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84
밥만 먹고 레벨업 585화
올리드.
그에게 있어서 진정한 왕의 기준은 군주 리챠드뿐이었다.
리챠드는 뛰어난 통찰력과 군사육성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도 그가 부리는 군대는 그 어떤 영지나 왕국의 병사들보다 강한 힘을 발휘했다.
그런 리챠드의 궁수부대가 있다면 저 정도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올리드는 생각했다.
‘완전 머저리는 아니었군. 궁수부대를 이용하여, 우리를 후방에서 돕게 하려는 생각이었어!’
그래, 그들이 뛰어난 궁수들로 이루어진 자들이라면 승산이 생긴다.
하지만 아직은 길드원들이 혼란에 빠져 있었다.
“으아아아악!”
“크아아아악!”
“누, 누가 좀 도와줘!!!”
그런 그들의 비명 속에서 올리드가 외쳤다.
“병사들은 모두 궁술을 집중적으로 익힌 자들이다! 그들의 후방지원이 있으니 곧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에 신규 길드원들의 얼굴에 작은 화색이 감돌았다.
‘궁수부대였어!?’
‘그러고 보니 화살들이 백발백중이잖아!?’
‘명중력 엄청 높나 보네.’
그들은 생각했다.
천외국엔 어떠한 병사들이 유명한지 알려진 바 없다.
대체로 유저들이 다스리는 영지나 혹은 NPC들이 다스리는 왕국 등엔 각 뛰어난 부대가 있기 마련.
천외국은 비밀리에 궁수부대를 키워온 것이다.
한데.
그 사실은 틀렸다.
천외국 병사들이 일제히 활을 등 뒤에 찼다.
분대장 파크가 허리춤의 검을 뽑아 들었다.
“발검!!!”
척!
척!
척!
척!
일제히 검을 뽑아 든 그들이 혼란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순간, 올리드는 보고야 말았다.
뛰어든 분대장 파크가 단숨에 실버 웨어울프 세 마리를 베어냈다.
‘허어어억!’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천외국 병사들이 난입하면서였다.
그들이 위기에 빠진 신규 길드원들을 노련하게 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그들이 휘두르는 창은 단숨에 적들의 급소를 관통했다.
그들이 휘두르는 도끼는 단숨에 적들의 머리통을 쪼개어냈다.
쓰러져 있는 길드원이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이 무시했던 ‘한스’라는 이름의 병사가 자신에게 손을 내민 걸 볼 수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
부끄러웠다.
자신은 일반 유저들보다 더 뛰어나다.
그 생각에 사로잡혀 오만했고 앞의 병사를 무시했다.
그런 그가 위기의 순간, 손을 내밀지 않는가?
그의 손을 덥석 잡고 일어난 그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리고 감탄했다.
‘강하지만 오만하지 않은 자들!’
더 놀라운 건.
‘어떻게 이런 병사들을 육성할 수 있었던 거지?’
모두가 놀라고 있었다.
아무리 길드원이라고 할지라도 간부급이 아니라면 실제 병사의 스텟이나, 스킬의 경지에 관해선 확인이 불가능하다.
확인할 수 있는 건 그나마 레벨뿐.
분명 이 한스는 자신과 비슷한 레벨이었건만?
아니, 오히려 더 낮았다.
그리고 경악하는 신규 길드원들 사이.
민혁에게 끊임없이 알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101캐시가 적립됩니다.] [109캐시가 적립됩니다.] [67캐시가 적립됩니다.] [51캐시가 적립…….] [총 18,144캐시가 적립되었습니다!]천외국의 사령관은 누구였던가?
다름 아닌, 절대신의 검으로 밝혀진 브로드였다.
또 그를 비롯한 검술 교관으론 엘피스와 과거 검성이었던 소년 코니르가 있었다.
그렇다면 궁술은?
대한민국에서만큼은 신궁이라 불리는 루트가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창술은 ‘창신’ 밴이 직접 그들을 가르쳐왔다.
최고의 스승들이, 최고의 병력을 더 최고의 병력으로 키워낸 것.
민혁은 자부한다.
천외국의 병사들은 레벨 대비하여 세계 그 어떤 제국의 병력과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
‘단 한 곳. 루브앙 제국 빼고.’
루브앙 제국의 무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덧.
민혁이 원하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오만했던 길드원들이 그러한 마음을 버리고 병사들을 존중하며 함께 싸우기 시작했다.
“위험해!!!”
어떠한 이는 위험에 빠진 병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져 막아냈다.
어떠한 이는 병사와 웨어울프가 사투를 벌일 때, 그를 도와 놈의 목을 쳤다.
