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69
밥만 먹고 레벨업 670화
옥황상제의 옥새.
그에게 있어서 옥새는 어떤 의미인가?
옥새는 쉽게 표현하면 도장이었다. 그러나 제국에서의 황제들에게도 옥새는 무척이나 귀한 물건이었다.
오로지 황제들, 또는 옥황상제와 같은 절대자들이 거느릴 수 있는 물건.
또한 옥황상제에게 있어서 옥새는 에데아 대륙 전체를 다스리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그러한 옥새를 옥황상제는 도둑맞았다. 그것도 다름 아닌 가짜 손오공에게!
옥황상제는 오랜 시간 동안 옥새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행방이 묘연하였다.
그런데 지금, 다른 세상의 사람이 옥새를 가지고 나타났다.
옥황상제의 사자 루마칼.
그에게 있어서 옥황상제는 자신의 존재 이유이요, 날 때부터 섬겼던 주인이다.
그러나.
[옥황상제가 모든 천군과 고대의 천군의 통솔권을 우마왕에게 위임합니다!] [모든 천군은 우마왕의 말이 곧 옥황상제의 말임을 명심하며 절대복종해야 할 것입니다.] [우마왕의 명령에 반하는 자. 옥황상제의 징벌이 내려질 것입니다!]덥썩-
“……컥!”
레바논.
죽음의 사자라 불리며 옥황상제의 사자 중에서 가장 강인했다고 불리는 인물.
그 인물이, 루마칼의 목을 틀어잡았다.
“X신 새끼.”
그리고 민혁.
그가 루마칼을 보며 조소했다.
민혁의 계획은 간단한 편이었다.
다시 제천대성과의 대화 내용이 회상된다.
‘루마칼은 커다란 위기에 처한다면 고대의 사자들의 힘을 빌릴 수도 있네. 그때가 기회이지. 지금 자네나 나는 절대 그를 이기지 못하니까.’
‘그러니 우리는 옥황상제의 힘을 빌려, 루마칼을 잡으면 되는 것이군요.’
그렇다.
애초에 민혁은 절대적으로 루마칼에게 대항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싸움은 꼭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버둥버둥-
루마칼.
그는 레바논의 손에 붙잡혀 버둥거리며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의 얼굴이 분노로 물든다.
그는 옥황상제가 기라면 기고, 개처럼 짖으라면 짖어왔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옥황상제.
그는 옥새 때문에 자신을 버렸다.
또 이 모든 일의 원흉이 민혁이라는 사실에, 커다란 분노가 휘감긴다.
그리고 우마왕.
‘천군들을 다스릴 수 있는 힘…….’
그가 수십만에 이르는 신군들을 바라봤다.
이 모든 것, 다 민혁이라는 사내 덕분이었다.
“천군들에게 명령한다. 루마칼을 죽여라!!!”
“예!”
“예!”
“예!”
천군들의 대답이 하늘을 찌를 듯 무섭다.
그러나.
그중에는 어렸을 때부터 루마칼을 믿고 따라왔던 천군들도 존재했다.
루마칼은 지독한 살인마처럼 보였으나 그들에게만큼은 좋은 사령관이었던 자다.
“루마칼 님!!!”
“루마칼 사령관님!!!”
“우오오오오오오오!!!”
천군 중 루마칼을 따르는 자들이 고대의 천군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오로지 루마칼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그들을 키운 건 옥황상제가 아닌 루마칼이었다.
그런 그들이 루마칼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 것이다.
그 순간.
쩌저저적-
고대의 천군들과 충돌하는 그들의 몸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루마칼.
그는 자신이 아끼던 자의 얼굴에 생겨나는 균열을 볼 수 있었다.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 균열은 얼굴 전체로 번져나갔다.
그리고 얼굴에서 붉은빛이 터져 나온다.
“루마칼 사령관님, 부디 살아남아…….”
콰아아아아앙-
자신이 키운 천군이 그대로 폭발하여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다.
“……!”
루마칼.
그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자들이 폭발하여 사라지는 것을 눈앞에서 똑똑히 목격했다.
“이제야 깨닫는가?”
우마왕.
그의 목소리가 루마칼의 가슴을 후벼판다.
