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55
밥만 먹고 레벨업 556화
어비스 밭.
오래전 어비스 밭은 인간들 사이에서 ‘신을 위한 땅’이라고 불렸었다.
인간들이 이 어비스 밭을 신을 위한 땅이라고 칭하기 시작한 이유는 우연히 한 요리사가 이 어비스 밭을 정말 우연치 않은 곳에서 발견함에 의해서였다.
놀랍게도 어비스 밭에 있는 재료는 지상에선 절대 나오지 않는 특별한 효과를 품고 있었다.
그 어떠한 명약이라 불리는 요리재료들을 가뿐히 뛰어넘을 정도의 특별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으니 당연하게도 전 세계에서 탐욕스런 자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결국 신을 위한 땅에 도전하지 않게 된다.
그 첫 번째 이유.
그 어떤 뛰어난 농부도 신을 위한 땅에서 재료를 채집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두 번째 이유.
요리의 신이 신을 위한 땅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배치시켜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몬스터가 정말 말도 안 되게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실제로 딱 하나의 요리재료를 얻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그를 위해 약 마흔 명의 대륙 강자들이 희생하였으니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그 재료들을 따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신을 위한 땅을 탐험했던 모험가 젝슨은 이러한 말을 했다.
“그는 노다지 광산을 발견한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지금 막, 민혁이 어비스의 밭에 입장했다.
[어비스의 밭에 입장하셨습니다.] [어비스의 밭을 나가는 방법은 요리재료 3가지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그 외엔 죽어서만이 어비스의 밭을 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민혁은 단순히 밭에 들어온 것일 뿐임에도 들리는 알림에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알레네가 알려주는 길을 통해 오는 것도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웠다.
알레네가 살고 있는 오두막 인근의 작은 폭포수 안으로 들어오자 이러한 밭이 숨어 있었으니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심지어 재료를 채취하거나 혹은 죽어서만 이곳을 나갈 수 있다지 않은가.
“어디 보자.”
민혁은 그제야 어비스의 밭을 둘러봤다.
특이한 곳이다.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어둡고 숩한 곳이었다. 그런데 그곳으로 무성하게 자라 있는 재료들이 보였다.
그리고 민혁은 감탄했다.
“뭐, 뭐야…….”
어비스의 밭을 둘러본 민혁의 몸이 절로 전율했다.
“마, 망고도 있어?”
망고뿐만이 아니었다. 석과라고 불리는 과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그리고 아스간 대륙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것들 또한 널려 있었다.
민혁은 망고를 참으로 좋아한다.
망고를 먹기 좋게 칼집을 내어 수저로 그 맨들맨들하고 황금빛을 띠는 잘 익은 그 녀석을 퍼서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상큼함과 달콤함에 미소가 피어오르지 않는가?
특히나 아테네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과일이 이곳에 있다.
하지만 민혁은 고개를 저었다.
‘일단은 알레네를 위한 재료를 찾아야 한다.’
자신의 본분을 잊어선 안 된다. 먼저는 알레네의 힘을 풀어줄 요리를 위한 재료를 찾아야 한다.
요리의 특수능력은 재료마다 다른 법.
민혁은 먼저 특이하게도 나무에서 자라난 고구마를 확인해 봤다.
(어비스의 고구마)
어비스의 재료등급: C
특수능력:
⦁버프 효과나 영구효과 둘 중 하나 선택 가능.
⦁버프 효과일 시.
⦁힘 9% 상승.
⦁물리 공격력 및 마법 공격력 물리 방어력 및 마법 방어력 16% 상승.
⦁영구효과일 시.
⦁힘+4 상승.
⦁물리 공격력 및 마법 방어력 물리 방어력 및 마법 방어력 0.3% 상승.
설명: 어비스에서 자라난 아주 맛좋은 고구마이다. 어비스에서 자라난 것만으로도 이 고구마는 명약보다 특별하다.
“……???”
민혁은 자신이 잘못 봤나 싶었다.
상세설명에 따르면 ‘어비스의 재료등급’이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이 고구마의 등급은 고작해야 C급에 불과하다.
