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75
밥만 먹고 레벨업 576화
식신의 절대신의 비기.
만인의 즐거움.
이 위대한 힘을 민혁이 어떻게 얻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성벽 전체가 철갑에 둘러싸이고 식신은 혼자서 나아갔다.
쿠콰콰콰콰쾅!
콰쾅!
밖에서 쉴 새 없이 폭발 소리가 들려온다.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
“존경스럽습니다.”
랭커들은 폭발음이 들릴 때마다 성벽 너머에 있을 그를 떠올렸다.
아무리 게임이라 해도 무섭지 않은가?
혼자서 20만 명 이상을 상대해야 하는데 말이다.
또한, 이런 말도 안 되는 광역기 스킬을 사용한 민혁이며, 스스로 혼자서 뛰어드는 것을 선택했다.
여기 있는 랭커 중, 상당수는 이제까지 식신을 비난하고 질타해왔다.
사람이란 그렇다.
자신이 어느 분야에서 꽤 잘한다 싶으면, 다른 이들을 비웃고 곱씹고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어째서 식신이 왕이 되었는지, 어째서 그가 세계 최고의 랭커가 되었는지 깨닫는다.
지니가 말한다.
“멋진 녀석이죠?”
“……멋지네요.”
“대단해요.”
부드럽게 웃은 지니.
그녀가 입을 열려 하자 많은 랭커들이 집중한다.
또 어떠한 미담을 말해줄까, 지금 그 어떤 말이라도 가슴 깊이 박힐 것이다.
“천외국 들어오실래요?”
“…….”
“…….”
“…….”
아니, 갑자기 감동파괴라고? 이런 식으로 길드영입을 제안한단 말인가. 하지만 들어가고 싶은 이 욕구는 뭐란 말인가!
지니는 눈치챘다.
오늘 천외국으로 엄청난 대한민국 랭커들이 가입하겠구나!
그녀는 따뜻한 온기의 조각 스테이크를 바라봤다.
모든 이들이 허겁지겁 먹고 있다.
그녀 또한 그 큐브 스테이크 하나를 입안에 넣었다.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진다.
스테이크가 머금은 풍부한 육즙이 느껴진다. 씹을수록 입안 가득 육즙이 퍼져나가고 있다.
지니가 인벤토리에서 사이다를 하나 꺼내서 벌컥벌컥 마셨다.
그를 보고 많은 랭커들이 주변을 둘러봤다.
“사이다 있는 분?”
“없는데?”
“왜 천외국 분들은 다 사이다가 있지? 콜라도 있네.”
“로크는 왜 갑자기 혼술을…… ?”
“로크 뒷모습. 마른멸치에 소주 한잔하시는 우리 아빠 같냐…….”
식신의 영향!
천외국 길드원들은 항상 사이다나, 캔맥주를 소지하고 다닌다.
언제든 민혁의 맛있는 요리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한 방법이다.
“크…….”
사이다를 마시고 작은 감탄을 흘린 지니가 이번엔 잘 구워진 새송이버섯을 먹어본다.
그다음엔, 잘 으깨진 감자 샐러드까지. 역시나 그의 요리는 최고였다.
하지만 지니를 비롯한 대한민국 랭커들은 생각했다.
여기에 있는 1만 명의 모든 랭커들에게 요리를 먹인다.
이러한 요리가 뛰어나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에이, 그래도 식신의 요리인데, 버프 10%는 올려주겠지.”
“맞아, 맞아.”
‘만인의 즐거움’의 요리는 직접적으로 상세설명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직접 먹어야만 그들이 확인 가능한 듯싶었다.
그때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 반론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군요.”
황혼의 요리사 블랙은 우리나라 최고의 요리사이자, 아테네 세계 요리사 랭킹 3위에 빛나는 자다.
“요리사들은 레벨이 높아질수록 새로운 요리 스킬을 배우고 있죠, ‘함께하는 요리’가 대표적이고요.”
함께하는 요리는 400레벨이 넘은 요리사들이 새로 습득하는 스킬이다.
만인의 즐거움처럼, 한 번의 버프 요리에 많은 사람이 버프 효과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먹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버프 효과가 감소한다는 겁니다. 3명을 먹이면 20%가, 10명을 먹이면 40%가, 20명을 먹이면 50%가 감소하죠. 그런데 우리는?”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 주변을 둘러봤다.