“나를 지키려는 자들이 죽어 나가는 기분을.”
“…….”
루마칼.
그의 분노로 가득했던 얼굴.
그가 우마왕을 죽일 듯 노려본다.
그러나 곧, 그의 표정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스각-
레바논의 팔을 베어낸 루마칼이 서둘러, 몸을 빼 뒤로 물러난다.
아직도 꽤 많은 천군이 루마칼과 옥황상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그 와중에 고대의 천군들이 루마칼의 천군이었던 자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루마칼.
그가 늘어뜨린 검을 잠시 바라본다.
그리고.
“영광스럽게 죽거라.”
푹-!
자신의 복부를 힘껏 찔렀다.
그와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다른 천군들.
그들 역시 스스로가 자신들의 복부에 검을 찔러넣어 자결하기 시작했다.
푸푸푸푸푸푸푸푸푹-
“크아아아악!”
“끄아아아악!”
“루마칼 사령관님을 위하여!”
“옥황상제를 위하여어어!!!”
우마왕과 민혁.
그들은 이 모습을 그저 지켜봤다.
그 이유.
‘천군들은 아무리 우마왕이 통솔할 수 있게 되었다 한들 통제될 수 없는 힘.’
‘이 자리에서 대부분 죽는 것이 맞다.’
‘또한 루마칼을 섬기던 그들은 우마왕에게 반기를 가지고 있지.’
‘결국 왕국에 해가 될 터.’
‘어차피 고대의 천군들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우마왕이 천군들의 통솔권을 가졌다 하나 하늘에 있는 천군들의 통솔권마저 가질 순 없었다.
또한 옥황상제는 자신의 천군들을 거느리는 우마왕을 좋게 볼 리 없다.
하나둘 쓰러져가는 천군들을 바라보며 루마칼은 허탈해졌다.
‘나의 강함이, 나를 늦은 죽음으로 이끄는가.’
그가 그토록 자부심을 가졌던 강함이 누구보다 늦은 안식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다시 한번 검을 뽑아 자신의 몸을 수차례 찔렀다.
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루마칼은 자존심이 무척이나 강한 인물이다.
정확히는 날 때부터 모든 이들을 자신의 발밑에 두고 살아온 인물이었다.
그러한 그가 누군가에 손에 죽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루마칼.
그는 그리 생각했다.
어차피 적들에게 자신은 이미 사는 것을 포기하고 자결을 선택한 이이다.
그들의 손에 더럽혀져 죽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누구 마음대로, 그렇게 편하게 뒈져?”
“……?”
루마칼.
그의 천천히 감기던 눈이 떠졌다.
그의 앞으로 한 사내가 걸어온다.
바로 민혁이라는 다른 세상의 신이었다.
“…….”
루마칼.
그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항복한 적을 왜 죽이는가?
그러나 민혁의 입장에선 달랐다.
루마칼은 에덴왕국에서 많은 자를 죽여왔다.
또한 자신이 아끼는 한우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인물이었다.
결정적으로.
‘나는 유저다.’
그렇다.
민혁은 유저다.
우마왕이나 혹은 다른 자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들도 루마칼처럼 이미 생을 포기한 자를 공격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반대로 유저인 민혁에게 루마칼은 자신의 손으로 죽일 필요가 있다.
‘계산적이라고? 누가 그래?’
어떤 유저도 같은 선택을 내릴 터.
그저 민혁은 포장할 뿐.
“너에 의해 에덴 왕국의 죽어간 자들의 가족이 여전히 울고 있다.”
“…….”
“너에 의해 많은 자가 피 흘리며 오늘날 죽어갔다.”
“…….”
“맞아, 루마칼은 스스로 죽을 자격도 없다.”
“저자의 말이 맞아. 루마칼이 편하게 안식에 드는 것을 보며 기다려주다니, 내가 바보 같군.”
“루마칼을 죽여라!!!”
루마칼.
그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이 자가 선동하고 있음을 안 것이다.
자신의 영광스러운 죽음조차 앞의 사내는 막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루마칼.
그는 스스로 복부를 여러 차례 찔러 대항할 힘조차 없었다.
그저 민혁에겐.
누워서 죽 먹기와 같다.