물론 어비스의 재료등급이기에 일반적인 등급과는 달리하지만, 고작 C급에 불과한데 뭐?
“……요리 안 하고 그냥 먹어도 버프 효과?”
심지어 선택도 가능하다. 영구적인 효과를 선택하든, 버프 효과를 선택하든 그것은 먹는 자 마음이리라.
“미쳤네…….”
민혁은 또다시 걸음을 옮겨 다른 재료들도 확인해 봤다.
(어비스의 황금빛 망고)
어비스의 재료등급: A
특수능력:
⦁버프 효과나 영구효과 둘 중 하나 선택 가능.
⦁버프 효과일 시.
⦁지정한 스킬 레벨+1
⦁영구효과일 시.
⦁지정한 스킬 숙련도 대폭 상승.
설명: 어비스에서 자라난 일반 망고보다 훨씬 더 달고 큰 황금빛 망고이다.
“……???”
그리고 또 다른 재료.
“……???”
“……???”
“……???”
민혁은 재료들을 볼 때마다 물음표를 띄웠다.
농부의 나라. 로카드 왕국에서 얻어냈던 ‘재료의 천국’의 힘도 이정돈 되지 않는다.
이건 말 그대로 사기였다.
이로써 민혁은 확신한다.
‘알레네…….’
변태(?) 할머니로 자신을 숨기고 있지만 그녀가 바로 ‘요리의 신’일 것이다.
민혁과는 과거 ‘내기’를 통해서 알림으로만 그녀를 만난 적 있다.
식신의 스승이었다던 그녀.
‘난 이곳에서 많은 걸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대신에 무사히 재료들을 채집해낸다면 말이다.
그렇게 걷던 중 그는 가운데에 유난히 크게 자라나 있는 소를 형상화한 동상을 볼 수 있었다.
민혁은 곧바로 소를 형상화하고 있는 그 동상을 확인해 봤다.
(신이 키운 어비스의 소)
등급: 신의 다섯 진미.
특수능력:
⦁???
⦁???
설명: 신이 키운 어비스의 소. 먹는 부위마다 영구적인 효과나, 버프 효과를 발휘하며 물리적인 힘으로 얻어낼 순 없다.
“신들의 진미……!!!?”
민혁은 이전에 아수라를 사냥하고 ‘심해의 대게’라는 신들의 진미 중 하나를 먹은 바 있다.
그 대게의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물리 공격력, 마법 공격력, 물리 방어력, 마법 방어력이 10% 영구 상승했다.
또한, 1주일 동안 위의 모든 것들이 10% 추가로 버프 효과로 어떤 버프에든 중첩되어 사용되었다.
그러했던 특별한 힘을 가졌던 진미가 바로 그 앞에 놓여 있다.
심지어.
‘부위마다 특별한 힘을 낸다고!?’
부위마다 특별한 힘을 낸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도 해석된다.
영구적인 효과를 가진 이 소를 ‘나눠 먹을 수 있다’라는 의미다.
즉, 여러 사람이 부위에 따라 영구적인 효과나 버프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이다.
‘내가 꼭 얻고 만다.’
어떤 방법으로 얻어야 할진 모르나 일단 재료들을 얻다 보면 힌트가 나오리라.
민혁은 여러 가지 재료 중에서 몇 가지를 미리 골라놨다.
하나는 바로 ‘산삼’이었다.
어비스의 정기를 받아먹고 산 이 산삼은 ‘봉인된 힘을 해제시킨다’라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것은 대추와 마늘이다.
대추는 원기를 회복했을 시, 본래의 힘보다 더 강한 활력을 가지게 도와준다 되어 있다.
마늘은 순간적으로 스킬 레벨 하나를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진짜 재료들이 사기적이니까, 뭐 못 하는 게 없겠어.’
물론 이 재료들은 모두 A급 재료들로 일반 재료들보다 얻는 게 힘들 터이다.
먼저 민혁은 산삼을 캐기 위해 호미를 집어 들었다.
자칫 산삼은 잘못 캔다면 뿌리가 손상이 갈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막 한 번 내리친 순간.