자그마치 1만 명이 넘는다.
“한 개의 스텟 3%나 오르면 다행일 겁니다.”
“식신의 요리는 항상 예상을 뛰어넘어요.”
지니가 그에 쓰게 웃으며 말했다.
블랙은 민혁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또한, 지독한 현실주의자이기도 하다.
“방금 전의 1만 개의 요리는 그저 화려한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은 요리였죠. 상식적으로 요리 하나로 1만 명이 높은 버프 효과를 얻는 게 가당키나 합니까?”
분명 황혼의 요리사 블랙은 민혁에 대한 미운 마음에 말하고 있었지만, 민혁을 존경하게 된 랭커들도 그는 인정했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세상엔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지니의 생각은 달랐다.
애초에 천외국은 그런 퍼포먼스 따위 계획한 적도 없다.
또한, 식신 민혁이 자신들에게 요리를 먹게 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나. 황혼의 요리사 블랙은 콧방귀를 끼었다.
“곧 들통 날 사실로, 당신의 왕을 감싸려 하지 마시죠.”
“그런데 만약 10% 이상의 버프 효과라면요?”
“하하하하하하하!”
블랙의 웃음소리가 그 주변을 장악했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니, 말 자체도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럼 제가 천외국에 가입하죠. 물론 그럴 일은 죽었다 깨어도 없을 테지만. 자, 전 이제 마지막 한 조각이 남았네요.”
블랙이 마지막 남은 큐브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어 올렸다.
지니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작 부정하시면서도 가장 빨리 드셨네요. 1만 명 중에서.”
“…….”
사실, 그건 인정한다.
이 큐브 스테이크는 블랙이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요리사로서 맛 하나는 인정했고 자신도 모르게 허겁지겁 먹어버린 것이다.
그 창피함을 무릅쓰기 위해 마지막 한 조각을 입안에 넣고 조롱하듯, 음미했다.
“으으음~ 분명 맛은 인정할 만합니다. 하지만 버프는?”
그리고 알림이 들려온다.
[만인의 즐거움] [한 가지의 요리로 모든 이들이, 그 요리의 동일한 효과와 맛을 느낄 수 있는 큐브 스테이크를 드셨습니다.] [HP 45%가 회복됩니다.] [MP 51%가 회복됩니다.] [스테미나가 상당수 회복됩니다.] [모든 스텟 19%가 상승합니다.] [물리 공격력 및 마법 공격력이 18% 상승합니다.] [물리 방어력 및 마법 방어력이 17% 상승합니다.] [모든 스킬 레벨 +1이 상승합니다.]툭-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 자신의 포크를 떨어뜨렸다. 그와 함께, 지니도 마지막 한 점 남은 스테이크를 입에 밀어 넣고 진득한 미소를 머금었다.
“천외국에 가입하시겠다고요? 민혁이가 받아줄지는 모르겠네요.”
“…….”
지니가 회심의 미소를 날렸다.
“한 번 부.탁.해.보.세.요.”
“…….”
천외국에 새로운 길드원이 영입되었다.
* * *
“패왕도.”
알렉산더.
세계 최고의 랭커.
그는 왕들에게 집중공격을 받은 민혁의 검에서 일렁이는 화염을 보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다.
그의 등 뒤로, 아기 돼지 콩이가 소환되고 곧바로 그 거대한 화마가 대군과 왕들을 향해 꿀렁이는 해일처럼 다가왔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
“……!”
“……!”
“……!”
왕들이 경악했다.
화마에 닿는 순간 랭커들이 한 번에 잿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어지고 있었다.
마치 핵폭탄이 떨어진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 것만 같은 기분이다.
0.1초의 사이.
수천 명의 랭커들이 잿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어진다.
알렉산더가 그 참혹한 광경에 경악할 때.
이탈리아.
나아가 세계 탱커 랭킹 1위 발렌티노가 재빠르게 자신의 사각 방패를 땅에 꽂았다.
“방패신의 벽!!”
꽈르르르르르륵-
순식간에 솟아난 20m 높이의 투명한 방어벽이 만들어졌다.
화르르르르르르륵-
거대한 화마와 방패신의 벽이 부딪친다.
그 투명한 벽 너머, 아비규환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방패신이 만들어낸 벽이 지금.
꾸르르르르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벽을 녹여낸 화마가 왕들을 집어삼켰다.