그는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놀랍게도 신규 길드원 고작 두 명 만의 사상자를 내고 그들이 1,500마리가량의 실버 웨어울프를 사냥했다.
민혁은 단숨에 2만 캐시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때. 분대장 파크의 부축을 받던 올리드가 화를 참지 못하고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왕이라는 사람이 지켜보기만 하는 겁니까? 우리가 위험에 빠졌으면 도와줘야 할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천외국에 대한 실망이 너무도 큽니다!!!”
올리드가 항의하자 그를 따라 다른 신입 길드원들 또한 목에 핏대를 세우고 항의했다.
그들 입장에선 식신 민혁이 검 몇 번 휘두르면 죽어 나가는 그들에 의해 고전한 것이 억울한 것이다.
“전하께 무슨……!”
파크와 병력이 그들을 제지하려 할 때, 민혁이 손을 들어 물러나게 했다.
그리고 길드원들을 둘러보던 그.
그가 사나운 얼굴로 말했다.
“뭐 이런 잣 같은 것들이 다 있어?”
“……!”
“……!”
“……!”
그 말을 들은 길드원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왕이 되어서 도와주지 않아놓고 뭐?
하지만 그때, 민혁이 그들에게 말했다.
“왕과 왕이 이끄는 부하들도 믿지 않았던 놈들이 이제 와서 뭐 어째?”
그 말에 그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민혁이 잠시 호흡을 추슬렀다. 냉정함을 찾기 위함이었다.
때문에 거친 화법을 다소 버리고 말했다.
“당신들은 나와 내 군사들도 믿지 않아놓고 왕인 나는 도와주길 바랐던 겁니까? 오만함에 차올라 전우를 비웃던 당신들이!!!”
그 말에 그들의 얼굴 끝까지 부끄러움이 차올랐다.
직접 듣자 너무도 부끄러웠다.
고작, 좀 더 뛰어나다는 이유로 전우를, 함께 싸워줄 동지들을 외면한 것은 자신들이다.
“우리 천외국의 병사들이 어째서 더 강하고 굳건한지는 압니까? 믿고 의지하며 도우면서 살기 때문입니다.”
“…….”
그들은 침묵했다.
그리고 이내, 민혁이 그들을 타이르듯 말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그에 신규 길드원들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자신이 무시했던 병사들을 바라보던 길드원들의 시선이 변했다.
누군가는 다친 병사를 부축해 주고 있었고, 누군가는 걱정해 주고 있었다.
고작 게임이지만 그들은 ‘전우애’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고작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식신은 우리가 이걸 깨닫게 하려고…….’
‘전우애가 있기에 천외국이라는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건가.’
‘나 또한 나를 지켜주는 전우들이 생기는 거겠지. 정말 멋진 일이다…….’
그리고 민혁.
그가 그들을 훑었다.
그 눈빛. 너무도 고귀하고 위대하다.
“이게 바로 당신들이 살아갈 ‘천외국’이다.”
“…….”
“…….”
“…….”
“…….”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들의 등 뒤로 소름이 돋아올랐다.
고작, 게임이라고 믿었던 이곳에서 전우애를 느끼며 진짜처럼 살아가는 곳.
오로지 강한 자들만이 살아가는 곳!
그것이 우리가 살아갈 천외국.
그리고 이를 보는 올리드.
그는 너무도 멋있는 모습에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와장창창!
그 소리.
리챠드라는 사람밖에 모르던 그에게 새로운 왕이 각인되기 시작한다.
그의 이름. ‘민혁’이었다.
* * *
이벤트 기획팀.
새로 이벤트 기획팀의 팀장이 되고 별들의 길 내에서의 모든 이벤트를 기획한 새로운 팀장 박이현.
그는 모니터에서 떠오르는 알림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마, 말도 안 돼!!’
그는 회의실에서 말했던 바 있듯이, 절대적으로 MVP 상점의 캐시 얻기가 힘들 것으로 단정 짓고 있었다.
그것을 기획한 것도 자신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민혁 유저는 단숨에 약 2만이 넘는 캐시를 획득했다.
‘우, 우연이겠지. 말도 안 돼…….’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문득 회의실을 나간 후에 이야기를 나눴던 박민규 팀장과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박이현 팀장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아테네의 유저들은 계산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박이현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때문에, 박민규 팀장의 그 말을 부정했다.
‘그래, 이번 한 번일 거야.’
하지만 문득 불안해진다.
‘만약 20만 캐시를 모아내면…….’
그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알렉산더가 받은 신등급 보상보다 뛰어난 보상을 얻게 된다…….”
