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77
밥만 먹고 레벨업 478화
[바다의 사냥꾼 콜로가 안식을 맞이합니다.] [두 번 다시 바다의 사냥꾼 콜로를 소환할 수 없습니다.] [미치광이 에베토가 안식을 맞이합니다.] [두 번 다시 미치광이 에베토를 소환할 수 없습니다.]코니르에 의해 무너진다.
대해적 고르피도의 수하들이자 룬드누의 자랑거리인 네임드 NPC들이.
민혁은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
또한. 악마를 이용해 룬드누의 모든 네임드 NPC들을 벤다면 일본에서 ‘민혁의 네임드 NPC들은 악마가 없었더라면 룬드누의 부하들에게 모조리 죽었을 것이다’라는 말이 돌았을 확률이 높다.
그러한 말조차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민혁은 또 한 번의 판을 짠 것이다.
그리고 룬드누가 코니르를 지목할 것 또한 어느 정도 짐작하였다.
물론 코니르가 아니라 귀신창 밴, 탈모르 코루, 베스트 셀러 작가 아르벨 등등 누구를 선택했더라도 같은 결과가 이어졌을 것이다.
가장 약한 성기사 코루는 신성력을 높게 보유하고 있기에 추가 데미지 특혜를 받을 수 있으며 귀신창 밴, 베스트 샐러 작가 아르벨은 이제까지 민혁과 숱한 전투를 이겨내 왔다.
‘룬드누가 부리는 고르피도의 부하들에 대해서 내가 몰랐다는 사실은 그가 소환을 자주 하진 않았다는 거겠지.’
소환을 위한 패널티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아무리 잘 갈린 명검이라 해도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된 검들은 무뎌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오랜 시간 동안 적들을 베어내고 수리하며 관리된 검은 더 뛰어나지는 법이다.
민혁의 가신들이 그러했다. 15만 대군을 상대로 패하지 않았으며 블랙 드래곤도 사냥했고, 악마들과 전투 또한 치렀다.
NPC들의 성장도 유저처럼 무한한 것이다.
철컥-
민혁의 대륙을 멸하는 검이 룬드누를 겨눈다.
모든 부하를 잃은 룬드누는 크게 분노하고 있었다.
또한, 지금의 상황에서 룬드누는 실질적인 패배자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룬드누는 믿고 있었다.
‘쉽게 지진 않을 것이다.’
그의 오만한 발언.
‘식신은 바다에서 만나면 루저에 불과하다.’
이는 어차피 못 만날 거 같아 둘러댄 것도 있지만 실제로 그가 가진 생각이기도 하였다.
식신은 룬드누와 다르게 많이 지쳐있다.
혼자서 수십 척의 배를 부쉈고 그에 따라 스킬도 소모되었다.
[고르피도의 권능.] [대해적 고르피도의 힘을 일부 깨우칩니다!] [바다에서만큼은 고르피도의 힘을 일부 계승한 당신은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강자가 될 것입니다.] [모든 스텟 34%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고르피도가 보유했던 스킬들을 일부 사용할 수 있습니다.]룬드누가 쓰고 있던 해골이 그려진 검은 모자를 벗어 던졌다.
그가 손을 들어 올리자 바닷물이 그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여 민혁을 덮쳤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바닷물이 민혁을 덮치자마자 룬드누가 용수철처럼 튀어나갔다.
그의 주변으로 물로 이루어진 수백 개의 병장기가 생겨나 물 안에 갇힌 민혁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물속에서도 높은 스텟량을 이용해, 발을 굳건히 배에 붙인 채 버티고 선 민혁이 자신에게 가장 먼저 쇄도한 검을 쳐냈다.
그 순간.
쿠와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그 뒤쪽에서 뻗어져 오는 수십 개의 물로 이루어진 병장기를 소멸시킨다.
그의 대륙을 멸하는 검에 낙인된 폭(爆)의 힘이었다.
스르르, 폭이 사라지며 이번엔 미치다의 광(狂)이 새겨진다.
그 틈에 룬드누의 검이 민혁의 가슴을 벤다.
한데.
콰자아아악-
“크흡!?”
오히려 자신에게 데미지가 들어왔다.
격렬한 충격에 잠시 휘청인 룬드누가 그의 좌측으로 이동해 검을 휘두른다.
탱, 탱탱탱! 까드드득-
하지만 민혁의 검이 룬드누의 모든 검을 가볍게 막아내고 있다.
‘무슨 이런 무지막지한 스텟이…….’
그뿐만이 아니었다.
민혁은 검과 하나가 된 듯한 간결한 움직임으로 룬두느의 모든 검을 막아내고 있다.
심지어.
쐐에에에에에에엑
콰아아아아아앙-
광(狂)의 효과가 발동되며 룬드누를 뒤로 날려버렸다.
“쿨럭!”
룬드누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다시 한번 룬드누가 민혁에게 달려들어 공격을 가한다.
