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97
밥만 먹고 레벨업 598화
민혁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등장할 때마다 들리는 알림을 들을 수 있었다.
MVP 상점은 누구라도 민혁의 왕의 위엄에 감탄하거나 놀라면, 적립되는 시스템이다.
‘벌써 총합 캐시가 17만을 넘어섰어.’
엄청난 일이었다. NPC들이 등장할 때마다 말도 안 되는 캐시 적립률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수제버거를 완성하셨습니다.] [유니크 등급입니다.]민혁이 리챠드를 위해 만들어낸 요리가 완성되었다.
꽤 저조한 등급이었다. 심지어는 리챠드와 이야기했던 ‘3~5’레벨 상승이 아닌, 고작해야 ‘1레벨’ 상승 버프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
민혁도 만능은 아니었다.
언제나 뛰어난 요리를 만들어낼 순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이라면 지금 상황이…….’
요리가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상황이었다.
한참 개패듯이 맞는(?) 리오나를 보던 중, 갑자기 엘레가 먼 곳에서 걸어오기 시작했다.
“……?”
아니, 빠른 발 두고 누나가 왜 걸어오는 거지?
“짐이 누구인지 아는가?”
더 의아한 일은 걸어오면서 엘레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검은색 안대를 펼쳐 눈에 착용했다는 사실이다.
“……?”
즉, 리오나 사냥을 위해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사실인데, 지금 상황이 굳이 ‘안대’를 착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를 본 유저들과 해설자들, 시청자들은 경악하기에 이르렀다.
[미친……! 눈감고 싸운다고!?] [와, 개지렸다…… 눈을 감고 전투하는 검의 대제 클라스……!] [개멋있잖아!?] [엘레 언니, 절 가져요! 엉엉!!!]“미쳤다…….”
“와…….”
심지어 안대로 눈을 가린 상태에서 엘레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달리는 순간.
[당신의 친우의 활약에 모두가 경악하고 있습니다.] [3,111캐시를 획득합니다.] [2,680캐시를 획득합니다.] [3,111캐시를 획득합니다.]“……???”
리오나의 몸에서 수백마리의 독사들이 길어지며 달리는 그녀를 향해 쇄도했다.
하나, 눈이 가려진 상태에서 그녀가 현란하게 움직이며 그 뱀들을 모두 도륙해낸다.
그리고 멋지게 리오나에게 도달해간다.
“짐은…….”
서걱서걱서걱!
푸우우우우욱-
끝내는 리오나의 심장에 검을 꽂아 넣고는 말한다.
“대륙황제이며 검의 대제 엘레이다.”
그녀의 말과 함께. 그녀의 등 뒤의 언덕에서 이필립스 제국을 상징하는 문양이 그려진 깃발을 든 수십만에 이르는 대군이 등장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
그녀가 작게 읊조린다.
“모든 적을 말살하라.”
푸화아아아악-
끝으로 엘레가 멋지게 검을 뽑아내며 뒤를 돌아 뱀병사들을 향해 걸어간다.
그와 함께 수십만 대군이 돌격해 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 정도면 다른 이들보다 분명히 임팩트 있었다.’
[4,900캐시를 획득합니다.] [4,300캐시를 획득합니다.] [4,631캐시를 획득합니다.]민혁은 그들이 왜 이런 관종(?)짓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로서는 그저 이득이었다.
그들이 멋지게 등장할 때마다 민혁의 캐시는 발 빠르게 적립되고 있었으니까!
심지어는.
[총합 캐시량이 20만 캐시를 돌파하셨습니다.] [새로운 슬롯이 추가됩니다!] [20만 캐시 적립 보상으로 신등급 아티팩트, 신등급 요리재료, 또는 신의 엘릭서 등을 선택하여 지급 받습니다.]“……!?”
민혁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MVP 상점에서 얻는 신등급 보상이 아니라, MVP 상점에서 20만 캐시를 모았다는 이유만으로 자그마치 신등급의 많은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가 얼마나 어렵길래……?’