* * *
이게 바로 당신들이 살아갈 천외국이다라는 명언을 던진 민혁.
그는 추가적으로 들리는 알림을 들었다.
[천외국 신규 길드원들의 천외국에 대한 믿음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당신은 그들 모두의 마음을 빠른 시간 안에 얻어냈습니다.] [5,000캐시를 획득합니다.]추가캐시를 얻은 민혁.
‘슬슬 캐시 얻기 작업을 해야겠어.’
물론 방금 전의 일 또한 캐시를 얻기 위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사실, 민혁은 그들이 깨닫길 바라기도 했기에 도와주지 않은 것도 있기도 했다.
그리고 민혁이 생각하는 캐시를 올릴 수 있는 방법.
캐시는 정말 다양하게 오른다.
아까와 같이 어려운 상대들을 자신의 수하들이 해치우거나.
또는 그들이 왕인 자신에게 감탄하거나.
또 다르게는 그들에게 놀라운 왕의 면모를 보여주거나.
이처럼 많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상당할 것이다.
이중 가장 쉬운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민혁의 앞으로 이제까지의 전투 중 가장 활약했다던 신규 길드원 올리드가 섰다.
“가장 큰 공을 세운 올리드에게 보상을 내리려 한다.”
그 말에 신규 길드원들이 웅성거렸다.
그 보상이 무엇인가?
“먹고 싶은 요리가 있다면 해주지.”
올리드.
그는 새롭게 탄생할 왕인 리챠드가 보낸 스파이였다.
그렇지만 어째서 민혁이 요리해준다는데 이렇게 가슴이 두근두근 떨린단 말인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군. 하지만 내가 섬기는 전하는 오직 리챠드 전하뿐이다!!!’
올리드는 다시 한번 굳건한 의지로 다짐했다.
자신이 섬겨야 할 사람.
오로지 리챠드일 것이다!!!
“어떤 요리가 먹고 싶지?”
“한국의 닭볶음탕이 궁금합니다.”
올리드는 미국인이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자주 들었다.
한국에 여행 가면 닭볶음탕을 먹어보라는 말!
그에 민혁이 인자하게 웃어주며 요리를 시작했다.
“와…….”
“명색이 왕인데, 길드원을 위해 요리해준다고?‘
그 과정에서 길드원들은 감탄했다.
민혁은 돈으로도 함께할 수 없는 값어치를 지닌 자.
그런 그가 길드원을 위해 요리해 주고 있다.
[131캐시를 획득합니다.] [111캐시를 획득합니다.] [104캐시를 획득…….]그에 따라 들려오는 캐시 알림.
그리고 어느덧 닭볶음탕이 완성되었을 때. 올리드는 생각했다.
’식신의 음식은 매우 뛰어나다지, 하지만 내가 섬기는 분은 오로지 리챠드 전하뿐!‘
그는 결코 이 의지를 꺾지 않으리라 계속해서 똑같은 다짐을 했다.
그리고 그가 닭볶음탕을 한입 베어 물었다.
* * *
리챠드.
새로운 왕이 될 사나이.
이제까지 비공식적으로 활동해 왔으나, 그에 대해서 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엄청난 숫자의 랭커위의 랭커들을 곁에 두고 있었다.
또한, 그 전력은 천외국과 버금간다는 소문이 있었고 이는 사실이었다.
아니, 어쩌면 지금 이 순간. 더 뛰어난 왕국이 될지도 모른다.
그가 드디어 자신이 진행하던 퀘스트의 끝에 도달했다.
한때 온 세상을 절망으로 빠뜨렸던 절대군주. 그의 동상이 쓰고 있는 붉은 왕관이 그의 머리에 내려앉았다.
그 순간 월드 메시지가 세상을 강타했다.
리챠드.
그는 전율했다.
세상에 나타난 두 번째 절대신 클래스.
절대군주에 올랐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
리챠드는 피식 웃었다.
그러다 문득 올리드가 생각났다.
올리드는 게임 할 시간이 많이 없어 레벨이 높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아테네를 함께해온 전우였다.
그가 자신을 위해 스파이가 되어 천외국에 숨어들었다.
이제 그를 통해 천외국의 약점을 파헤쳐 천외국을 무너뜨리고 화려한 데뷔전을 치르리라.
그는 올리드가 무척 반가워할 거란 생각을 하며 그에게 귓속말했다.
[상대방이 당신을 차단하였습니다.]“……???”
그는 오류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재차 시도했다.
[상대방이 당신을 차단하였습니다.] [상대방이 당신을 차단…….] [당신을 차단…….]“……???”
그 후로.
영원히 차단이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