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85
밥만 먹고 레벨업 486화
다섯의 별 중 한 명인 알로드.
그는 민혁의 충격적인 발언에 의해 절대신들이 크게 격노하여 이 자리의 모든 것을 쓸어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신에게 감히 ‘쓸데없는 말을 들어줘야 됩니까?’라는 말을 하다니!
상대를 잘못 잡아도 너무 잘못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어떠한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뭐지?’
모두가 의아해할 때, 민혁은 속으로 역시나라고 생각했다.
‘유저가 진행하는 퀘스트를 도중에 절대신들이 막는다고? 아무리 신이여도 너무 큰 붕괴 아닌가?’
진행 중인 퀘스트가 막힐 거라면 애초에 이 퀘스트 자체는 존재해선 안 되는 퀘스트가 아니겠는가?
민혁은 그것이 절대신들의 ‘겁주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눈치챘고 발언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절대신들의 반응이 보였다.
누군가는 멍을 때리고, 누군가는 당혹하며, 누군가는 박력에 반했단다.
또 누군가는 크게 분노하고 있다.
[절대신들이 논의를 시작합니다.]그리고 들려온 알림에 민혁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중지는 시킬 수 없지만 관여는 할 수 있겠지.’
어떤 식으로 관여할지가 관건이다.
추가적인 알림이 강타했다.
[절대신들이 당신께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건축물 제작 내기를 제안합니다.] [신과의 내기 퀘스트: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건축물.]등급: SSS
제한: 왕의 건축물 퀘스트를 받은 자.
보상: ???
실패 시 패널티: 모든 스텟-30, 모든 스킬 레벨-1, 다섯의 별들이 신의 징벌을 받음.
설명: 절대신들은 한낱 인간 왕 따위에게 가장 위대한 건축물을 제작해주려는 인간들에게 크게 분노하고 있다. 하나, 당신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려고 한다. 만들 거라면 자신들조차 감탄할 정도의 건축물을 제작해내라. 그들이 매긴 점수에 따라 그들로부터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지금이라도 포기한다면 어떠한 패널티도 받지 않을 것이다.
‘실패 시 패널티가…….’
상당했다. 모든 스텟 ?30에 모든 스킬 ?1레벨이면 최소 60레벨 이하가 다운되는 것과 다름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섯의 별들.
그들이 신들의 징벌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알림은 민혁뿐만 아니라 다섯의 별들. 더 나아가 다른 유저들도 받았다.
그들도 모두 패널티가 있었다.
실패 시 모든 스텟 ?2이였다. 민혁이나 다섯의 별들보단 훨씬 적었으나 분명히 피부로 와닿는 패널티다.
또한, 지금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패널티도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모든 스텟 ?2? 심지어 쿨타임 ?1%도 있는데?”
“헐…… 뭐야?”
“갑자기 왜 신들이 개입하는 건대?”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이런 얄팍한 수를…….’
그렇다. 신들은 지금 거절할 시, 어떠한 패널티도 받지 않게 함으로서 그들이 포기하게 만들려는 속셈도 있었다.
하나, 신들은 민혁을 얕봤다.
“뭐, 까짓거 모든 스텟 ?2당하고 교주님, 요리 먹으면 이득 아님?”
“솔직히 저 정도 요리면 모든 스텟 ?2 당해도 할 만하다.”
“맞아, 맞아. 살면서 저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 먹어 보는걸.”
민혁의 요리를 먹은 그들!
그들은 패널티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모든 스텟 ?2씩을 감수할 만큼 민혁의 요리가 맛있다는 사실.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먹는 즐거움’은 스텟 따위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또한.
“보상이 ?인데?”
“신들이 이런 식의 퀘스트 내리는 거 본 적 있냐?”
“당연히 없지.”
“보상 장난 아닐 것 같은데.”
“한번 해보지, 뭐.”
유저들이 굳센 의지를 불태운다. 그 어떤 이도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절대신 중 누군가가 단합력을 이끌어낸 당신에게 감탄합니다.]민혁은 이 자리의 모두가 함께할 마음이 있다는 걸 확인한 후 말했다.
“서둘러 작업 시작합시다!!”
“예!!!”
그리고 민혁은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민혁은 다소 화가 났다.
‘내기’식으로 걸어진 추가 보상이 있는 퀘스트였지만 절대신들은 처음 ‘겁박’함으로서 중단시키려 했다.
