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27
밥만 먹고 레벨업 728화
벨로반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자신의 검을 한 손으로 잡아채고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가장 낮은 곳의 신이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사슴 같은 눈망울에서 흘러나오는 살기에 벨로반이 마른침을 삼킬 정도였다.
‘같잖다…….’
심지어 그는 인간이나 가장 최근에 신이 된 자였다. 이깟 놈의 손이 베인 것이 대수라고 브로드는 양팔을 뻗으며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가장 낮은 곳의 대륙신 따위가 감히……!’
자신의 검을 막아냈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일개 신하를 위해, 신이자 왕인 자가 직접 이곳으로 발걸음할지는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화근일 것이다.
“고작 혼자더냐?”
벨로반은 웃어재꼈다. 일단은 그 자체도 절대신들조차도 쉬이 하지 못하는 강자였다.
그리고 이 자리엔 여럿의 신이 함께였으며 25만에 이르는 신군들도 함께였다.
설령 브로드를 데리고 도망친다고 하더라도, 또는 그가 이 자리의 모두를 죽인다고 할지라도 군신이 그를 쫓게 할 것이다.
그렇다. 그는 죽을 것이다.
“전하.”
브로드의 목이 멘다. 그 또한 민혁이 얼마나 무모한 발걸음을 했는지 안다.
‘오랫동안 나와 함께할 너의 모습을’ 기억해 주신다고 하셨다.
함께 살아가자 말씀하셨다. 그렇지만 그럴 수 없다. 그렇기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었다.
“식신을 죽여라!!!”
“군신께 대항한 자를 몰아내라!”
“대륙신이여, 군신의 군대를 막아낸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요!”
수십만의 적들 사이. 오로지 민혁과 브로드만이 있는 것 같았다.
벨로반이 소름 끼치는 미소로 웃었다.
브로드는 어떻게 해서든 전하만은 살려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바로 그때.
“나는…….”
민혁이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벨로반을 차갑게 바라봤다.
사슴같이 부드럽고 순망한 눈망울이 차갑게 가라앉자 벨로반이 순간 흠칫했다.
“혼자가 아니다.”
바로 그 순간.
벨로반은 자신의 목에 드리워진 세 개의 병장기를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바로 검이었다.
[가장 낮은 곳의 신을 위해 대륙을 호령했던 황제가 검을 듭니다!] [그는 온 대륙을 통합한 대륙황제였던 인물입니다!]그리고 또 다른 병장기는 바로 핏빛 창이었다.
[가장 낮은 곳의 신을 위해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전쟁의 신이 창을 겨눕니다!] [그는 가장 뛰어난 신군을 보유했던 인물입니다!]그와 함께, 민혁의 바로 뒤의 공간이 열리며 그 안에서 백색의 뿔투구와 백색의 갑옷, 그리고 찬란한 검을 든 신군 10만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또 다른 자. 몬스터의 이빨로 단도를 만든 자였다.
하늘이 찢어진다. 그 찢어진 공간에서.
“키헤에에에에엑!”
“캬하아아아아아악!”
“크라아아아아악!”
수십 마리의 드래곤들이 튀어나와 신군들을 향해 광범위 마법을 폭격한다.
쿠콰콰콰콰콰콰콰쾅!
그와 함께 브로드의 곁으로 미의 여신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신이 나타난다.
그녀가 브로드를 꽉 껴안아주었다.
“그거 아시나요?”
브로드는 그녀의 따뜻한 목소리에 온몸의 피로가 녹아내리는 듯했다.
“당신의 왕이 당신을 위해 가장 큰 고통을 이겨냈다는 사실을요.”
“…….”
브로드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 순간, 자애의 신이 브로드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자애의 신의 배리어.] [30분 동안, 그 어떤 힘도 배리어를 물리적인 힘으로 파괴할 수 없을 것입니다!]브로드를 배리어가 감쌌다. 자애의 신이 그의 앞으로 민혁이 만든 요리를 건넸다.
“당신의 왕이 당신만을 위해 준비한 한 끼입니다.”
“…….”
브로드는 한참이나 그것을 내려다봤다.
그는 배리어 너머의 민혁을 바라봤다. 어느덧 그의 주변으로 수백 명에 이르는 전설들이 함께 서서 적들을 향해 검과 창, 활 등을 겨누고 있다.
몇몇 신들이 그와 함께 차갑게 신군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브로드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나는 저분을 섬길 수 있어 기쁘오.”
그 말에 자애의 신은 싱긋 웃었다.
“그 또한 당신을 곁에 두어 기뻐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나의 왕, 민혁이 수백 명의 전설과 여럿의 신들과 함께 나아가려 한다.
콰아아아아아앙-
투신 벨로반을 힘껏 퉁겨낸 민혁이 백색의 망토를 펄럭이며 내달리며 함께 싸우는 자들에게 말한다.
“멸하라.”
* * *
민혁을 필두로 식신의 친우였던 자들이 함께 신군들과 신, 벨로반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콰하아아아앙-
민혁의 검이 벨로반을 후려치며 뒤로 날려 버렸다.
벨로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감히 인간들의 전설 따위가…….’
그러나 인간들의 전설 따위라고 할지라도 그 급이 달랐다.
전설이라고 같은 전설이 아니듯이, 저들 하나하나가 지존 NPC급에 해당되는 인물들이었다.
심지어는 식신의 친우들 중에 신들 역시 껴 있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그러나 벨로반은 큰 걱정은 없었다.
‘설령 그렇다 한들.’
콰자아아악-
벨로반의 검이 한 전설의 목을 쳐냈다.