생각해 보면 그렇다.
민혁조차도 20만 캐시를 돌파할 수 있었던 건 엘레나 혹은 발렌 등이 오기 전까진 매우 힘든 일이었다.
민혁은 곧바로 풀린 MVP 상점의 추가된 슬롯도 흩어봤다.
“…….”
MVP 상점을 확인한 민혁은 ‘하, 하하…….’ 하고 웃었다.
‘개쩌네…….’
민혁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
그것은 바로 MVP 상점 슬롯에 판매하는 물품 중 하나인 ‘무조건 신등급 요리재료’였다.
클릭해서 상세설명을 확인해 보면 해당하는 재료로 요리할 시, 무조건 신등급 요리가 나온다고 한다.
‘……지렸다.’
그 말이 MVP 상점 보상이 얼마나 엄청난지 말해주기에 가장 어울려 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 *
뱀의 신전.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섬기는 신전으로 이곳에 그녀의 아이들 또한 함께 잠들어 있었다.
뱀의 하체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을 표현한 동상.
그 앞으로 한 명의 사내가 당도했다.
그는 누더기 같은 로브를 두르고 있었다.
매혹적인 그 동상을 바라보는 사내.
로브 속 숨겨진 은발의 기다란 머리카락과 아름다운 황금빛 눈동자.
사내가 후드를 내렸다.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사내의 정체.
다름 아닌, 군신 네르바 세피로스였다.
네르바 세피로스.
새롭게 개막한 제2의 아테네 세상에서 주축이 되는 인물이었다.
절대신 중 하나. 군신의 힘을 이어받은 자로서 네르바 세피로스는 아테네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각 세계의 강자들이 당신의 딸 때문에 모여들었다고 하지.”
네르바가 엘리자베스의 동상의 팔 부분을 손가락 끝으로 쓸었다.
조소를 짓는 네르바.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자가 대항할 것이고 많은 자를 지키려 할 것이다.”
그 전에, 이것은 매우 좋은 기회이지 아니한가?
네르바 세피로스가 품에서 황금잔을 꺼내 들었다.
네르바 세피로스.
그는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깨우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가여운 여인아.”
그저 태어난 것이 ‘괴물’이라는 이유로 쫓겨난 신의 여섯 괴물.
그중 아테네를 가장 존경하며 사랑했던 여인.
네르바가 자신의 손가락 끝을 단도로 베였다.
뚝- 뚝뚝뚝-
그의 붉은 피가 황금잔 안으로 떨어져 내린다.
이어 그는 엘리자베스 동상의 손가락 끝을 베어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녀의 손가락 끝으로 송글송글 초록 피가 맺히기 시작했다.
네르바가 황금잔을 그 밑에 받쳤다.
황금잔으로 천천히 고이기 시작한 한 방울의 피가 떨어져 내렸다.
또옥-
곧바로.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초록 기류가 폭주하며 뱀의 신전 전체를 감싸기 시작했다.
“가서, 모두를 죽이거라.”
끝으로 네르바 세피로스가 스르르- 사라졌다.
* * *
리오나.
그녀는 이제 자포자기했다.
“짐이 누구인지 아는가?”
“누군데.”
“짐은 엘프의 왕 아르곤이라고 한다.”
“빨리 때려.”
푸푸푸푸푸푹-
“짐이 누구인지 아는가?”
“닥쳐.”
“짐은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이다.”
“참 좋기도 하겠다.”
푸푸푸푸푸푸푹-
“짐이 누구인지 아는가?”
“뭐래.”
“짐은 대해적 고르피도다.”
푸푸푸푸푸푸푹-
“듣기론 네가 우리 전하를 죽이려 했다고?”
이젠 이 대사도 지겹다. 심지어 이젠 아니라고 해도 안 믿어줄 것을 너무도 잘 아는 리오나였다.
“그래, 내가 죽이려고 했다. 뭐! 어쩔 건데! 컥!”
푸푸푸푸푸푸푹-
“…….”
리오나는 흔히 말하는 돌려서 처맞기를 당하는 중이었다.
