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85
밥만 먹고 레벨업 586화
올리드.
그는 기름기와 붉은색을 함께 머금은 닭볶음탕의 그 큼지막한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입을 벌려 그 커다란 다리를 한입 베어 물었다.
베어 무는 순간, 쫄깃쫄깃한 식감이 느껴지며 그와 함께 혀를 감싸는 매콤함과 달달함이 입안에서 함께 공존한다.
‘매, 매워…… 하지만 맛있어…….’
올리드에게 닭볶음탕은 분명히 매운 음식이었다. 한데,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그리고 모든 길드원이 올리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앞에 왕인 민혁도 ‘함께하는 즐거움’ 스킬을 이용. 자신도 닭볶음탕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길드원들은 민혁이 아닌, 올리드에게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맛이 어떻습니까?”
“매, 매워요?”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올리드 님.”
올리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앞의 닭볶음탕 앞에선 어떠한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앞에서 함께 먹는 민혁을 보며 따라서 먹어본다.
닭볶음탕과 함께 놓인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쌀밥.
‘한국의 쌀은 유난히 더 윤기가 흐르고 맛있다고 하지.’
그 뜨끈한 밥 위로 양념이 잘 밴 감자를 올린다.
그리고 닭볶음탕의 붉은 양념 몇 숟가락을 밥 위로 적신다.
감자를 수저로 살살 으깨준 후에, 양념과 비벼진 밥과 감자를 얹어 입안에 넣는다.
“…….”
올리드.
그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한국의 음식은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아니, 곧 고개를 저었다. 전하께서 만들어주셨기에 이토록 맛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맛있는 걸 한 번씩만 먹어도 참 행복한 삶일 것 같다.’
살아가면서 행복한 게 뭐가 있겠는가?
이렇게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 맛있는 음식을 먹어주는 것.
이처럼 기쁘고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올리드는 닭볶음탕을 삭삭 긁어먹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때.
[당신만을 위한 레시피로 만든 요리를 드셨습니다.] [한 달 동안 당신만을 위한 레시피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버프 유지 기간 동안 다른 버프를 중복해서 받으실 수 없습니다.] [닭볶음탕] [22일 동안 모든 스텟 17%, 아포르 검술 레벨+1이 상승합니다.] [22일 동안 5%의 추가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올리드.
그는 말문을 잃었다.
사실 그 또한 식신 민혁의 요리가 굉장히 ‘과장’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고작 요리를 먹고 1.3배 이상이 강해질 수 있는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 정도라면 노멀 등급 아티팩트인 검을 차던 유저가, 전설 등급 검을 차게 된 것과 같은 힘을 내니까.
‘사실이었어?’
미쳤다.
지렸다.
맛도 좋은데, 버프 능력도 훌륭하다. 그리고 자신도 다 먹어내고 부드럽게 웃는 민혁이 보였다.
그의 등 뒤에서 후광이 비친다.
올리드가 생각하는 요리버프가 더 사기인 이유.
그 이유는 자신의 수준에서 사냥이 불가능한 존재를 사냥할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의미였다.
‘300레벨 유저는 혼자서 330레벨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들보다 레벨이 낮은 몬스터를 사냥하면 경험치가 더 적게 오르고, 높은 몬스터를 사냥하면 경험치가 더 많이 오르게 된다.
하지만 민혁의 요리를 먹게 된다면?
‘내가 닿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보스 몬스터들 또한, 사냥이 가능해. 이건 뛰어난 아티팩트보다 놀랍다.’
그 이유.
아티팩트의 슬롯은 한계를 맞이한다.
귀걸이, 목걸이, 장갑, 부츠, 갑옷, 투구, 그리고 무기.
이를 빼면 더 이상 유저는 자신을 강화시킬 방법이 스텟밖에 없다.
그런 스텟을 엄청나게 높일 수 있는 방법.
‘식신의 요리뿐이다.’
민혁이 올리드에게 다가와 말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올리드.”
“……!”
그리고 올리드.
그는 또 다른 부분에서 경악하고야 말았다.
“제, 제 이름을 아십니까?”
그가 놀라는 이유.
왕들은 수천, 수만, 수백만 명의 군주이다.
때문에 백성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는 리챠드도 마찬가지였다. 핵심 간부진들이나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자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이름을 알지 못했다.
아테네의 경우 유저들의 머리 위로 그 닉네임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그를 통해 확인했다는 것도 불가능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민혁은 굉장히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물론이지. 너뿐만이 아니야, 이 친구의 이름은 월리엄. 활이 주특기인 친구지. 그리고 이 친구는 롤스. 창을 잘 써. 또 이 친구는…….”
하나하나 신규 길드원들의 이름을 말하는 민혁이었다.