그리고 민혁.
그는 입에 발린 목소리로 말한다.
“백성들의 피와 눈물, 그리고 오늘날 죽어간 자들의 염원을 검에 담아…….”
루마칼 입장에선 개소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민혁의 목소리는 비장했으나, 그의 입은 말려 올라가 있으니.
그러나 누구도 민혁을 욕하진 못한다.
그가 승리해서 챙기는 전리품이니까.
“천외국의 왕의 이름으로 너를 처단한다.”
서걱-
루마칼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그 순간 끊임없는 알림이 민혁을 강타한다.
그리고 추가적인 알림이 들려온다.
[다른 세상의 절대적인 신이 자신의 사자를 베어낸 당신을 신음을 흘리며 바라봅니다.] [신을 감탄시켜 백 자루의 검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경악합니다.] [신을 감탄시켜 백 자루의 검의 숙련도가…….] [죽음을 다스리는 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관장하는 신이 당신을…….] [농사짓기를 좋아하는 신이 당신을…….] [백 자루의 검의…….] [백 자루의 검의…….] [백 자루의 검의 숙련도가 MAX가 되었습니다!] [천 자루의 검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천 자루의 검을 사용하실 수 있게 됩니다!]그와 함께, 루마칼 사냥에 대한 끊임없는 알림이 들려온다.
그와 함께, 레바논과 고대의 천군들이 스르르 흩어져 사라져간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
“나는 더 이상 옥황상제를 섬기지 않겠어.”
“옥황상제는 우리의 신이 아니다.”
“그가 신이라면, 우리를 위해줬겠지!”
[오랜 시간 동안 옥황상제를 섬겨왔던 에벤이 그의 신도임을 포기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옥황상제를 섬겨왔던 카논이 그의 신도임을…….] [오랜 시간 동안 옥황상제를 섬겨왔던 레벤이 그의 신도임을…….]병사들이 옥황상제의 신도임을 포기한다.
그러나 그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아무리 옥황상제가 미워도 그들은 날 때부터 그를 섬겼던 자들.
그들의 신앙심을 져버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더 재밌는 일은.
“당신 또한 신.”
“세상에, 내 앞에 서 있는 신이라니.”
“당신 같은 자가 진짜 섬길 자지.”
어찌 보면 옥황상제의 신도가 되는 걸 포기한 자들은 고작해야 약 400~500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우마왕을 흘끗 보다 민혁을 본다.
우마왕.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수긍한다는 뜻.
“우리 교를 원합니까?”
민혁.
그의 질문에 옥황상제를 섬기기로 했던 병사들이 눈을 빛낸다.
“원합니다!”
“원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섬기고 싶소!!!”
우마왕의 승인은 곧 그들을 데려가도 됨을 의미한다.
또한 그들은 어쩌면 오랜 시간 살아온 에데아 대륙을 져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옥황상제를 버리는 것 자체가 대륙을 떠나는 일을 결정지은 일.
그들은 많은 것을 버리며 민혁을 바라본다.
그리고 민혁.
그가 온화한 미소로 그들을 바라본다.
“당신의 교 이름은 무엇입니까!”
“당신만을 섬기겠소!!!”
“당신은 진정한 신!!!”
“그대와 같은 신과 함께라면 앞으로가 정말이지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민혁.
그가 하늘을 바라보다 하얀 이를 드러내 웃는다.
“나의 교의 이름은!!!”
모두가 긴장하며 그를 바라본다.
어떠한 자는.
‘천상교’와 같은 이름을 꿈꾸고.
어떠한 자는.
‘검신교’와 같은 이름을 꿈꾼다.
그리고, 민혁에게로 알림이 울린다.
[민혁교의 신도들 437명을 얻으셨습니다!] [그들이 민혁교에 가지는 신앙심은 지금 하늘을 찌를 듯 높습니다!] [당신의 말이라면 그들은 죽는시늉이라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자신 있게 그가 말한다.
“바로 민혁교다!!!”
“…….”
“…….”
“…….”
“…….”
[민혁교의 신도들 473명의 신앙심이 아주 조금 하락합니다.]“……?”
그리고 민혁.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응? 왜 갑자기 하락하지?’
자기만 모르는 민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