아니, 도대체가 저 인간 놈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차례대로 등장하는 저 인간 놈의 친구들한테 계속 맞아대니 이성을 놓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약 스무 번 정도 돌려 맞았을 때였다.
거대한 위압감이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
“무슨…….”
곧바로 충격적인 알림이 그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들려왔다.
[봉인된 괴물이 세상에 깨어납니다.] [경고!] [위험합니다!] [경고!] [위험합니다!]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출현!]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사냥한 자는 보상을 획득합니다.]“……!”
“……!”
유저들과 NPC들의 표정은 경악으로 일그러지고 리오나의 얼굴엔 희열의 미소가 자리매김했다.
‘어머니시여!!’
나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태초의 신 아테네에게 버림받은 비운의 여인.
아테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뱀이나 일반 신들과 다를 바 없이 살아왔던 나의 어머니이다.
하나, 그녀는 그저 ‘괴물’로 낳아졌다는 이유로 다른 신들에게 쫓겨났으며 신 중 누군가는 그녀를 별들의 길에 봉인해 버렸다.
가여운 나의 어머니.
위대한 나의 어머니는 강하다.
스르르르르르-
초록색 기류가 허공에서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그 기류 속에서 로이나와 쏙 빼닮았으나 그녀보다 훨씬 더 커다란 위압감을 풍기는 ‘그녀’가 있었다.
로이나는 그녀의 능력을 가장 빼닮았기에 후작이란 작위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깨어난 뱀의 신 엘리자베스는 그녀보다 몇배는 강했다.
쩌릿쩌릿-
그 자리의 네임드 NPC들의 솜털이 곤두서게 만드는 위압감에 긴장한다.
마침내. 엘리자베스가 말한다.
“목격하라.”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
땅이 흔들린다. 하늘이 격동한다.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하며, 유저들과 NPC들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이어.
[뱀의 신의 저주]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독의 해일이 그녀의 바로 밑에서 도망치려던 유저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이이이익-
치이이이이익-
[HP가 0이 되어 강제 로그아웃됩니다!] [HP가 0이 되어 강제 로그아웃됩니다!] [HP가 0이 되어…….]소름 끼치는 장면이었다.
해일에 쓸리는 유저들이 미라처럼 말라 비틀어지며 땅에 털썩털썩 쓰러지기 시작한다.
해일의 반대 방향으로 그들이 도망치려 하나 그들의 속도보다 해일의 속도가 빨랐다.
0.2초에 약 10m가량을 움직이는 독의 해일은 살인적이었다.
“미친, X발. 로그아웃해!!!”
“겁나 강하잖아!!”
“흐이이이이이익!”
“랭커들, 뭣 좀 해봐!!!”
도망치는 유저들이 아연실색한다.
그들의 비명 뒤로, 더욱더 충격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뱀의 신이 시스템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임의로 로그아웃할 수 없습니다!] [뱀의 신과 5㎞가량 떨어져야만 로그아웃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내에서 로그아웃할 수 있는 방법은 강제 로그아웃뿐입니다!!]“…….”
“…….”
유저들이 말문을 잃었다. 도망치던 한 유저가 자신의 뒤까지 쫓아온 해일을 바라본다.
“X발…….”
쩌어어어어억-
그가 미라가 되어 땅에 풀썩 쓰러진다.
리오나.
그녀가 희열했다.
“미개한 것들아! 어리석은 자들아! 눈앞에서 목도하고 심판받거라!!!”
그녀가 기고만장해진다.
쿠구구구구구구구-
또 한 번의 거대한 땅의 울림이 이어지며 유저들을 또 한 번 충격과 공포에 빠뜨린다.
[뱀의 신의 분노가 세상을 뒤덮습니다!] [뱀의 신의 맹독이 공기 중에 흩어져 전방 30㎞까지 뻗어갑니다.] [지속적으로 HP가 빠른 속도로 하락합니다!]푸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초록색 기체류의 독이 세상을 뒤엎는다.
“으웨에에에에에엑!”