화르르르르륵-
영혼 상태의 그가 재로 화하여 사라졌다. 투신 벨로반은 자신 있었다.
이곳의 모두를 죽이고 식신 민혁과 브로드의 목을 칠 자신이.
실제로 벨로반의 레벨은 약 800 이상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심지어는 자신이 이곳에서 전 병력을 잃는다 해도 괜찮았다.
군신께서 또다시 군대를 보낼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필살검.”
푸우우우욱-
벨로반의 급소에 100% 적중의 공격이 꽂히며, 연달아 수백 개의 검기가 그를 공격했다.
“크아아아아악!”
벨로반이 비명을 터뜨렸다. 어느덧 ‘바람같은’을 사용한 민혁이 그의 바로 코앞에 와 있었다.
“지원군이 올 거라 생각해?”
“……?”
벨로반은 이해할 수 없었다.
당연하다. 군신은 브로드와 민혁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혁은 이곳에 오기 전, 여러 가지 장치를 해둔 바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원군은 오지 않는다. 너희가 전멸하면 이 전투는 끝나거든.”
민혁의 입술이 비틀려 올라갔다.
* * *
신들의 땅에 오기 전. 잠에서 깨어났던 민혁은 안델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의미는 지금 브로드를 구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지금 브로드와 싸우고 있는 자는 투신 벨로반이라는 자로써 일반 신들 중에서는 정점에 섰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합니다. 절대신 후보로 그가 있을 정도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런 그와 신군. 신들을 쓸어버린다고 해도 군신은 또다시 군대를 보낼 겁니다.”
그렇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었다.
지금 브로드에게 닥친 상황을 식신의 친우들과 함께 이겨낸다고 할지라도 답이 없었다.
군신은 또다시 군대를 보낼 것이며, 그때에는 식신의 친우들은 사라져 있을 것이다.
“군신을 죽여 버릴 수는 없는 거겠고.”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군신은 절대신 중 가장 위대하다고 칭송받는 자이니까요.”
그렇다. 그것은 민혁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겁니까?
“아예 없진 않습니다.”
안델로는 말하였다. 브로드를 구할 방법은 식신의 친우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애초에 그는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던 바 있다.
그러나 식신의 친우들을 이용해 도움을 받는 것은 그 과정에 불과하다.
여러 과정을 거쳐야만 민혁은 브로드를 구할 수 있다.
안델로가 말했다.
“제힘의 일부를 사용하여, 군신을 잠시 이곳에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
“……군신을 말입니까?”
안델로의 말에 민혁의 얼굴이 다소 놀랍다는 듯 변했다.
군신은 누구인가?
대루브앙 제국의 네르바 세피로스를 황제로 임명한 장본인이다.
신들의 땅에서 신들이 가장 많이 섬기는 신이기도 했다.
어쩌면 아테네가 없다면 그가 바로 모든 신들의 가장 위대했던 신이었을지도 모르는 인물이다.
안델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민혁은 이해할 수 있었다.
“군신을 불러주세요.”
“알겠습니다.”
안델로가 곧바로 어떠한 얼굴도 그려지지 않은 동상 앞에 섰다.
그의 스태프에서 검은 기운이 휘몰아치며, 그 동상에 깃들기 시작했다.
“……제 부름에 응답해 주소서.”
동상에 힘이 깃들었다가 사라진다.
그러나 거대한 동상에서 어떠한 변화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안델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는 다시 한번 주문을 외우며 군신에게 이곳으로의 강림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군신은 응답하지 않았다.
“무슨 일입니까?”
민혁은 혹여 안델로가 그를 부를 수 없는 건가 싶어 질문했다.
“군신이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째서죠?”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무시한다고요?”
그 말에 대신 대답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자애의 신 아드렌이었다.
“군신은 가장 위대한 신입니다. 다른 신들이 그를 원한다고 얼굴을 볼 수 있는 인물도 아닙니다. 그러한 그가 어쩌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신인 당신에 의해 이곳에 온다는 건 말이 안 될지도 모릅니다.”
그 의미는 즉, 민혁을 상대할 가치도 없기 때문에 오지 않는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민혁으로선 지금 당장 군신과 만나야만 했다.
“안델로. 계속해서 그를 불러주세요.”
“알겠습니다.”
마치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 자에게 계속 전화를 거는 듯한 느낌이었다.
받을 때까지 전화한다!
하지만 계속하여 군신은 그에게 응답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 브로드를 구하러 간다면 달라진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안델로도 이러한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던 듯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식신의 친우들 역시 맥빠진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다면 혹시…….’
그때에 민혁은 묘책이 생각났다.
안델로도 그가 엄청난 묘책을 생각해냈음을 눈치챘다.
“방법이 있는 겁니까?”
그에 민혁이 그 방법에 대해 안델로에게 말해주었다.
그 자리의 친우들이 그 말을 듣고 어이없어했다.
“군신이 그런 것에 응할 리가 없지 않은가.”
“어이가 없군.”
하지만 민혁의 생각은 달랐다.
그 사람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한다.
“안델로. 다시 한번, 그를 불러주세요.”
“정말 하시려고 하십니까?”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델로가 작은 한숨을 쉬었다.
‘정말 그 방법이 먹힐지는 모르겠다만…….’
그에 안델로의 스태프에서 다시 한번 검은 기류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상을 향해 검은 기류가 스며들어 갔다.
그러나 여전히 동상은 응답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민혁이 껄렁껄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거 X발새끼. 쫄아가지고 튀었나 보네. 분명해요. 지금 나한테 쫄아서 튄 게 분명해.”
그 순간.
[군신이 스스로 강림합니다!]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동상의 얼굴에 눈이 생겨났다.
군신이 응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