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15
밥만 먹고 레벨업 616화
㈜즐거움이 발칵 뒤집혔다.
루브앙 제국이 온 대륙을 습격하고 통합하는 것. 그것을 관리하고 모니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새롭게 설립되었던 전쟁관리팀.
“어떤 보상을 내려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현재 생존한 루브앙 제국군의 숫자는?”
“9만…… 아니, 8만 8천, 아, 아니…… 7만…… 그 수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함정의 여파가 생존한 병력들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팀장님! 어떤 보상을 내려야 하냐구요!”
전쟁관리팀의 팀장은 누구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벤트 관리팀에 있던 박이현이었다.
박이현의 머리가 새하얘졌다.
‘저 정도 숫자를 죽였으면 어떠한 보상을 줘야 하는 거야?’
아니, 그것보다도.
‘이거 버그 아니야?’
㈜즐거움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는 박이현조차도 이 괴현상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갑자기 폭파된 함정이 약 60만 대군을 집어삼켰다.
띠리리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리리-!
계속된 전화가 전쟁 지원관리팀에 빗발치고 있었다.
고객센터팀.
“유저들이 버그가 아니냐며 계속된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박이현 팀장님, 버그인 겁니까?”
“글쎄, 그건 우리도…….”
시나리오 진행팀.
“이필립스 제국 멸망 후 검의 대제 엘레가 대륙황제가 되기 위해 떠나는 시나리오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이대로면 시나리오 붕괴 아닙니까?”
박이현 팀장.
그는 말 그대로 멘붕이었다.
‘이 유저는 등장했다 하면…….’
박이현 팀장에게 패닉을 선사한다.
바로 그때. 강태훈 사장이 전쟁지원팀 안으로 들어왔다.
본래 2군이 투입되어야 할 시점에 그들이 대부분 전멸을 면치 못한 상황이다.
“사장님, 혹시 버그…….”
“버그가 아닐세.”
“예?”
버그가 아니라는 말도 너무 믿기지 않는다.
“비쇼르라는 함정 설치사에게 전설 등급의 요리를 먹인 민혁 유저가 모두 꾸민 일이야.”
“아니, 그게 가능한 일인 겁니까?”
아무리 그래도 일개 유저가?
그 질문에 강태훈은 고개를 저었다.
가능한 일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그랬기에.
“하하하하하하!”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배꼽이 빠져라 혼란이 가득한 전쟁지원팀에서 웃었다.
자신이 원하던 세상이다.
㈜즐거움의 시나리오에 흔들리지 않는 유저들.
그리고 웃음이 잦아들었을 때, 그가 냉정을 되찾았다.
“아스간 대륙 전쟁참여자들 전원에게 1플래티넘씩을 지급하게, 또한 곧바로 3군의 투입을 준비시켜. 그리고 60만 명 이상을 사냥한 민혁 유저에게는 1,000플래티넘을 지급하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고객센터팀에게 버그가 아님을 확실히 인지시키게.”
그 말을 끝으로, 강태훈 사장은 사라졌다.
그가 향한 곳.
다름 아닌 슈퍼컴퓨터 아테네가 있는 곳이었다.
“아테네. 이번 상황을 보았겠지?”
[…….]아테네.
게임 아테네의 태초의 신.
그녀가 대답이 없다.
강태훈은 보지 않았어도 그 표정을 알 것만 같았다.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보았다.]“이제 이필립스 제국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은?”
[17%.]아직 현저히 적다.
하지만 기대된다.
과연 ㈜즐거움이 만들어낸 틀 안에서 먹히느냐, 아니면 유저들이 이 난관을 헤쳐 나가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느냐이다.
그리고 그 시각.
전쟁 지원관리팀을 강태훈 사장의 지시대로 정리하고 있던 박이현 팀장.
그 또한 TV를 틀어놓았다.
“어어? 저거 누구야?”
“와, 간지 보소…….”
비쇼르라는 정체불명의 비숑이 사라지고 폭발의 잔재로 인해 불이 치솟는 그곳.
쓰러져서 비명을 흘리는 루브앙 제국군의 틈 사이를 걷는 사내가 있다.
그는 이필립스 제국을 상징하는 검과 방패가 그려진 붉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으며 얼굴은 뿔투구에 의해 가려져 있다.
또한, 그의 검은 아름다운 자태로 빛나고 있었다.
적진에서 홀로 그가 적장을 향해 걸어간다.
뚜벅뚜벅-
방송을 보는 모든 시청자가 숨을 죽인다.
바보가 아니라면 그가 누구인지 알 것이다.
홀로 적진에 뛰어들어 대부분의 적을 괴멸시킨 인물.
박이현 팀장의 입술이 바짝 타들어 간다.
분명 ㈜즐거움을 발칵 뒤집힌 장본인이나 그 모습, 너무도 멋지고 설레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어느덧 사내가 신의 검. 루뱅에게 다다라간다.