올리드는 알 수 있었다.
출정 전에 민혁은 시간을 내어, 그들의 이름을 전부 외운 것이다.
이것은 사소하지만 그들을 위한 배려이고, 그들을 아끼는 마음이다.
‘작은 것부터 이러한 왕이라니.’
올리드.
그는 진정으로 민혁에게 감탄하고 경악하고 있었다.
‘이분이…… 진정으로 섬겨야 할 왕…….’
올리드.
그는 이분과 함께라면 어떠한 것도 두렵지 않을 것을 알았다.
“감사합니다. 전하.”
“……그래.”
민혁은 그 감사의 의미가 요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전혀 달랐다.
올리드가 말하는 감사는 ‘자신에게 새로운 왕’이 되어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스파이로 천외국에 숨어들어왔던 올리드.
그는 새로운 왕을 섬기기로 결심했다.
[리챠드를 차단하시겠습니까?]‘응.’
[리챠드를 차단하셨습니다.]그런 그에게로 다시 백마 위에 오르는 민혁이 보였다.
‘영원히 충성하겠습니다.’
그리고 민혁에겐 알림이 들려왔다.
[올리드의 충성심을 얻어내셨습니다.] [2,000캐시를 획득합니다.]* * *
타임어택 던전.
같은 던전을 반복해서 도전할 수 있으며 주어진 시간 내에 돌파하거나, 또는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더 빠르게 돌파하는 던전이다.
이 타임어택 던전은 예전부터 아테네에서 곳곳에서 이벤트를 하곤 했다.
이벤트 방식은 간단하다.
가장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한 이들이 승리한다.
천외국이 과거 레전드 길드였던 시절.
그들은 민혁의 도움으로 타임어택 던전에서 미국마저 제치는 기염을 토해내어 처음 유명세를 탔던 적도 있다.
그리고 항상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 타임어택 던전은 이번 별들의 길에서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타임어택 던전은 유저들 레벨대에 맞는 던전으로 모든 레벨의 유저들이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50~100레벨, 100레벨대, 200레벨대, 300레벨대까지 참여할 수 있었다.
400~500레벨의 유저들의 경우는 타임어택 던전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았기에 이번 타임어택 던전 이벤트에선 배제되었다.
그리고 지금.
마세르라티라는 정체불명의 이름이 별들의 길의 타임어택 던전의 1위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우울한 언데드의 던전 1위. 마세르라티 길드. 15분 11초.] [리치의 안식처 1위. 마세르라티 길드. 13분 40초.] [심연의 던전 1위. 마세르라티 길드. 15분 59초.]다양한 레벨대의 타임어택 던전이 존재하는 만큼 이는 놀라운 일이다.
또한, 별들의 길에서의 타임어택 던전은 참가했던 자들이 또다시 참여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그 파장은 더욱더 커다랬고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세르라티 길드가 도대체 뭐하는 길드인데?] [와…… 미국이랑 일본 타임어택 던전 그대로 깨버리고 모두 장악하고 있음.] [미국이랑, 일본 유저들이 1위 탈환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기록이 사기적이라 어떻게 못 하고 있다고 함.] [벌써 별들의 길의 약 40%의 타임어택 던전들에 ‘마세르라티’ 길드의 이름이 새겨지고 있음.] [신흥 강자들의 출현인 듯?] [마세르라티. 절대신 클래스에 오른 리챠드가 이끄는 길드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리챠드가 이끄는 길드 맞습니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하죠.]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절대군주라는 절대신 클래스에 도달한 리챠드.
그가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할 것임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마세르라티 길드에 관심을 보일 것이며 그들은 엄청나게 그 크기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실제로 리챠드는 바로 왕위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군사력과 영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데뷔를 위해 남겨두었죠. 화려하게 데뷔한다면 더 많은 인재를 끌어올 수 있을 테니까요.”
올리드가 민혁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한순간에 민혁의 편으로 돌아선 올리드.
민혁은 그가 스파이였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놀라진 않았다.
이미 누군가는 심어놓았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적사항을 기재한다고 해도 그를 숨길 자들은 얼마든지 숨길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로써 명목이 생긴 것이다.
천외국은 가장 빠르게 왕국으로 건립된 만큼 그들을 노리는 자들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또한, 그런 천외국을 집어삼킨다면 그들은 더욱더 큰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될 것일 테니까.
하지만 천외국은 먼저 그들을 공격할 명분이 없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 분명히 ‘천외국은 머더러 길드와 다를 바 없다’라고 할 것이다.
이상한 일이다.
도전하는 이들은 욕하지 않지만, 정점에 오른 천외국이 다른 길드를 치기 시작하면 양민학살이라 손가락질받는다.
그러나 지금.