[산삼 캐내기에 도전하십니다.] [어비스의 농작물은 쉽게 따거나 캐내실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알림과 다르게, 민혁의 호미는 부드럽게 땅을 파고들었다.
생각보다 너무 쉬웠기에 민혁은 황당할 지경이었다.
‘그러고 보면 내 손재주 스텟이 엘레의 식칼 ×2배 합치면 1만 1천이지?’
민혁은 장담할 수 있다.
요리의 신도 자신보다 손재주 스텟이 낮을 것이다.
애초에 다양한 효과로 손재주 스텟 획득률이 몇 배에 해당하는 민혁을 따라올 자는 없다.
하지만 세상에 이렇게 쉬운 일만 있겠는가?
민혁이 또 한 번 호미질을 하려 할 때.
파악- 파악-
무언가 뒷발로 땅을 긁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
민혁이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그 크기가 약 3m에 이르는 거대한 소 한 마리가 있었다.
소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는데, 곧바로 그 소가 민혁에게 달려왔다.
더 놀라운 사실은 소는 실제로 땅을 밟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땅과 약 10㎝ 떨어져 허공 위를 밟으며 달린다.
그리고 그 속도는.
민혁이 눈으로 좇기도 힘들 정도였다.
“바람…… 커허억!”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바람 같은을 사용해 피하려는 찰나 이미 소가 거대한 뿔로 민혁을 들이받아 버렸다.
[살인귀의 갑옷의 내구도가 순간적으로 30% 하락합니다!] [무한한 내구도를 가진 아티팩트는 파괴되지 않습니다. 살인귀의 아티팩트가 저절로 수리되기 시작합니다.] [HP가 60% 하락합니다!] [강력한 충격에 몸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쑤우우우우웅-
약 수십 미터 가까이를 날아간 민혁이 바위에 처박히고서야 멈춰섰다.
“이런 미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민혁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신 아티팩트인 살인귀의 갑옷의 내구도가 30%나 감소하고 HP가 60% 떨어졌다.
‘이건 거의 아수라급 데미지잖아!!!?’
아니, 일격 데미지는 아수라보다 높은 편이었다.
“쿨럭!”
피를 한 움큼 토해낸 민혁이 방금 전 그 ‘미친 소’를 바라봤다.
곧바로 머리 위에 그 이름이 떠올랐다.
[봉인된 우마왕] [Lv ???]“……!”
우마왕.
제천대성. 손오공과 친우이나 대력왕(大力王)이라고 불리며 서유기에 서술된 내용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괴물로 표현된다 알려진다.
물론, 이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일 뿐.
아테네 세계관에선 다를 수도 있다.
그리고 민혁은 의아했다.
‘아니, 아테네 세계관에서 우마왕이라고?’
그리고 민혁은 한 가지 직감했다.
‘아직 보여지지 않는 또 다른 세계관도 있는 건가?’
아테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곳.
충분히 가능성 있다.
그리고 민혁은 경계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저 소머리국밥 같은 놈이 엄청나게 강하다는 사실이며, 다행인 건 봉인되었다는 거다.
그를 경계하며 몸을 일으킨 민혁은 곧 소가 또다시 공격해 오지 않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한 가지 예상되는 바가 있어 다시 HP를 풀로 채운 후, 군주의 갑옷으로 스왑한 후, 조심스레 호미를 들고 산삼으로 다가갔다.
산삼으로 다가가도 소는 어떠한 경계심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호미로 찍는 순간.
놈이 달려왔다.
“바람 같은!!!”
민혁은 다급하게 바람 같은을 사용하였다.
가까스로 소가 민혁을 지나쳐갔다.
‘그래, 한번 땅을 파고 바람 같은으로 피하면서……!’
민혁은 이런 잔꾀를 부렸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달려오는 소를 보며 그 생각을 접었다.
달려오는 우마왕이 뛸수록 그 크기가 커져간다.
4m, 5m, 6m, 8m, 10m, 15m. 20m까지.
급기야 이 어비스의 밭의 반절을 채울 정도로 거대해졌다.
