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6
밥만 먹고 레벨업 46화
‘도대체 이게……?’
아무리 고구마 전사를 잡으면 맛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힌트를 얻었다지만 민혁은 이 빛을 보고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몬스터에게서 빛이 난다?’
그 이유를 생각해 봤다.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자신은 얼마 전 식신의 전직 %를 100% 채워냈다.
하지만 그 어떠한 알림도 들리지 않고 있었다는 거다.
“오크들이나, 고블린, 고구마맨을 잡을 땐 이런 빛이 보이지 않았는데……?”
어째서 고구마 전사에게서만 검은빛이 나타나는 걸까.
* * *
박 팀장이 중얼거렸다.
“그야 네임드 몬스터니까.”
이민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민혁 유저의 화면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그는 2차 전직을 위한 100%를 채워냈다.
그전까지는 사실상 레어 몬스터와 같은 네임드 몬스터를 보아도 검은빛이 보이지 않는 게 맞았다.
“1차 때의 식신은 일반적인 먹거리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2차 때의 식신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과연 민혁 유저가 몬스터를 먹으려나.”
“그래도 운이 좋은 편에 속하네요. 만약 민혁 유저가 히든 던전으로 가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몬스터를 먼저 먹어야 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그렇지, 그게 가장 힘든 법이니까.”
아무리 민혁 유저가 먹을 것을 좋아한다고 할지라도 과연 몬스터를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겠는가?
그건 힘들다는 거다.
한데, 민혁 유저는 먹자신의 가호를 받기라도 하는 건지 딱 알맞은 몬스터를 만났다는 거다.
“그래도 몬스터는 몬스터야, 그 누가 거부감 없이 몬스터를 먹을 수 있겠어.”
“그래도 저걸 먹어야 2차 전직 조건을 모두 충족할 텐데. 저거 100% 채운 상태에서 2주 내로 몬스터 안 먹으면 1차 전직 식신에서 멈추는 거죠?”
“그렇지. 시간제한 때문에 민혁 유저는 스텟만 올리고 요리 잘하는 신클래스로만 남겠지.”
하지만 몬스터를 먹는다면?
‘더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되지.’
* * *
민혁은 일단 고구마 전사를 사냥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구마아……!”
고구마 전사가 먼저 선공했다.
[바르디 검술] [6분 동안 5대 스텟이 +12 상승합니다.]그의 몸에 힘이 깃든다.
고구마 전사가 민혁을 향해 창을 찔러온다.
탱!
가뿐히 쳐낸 민혁의 검이 고구마 전사의 몸을 흩고 지나갔다.
그 순간.
화르르르르륵!
살라만더의 더블링 효과로 고구마 전사의 몸에 불이 붙었다.
[살라만더의 불꽃] [지속적인 데미지를 받습니다.]그러던 중.
킁킁킁-
민혁의 코가 움직였다.
이 냄새, 이 향기.
너무나 익숙한 냄새였다.
“이, 이것은……!”
그는 눈을 크게 떴다.
“군고구마!”
“구마아아아!?”
고구마 전사는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민혁은 갑자기 입맛이 돋는걸 느꼈다.
자신의 입술을 혀로 핥았다.
“군고구마…… 맛있어…….”
찐 고구마와는 다른 맛의 묘미다.
길거리에서 파는 군고구마를 먼저 받아 들었을 때엔 겉이 노릇노릇하고 조금 탄 껍질을 볼 수 있다.
그것을 벗겨내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것을 입에 넣었을 때는 먼저 이 소리가 나온다.
“후뚜뚜뚜!”
하지만 입 안의 그 달콤한 고구마의 맛에 뜨거운 그것을 혀로 굴려 목 뒤로 넘기면 최고다.
“구마아아!”
고구마 전사는 불이 붙어 괴로워하는 자신을 보며 침을 꼴딱 삼키는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악마……!’
민혁의 목울대가 꿀떡하고 움직였다.
그리고 입술을 혀로 날름 핥았다.
“너 이제 보니 참 맛있게 생겼구나?”
“……!?”
흠칫!
고구마 전사가 몸에 붙은 불을 끄다가 멈추며 한 걸음 뒷걸음질 쳤다.
“불 끄지마, 그러면 맛 없어져!”
“구, 구마구마…….”
고구마 전사는 민혁에 대한 공포가 엄습 되어왔다.
‘잠깐만……!’