아직 신의 검을 공식적으로 죽인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
그리고 함정의 여파에서 생존한 루뱅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치아를 빠드득 갈고 있다.
그러면서 의문을 표한다.
[천외국. 네놈들은 이상한 이름 뒤에 숨는 것 아니었는가?]루브앙 제국 역시 알고 있다.
천외국은 공개적으로 이번 전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임을.
그리고 이는 모든 세계인이 예상하고 있던 일이다.
한데, 어째서 그는 모습을 드러냈는가?
그가 내뱉는 한 마디.
그 한마디가 온 세계인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괜찮아. 3군이 오기 전에…….]민혁의 시선이 태양의 기사들과 루뱅을 흩는다.
[모두 죽일 거니까.]“X벌…… 존나 멋있네…….”
박이현 팀장과 세계가 감탄했다.
* * *
함정폭발의 잔재가 남아 있는 BK-47지역.
죽지 않은 화마가 루브앙 제국군의 숨통을 끊어놓고 있다.
“으어어어어어…….”
“리, 리첼…… 돌아간다는 약속 못 지킬 것 같다.”
“내, 내 팔……! 내 파아아알!!!”
비명이 가득한 전쟁터로 이필립스 제국 기사단의 갑옷을 입은 사내가 걸어온다.
시체들을 지나치고, 부상자들을 무시하는 그의 정체를 알고 있던 루뱅.
그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대답이 즐거웠다.
“3군이 오기 전에 모두 죽일 거니까.”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위압감이 루뱅을 잠식한다.
루뱅.
그는 엄청난 폭발 속에서도 자신의 온몸을 보호했고 그는 고작해야 팔 하나를 잃었을 뿐이다.
또한, 그가 검을 쥐는 팔은 멀쩡하다.
‘역시 한나라의 왕이란 건가?’
그러나 고작 인간들의 왕 따위가 대적하기에 신의 검들이 가진 힘은 크다.
왕이라고 해서 전설이 될 순 없고 왕이라고 해서 신의 힘을 이어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몸으로, 왕도 아니면서 전설이 되고 신의 힘을 이어받은 자들이 바로 신의 검들이다.
루뱅.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의 검에 맺힌 오러가 거미줄처럼 번져나가며 살려달라며 비명을 지르는 아군들의 숨통을 끊는다.
“끄어어어어…….”
“어어어억…….”
풀썩풀썩-
쓰러지는 그들을 차갑게 바라보며 루뱅이 몸을 일으킨다.
“싸울 수 있는 루브앙 제국군은 일어서라.”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루브앙 제국군이 일어선다.
하나같이 어지간한 전설급에 해당하는 힘을 낸다는 태양의 기사들 또한 마지막 힘을 내어 일어선다.
물론 그들은 대부분이 루뱅보다도 끔찍한 몰골이었다.
어깨부터 시작해 한팔이 완전히 날아간 자들도 있었으며, 다리 하나가 날아간 자들도 있다.
어떠한 이들은 하체가 완전히 날아가기까지 했다.
전투 불능이 대부분인 자들 태반.
그리고 생존한 병력.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약 3만의 병력까지.
누가 봐도 거의 죽음에 이른 자들이나 그들은 대루브앙 제국의 병력이다.
또한.
신의 검 루뱅도 당연히 군신의 양피지를 하사받은 바.
“명예롭게 전사하라.”
그가 양피지를 찢는 순간 강대한 힘이 병력에게 깃들었다.
[군신의 마지막 가호] [죽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용기가 깃듭니다.] [모든 스텟 11%가 일시적으로 증가합니다.]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가장 무서운 적은 ‘두려움’을 잃은 적이다.
어디가 베이거나 잘려도 달려드는 자들이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뱅.
그는 자신이 설령 한쪽 팔을 잃었다 한들 고작해야 인간들의 왕 따위에게 질 것이란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다.
곧바로.
생존한 3만 명의 병력이 말 그대로 ‘광인’이 되어 달려든다.
그 선두는 당연하게도 태양의 기사들이었다.
전 세계 수백 대의 투명 드론이 찍고 있는 장면.
한 명의 사내를 향해 3만의 병력이 달려드는 장면이었다.
민혁이 이성을 잃은 것처럼 달려오는 그들을 향해 마주 달려나갔다.
곧바로.
[폭풍 같은 검] [몸 주변으로 수백여 개의 칼날이 기본 공격속도의 250%의 속력으로 6초 동안 적들을 무차별적으로 도륙해내며 스킬이 발현된 동안 이동속도가 200% 증가합니다.]그의 주변으로 수백 개의 칼날이 춤추기 시작한다.
심지어 공격속도 250%, 이동속도 200%의 증가다.
빛처럼 적들의 틈을 파고든다.
적들이 수백 개의 춤추는 칼날에 온몸이 잘리거나 찢어진다.
단숨에 300명 가까이를 베여낸 민혁에게로 적들이 겹겹이 접근하기 시작한다.
곧바로.
