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76
밥만 먹고 레벨업 477화
쿠화아아아아아아아-
악마 키메리에스의 출현. 그의 출현뿐일 텐데, 바다가 거세게 요동친다.
흑인 병사의 모습을 한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주변을 흩는다.
“우웨에에에에에에엑!”
“크허어어억!”
“으어어어어…….”
그와 눈이 마주친 일반 해적들은 그를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아 토악질을 해댄다.
일본 해설자들이 빠르게 중계한다.
[지금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민혁 유저가 악마를 소환했습니다.] [일개 유저가 악마를 소환하다니요. 도대체 어떻게…….]그리고 이에 관련한 진실.
바로 ‘악마 소환의 반지’에 있었다.
(악마 소환의 반지)
등급: 전설
제한: 악마를 봉인한 적이 있는 자.
내구도: 1,000/1,000
방어력: 70
특수능력:
⦁악마 랜덤 소환.
설명:
1. 1~72서열의 악마 중 하나를 랜덤으로 소환할 수 있다.
2. 랜덤으로 첫 번째로 소환된 악마가 고정되어 소환된다.
3. 악마는 총 네 번만 소환할 수 있다.
4. 악마의 소환횟수를 모두 사용할 시 악마 소환의 반지는 소멸하게 된다.
5. 악마의 소환시간은 30분이다.
6. 처음 소환된 악마는 절대적으로 소환자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7. 소환된 악마가 사용자에게 영원한 ‘복종’을 맹세하게 된다면 그를 가신으로 부릴 수 있다.
대악마 베로스가 지니고 다닌 악마 소환의 반지이다. 첫 소환에는 당신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복종하나 다음부턴 당신마저도 죽이고 세상을 절망으로 물들일 수 있으니 소환에 주의하라.
민혁은 룬드누의 생각을 꿰뚫어 보고 이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대악마 베로스를 사냥하고 획득한 보상은 공론화되지 않았다.
민혁이 얻게 된 것들을 알고 있는 자들도 있을 리 만무하다.
룬드누가 보았을 때, 엘피스와 브로드를 제외하고 민혁이 당장 소환할 수 있는 소환수 중 자신의 네임드 NPC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들은 없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
또한, 앞으로의 피해를 더 줄이고 싶고 자신도 가뿐히 짓밟고 싶었던 거겠지.
그리고 뜻밖의 알림.
[악마 키메리에스는 인간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기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물러서지 않는 힘이 적용됩니다.] [스텟 20%가 상승하고 공격력 15%, 공격 적중률 20%가 증가합니다.]악마라고 하여서 모든 인간에게 해롭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악마 키메리에스는 ‘인간에게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특별한 특성을 가진 악마이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룬드누는 말문을 잇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어째서 민혁이 1:1PVP를 제안했는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하나.
‘악마를 소환했는데 놈이 약해지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어떻게 소환한 건지 모르겠지만……!’
악마를 소환하는 데 있어 패널티를 받지 않는 경우는 없는 법.
또한.
‘일개 인간이 악마를 통제할 수 있을 리도 없어!’
그러나 룬드누의 그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악마 소환의 반지에 붙어 있는 특수능력.
첫 번째 소환 시에 악마는 무조건적으로 절대복종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 따위가 나를 불렀는가…….”
그리고 룬드누의 예상처럼 키메리에스는 절대 민혁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닥치고 내 말에 복종해라.”
“감히…….”
키메리에스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진다. 그러나 악마 소환의 반지는 대악마 베로스의 힘이 깃든 물건.
키미리에스는 절대적으로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게 뭔가.”
민혁은 간략하게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빌어먹을……!’
룬드누는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자 탄식했다. 하나, 작은 희망을 걸어본다.
베로드에게 눈짓한다.
바다의 살인마. 베로드는 누더기 같은 검은 망토를 두르고 해골의 모습으로 두 개의 이도류를 들고 있다.
그러한 베로드가 기습적으로 날아오른다.