천외국에겐 아주 좋은 명분이 생겼다.
그들이 ‘스파이’를 심어놓았다.
이것 하나면 충분하다.
“리챠드는 어떤 자이지?”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자입니다. 절대군주에 오른 자. 그가 바로 리챠드이니까요.”
“…….”
민혁은 얕은 신음을 흘렸다.
세상에 등장한 또 다른 절대신 클래스.
절대신 클래스의 위력을 민혁은 몸소 체험한 바 있다.
루바이는 ‘구원자’로서 일반 유저들이 따라갈 수 없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여전히 생생하다.
‘심판’ 스킬을 사용하여, 자신의 주변에 있던 4만 명에 가까운 머더러 길드의 인원들을 순식간에 녹여버린 그이다.
“심지어 리챠드는 본래 군주 클래스가 아닌 검사 클래스였습니다.”
“검사 클래스였다고?”
“예, 검사 클래스인 그였지만 그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놀라운 재주가 있었고 그들을 이용하여 강군을 만들어내고 영토를 장악하기 시작했죠. 그에 따라, 서브 클래스로 ‘군주’ 클래스를 획득한 겁니다. 그리고 그 군주 클래스가 지금은 절대신 클래스인 절대군주가 된 거고요.”
“리챠드는 어떻게 그런 뛰어난 자들을 키워낼 수 있는 거지?”
“리챠드는 미국 특수부대 대령 출신입니다. 사람을 부리는 법을 잘 알고 있죠. 또 그가 얻은 군주 클래스는 놀랍게도 병사육성에 놀라운 힘을 발휘합니다. 그의 왕국에만 소속되기만 하여도 몇 배는 빠른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 때문에 강자들이 그의 곁에 모여든 거죠.”
심각한 이야기이다.
그의 수하로만 있어도 그들은 더 강한 힘을 거머쥐게 된다.
“천외국과의 전력 차이는?”
“……누가 우위인지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올리드는 가장 최측근에 있던 자였다.
그랬기에 그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이 우위인지 말할 수 없다는 사실, 며칠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절대신 클래스 절대군주가 되었으니까요. 사실 아무리 그가 뛰어난 육성을 해내는 힘을 가졌다 해도 지금 보여지는 타임어택 던전의 장악은 그 전에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세계 내로라하는 자들이 참가하는 타임어택 던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가능해졌죠.”
“그 가능해졌던 방법은 알 수 없으려나?”
그렇게 말했던 민혁이었지만 그는 곧 고개를 저었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때.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올리드가 마세르라티 길드 내에서 친분이 두텁던 유저들에게 귓속말하기 시작했다.
[올리드: 커넥터 님?] [케넥터: ㅎㅇ, 근데 올리드 님. 길마님이 찾…….]“차단.”
[커넥터 님을 차단하셨습니다.] [올리드: 루고 님?] [루고: 올리드! 너 길마님이……!!]“차단.”
[루고 님을 차단하셨습니다.]“차단.”
“차단.”
“차단.”
“차단.”
그 이후로 계속된 차단이 이루어졌다.
“…….”
민혁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봤다.
마침내.
[올리드: 게이드 님?] [게이드: 올리드 님 하이요. 무슨 일이에요?] [올리드: 역시 우리 마세르라티 길드가 타임어택 던전을 장악하고 있네요. 역시 길마님 대단합니다. 그보다 절대군주에 오른 리챠드 님이 도대체 어떤 힘을 발휘하기에 이런 일이 가능한지 아세요?]올리드는 마세르라티 길드 내에선 꽤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미 타임어택 던전을 장악했기에 그를 모르는 게 더 이상할 거다.
그리고 들은 대로 올리드가 보고했다.
“리챠드는 ‘절대군주의 낙인’ 스킬이란 힘을 얻게 되었고 이 낙인이 새겨진 자는 자그마치 20% 이상의 더 강한 힘을 가진다는군요. 당연하게도 무차별적으론 쓸 수 없는 스킬일 겁니다.”
“아, 어…… 그, 그래.”
민혁.
그는 순간 차단만 서른 번을 넘게 한 올리드를 보며 생각했다.
‘나도 차단하는 거 아냐?’
그리고 올리드에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리챠드 위의 더 놀라운 왕인 민혁을 보았기에 이럴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한번 충성을 맹세하면, 그를 끝까지 믿고 따른다.
최소한 민혁보다 믿음직스럽고 더 위대한 길을 걸을 재목의 사람이 아니라면 돌아설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정보를 알려주었던 자.
“차단.”
훗날 프로 차단러라 불리게 되는 올리드였다.
곧 곰곰이 생각하고 있던 민혁이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시 타임어택 던전의 1위를 탈환하면 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