걸어가는 민혁이 멈춰선 곳.
그곳은 다름 아닌 일본 최고의 방송국 KBTV의 하루오 PD와 유카 리포터가 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여전히 ‘먹을 것(?)’에 미쳐 열심히 곡괭이질을 하고 있다.
“방송국 여러분들은 따로 해주실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꺼내 드는 수박 주스.
“뭐, 뭐든 시켜만 주십시요!”
“충성충성!”
“우오오오오!”
방송국 직원들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그리고 민혁이 수박 주스를 건네자 마치 좀비 떼처럼 달려들어 벌컥벌컥 들이켰다.
“현재 신들이 건 내기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방송해 주세요. 그리고 사람들을 모집한다고요. 또 이 자리에서 촬영하였던 장면들은 눈치껏 사용하시면 됩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하루오 PD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눈치껏 사람들을 끌어모을 법한 영상들을 내보내면 된다.
그리고 민혁은 ‘자극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타이틀은 이런 게 좋겠군요.”
하루오 PD와 방송국 사람들이 기대감 어린 표정을 지었다.
“신에 대적하는 자들.”
“……!”
하루오 PD.
그는 은연중에 대박 느낌을 받았다.
일개 인간은 신에 대적할 수 없다고 한다.
당장 신의 밑에 있는 악마들조차도 어찌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일개 유저들이 힘을 모아 절대신에게 대적한다!!!’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 * *
하루오 PD를 비롯해 KBTV의 방송사 직원들.
그들은 입사 이래 가장 열정적으로 편집과 진행 방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부분은 빼! 자칫 반감을 살 수 있어!”
“민혁 유저는 결국엔 한국 사람이야, 그에게 반감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아. 최대한 그를 포장해야만 해.”
“가장 자극적으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가지게,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게!”
그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
성공적인 방송 시에 음식들을 두둑히 챙겨주겠다며 엄지와 검지를 비벼대던 민혁 때문이다.
그리고 방송이 세상에 퍼져나갔다.
방송에선 민혁의 요리를 먹은 이들이 경악하여 요리를 먹기 위해 좀비처럼 달려들고 있다.
그리고 민혁은 이때에는 ‘바다의 꿀’을 넣지 않았다.
왜냐면, 이러한 경우를 대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그들은 순수한 민혁의 요리에 의해 저런 광신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방송사의 노련한 멘트.
[아테네라는 가상현실게임은 이제 우리들의 두 번째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신들’이란 존재들은 유저들을 압박합니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식신 민혁 유저는 그들에게 선전포고합니다.]그와 함께 떠오르는 민혁이 하늘을 보며 뱉어내는 말!
[신님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도 작작해야죠. 제가 그 쓸데없는 말을 들어줘야 합니까?]거기서 끝나지 않는 멘트.
[신과 대적하는 자. 식신 민혁이 그러한 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함께 싸울 자들은 아르사 마을로 모이시기 바랍니다.]그에 무수히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신과 대적한다고? 개멋있잖아?] [심지어 저 요리들은 어떻고? 요리를 먹자마자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어. 식신의 음식은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맛집 탐방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함께 아르사 마을로 맛집 탐방 가실 분?] [근데 좀 오버 아님? 사람이 음식 먹고 저러는 게 말이 되나?] [요새는 공중파도 주작질??? 너무 뻔한데?] [식신 존나 혐오스러움. 살찐 사진 보셨나요? 진짜 토할 뻔했습니다.] [저런데 가는 사람은 없겠죠……?] [가면 노동력 착취임.] [왜 우리나라 유저도 아닌데, 퀘스트를 도와줘야 함? 진짜 가면 ㅂㅅ 아닌가요?] [가는 새끼들, 일본의 수치다. 빠가야로!]사람들은 극과 극의 반응으로 나뉜다.
그러던 그때. 몇몇 사람들이 또 다른 글을 올렸다.
[그런데 식신 도와주고 싶긴 하다. 난 아직도 유우타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식신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유우타의 일을 보면 진정으로 멋있는 어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그때 당시 식신은 수백억 원 이상의 광고제의나 기업 계약제의를 모두 거절했다고 해. 그런데, 그는 아무런 대가도 얻을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일본에 잠깐 왔었지.] [일본의 아이가 그에게 큰 은혜를 입었었지, 나는 그를 도우러 가겠어.]사람들이 말하는 ‘유우타 사건’ 이는 일본 사람들의 가슴에 크게 감동으로 박혀 있었다.