먼저 검은 말 위에 오른 흑인 병사의 모습을 한 키미리에스의 목을 이도류로 벤다.
차가가가가강-
한데, 놀랍게도 그의 목을 베로드의 이도류가 베어내지 못한다.
그 상태에서 베로드가 회전하며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그의 정수리를 내리친다.
카아아아아앙-
“……!”
해골의 모습의 베로드가 짐짓 당혹했다.
뛰어난 딜량과 스피드, 잔기술에 특화된 베로드의 공격이 전혀 그에게 허용되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
과거 바다를 누비던 대해적 고르피도와 함께 전설의 업적을 일구었다 하나 고작해야 인간의 전설일 뿐이다.
악마 앞에서 인간은 개미에 불과하다.
다시 한번 날아오르는 베로드.
그를 향해 악마 키미리에스가 쥔 거대한 도끼가 휘둘러진다.
콰자아아아악-
한 번의 휘두름이 베로드의 머리에 박혀 두개골을 박살 내고.
콰자자자작!
두 번의 휘두름이 그의 갈비뼈를 아작내며.
콰자자자자자작
마지막 휘두름이 그의 뼈를 우르르 무너뜨려 바닥에 허무하게 나뒹굴게 만들어 버린다.
쿠르르르르르-
“……!”
룬드누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고르피도의 부하들은 룬드누의 자랑거리였다.
물론 소환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는 비장의 카드로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하나, 고르피도의 부하들이라면 식신의 뛰어난 네임드 NPC들과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룬드누.
그의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다.
‘아, 안 돼…….’
하지만 이제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자신은 한참 방송 중인 이때 ‘이방인의 맹세’를 이행하였으니까.
그다음으로 잔혹한 마법사 엘베로가 나선다.
‘너의 단일 공격 폭격이라면…….’
잔혹한 마법사 엘베로는 바다의 힘을 빌려 엄청난 마법 폭격을 입힐 수 있었다.
허름한 로브를 두른 엘베로가 마법을 시전한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바닷물이 그의 주변으로 몰아치며 키미리에스를 향해 시전되려 한다.
하지만 이미 그 전에.
다그닥.
키미리에스가 탄 검은 말이 한 걸음 떼는 순간 이미 엘베로의 앞에 그가 있었다.
“…….”
엘베로의 텅 빈 눈동자가 악마를 바라본다. 땀만 날 수 있다면 식은땀이 폭포수처럼 흘렀으리라.
그리고.
콰자아아아아아악-
도끼 한 번에 두개골이 부서진다.
[잔혹한 마법사 엘베로가 안식을 맞이합니다.] [두 번 다시 잔혹한 마법사 엘베로를 소환할 수 없습니다.]심장이 뜯겨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또한, 지금 이 장면이 온 세계에 방송되고 있다는 점.
식신의 앞에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지 내보이는 꼴이다.
[폭풍의 기사 카르야가 안식을 맞이합니다.] [두 번 다시 폭풍의 기사 카르야를 소환할 수 없습니다.] [해군 학살자 루디나가 안식을 맞이합니다.] [두 번 다시 해군 학살자 루디나를 소환할 수 없습니다.]대해적 고르피도가 부렸던 해적 기사도, 바다의 신궁이라고 불려왔던 루디나도 키미리에스의 도끼 몇 번에 후두둑 쓰러진다.
가슴이 찢기는 기분이었다. 완전히 민혁이 놓은 ‘덫’에 걸려버렸다.
‘욕심만 부리지 않았더라면…….’
더 손쉽게 그들을 잡고 식신을 무릎 꿇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않았더라면.
바로 그때.
민혁이 구원의 손길을 뻗는다.
“또 다른 제안 하나 할까?”
빠드득-
룬드누의 치아가 갈린다. 이번엔 또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민혁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악마는 일반적인 네임드 NPC들이 이기긴 힘들어 보여.”
“그래서?”
