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23
밥만 먹고 레벨업 524화
아레스.
국내 4대 길드 중 하나인 아레스 길드를 이끄는 인물이다.
아레스 길드가 천외국의 휘하로 들어갔다는 사실은 곧바로 전국을 강타했다.
일전에 이미 천외국은 아르테온마저 흡수한 적이 있는 바.
나날이 천외국이 그 힘을 키워간다는 사실에 전 국민은 커다란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아레스.
그는 천외국에서 큰 호흡을 들이마시다가 뱉어냈다.
“후아아아아.”
어제의 일이 떠오르는 아레스였다.
길드 마스터 민혁이 ‘어머니의 비법 된장찌개 레시피’를 끝내 알아내고서야 갔다.
‘그래, 식신이 특이한 것이지 왕국이 특이한 건 아니다. 분명 이 천외국엔 내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들이 널렸을 것이다.’
천외국에는 내로라하는 하이랭커들이 수두룩하다.
4대 길드의 하이랭커들을 합쳐야 천외국 정도의 숫자가 될 정도이니 말 다했다.
또한, 천외국에 들어온 유저들은 대게 부쩍 성장한다 알고 있다.
아레스.
본인 또한 그러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랬기에.
‘천외국 간부진들의 직책과 NPC들의 직책이 궁금하다.’
현존하는 최고의 랭커들과 최고의 NPC들!
그들의 직책을 보면 그들이 강해질 수 있는 비법이 나와 있을 것이다.
특히나, NPC들의 직책이 가장 궁금했다.
천외국의 NPC들은 사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강한 자들이 즐비하고 있다.
그랬기에 특이한(?) 민혁을 왕으로 두고서도 천외국은 이런 강한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거겠지.
그리고 아레스의 옆에 헤이즈라는 민혁의 보좌관이 붙었다.
헤이즈는 민혁의 명을 받고 아레스와 그 길드원들에게 천외국에 대해 알려주기로 되어있다.
헤이즈의 설명을 들으며 아레스가 서있던 그때.
“룰루루루~”
한 사내가 지나갔다.
아레스의 눈이 반짝였다.
‘로크!!!’
천외국. 즉, 레전드 길드의 원년멤버이자 지프리트의 후예 클래스로 매우 유명하다.
많이 못 생기긴 했지만 로크는 분명히 천외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 로크의 직책은 뭐지!?’
로크.
그는 딜러이면서도 버퍼다.
또 때론 힐러가 되기도 하는 놀라운 존재였다.
실질적으로 로크 정도라면 당연하게도 ‘공격대장’, ‘방어대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는 게 맞다.
“따라가 봐도 되나?”
“물론입니다.”
헤이즈의 수락을 받은 아레스는 조용히 로크의 뒤를 따랐다.
“아, 오늘 임무를 수행할 시간이군요.”
헤이즈의 말에 아레스가 큰 기대를 가졌다.
로크가 매일 빼먹지 않고 하는 임무!
‘그가 강한 인물이 되게 도와주는 임무겠지!’
그렇게 걷다가 아레스는 어떠한 커다란 개집 앞에 멈춰서는 로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로크가 한 행동은 간단했다.
“우쭈쭈쭈~ 우리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 맘마 먹을 시간이에용~”
거대한 철 그릇 세 개에 사료를 붓고 한껏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개집을 향해 외치는 것.
그 순간.
번쩍-
정말 눈 깜짝할 사이였다.
빛과 같은 속도로 개집에서 나온 세 개 머리의 켈베로스가 밥을 먹기 시작했다.
“우리 귀요미들, 아빠가 한 번 만져…….”
“크하아아아아아아아악!”
“크르르를르-!”
“……다음 기회에~”
다음을 기약하며 로크가 쭈그리고 앉아 엄청난 크기의 응아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내 새끼들, 똥도 풍성풍성 이쁘게 싸네~”
“……?”
대변까지 치운 로크가 흐뭇한 미소를 짓자, 켈베로스들이 놀아달라고 로크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면서 물고 할퀴고 하는데.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로크가 켈베로스에게 잡아먹히고 있다.”
“매번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놀아주고 있는 겁니다.”
“……노, 놀아준다고!? 켈베로스가 머리를 쳐서 피나는데? 파, 팔이 반쯤 떨어져 나갔다……!”
“늘상 있는 일입니다. 알아서 치료하시겠죠.”
“그보다 로크의 직책은 뭐지?”
아레스가 궁금한 건 개밥 주는 게 아니었다.
로크의 직책은 뭐란 말인가!?
그때, 헤이즈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로크 님의 직책은 켈베로스 시터이십니다. 천외국에서 아주 중대한 직책을 맡고 계시죠.”
“……?”
순간 아레스의 얼굴이 의아함에 물들었다.
헤이즈가 ‘가끔 돌격대장직도 맡고 계십니다.’라는 말을 뱉으려 할 때.
“이럴 순 없어…….”