* * *
이 이야기는 아테네:세계전이 종료된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세계는 식신을 이때 어떤 때보다 가장 영향력을 행사하는 1인으로 뽑았다.
하나, 그는 무수히 많은 광고제의, 기업의 제안, 수천억이 오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단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뼈만 앙상한 소년이 창문 앞에 앉아 양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소년의 이름 유우타였다.
끔찍한 위장장애로 인해, ‘액체류’만을 먹을 수 있는 희귀병을 타고난 유우타는 또래보다 훨씬 더 야위고 체구가 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유우타가 간절히 기도한다.
‘식신을 살아 있는 동안 한 번만 만나게 해주세요.’
희귀병에 의해 병원에서만 살다시피 하는 유우타는 자신이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희망이 된 존재.
바로 ‘식신’이었다.
희귀병을 이겨낸 한국의 영웅.
그는 유우타의 영웅이기도 했다.
기도를 끝낸 유우타가 뒤를 돌아봐 부모에게 말한다.
“아빠, 식신에게 내가 만든 초콜릿과 편지가 잘 도착했을까?”
“그럼, 유우타. 무척 기뻐하고 있을 거야.”
부모는 그런 유우타를 보며 슬픔에 잠겼다.
식신은 세계적인 인사다.
그에게 쏟아지는 팬레터는 하루에 수천 통 이상일 것이며 선물은 초콜릿 따위와 비할 수 없는 게 많을 거다.
하지만 아직 어린 소년 유우타는 가녀린 손으로 삐뚤삐뚤 편지를 적었다.
[식신님, 살아 있는 동안 당신을 뵙고 싶어요! 저는 당신처럼 희귀병을 앓고 있지만 언젠간 메이저리그를 나가는 야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리고 이 초콜릿은 당신께서 폭식 결여증으로부터 완치되시면 드셨으면 좋겠어요!]유우타는 살아 있는 동안 언젠간 만날 거라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니었다.
‘그는 수백억 원으로도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야.’
‘유우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다.’
그들은 절망할 뿐이다.
그때, 간호사가 다급히 뛰어 들어왔다.
“어, 어머님, 아버님. 유우타와 함께 빨리 옥상으로 가 보세요!”
“네?”
“……?”
그들은 의아해하며 옥상으로 올라갔다.
‘혹시…….’
그들은 참담한 생각을 했다. 담당의의 충격적인 선고가 이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렇게 옥상으로 올라왔다.
그들이 있는 곳은 일본에서 제일 큰 병원인 ‘후지산 병원’이었다.
한데, 옥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그때.
투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옥상으로 환한 불이 켜지며 한 대의 헬리콥터가 접근한다.
운전석에는 선글라스를 낀 건장한 운전사가 착륙지점을 찾아낸다.
마침내, 헬리콥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병원 위로 착지한다.
투두두두두두두두-
헬리콥터가 만들어내는 거센 바람이 부모들과 유우타의 머리카락을 거세게 흔든다.
그 안에서 건장한 체격의 정장을 입은 사내 여럿이 내린다.
그리고 마지막.
뚜벅.
한 사내가 내려선다.
키 185㎝에 댄디하게 쓸어 넘긴 검은 머리카락. 검은색 정장을 빼입고 넥타이는 풀어헤친 그가 걸어온다.
바람에 옷깃과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그가 어느덧 유우타의 앞에 당도한다.
그의 손에는 글러브와 야구공이 있었다.
그가 천천히 몸을 낮춰 유우타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 유우타에게로 자신이 들고 있는 글러브와 야구공을 건네며 아름답다 할 수 있을 정도의 미소로 환하게 웃는다.
“안녕, 유우타? 난 식신이라고 해.”
“……와아아아아아아!”
소년의 영웅 식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내이자, 어떠한 수백억짜리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일에도 움직이지 않던 사람.
식신 민혁이 오로지 이곳에 온 이유.
“식신이 내 앞에 있어! 믿기지 않아! 식신이 나에게 글러브와 야구공을 선물해 줬다고! 우와아아!”
오로지 유우타의 미소를 보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