민혁의 검에 절대신의 비기.
합(佮)이 새겨진다.
100% 효과로 발동되며 추가 공격력 4,000%.
심지어 반경 30m 내로 무조건 뻗어나가는 핏빛 낙뢰.
심지어 4~8회 랜덤으로 핏빛 낙뢰가 내려친다.
합은 대인전에서 사기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그의 검이 돌진하는 태양의 기사를 후려친 순간.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 수백 개의 낙뢰를 생성시킨다.
쿠콰콰콰콰콰콰콰쾅!
“……!”
루뱅.
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의 휘두름에 약 200명이 죽어 나갔다.
일개 인간 왕이라 생각했건만.
저 정도 힘이라면.
‘절대신의 비기?’
고작 인간 따위가 말인가?
곧바로.
쿠콰콰콰콰콰콰콰콰쾅!
민혁이 전장에서 춤추기 시작한다.
그의 검무에 따라 적들이 쉴 새 없이 쓸려나간다.
지속시간은 4분.
1분 동안 그의 손에 죽은 자들 약 3천에 달한다.
하나, 베여도 베여도 그 숫자는 많다.
곧바로. 루뱅이 전쟁터에 난입한다.
루뱅은 오러를 다양한 형태로 구축하여 구사할 수 있는 신의 검이다.
“오러 철퇴.”
쿠화아아아아아아앙-
야생마처럼 날뛰던 민혁을 하늘에서 철퇴로 변화한 오러가 내리찍었다.
그 순간 민혁이 거대한 타격감을 받았다.
“커허어어어억!”
[HP가 84%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엄청난 데미지였다. 한번의 공격에 만피였던 민혁의 피가 16% 소실되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오러단도.”
그가 오러를 운용하자 오러로 만들어진 수백 개의 단도가 그를 찔러댄다.
푸푸푸푸푸푸푸푹-
그렇다.
루뱅은 유저들이 감히 어쩌지 못하는 자였다.
그는 낙뢰의 가장 큰 단점을 찾아냈다.
바로 ‘공격을 결국에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식신이 공격하지 못하게 만들면 그뿐이다.
순식간에 민혁의 HP가 50% 밑으로 곤두박질친다.
어느덧 민혁만을 둘러싼 3만의 병력과 루뱅의 기세에 그의 입에서 신음성이 토해졌다.
‘공격에 성공하지 못하면 살인귀의 흡수도 발동되지 않아.’
즉 회복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루뱅은 비웃었다.
“고작 한쪽 팔인 나를 두고 고전하는 것이냐?”
민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루뱅은 혀를 찼다.
“고작 인간 놈이 신들의 힘 좀 얻었다고 기고만장한 꼴이라, 온 세계가 오늘 천외국의 왕의 잘린 머리를 보게 될 것이다.”
그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더 겹겹이 루브앙 제국군이 민혁을 압박해 나간다.
해설자들이 말한다.
[식신. 민혁의 방금 전 그 기세는 어디 간 건지 알 수 없군요. 신의 검 앞에 그는 한없이 나약합니다.] [3만의 루브앙 제국군에 신의 검이면 식신도 어쩔 수 없는 건 당연한 거겠지요.] [하지만 그는 꽤 선전했다고 생각합니다. 2군의 상당수를 날려버린 것이 그였으니까요.]그렇다. 식신은 2군을 날려버린 것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루뱅.
그는 속전속결을 택했다.
‘길게 끌 필욘 없다.’
서둘러 천외국의 왕을 죽이고 3군을 집결시켜 이필립스 제국으로 진격하리라.
‘3군이 오기 전에 모두를 죽인다? 개소리도 참.’
루뱅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다.
바로.
“오러 축제.”
콰르르르르르르-
오러로 만들어진 수백 개의 병장기들이 일제히 생성되며 민혁을 향해 덮쳐간다.
그의 주변으론 수만의 적들이 있으니 천외국의 왕의 죽음은 코앞이다.
하나 그때.
“……?”
루뱅은 정체 모를 거대한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그는 그 그림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것은……?’
분명 소였다.
웬 거대한 소가 여기 있지?
그리고 민혁이 말한다.
“한우 돌진.”
“음머어어어어어어어어!!!”
그 순간, 거대한 소의 몸체에 오러 축제의 모든 힘이 커다란 타격조차 주지 못하고 소멸한다.
곧바로.
콰자아아아아악-
“……?”
루뱅이 정신도 차릴 틈도 없이 소의 거대한 발길질에 밟혔다.
그리고 그 소가 3만의 살아남았던 루브앙 제국군을 밀어버리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20m 크기의 한우가 적들을 무참히 짓밟기 시작한다.
단 몇 분 사이.
그 자리에 있던 대부분의 루브앙 제국군이 죽었다.
신의 검 루뱅.
그의 몸은 기이하게 뒤틀려 있었다. 완전한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으어어어어어…….”
그리고 입에서 나오는 기이한 신음 소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