아레스는 무언가 크게 잘못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로크 님은 그 외에도 돌…….”
헤이즈가 그 말을 끝내기 전, 아레스는 또 다른 길드원을 발견했다.
그녀는 다름 아닌, 부길드 마스터인 지니였다.
아레스는 급하게 그녀를 쫓아갔다.
그리고 지니가 고양이의 꼬리를 들어 올려 항문을 확인하는 걸 보았다.
“오케이, 오늘도 이상 없고~ 건강하고~ 커피 똥도 풍성풍성 잘 싸네. 호호!”
“아, 부길마님의 업무 중 하나로 귀신창 밴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루왁 커피 담당을 제조하고 계십니다.”
“아, 안 돼……!”
그리고 또 다른 곳.
그토록 궁금해했던 엘피스!
‘그래, 천외국의 방패!!!’
그런 엘피스는 분수대 공원 앞에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다.
주르르르륵-
그리고 흘리는 뜨거운 눈물!
“음악…… 전하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한술 더 뜨기를.
갑자기 이어폰을 빼고 스피커 모드로 전환하여 동요에 맞춰 어린이들이 출법한 율동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곳.
“아, 코니르는 전하의 직속 라면 끓이기 담당을 맡고 있죠. 가장 중요한 직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자 아르벨은 무수히 많은 야설 명작을 배출해낸 천재죠. 그 직책은 말 안 해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저기 광장에서 양팔을 들고 외치는 코루 경은 천외국 백성들의 대머리를 치료해주는 직책.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저기 저 사람은 천외국의 어부…… 아, 카이스트라. 그는 신의 설거지에 도달한 놀라운 인물로…….”
그때.
쌔애애애애앵-
한 여인이 빛처럼 아레스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레스가 눈물을 머금고 감탄했다.
‘그래, 메이웨이 당신이라면……! 당신이라면……!’
메이웨이.
공식 랭킹 1위의 여인!
그래, 그녀라면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전하는 루마이 왕국으로 가신 건가? 하…… 이번에 에르벤 마을에서 아주 맛있다는 빵과 바나나 우유를 구해왔건만……!”
“……???”
또다시 아레스가 물음표를 띄울 때 헤이즈가 친절히 설명했다.
“메이웨이 양은 전하의 심부름을 자처하고 계십니다. 사람들은 그걸 ‘빵셔틀’이라고 부르더군요.”
‘메, 메이웨이가 자처해서 빵셔틀을 한다고……?’
그와 함께 아레스는 깨달았다.
‘이곳에 정상은 없어!’
그때, 헤이즈가 쓴웃음을 지었다.
“많이 혼란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전하의 나라가 조금 특이하죠? 하지만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는 몇 안 되는 정상 중 한 명이거든요.”
아레스.
그는 기쁨의 눈물이 왈칵 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 모두 비정상일 리는 없지 않은가?
헤이즈는 딱 봐도 정상으로 보였다.
그러다 헤이즈가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아레스 길드에는 특산품인 레오스의 열매가 있지요? 그 열매의 권한 또한 천외국에 위임하시죠. 제가 최소 40배까지 뻥튀기시켜 드리겠습니다.”
“40배……?”
레오스의 열매는 먹기만 하면 몸의 냉속성 저항력이 상승해 오르며 몸에 약간의 열감이 생긴다.
그런데, 그 열감이 기분 좋은 열감이라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태양의 신이 내린 열매이기에 기분 좋은 열감이 생기는 것이다. 이 열매를 먹는 순간, 그의 가호가 당신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한다면 귀족들한테 더 불티나게 팔리겠죠. 오호호호호!!!!”
‘그, 그거 사기잖아……!’
전설의 사기꾼 헤이즈. 그녀도 정상은 아니었다.
‘나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아레스는 다짐했다.
자신이라도 정상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도 얼마 되지 않아 ‘민혁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 *
무신 라르도. 다른 이름으로는 패왕 라르도라고 불리는 인물.
그가 세워낸 업적들은 그를 그리 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과거 콜로디스와의 전쟁 당시에는 20만 대군을 5천의 병사로 후퇴하게 만들었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이가 바로 무신 라르도였다.
그러한 무신 라르도는 무신으로서의 특별한 힘을 사용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과거 이러한 업적을 남겼던 인물이라고는 하나 지금 그는 잠들어 있을 뿐이었다.
뚜벅-
걸음을 옮겨 패왕 라르도가 잠든 곳에 들어온 민혁은 주변을 흩었다.
“라로드는 잠든 때부터 지금까지 이 상태인 겁니까?”
“맞습니다.”
협조하기로 결정지은 에반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까지 어떠한 힌트로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하의 옥체에 손을 대려 하면 강력한 힘이 그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민혁이 천천히 라르도를 향해 다가갔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려는 순간이었다.
[패왕 라르도에게 알 수 없는 힘이 깃들어있습니다.] [패왕 라르도에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정확한 사안을 보기 위해는 접촉을 해야 함이 맞다.