“크허어어어억!”
“으, 으아아아아악!”
“끄으으읍!”
그중에 있는 알렉산더도 경악했다.
그의 풀 플레이트 아머에서 순간적으로 드래곤의 비늘들이 촤르르르르- 튀어나오며 그의 온몸을 감쌌다.
방어력을 순간적으로 ×3배 올려주는 기능이었다.
하지만, 그 화마에 알렉산더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서둘러 화마 속, 포션 병을 꺼내 마셨다.
가까스로 화마가 진정되었을 때.
그들은 경악하고야 말았다.
민혁의 바로 등 뒤에 있던 아기 돼지 콩이가 앞으로 나선다.
그와 함께, 또 한 번 발현된다.
“이건 재앙이야…….”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또다시 뜨거운 화마에 집어 삼켜지며 왕들은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
콩이의 포식자의 권능은, 스킬의 능력 자체를 베끼는 것이 아닌, 발현된 상태의 그 힘을 베끼는 것.
1.5배 강력해진 100% 패왕의 마력을 품은 패왕도의 또 한 번의 발현.
알렉산더가 비틀거리며 몸을 지탱할 때.
그는 보고야 말았다.
순식간에 6만이 넘는 랭커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다.
심지어 그 주변으로 뜨거운 화마의 잔재들이 꿀럭꿀럭 아군을 갉아먹고 있었다.
옆에선 신궁 먀오가 온몸에 화상에 그을린 채 비틀거리고 있었다.
켄라우헬이 한쪽 팔이 사라진 채, 힘겹게 서 있다.
켄타로의 얼굴을 감춘 복면이 불에 타고 입은 방어구가 손실되어 살갗이 보이고 있다.
왕들이 참혹한 모습으로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리고 민혁이 움직이려는 찰나.
“유도폭격.”
벌벌 떨리는 손으로 다급히 활시위를 놓은 먀오의 하얀빛이 일렁이는 화살이 민혁을 강타했다.
콰콰콰콰콰콰쾅-
“크으으읍!”
민혁이 뒤로 물러난다.
그가 입을 열거나 혹은 검을 휘두르기 전.
그를 잡아야만 한다.
그들 앞에 놈은 ‘괴물’ 또는 ‘신’과 같았다.
왕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두려웠기에, 지금 저자를 막아야 했다. 그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게.
모든 힘을 소진해 죽여야 한다.
켄타로.
그의 일본도가 빛에 번쩍인다.
“폭풍 가르기.”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
뻗어나간 거대한 힘이 민혁을 베어내고.
“검의 무덤.”
쿠콰콰콰콰콰쾅!
켄라우헬이 사용한 힘에 의해 하늘에서 여덟 자루의 검이 민혁의 주위로 떨어져 그를 공격한다.
“방패폭발.”
날아가는 수십 개의 사각 방패가 민혁의 주변에서 폭발을 일으킨다.
그들은 마치 뭔가에 홀린 것 같이 다급해 보였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자욱한 흙먼지 속.
그들은 계속된 공격을 감행했다.
그리고 흙먼지 속. 쓰러지는 민혁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때.
그 그림자를 정체 모를 인영이 부드럽게 안아 들었다.
그와 함께 정체 모를 알림이 세상에 강타했다.
[절대신 중 누군가. 왕과 신하의 마지막 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허공으로 황금빛 문구들이 스르르르 새겨져 간다.
[왕은 신하를 위해 자신의 혼신의 힘이 담긴 요리를 전달했다고 하더라.] [신하는 왕을 위해 신조차 베어내고 힘껏 달려왔다 하더라.] [서로를 잊지 못했던 왕과 신하는 전쟁터에서 다시 만났다고 하더라.]사아아아아아아아-
자욱한 흙먼지가 걷힌다.
그 흙먼지 사이, 민혁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두른 채, 그를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짓고 있는 노장이 있다.
그처럼 온몸 곳곳에서 피를 흘리며, 그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민혁이 있었다.
[왕과 신하는 뜨거운 재회에 서로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로 웃어 보이더라.] [왕과 신하의 헤어짐과 재회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다더라.] [그리고.]하늘 위.
황금색 글자들이 그 어떠한 문자들보다 더 크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황금빛 문자들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에 왕들조차 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바라본다.
[왕과 신하의 새로운 전설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