그러다 문득 민혁은 생각했다.
‘검은빛이 나타났다는 건 결정적으로 먹는 ‘재료’라는 걸 뜻하는 건데…….’
그 의미는?
‘먹어도 된다. 오예!’
민혁이 어느덧 고구마 전사의 몸에 붙은 불이 꺼진 걸 볼 수 있었다.
이어서 고구마 전사가 땅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마치 두부에 젓가락이 파고들 듯 부드럽게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꺼낸 것은 고구마였다.
고구마 전사가 그 고구마를 입에 넣고 빠르게 씹어 삼켰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고구마 전사의 HP가 회복됩니다.]먹어서 HP를 회복한다?
신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민혁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빠르게 알아차렸다.
그는 단숨에 고구마 전사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 다음 고구마 전사를 공격했다.
머지 않아 고구마 전사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 쓰러졌다.
그 순간.
고구마 전사에게서 놀라운 것이 드랍되었다.
그건 바로 황금빛을 띠는 황금색 고구마였던 것이다.
[황금 고구마를 획득합니다.]“오오오오오! 황금 고구마 득테에엠!”
민혁은 서둘러서 그것을 집어 들고 확인해 봤다.
(황금 고구마)
재료등급: C
특수능력
•체력+20상승.
설명: 고구마 전사를 사냥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더 맛있는 황금 고구마이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수도 있다.
“우와! 더 맛있는 고구마라니!”
민혁은 쾌재할 수밖에 없었다.
더 맛 좋은 고구마인데, 자그마치 체력을 20 상승시켜준다고 하였다.
거기에 황금 고구마는 민혁의 주먹보다도 더 커다랬다!
그러다가도 민혁은 서둘러 그것을 품속에 집어넣었다.
일단 자신의 앞에 군고구마가 있지 않던가!
그러다 그는 멈칫했다.
“얘, 몬스터인데……?”
몬스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공격했던 고구마 전사!
“응, 맛있으면 영칼로리~”
하지만 민혁은 단순했다.
그가 다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벤토리에서 호일을 왕창 꺼낸 민혁은 고구마 전사의 몸에 겹겹이 감았다.
호일을 몇 개나 써야 될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서둘러 블란의 집을 향해 달려갔다.
“블란 님! 블란 님!”
그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무슨 일인가?”
“장작 있어요?”
“장작?”
“네, 장작 좀 있으면 빌려주세요!”
“뒤쪽으로 가면 있네만?”
수우우우웅!
민혁은 바람처럼 빨랐다.
그는 지금 헤이스트 마법까지 사용한 것이었다.
장작을 품에 한 아름 안아든 민혁은 블란 앞에서 멈춰섰다.
그는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감사의 인사는 전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잘 쓸게요!”
“자네, 기분이 정말 좋아 보이는데?”
“네에! 아주아주 행복해요.”
그러면서도 민혁은 자신의 이 기쁜 마음을 표출하고 싶어서 말했다.
“블란님, 군대에 고구마가 입대하면 뭐 게요?”
“……?”
“군고구마!! 호우!”
그렇게 말하며 폴짝폴짝 뛰어가는 민혁을 보며 블란은 손가락을 머리 옆 통수에 가져가 빙글빙글 돌렸다.
“군고구마에 미친놈이 분명해…….”
하지만 곧이어.
“군대에 간 고구마…… 군고구마? 풉!”
그가 웃어버렸다.
* * *
따닥따닥-
민혁은 장작불에 잘 구워지는 군고구마(?)를 보며 기대감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어서 엘레의 검으로 푹 찔러봤다.
검이 아주 잘 들어갔다.
민혁은 군고구마의 일정 부분을 잘라서 떼냈다.
그다음 호일을 벗겨냈다.
김이 솨아아아- 하고 올라왔다.
[버프 능력과 식신의 진가 중 한 가지를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식신의 진가.”
[메인 재료로 고구마 전사가 선택됩니다.]“후뚜뚜뚜뚜!”
민혁은 손 위의 뜨거운 고구마를 왼손 갔다 오른손 갔다 움직이면서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허어…….”
입안의 뜨거운 고구마에서 수증기가 뿜어진다.
“허업.”
혀를 살살 굴려주며 그 뜨거운 고구마를 천천히 음미해 본다.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마, 맛있어……!”
민혁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일반 고구마보다도 말도 안 될 정도로 훨씬 맛있었다.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의 맛.