하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황.
“습격의 흔적도 당연히 없었고요?”
“물론입니다.”
패왕 라르도가 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어쩌면 우스운 것일지도 모른다.
민혁은 턱을 쓸었다.
그리고 보토 왕자와 함께 끌려온 1천의 기사와 병력이 초조한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봤다.
라르도는 그들에게 하늘과 같은 존재이다.
비록 그가 잠들어 그가 아닌 보토 왕자를 택했지만 그가 깨어나 있었다면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았을 거다.
‘제발 라르도 전하를 깨워주시오.’
‘라르도 전하를 계속 외로이 잠들게 하지 마소서…….’
그들은 적국의 왕이었던 천외국의 민혁에게 속으로 간곡히 청할 정도였다.
민혁도 누구보다 알았다.
라르도를 깨운다면 민혁은 그에 걸맞는 어마어마한 보상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키메리에스.”
“예, 전하.”
키메리에스가 그 거대한 몸으로 민혁의 등 뒤로 예의를 차렸다.
민혁과 함께하기로 결정한 그는 충직한 수하가 되어 있었다.
“이자의 꿈속에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이 있었다면 힌트를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명심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키메리에스의 강조에 민혁을 그를 돌아봤다.
“제 ‘기억의 꿈’이란 힘은 깨어있는 상대를 잠들게 하여 자신이 잊었던 것을 찾게 하거나, 혹은 전하가 대신 그 꿈을 꾸게 하여 그 장소를 엿보게 하는 겁니다.”
“그렇지.”
민혁은 기억의 꿈 스킬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와 저희가 해야 할 방법은 후자입니다. 전하가 대신 그 꿈을 꾸는 것. 문제는 그가 찾고자 하는 게 없었다면 전하는 꿈속에 며칠간 갇히게 될 것이며,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는 강자의 꿈을 대신 꿀수록 받아야 할 죗값이 더 커집니다.”
“……!”
“……!”
“……!”
보토 왕자와 에반.
그리고 루마이 왕국의 포로의 기사들과 병사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이 경악했다.
‘천외국의 왕이 죽는다……?’
‘왕이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이럴 수가…….’
민혁은 다시 살아나는 힘을 가졌어도 왕이었다.
그러한 왕이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너무도 컸다.
에반이 씁쓸한 표정을 머금었다.
“천외국의 왕이시여. 당신의 발걸음을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에반은 그래도 민혁이 라르도를 깨우기 위해 힘을 쓰려 했다는 사실은 잊지 않기로 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왕이 목숨을 걸고 다른 왕을 구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때문에 그가 결국 돌아설 것이라 생각했다.
그 전에 그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먼저 떠나라 말한 것이다.
“민혁아…….”
그와 함께 온 칸도 우려를 표했다.
그가 가질 패널티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 라르도가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패널티는 받지 않아도 된다.’
잠시 고민하는 듯했던 민혁은 에반을 보며 인자하게 웃었다.
“괜찮네.”
에반은 그의 미소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민혁은 그 뒤를 돌아봤다.
“그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에반 자네가 있고, 저들이 있네.”
민혁은 포로들을 바라봤다. 또 그 뒤의 문.
“그리고 저 문 뒤에도 울고 있는 백성들이 있네, 내 비록 적국의 왕인 자나 그 마음을 모를까. 나는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 그대들을 위해 한 번 도전해 보지.”
“……!”
에반.
그리고 그 자리의 포로들.
또 이제 이 이야기를 듣게 될 백성들.
그들은 정녕 감탄했다.
‘한 나라의 왕이기에 다른 나라의 백성들의 마음조차 헤아린단 말인가!?’
‘자신의 국가가 아님에도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리다니.’
‘천외국의 왕은 참으로 참된 자이다. 그는…… 라르도 전하만큼이나 놀랍고 위대한 자가 아닐까?’
[에반과의 친밀도가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포로들의 가슴이 크게 진동합니다.] [포로들이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큰 호감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민혁.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민혁은 어차피 그래도 ‘도전’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을 위한 과정에서 말 몇 마디로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다.
그는 똑똑한 통치자다.
설령 죽는다 해도 포로들의 진짜 마음은 얻으리라.
“기억의 꿈을 꾸겠다.”
그리고 키메리에스가 라르도와 민혁에게 팔 하나씩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흘러나온 거대한 마기가 라르도를 지나 민혁에게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뒤로.
“천외국의 왕이시여. 루마이 왕국의 수호자인 나 에반. 당신의 노력을 잊지 않겠사옵니다!”
쿵!
에반이 레이피어를 땅에 꽂으며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취하며, 그 뒤의 포로들이 일제히 무릎 꿇는다.
그 순간, 민혁의 정신이 아득해지며 칠흑과 같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라르도의 꿈을 대신 꾸게 됩니다.]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난 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의 비급을 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