가장 먼저 독을 흡입한 유저가 입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진다.
공기중으로 흩어지는 독은 매우 빠르다.
미약한 바람이 불며, 그 공기가 주변을 잠식하며 세상이 초록 기체에 의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투명한 배리어 안에 있는 민혁은 보았다.
엘레가 그 공기를 한 모금 흡입하는 순간.
“크으으윽!”
그 정신력 강하고 굳건한 누나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입에서 피를 쏟았다.
곧바로 검신 발렌과 엘피스가 주저앉고, 용왕과 엘프의 왕 아르곤의 주위로 그들을 지키기 위해 엘프들과 바닷속 생명체들이 뛰어들어 독을 향해 무기를 휘둘러댄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으웨에에에에엑!”
“꺼어어어어억……!”
그들의 숨통이 멎어간다.
무릎 꿇은 자들의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 와중에.
콰자아아악-
창신 밴이 민혁의 앞의 투명한 배리어 앞에 서 창을 땅에 박아넣고 민혁을 돌아본다.
주르르르륵-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전하.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마소서.”
“안 돼…….”
민혁은 절망하고 좌절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게 생겼다.
모두 나의 잘못이다.
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내가 슬피 우는 신화 속의 새만 부르지 않았다면, 모두가 이런 위험에 빠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의 잘못은 아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으며 그들이 온 것은 스스로의 선택이었으니까.
하나, 그는 자신을 자책한다.
나약함.
인간은 결국 나약하다.
강한 듯 보이는 사람도, 죽음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때는 그 본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바로 그때.
아직 등장하지 않은 한 명의 여인이 있었다.
대애에에에에에엥-
정체 모를 종소리가 세상에 퍼진다.
그 종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오며 세상을 물든 초록 기류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아테네의 이름으로 묻는다.”
대애애애애애애앵-
종소리가 울리는 방향마다 초록색 기류가 빛과 만나 소멸되기 시작했다.
“뱀의 신이여, 어째서 이곳에 온 것이냐.”
대에에에에에에엥-
그와 함께 곳곳으로 빛이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은빛 망토를 두르고, 은빛 갑옷을 입은 ‘아테네교’를 상징하는 문양의 갑옷을 입은 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수만, 수십만, 수백만.
그들이 일제히 하늘 위로 검을 들어 올리는 순간 알림이 들려왔다.
[아테네의 위대한 아이가 ‘악’에 물든 자를 심판하려 합니다.] [수백만 성기사 군단이 ‘악’을 향해 검을 겨눕니다.]파아아아아앗-
파아아아아앗-
파아아아아앗-
수백만 개의 검에서 환한 빛이 터져나와 세상을 밝게 물들인다.
그들의 틈. 새하얀 사제복을 입은 여인이 ‘아테네 신의 종’을 들고 걸어간다.
엘리자베스.
그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으나 곧 기괴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더러운 아테네의 추종자여, 나는 그녀에게 버림받았다.”
음산하고 사악한 목소리였다.
한 걸음, 두 걸음을 떼던 사제복을 입은 여인.
스르르르릉-
그녀가 한 손에는 종을, 한 손에는 검을 들고 말한다.
“분노, 절망, 슬픔. 그리고 살욕으로 얼룩진 자야.”
[아테네의 성녀 로이나가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겨눕니다!] [그녀의 검이 아테네 신의 명에 따라 어리석은 석은 ‘악’에게 벌을 내릴 것입니다.] [성녀의 권능이 발동됩니다.]성기사들이 든 새하얀 빛이 터뜨리는 검들.
그 검 한자루씩에서 한 자루의 빛의 검이 생겨나며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
하늘로, 수백만 개의 빛의 검이 별처럼 하늘에 떠있다.
“사라져라.”
쓔우우우우우웅-
푹-
로이나의 검이 먼저 엘리자베스의 심장을 꿰뚫었다.
곧바로 빛의 검들이 일제히 엘리자베스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과 같았다.
검의 유성이 뱀의 신을 심판한다.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