“이번엔 네가 PVP 상대를 한 명 지목해라. 더 이상 악마는 출전시키지 않겠다.”
“……!”
룬드누에겐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그리고 그는 은연중에 눈치챘다.
‘악마를 통해 내 해적들을 모조리 깨부순 것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막기 위해서?’
물론 이는 룬드누가 제안을 수락했기에 생긴 일이지만 분명히 민혁은 비난받을 확률이 높다.
그 이유, 민혁은 실제 ‘가신’은 출전시키지 않은 격이 되는 것이니까.
하나.
‘미친놈. 30% 가까이 약해진 놈들로.’
그래, 차라리 이 마지막 동아줄을 잡자.
그는 이미 자신의 입으로 악마를 더 이상 출전시키지 않겠다 하였다.
심지어 룬드누에게 지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룬드누가 그의 가신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약화된 놈들, 그중에서도 가장 약한 놈을 첫 번째로 하고 차례대로 놈의 NPC들을 죽여버릴 것이다.’
그는 커다란 분노에 휩싸였다. 자신이 NPC들을 잃고 느끼는 허망한 감정을 그들에게도 선사하리라!
그들을 둘러보던 중, 룬드누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코니르, 배고프다. 라면 먹고 싶다! 호로롭 짭짭! 호로롭 짭짭! 맛 좋은 라면!”
저 소년.
그러고 보면 영상 속에서 저 소년의 큰 활약을 본 적은 없다.
물론 강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에 비해 방송으로 크게 이슈를 얻은 적은 없었다.
심지어 어디 하나쯤 모자라 보인다.
거기에 더해.
‘저 소년은 어떻게 강한 힘을 거머쥐었는지는 모르겠다만, 분명히 무력적으론 강하다 하나 기술적으로 부족할 것이다.’
검을 휘두르는 데 있어 기본적인 강함도 중요하지만 노련함과 검술 응용능력도 중요한 바.
그는 소년이 컨트롤이 매우 떨어질 거라 확신했다.
“난 저 라면 소년으로 먼저를 지목한다.”
이런 식으로 한 놈씩 각개격파하리라.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민혁.
그의 입꼬리가 보이지 않게 쭈욱 올라간다.
소년 코니르.
검의 천재이자 검성이며, 기사의 탑의 탑장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인물이다.
심지어 대륙 최강의 기사들이 모여있다는 기사의 탑의 기사들이 사용하는 ‘파라밀 검술.’의 시초자가 바로 코니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키미리에스의 용기의 힘 효과를 받아, 30% 손실되었던 힘이 어느 정도 보충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룬드누는 모르지만.
이번에 룬드누가 내세운 인물은 ‘바다의 자객 아드론’이었다.
아드론은 일반적인 해적 선장들도 몇 초 만에 암살하고 돌아오는 뛰어난 인물.
쾌속의 뛰어난 기술과 빠른 발이 소년을 단숨에 쳐 죽일 것이다.
“코니르! 배고프다, 빨리 끝내자!”
아드론이 빛처럼 내달린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진 일.
아드론이 등 뒤에서 뽑아 휘두르는 두 개의 일본도를 가볍게 막아낸다.
아니, 오히려 압박한다.
천재적인 소년 검성 코니르의 검이 맹수처럼 그를 압박한다.
그리고 아드론의 뼈밖에 없는 가슴을 찌르고, 그 검이 꽈드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머리끝까지 올라간다.
쿠드드드드드드득-
[바다의 자객 아드론이 안식을 맞이합니다.] [두 번 다시 바다의 자객 아드론을 소환할 수 없습니다.]“…….”
룬드누는 말문을 잃었다.
그리고 소년 코니르.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듣고 배운다 했던가!
그가 지니가 했던 명언을 되새긴다.
“나는 코니르! 그러니까 X 밥이 왜 깝치는 거냐!”
“…….”
바다의 자객이자 전설 아드론.
그는 코니르에게 X 밥에 불과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