그들이 1:1로 붙었다면 승산은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힘으로 알아낼 수밖에.”
다추안이 천천히 엘레에게 다가갔다.
바로 그때.
“폐, 폐하!!!”
한 사내가 달려왔다. 그는 늙은 사내였다. 검이라고는 들 힘도 없어 보이는 그가 엘레를 부르짖으며 달려오고 있었다.
바로 루스였다. 누군가 떨어트린 검을 든 그가 양손으로 쥐고 그들에게 휘둘러댔다.
“페하께 손대지 마라!! 폐하게 손대지 마라!!!”
그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루스는 지금 황명을 어겼다.
하지만 죽어도 좋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싸운 순간이니까.
푸식-
쉬챠지가 그런 루스의 옆구리를 칼로 베어냈다. 그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으나 벌떡 일으켜 다시 덤벼든다.
“호호호호호, 이 영감탱이 재밌네?”
쉬챠지가 다시 한번 루스의 어깨를 베어냈다.
“크하아아악!”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루스를 발로 차 냈다.
루스가 엘레에게 기어갔다.
“폐, 폐하……!”
“호호호호호호호!”
그리고 쉬챠지와 흑룡단이 그를 비웃었다.
“그만. 고통 없이 보내줘라. 그의 긍지를 비웃지 말라.”
다추안. 그는 천천히 엘레와 루스에게 고개를 작게 숙여 보였다.
그들의 긍지를 높이 사는 바. 진심으로 감탄하였다.
‘폐, 폐하의 목걸이의 보석을…… 부숴야 한다…….’
그리고 루스는 그녀의 힘이 봉인된 봉인석을 부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만 부순다면, 이 상황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쉬챠지가 천천히 루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황명을…… 어기다니…… 루스…….”
“폐, 폐하…….”
엘레의 목소리에 루스는 온 힘을 다해 기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엘레의 손이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
그 순간, 루스는 경악했다.
‘폐, 폐하께서 알고 계셨단 말인가!?’
그리고 그때.
“엘레를 지켜라!!!”
“갑시다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엘레의 긍지 높은 전투를 보면서 대한민국 유저 중, 상당수가 가슴이 쿵쾅거렸다.
그에 아까와 비교할 수 없는 숫자의 인원이 마을 인근으로 집결.
이천 명이 넘는 유저들이 흑룡단 이들을 향해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콰자악-
“커헉!”
“크하아아악!”
“으, 으아아아악!”
“물러나면 안 됩니다!”
“크하아악.”
유저들은 상당수가 총알받이를 자처하고 있었다.
“아스간 대륙은 훌륭한 곳이군.”
다추안이 그들을 보며 내린 평가였다.
그리고 그에 따라, 다추안. 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의를 갖춰 대하겠소.”
그와 함께, 다추안이 쥔 두 개의 단도가 날카로운 예기를 발현하였다.
그가 가진 ‘극의’가 펼쳐지려는 것이다.
그는 평소에도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암살자. 지금 이 순간, 자연들이 가진 마나가 그의 주변으로 빨려 들어오고 있었다.
과거 다추안은 이 힘을 이용해, 몰려오는 3천의 적군을 한 번에 몰살시킨 적도 있는 어마어마한 전설이었다.
비록 그 힘이 지금은 약해졌다고는 하나, 그 진가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마나들이 주변에 모여서 핏빛의 단검의 모양을 형성시킨다.
그리고 그가 팔을 앞으로 뻗는 순간, 거대한 핏빛의 단검 수만여 개가 한 곳에 모여들며 하나의 거대한 핏빛 단검을 만들어낸다.
그 단검은 마치 제트기같이 커다랗고 강력해 보였다.
뾰족한 그 끝, 날카로운 면을 직격하는 순간 몸이 반쪽이 나리라.
“막아라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하지만 그 힘 앞에서도 대한민국 유저들은 오히려 달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막 가장 선두에 선, 유저를 집어삼키려는 그때.
탓-
다추안의 고개가 홱 하고 돌아갔다.
인기척이 들린 곳은 엘레가 파묻혀 있던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엘레가 없었다.
이윽고.
다추안의 고개가 다시 한번 돌아갔을 때, 엘레가 가장 선두에 선 사내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평소와 다르게 붉은빛이 아닌, 은빛으로 물들어 흩날리고 있었으며 검을 쥔 자세는 한없이 부드럽고 가볍기 그지없다.
그녀가 천천히 검을 쥐고 위에서 아래로 쏘아지는 ‘극의’에 자신의 검을 가볍게 내리쳤다.
그렇다. 그저 세로로 가볍게 내리쳤을 뿐이다.
한데, 그 순간.
콰자아아아아아아악-!
다추안이 쏘아 보낸 극의가 반쪽으로 갈라져 수천의 유저들을 지나쳐 건물들과 충돌한다.
콰아아아아아앙-
뒤쪽에 있던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마.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그 앞으로 머리카락 색이 은빛으로 변한 엘레가 다추안에게 차갑게 뱉어낸다.
“내 국민들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지, X발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