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5
밥만 먹고 레벨업 65화
또다시 보상을 받았다.
친밀도가 올랐을 뿐인데!
민혁은 의아할 뿐이었다.
민혁의 스팸 식사는 계속되었다.
계속해서 황궁 요리사들은 음식이 떨어지면 리필해 주었다.
곧이어 황궁 요리사들이 말했다.
“스, 스팸이 모두 바닥났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먹은 거지?”
신기하단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보던 엘레의 물음에 황궁 요리사가 말했다.
“스팸 356캔, 오징어 젓갈 120통, 김 160개, 햇반 600개를 먹었사옵니다.”
엘레는 눈을 끔뻑였다.
그리고 민혁은 쾌활하게 웃었다.
“누나, 많이 드셨죠? 거봐요. 많이 가져다 놓고 먹으니까, 많이 들어가죠!?”
민혁은 스리슬쩍 넘기는 아부를 발휘했다.
“……어, 어어, 그, 그래.”
엘레는 말을 잇지 못했다.
민혁은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아까 전에 엘레를 처음 만났을 때 민혁은 알림을 들었었다.
엘레 만나기 퀘스트 완료.
그와 함께 경험치 15,000을 획득하고 레벨업 알림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참, 엘레 누나. 예쁜 누나를 보기 위해서도 있지만 사실 전 랜 님의 부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랜.”
그녀는 대회에서 민혁이 엘레의 식칼을 지닌 걸 봤었다.
그 때문에 그 사실 또한 잊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떠한 부탁을 받았지?”
“맛있는 요리를 해 드리라는 거였습니다.”
분명히 민혁은 스팸을 해줬지만, 요리를 해주고 퀘스트를 달성했다는 알림을 듣지 못했다.
엘레는 자신만큼이나 음식을 좋아하는 듯 보였다.
그 때문에 민혁은 직감한 게 있었다.
‘분명 맛있는 퀘스트야!’
하지만 엘레는 미간을 좁혔다.
“본인이 직접 오지 않고…… 하긴.”
엘레 본인도 랜이 자신으로 인해 이곳을 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꽤 순순히 납득했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었다.
때문에 랜에 대한 감정도 어느 정도 진정된 지금이다.
“어떤 요리를 해 드릴까요?”
“그런데 민혁이 너. 전사 유저 아니더냐?”
엘레는 분명히 보았었다.
그는 대회에서 미노타우르스라는 녀석을 가뿐히 사냥하지 않았던가.
그는 엘레조차도 그를 피닉스 기사단의 단원으로 제안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격적인 움직임이었다.
“음…….”
민혁은 깊게 고민했다.
요리사 같기도 한 것이, 전사 같기도 하다.
전사 같기도 한 것이 농부 같기도 했고, 또 농부 같기도 한 것이 마법 스킬도 익히고 있었다.
“이것저것 다 합니다.”
“잡다한 것들을 전부 배우는구나.”
“그렇죠.”
“놀랍구나.”
엘레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것저것 다 배운 이방인이라니.
여기서 놀라운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이것저것 다 배운 이방인이 이렇게 강할 수가 있는가?’
그의 강함은 절대 이것저것 배웠다고 하여서 무시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다.
당장만 봐도 대회 우승을 한 것만 봐도 그랬다.
“네 강함의 원천은 어디서 오는 건지도 궁금하구나.”
“밥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되더라고요.”
“……그래.”
엘레는 빙긋 웃었다.
그와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희한한 일이다.
그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엘레는 자신이 그에게 맞춰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본론으로 넘어갔다.
“내가 먹고 싶은 요리를 말해도 되겠지?”
“물론입니다.”
“난 광어와 우럭회가 먹고 싶구나.”
“……!”
그 말에 민혁의 눈이 크게 떠졌다.
광어와 우럭?
수산시장에 가면 ‘광어랑 우럭이랑 한 마리씩 해서 드시면 돼요!’ 하는 그 녀석들 아니던가!?