[아르피 검술 4장.] [약탈의 해적.]순간적으로 민첩을 2배, 검 공격력을 1.3배 상승시켜주는 스킬을 발현하여 민혁을 공격하지만 무용지물이다.
한수 한수를 겨룰 때마다 룬드누는 깨닫는다.
식신은 루저가 아니다.
식신은 자신이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지금, 민혁은 보란 듯이 그를 압도하고 있다.
‘분명히 먼저 선공한 나인데, 어찌…….’
쐐에에에에에엑!
콰아아아아앙-
룬드누가 또 한 번 날아가며 입에서 피를 토해낸다.
“어떻게!!”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아무리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저라지만 자신과의 격차가 너무도 컸다.
민혁의 검에 멸(滅)이라는 낙인이 새로이 새겨진다.
분노한 룬드누가 민혁의 목을 향해 검을 찌를 때, 그의 검이 룬드누를 벤다.
콰콰콰콰콰콰콰쾅!
여덟 번의 핏빛 낙뢰가 내리쳐 룬드누를 강타한다.
“크아아아아아악!”
데미지가 미쳤다.
말도 안 되는 데미지였다. 몇 번의 공격을 허용했을 뿐인데, HP가 급감한다.
‘이게…… 진짜 정상급 유저들의 힘인가……?’
그는 좌절하고 깨달았다.
자신은 고르피도의 해적선을 빼면 실제로 별 볼 일 없는 수많은 유저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사실.
[2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그리고 스턴 상태에 빠진 룬드누의 머리가 떨어진다.
그순간 그의 시야에 강제 로그아웃 알림이 떠올랐다.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대해적 고르피도의 후예이십니다.] [대해적 고르피도의 후예는 이제까지의 악행에 따라 패널티가 달라집니다.] [접속 제한이 4배로 적용됩니다.] [골드 드랍률이 8배로 적용됩니다.] [아티팩트 드랍률이 3배로 적용됩니다.] [인벤토리 드랍률이 5배로 적용됩니다.] [대해적으로 거듭난 당신을 죽이는 데 성공한 자는 ‘대해적을 사냥한 자’ 칭호를 획득하게 됩니다.]그리고 룬드누를 로그아웃시킨 민혁에게도 알림이 들려왔다.
[대해적 고르피도의 후예. 룬드누를 강제 로그아웃시켰습니다.] [칭호 대해적을 사냥한 자를 획득합니다.] [룬드누는 에베르 바다의 대해적으로 유저이나 특별보상으로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경험치 500,000,000을 획득합니다.] [해적 소탕률 82%를 달성합니다!] [힘, 민첩이 27, 체력 18, 지력 21, 지능 25가 와규에 축적됩니다.] [경험치 100,000,000만이 와규에 축적됩니다.]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룬드누는 극악무도한 해적으로서 강제 로그아웃 패널티가 훨씬 더 큰 편에 속합니다.] [그가 떨어뜨린 것들을 습득합니다!] [1,133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고르피도의 귀걸이를 획득합니다.] [사냥꾼의 작살을 획득합니다.] [바다의 광물 프라드늄 441개를 획득합니다.] [멋들어진 해적의 부츠를…….] [죽은 자의 깃털 같은 갑옷을…….]쉴 새 없이 알림이 들려온다. 엄청난 보상인 셈이다.
그리고 민혁이 명령했다.
“쓸어.”
“명을 받듭니다!”
“명을 받듭니다!”
“명을 받듭니다!”
지휘관을 잃은 자들을 사냥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었다.
그들이 남아 있는 해적들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 * *
일본 지부 특별 유저 관리팀 신입 사원 료타.
그는 경악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말 해적 소탕률이 90%를 넘어섰다…….’
모니터 속 민혁은 천외국의 이들과 함께 남은 해적들을 모두 소탕해내고 90% 이상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일본 지부 스토리팀에서 그나마 높게 측정해 봐야 40%만 해도 놀라울 수준이라고 말했었던 것이 무색하다.
‘미친…… 식신…… 너무 멋져.’
심지어 료타는 식신에게 매료되어버렸다.
하나, 문제가 있었다.
“고르피도가 식신의 가신이 된다니…… 이런…….”
고르피도는 일본 최고, 또 최악의 NPC였다.
바다에선 악마보다 더한 악귀로 유명했던 존재!
그러한 존재가 일개 유저의 가신이 된다?
‘물론 가신이 될 때는 지금보다 약해질 거지만…….’
절대신이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대가이다.
그리고 팀장 타다요시가 말한다.
“고르피도? 악귀 고르피도는 유저가 소유했다고 해서 그의 완전한 소유물이 될 수 없어, 료타.”
“……예? 그게 무슨.”
“가신이 됐다고 해서 자유도가 높은 이 아테네란 게임에서 오히려 민혁 유저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겠지. 고르피도는 끔찍한 살인마야, 그런 미친 살인마를 곁에 두는 식신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겠지.”