그 달콤한 군고구마를 씹다가 목구멍 뒤로 넘겼다.
“와구와구!”
민혁은 군고구마를 빠르게 먹어치웠다.
남아 있는 거대한 군고구마를 몇 등분으로 나눠서 자른 뒤에 다시 호일에 감싸 몇 개를 장작에 넣었다.
확실히 커서 그런지 덜 익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그의 앞에는 살얼음이 낀 동치미까지 있었다.
그는 전에 돼지를 먹기 전 여러 가지 김치를 담궈놨던 것.
거기에 식품 보관 인벤토리에 온도를 설정해 살얼음 끼기 좋게 해놓은 거였다.
“꿀꺽꿀꺽꿀꺽.”
동치미를 들이켜자 앞니가 시려 울 정도였다.
하지만 고구마의 퍽퍽한 맛이 한순간에 내려갔다.
그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동치미의 맛!
그리고 그는 몰랐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의 얼굴에는 숯검댕이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 상태로 군고구마를 먹는 민혁의 모습은 남이 봤다면 ‘풉’하고 웃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군고구마를 모두 먹어치웠을 때였다.
[식신의 진가.] [고구마 전사의 스킬 ‘흡수 전환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획득을 시도 하시겠습니까?]민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스킬을 획득할 수 있다?
“획득한다.”
일단은 해보기로 결정했다.
[획득률 11%…… 22%…… 36%…… 68%…… 88%…… 100%.] [흡수 전환 획득에 성공합니다.] [괴식에 눈 뜹니다.] [괴식의 식신으로 전직합니다.] [괴식의 식신 스킬이 생성됩니다.] [식신의 유물 퀘스트가 생성됩니다.]민혁은 알림을 들으며 생각해 봤다.
정말 먹어서 스킬이 습득되었다는 건가?
굉장히 놀라운 이야기였다.
무언가를 먹어서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민혁은 생각했다.
‘아, 그래서……!’
자신이 일반 스킬북들을 습득할 수 없었던 이유.
그게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자신은 남들과 다르게 스킬을 먹어서 습득할 수 있다.
그러다 민혁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고구마 전사는 특별한 몹이었기 때문에 스킬을 가지고 있던 거였지.’
그리고 이런 특별한 몹들은 보스 몬스터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거나 혹은 네임드 몬스터들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민혁은 먼저 스킬창을 열람해봤다.
(흡수 전환)
엑티브 스킬
레벨: 없음
소요마력: 200
쿨타임: 20분
효과:
•무언가를 먹을 때 30~40%의 HP를 회복할 수 있다.
“……뭔가 되게 대단한 것 같은데?”
먹을 게 아니면 잘 놀라지 않는 민혁조차도 효과 부분에서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얻자마자 바로 30~40%의 HP를 회복할 수 있다?
회복계 능력은 아주아주 고가의 능력으로 치부되는 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민혁은 빠르게 제네럴에게 귓속말 했다.
[민혁: 형형, 바빠요?] [제네럴: ㄴㄴ 길드 회식 중. 왜?] [민혁: 뭐 좀 물어보려고요.] [제네럴: 뭔데?] [민혁: 다름이 아니라, 회복 스킬 하나 얻었는데요.] [제네럴: 오, 회복 스킬? 그거 진짜 좋은 건데? 회복 스킬북 진짜 드랍 안 돼서 일반 스킬북보다 한 열 배는 비싸다. 회복률 몇 프로야? 10%? 아니면 15%?]“…….”
민혁은 잠시 말문을 잃었다.
창욱의 말만 보아도 지금 자신이 얻은 스킬이 얼마나 사기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긴 포션은 엄청 비싸니까…….’
그러면서도 민혁은 귓속말을 했다.
[민혁: 30%~40%요.] [제네럴: ……너 또 나한테 형님 소리 듣고 싶어서 유도하는 거 아니냐?] [민혁: 진짠데, 제가 거짓말하는 거 봤어요?] [제네럴: 헐…… 30~40%? 그거 스킬 등급 뭐야? 그리고 쿨타임은?] [민혁: 등급은 없고 20분이요.]잠시 그에게서 귓속말이 오지 않았다.
뭔가 이미지가 그려졌다.
머엉한 표정을 짓는 제네럴.
이어 귓속말이 왔다.
[제네럴: 대박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