새하얀 속살에 간장 고추냉이 장에 콕 찍어서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면 쫀득쫀득하고 씹을수록 고소하며 담백한 그 광어와 우럭!
그리고 그 녀석을 다 먹은 후엔?
‘이모, 지금 매운탕 주세요. 라면 사리 추가해주시고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매운탕이 세팅되고 수저를 가져가 한 입 떠먹어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아직 더 끓여야 해. 끓일수록 더 맛있어.’
그리고 더 끓인 후에 다시 수저를 가져가 먹었을 때는?
간이 딱 맞게 매콤 알싸하며 시원한 맛을 낸다.
그 광어와 우럭이 먹고 싶다?
흥분감에 찬 민혁이 말했다.
“우럭은 어떻게 울게요?”
“……?”
“우럭우럭!”
“내가 지금 우럭우럭 하게 해줄 수 있다. 민혁아.”
흠칫!
순간 진심이 느껴졌기에 민혁은 몸을 떨었다.
엘레는 곧이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 엘렌 폐하와 함께 처음으로 낚시를 갔던 때가 있었지,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버지가 손수 요리를 해주신 적은. 막 잡았던 우럭회를 이용해서 회를 떠주셨고 매운탕을 끓여주셨지.”
그녀의 입가는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 듯싶었다.
“엘렌 폐하는 나에게 검술 훈련을 강요했고 강한 황제가 되라고 누누이 거듭 강조하였다. 그가 미웠지만, 그때의 매운탕 맛과 우럭회의 맛은 잊지 못해, 또 그가 돌아가신 후에 알았지.”
엘레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아버진 나를 사랑했기에 강한 황제가 되라 하였던 거다. 아직도 내 눈엔 선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작게 웃음 지었다.
“네가 그 맛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도와다오.”
[연계 퀘스트: 엘레에게 우럭회 요리해주기.]등급: B급
제한: 엘레를 만난 자.
보상: 엘레의 검술, 고대의 요리 재료.
실패 시 패널티: 엘레와의 친밀도 하락.
설명: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엘레. 그녀는 막 요리한 신선한 우럭회가 먹고 싶다. 그녀에게 우럭회를 해줘라!
민혁은 그녀가 랜이 과거에 해주었던 음식을 해달라고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기억 속 음식을 그녀는 원했다.
생각해 보면 민혁도 그런 음식이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민혁이 올 때마다 가래떡을 구워주시고 거기에 꿀을 발라줬다.
바삭바삭한 가래떡은 꿀과 만나 정말이지 맛있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가래떡을 먹으면 이번엔 과일을 가져오시고 과일을 먹으면 밤을 쪄오고, 밤을 먹으면 다시 떡을 가져오셨다.
‘할머니, 저 배불러요!’
‘내 새낀, 잘 먹으니까 더 먹어야지.’
그렇게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풍족하게 먹곤 했다.
그런 추억일 것이다.
거기에 보상 목록에 있는 것.
바로 고대의 요리 재료였다.
그것이 뭔지는 모르지만, 민혁은 분명히 ‘맛있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우럭회. 제가 맛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우럭 매운탕도 잊지 마렴.”
“그건 당연히 빼놓을 수 없죠. 흐흐흐!”
엘레는 빙그레 웃었다.
그러면서도 몸을 일으켰다.
“이제 가자.”
“어디요?”
“내 검술을 배워야지.”
“아하, 맞다. 검술 배워야지, 차암. 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민혁은 크게 감흥 없는 목소리로 몸을 일으켰다.
엘레는 고개를 갸웃했다.
“벼, 별로 안 기쁘더냐?”
“기쁩니다, 너무 기뻐서 우럭우럭 해요!”
“…….”
엘레는 말문을 잃었다.
‘정말 온통 먹을 것밖에 없는 것인가.’
세상에 자신의 검술을 배우고 싶다고 이방인들은 난리였다.
얼마 전 어떤 이는 자신의 행차 때 검술 배우고 싶다고 소리 질렀다가 자신의 심기를 거슬러 징역 10년 형을 받고 수감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민혁은 오로지 먹을 것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엘레는 그에 기발한 생각이 났다.