“…….”
그 말을 들은 료타도 납득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고르피도의 마음과 충성심을 사지 않는 이상, 그는 결국 데리고 있으면 재앙에 불과하다.’
가신에게도 자유가 있다. 만약 고르피도가 과거와 다를 바 없다면?
‘오히려 천외국에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다.’
팀장 타다요시의 말처럼이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진정한 충성심이 없다면.
바로 그때였다.
모니터 속에서 하얀 기둥이 내리치며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떨어진다.
허공에서 누더기 같은 모습에, 해골의 형상을 한 존재가 나타났다.
해골의 앙상한 뼈로 살들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허리까지 길게 기른 검은 머리카락.
멋들어지게 두른 검은 망토.
머리에 쓰고 있는 해골 문양이 그려진 검은 모자.
날카롭게 번쩍이는 눈동자와 아름답게 이어지는 콧날, 부드러운 턱선.
엄청난 미남자였다.
[민혁 유저가 고르피도의 염원 퀘스트를 80% 이상의 소탕률을 달성함에 따라 대해적 고르피도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합니다.]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고르피도는 20%의 힘을 손실하게 됩니다.]그리고 타다요시의 말처럼이었다.
고르피도의 표정.
좋지 않았다.
‘대해적이라는 거물이 일개 인간의 휘하에 들어가는데, 내킬 리가 없지.’
료타는 충분히 납득하는 표정을 지었다.
때마침 민혁이 고르피도에게 다가갔다.
고르피도의 앞으로 다가간 민혁.
그가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말을 뱉어냈다.
[너를 가신으로 두지 않으려 한다.] [민혁 유저가 고르피도와의 가신의 맹세를 거부합니다!]“……!?”
“……!?”
료타.
그가 경악했다.
* * *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고르피도.
그는 많은 사람의 생각처럼이었다.
‘내가 누군가의 밑에서 속죄하며 살 수 있을까? 고작 인간의 곁에 있을 수 있을까?’
그는 안들레와의 일을 떠올리며 속죄를 하고 싶다. 그러나 자신 같은 존재가 민혁을 섬긴다는 것.
그것이 가능할까?
어쩌면 고르피도에게 아직 남아있는 ‘대해적으로서의 긍지.’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때 민혁이 다가와 말한다.
“너를 가신으로 두지 않으려 한다.”
“……!?”
고르피도.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천외국의 이들도, 지금 이 방송을 보는 전 세계의 많은 시청자도 마찬가지였다.
고르피도라는 일본 최고의 NPC를 가신으로 받지 않겠다니!?
미친 것인가?
“내가 했던 말 기억하나?”
기억한다.
꼭 커다란 것이어야지만, 모든 것을 가져야만 행복한 건 아니다.
그는 고르피도의 가슴에 크게 와닿았다.
“작은 행복이라도 그것이 대해적의 삶보다 낫다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 그리고 네가 지었던 모든 죄를 살아가며 속죄해라. 그리고.”
민혁이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어여쁜 여자와 결혼을 하고 그 여자와 아이를 낳고 안들레를 아꼈던 것처럼 그 아이를 아끼며.”
대해적 고르피도.
빼앗고 약탈하고, 죽이는 것밖에 모르던 그.
“그런 행복을 얻어봐라.”
“……!”
고르피도의 가슴이 크게 울린다.
그러고 보면 민혁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특이했다.
‘이거 완전 개X 같은 새끼네?’
그를 신랄히 욕했다.
어릴 적부터 고아였던 고르피도는 살아남기 위해 어떤 짓이든 해야 했다.
그런 그는 어려서부터 공포의 대상이었다.
모두가 자신을 두려워하며 추켜세워주기 바빴다.
그런데, 민혁이 했던 욕.
희한하게 들었을 때 기분 나쁘지 않았다. 단지, 돌아보게 할 뿐이었다.
이상한 남자다. 특이한 남자다.
재밌는 남자다. 그리고 멋진 남자다.
그리고 이 순간. 완전히 깨닫는다.
그는 자신에게 함께 한 짧은 순간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민혁이 작게 웃고 돌아선다.
그리고 고르피도.
쿠우우우우웅-
그가 돌아서는 민혁을 향해 무릎 꿇는다.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린다.
나의 지난날을 용서해달라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나.
앞으로 평생 속죄하며 살 것이다. 그의 곁에서.
그가 자신의 왼쪽 가슴에 주먹 쥔 손을 힘껏 얹는다. 그의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파들파들 떨린다.
“나 고르피도!!! 전하를 위해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 할 것 입니다아아아아아!!”
그의 울음소리가 절규처럼 퍼져 나간다.
민혁.
고르피도를 돌아보며 빙긋 웃었다.
천외국(天外國)의 왕 식신이 대해적 고르피도의 진정한 마음을 얻어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