“미친 이걸 어떻게 피…….”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크아아아아아악!”
뒤로 날아간 민혁의 HP가 그전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마왕의 타격 스킬로 추정되는 저것의 데미지는 상상을 초월했다.
급기야 딛고 일어서는 자 효과까지 받고 겨우 회생한 민혁이었다.
‘아니, 저놈을 도대체 어떻게 죽이지?’
민혁은 땅에 쓰러져 HP를 채우며 숨을 헐떡였다.
딱 보아도 우마왕의 HP량도 엄청나게 높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미 땅에 호미를 찍어본 결과 자신은 생각보다 쉽게 재료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저 빌어먹을 봉인된 우마왕이라는 사실이었다.
저놈이 있는 한, 민혁은 절대 재료를 채집할 수 없다.
즉, 눈앞에 있는데 먹지를 못한다.
“왜 앞에 있는데 먹지를 못하니……!”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의 대사가 생각나는 때였다.
그러던 중 민혁은 아차 했다.
“굳이 사냥해야 해?”
우마왕은 자신이 사냥할 수 없는 몬스터로 추정된다.
그런데, 굳이?
민혁이 기발한 생각이 난 듯 입가가 쭉 찢어졌다.
* * *
알레네.
괴짜인 그녀는 밴을 도와주는 것과 민혁이 재료를 캐오는 건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민혁이 ‘봉인된 우마왕’에게 처참히 두들겨 맞는 모습이 상상된다.
과거 신을 위한 땅이라고 불려 많은 인간이 찾았으나 그들이 모두 포기한 이유.
오로지 봉인된 우마왕 때문이었다.
그 어떤 자도 봉인된 우마왕을 쉬이 하지 못했다.
‘어디 얼마나 개고생을 하고 있나 볼까? 아니면 이미 죽었으려나? 호호!’
또한, 알레네는 과거 민혁과의 내기에서 패배함으로써 자신의 비기 중 하나인 ‘중첩되는 즐거움’을 그에게 내줬다.
물론 아닌척하지만 그녀의 속은 밴댕이 소갈딱지였다. 은근히 그 일로 민혁이 밉게 보였다. 물론 잘생겨서 좀 수그러들었지만.
그렇게 걸음 하던 알레네.
그녀는 곧 자신의 눈앞에 보여진 광경에 경악하기에 이른다.
“뭐, 뭐야!!!”
어비스의 밭.
이를 알레네는 거의 수천 년간 보살피고 키워냈다.
그런데 지금?
모든 농작물이 사라져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민혁이 자신의 머리통만 한 망고를 한입 가득 베어 문다.
“우와아아앙. 와구! 다, 달콤해……!”
그러곤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 앞엔 우마왕이 민혁의 옆에서 그 기다란 꼬리를 좌로, 우로 흔들어대며 ‘음머어어어어!’ 하며 기분 좋게 웃고 있다.
순간 알레네는 한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내, 내 농사는 끝났어……!’
물론 다시 일굴 수 있겠지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리라.
가슴속 깊은 곳에서 눈물이 차오르려고 할 때. 민혁이 말한다.
“소머리야, 너한테 이름을 지어줄까?”
“음머어?”
알레네.
그녀는 경악스러우면서도 두 존재의 대화를 지켜봤다.
우마왕이 고개를 갸웃하며, 민혁이 지어줄 이름에 기대했고 알레네도 내심 기대했다.
그래도 녀석은 봉인되었지만 우마왕이었으니까, 멋진 이름이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민혁이 말한다.
“네 이름은 바로 한우다. 한.우.”
“음머어어어어어어!!!”
우마왕이 새로 받은 ‘한우’라는 이름에 기분 좋게 웃는다.
그리고 민혁은 입가에서 흐르는 침을 서둘러 닦아냈다.
‘역시 소고기는 한우지!!? 암암. 그렇고말고. 크하하하핫!’
그렇다. 봉인된 우마왕. 그의 이름은 민혁이 먹고 싶어 ‘한우’라 지어줬다.
그리고 알레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한우가 뭐지?’
그리고 또 다른 의문.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