“내가 말하는 부분에 도달할 때마다 특별 재료실에서 식재료 창고를 1회 이용할 기회를 주마.”
“……빨리 가시죠!”
민혁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곧 엘레와 민혁이 도착한 곳은 수련장이었다.
“보면 알겠지만 파란 목각인형과 하얀 목각인형으로 나뉜다.”
“네!”
민혁은 의욕이 충만한 표정이었다.
엘레는 자신의 조련(?)이 성공했다는 걸 알았다.
“파란 목각인형은 데미지에 따라 곧바로 파괴될 수 있다. 하지만 하얀 목각인형은 다르지. 하얀 목각인형을 가격해 보겠느냐?”
엘레는 한편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는 목검을 던졌다.
허공에서 낚아채 잡은 민혁은 힘껏 목각인형을 후려쳤다.
‘황실 식재료! 먹는다!’
퍼지익!
그와 함께 알림이 울렸다.
[수련의 목각인형을 타격합니다.] [파괴까지 499/500회 남았습니다.]“오?”
독특한 목각인형이었다.
데미지로 파괴하는 게 아닌 타격횟수로 파괴하는 인형이었다.
“이 목각인형은 오로지 이 이필립스 제국에만 있는 목각인형이다. 타격을 하고 파괴할 때마다 원하는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지지, 또 이는 기존에 보너스 포인트로 올릴 수 없는 스텟까지 올릴 수 있다.”
“그, 그럼 손재주 스텟도 올릴 수 있나요?”
엘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특별한 스텟이 아니라면 가능하다. 이는 널 위한 나의 선물이다.”
엘레는 빙그레 웃었다.
엘레가 직접 검술 수련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민혁은 애초에 이 목각인형 앞에 당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민혁은 그 말에 생각했다.
‘세 번 빠르게 베기 같은 스킬이나, 헤이스트를 사용해서 하면 더 빨리 타격할 수 있어.’
하지만 그 속마음을 읽은 엘레가 말했다.
“애석하게도 스킬을 사용해서는 올릴 수 없다. 수련의 목각인형을 순수하게 가격해야지만 하지. 그리고 반복 타격을 많이 하면 네가 처음 아테네에 왔을 때의 허수아비를 치던 것처럼 다양한 스텟이 올라가기도 하지.”
“그렇군요.”
“이번엔 파란 목각인형을 가격해 보거라. 스킬이든 뭐든 사용해도 좋으니 가장 강력한 힘을 내서.”
그 말에 민혁은 가장 강력한 힘을 내기 위해 준비했다.
[바르디 검술.] [10분 동안 5대 스텟이 +20 상승합니다.] [급소 찌르기.] [성공할 시 공격력+28%가 추가됩니다.]파란 허수아비의 몸 곳곳에 급소들이 보였다.
그 급소를 민혁은 온 힘을 다해 찔렀다.
퍼지익!
하지만 경쾌한 소리와 다르게 파란 목각인형은 미동도 없었다.
엘레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이제 보여주도록 하마. 엘레의 검술 1장은 조금 전 네가 하였던 찌르는 것과 같은 동작이다. 1장. 분노하는 검.”
그녀의 목검에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맺혔다.
검을 쥔 자세부터가 달랐다.
그저 서서 검을 쥐고 힘을 불어넣었을 뿐인데, 기품이 넘쳐 흘렀다.
그녀가 힘 있게 조금 전 민혁이 찔렀던 파란 목각인형을 찔렀다.
그 순간 허공을 찢어발기는 소리가 조용한 수련실 안에 가득 찼다.
쐐에에에엑!
콰지이익!
그리고 목각인형의 가슴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이어서 목각인형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서 파괴되어 버렸다.
콰아앙!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로 뒤쪽의 파란 목각인형 두 개가 연이어 그녀의 검에서 뻗어 나간 힘에 의해 박살 났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후두두둑-
그 잔재들이 허공에 흩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