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30
밥만 먹고 레벨업 731화
가상현실게임 아테네.
실제 NPC들이 그곳의 주인이 되고 이방인이란 이름하에 유저들이 살아가는 곳.
당연하겠지만 아테네는 ㈜즐거움 관계자들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죽은 자의 비통한 무덤.
한때 이름을 날렸던 전설들이 억울하게 죽어간 곳으로 알려진다.
그곳에 누더기 같은 왕족의 옷을 입은 한 사내가 거친 숨을 헐떡이며 당도했다.
“허억허억.”
팔라르 왕국 1왕자.
팔라르 왕국은 대루브앙 제국에 굴복하지 않은 몇 개 되지 않는 국가였다.
왕국 중에서도 눈에 띄게 강자들이 넘쳐났던 팔라르 왕국은 남의 꼭두각시가 되는 걸 원치 않아 했다.
그에 왕 에피로는 루브앙 제국에 반기를 들었다.
그 결과는 끔찍했다.
고작 2주 사이에 왕국의 절반 이상이 불타고 많은 백성들이 죽어나갔다.
왕 에피로 역시 죽음을 맞이했으며 왕족들 역시 몰살당하고 있었다.
그때에 1왕자 에곤은 오래전 왕실로부터 내려져 온 전설을 쫓기 위해 이곳에 달려왔다.
몇 날 며칠, 제국군의 눈을 피해 그는 우여곡절 끝에 이곳에 당도할 수 있었다.
‘신들조차 두려워할 군대가, 팔라르 왕국을 위해 깨어나리라.’
그 위대한 전설을 곱씹는 에곤 왕자였다.
그리고 ㈜즐거움 회의실. 모든 이사진들과 사장 강태훈이 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또 예측이 빗나간 건가…….”
강태훈 사장이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른 이사진들 역시 긴장하며 에곤 왕자를 바라봤다.
저곳에 잠들어 있는 자.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 탄생의 신 게르나.”
한 이사진의 말에 모두가 신음을 흘렸다.
신의 여섯 괴물 중 가장 강하고 위대한 자는 바로 ‘오블렌’이라 알려진다.
실제로 신의 여섯 괴물 중에서도 유일하게 8기둥이었던 자다.
그러나 가장 강한 것과 가장 난해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 자리의 모두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신의 여섯 괴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탄생의 신 게르나를 꼽을 것이다.
그처럼 게르나는 까탈스러운 존재였다.
또.
“가장 먼저 아테네의 많은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자이기도 하다.”
타락의 신이나 뱀의 신 엘리자베스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가 바로 게르나였다.
“본래 게르나는 일 년 후쯤 스스로 봉인이 풀려, 깨어나고 전대륙에 ‘게르나의 군대’ 에피소드가 시작될 예정이었죠.”
그리고 이 게르나의 군대 에피소드는 이벤트식으로 진행된다.
전 세계의 모든 유저에게 ‘게르나의 군대’ 퀘스트가 내려지며 기여도를 쌓을 수 있게 된다.
또한 게르나가 깨어나고 사흘 후에 유저들은 투표에 따라 ‘연합군의 왕’을 지목해야 한다.
‘연합군의 왕은 모든 스텟과 스킬, 많은 것이 비약적인 상승을 이룬다.’
그와 함께 연합군의 왕은 모든 유저들을 통합해야만 한다.
그러나 1년이 지나지 않은 현재.
연합군의 왕이 누가 되든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만약 막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한 이사의 질문이었다.
그리고 모니터 속에서 에곤 왕자가 소리치고 있었다.
[위대한 군대를 다스리는 자여! 나 팔라르 왕국의 1왕자 에곤을 위해 깨어나라! 과거의 약속을 이행할 때가 되었다.]틀렸다. 팔라르 왕국에 전해지는 전설은 거짓이었다. 그는 그들을 도우는 게 아니다.
그들의 힘을 빌려 세상에 깨어나 절망을 선사하는 존재였다.
[쿠화아아아아아악-!]검은 기류가 에곤 왕자의 앞에서 휘몰아친다. 그리고 그 검은 기운이 에곤 왕자를 집어삼켰다.
[꽈드드드드드득-] [철퍽-철퍽-철퍽-]뼈가 뒤틀리고 살점이 찢겨 나간다. 피가 주변에 낭자한다.
그리고 에곤 왕자가 있던 자리로 한 개의 뿔이 자라나고 나비의 날개에, 잠자리의 얼굴, 사마귀의 다리를 가진 게르나가 그 역겨운 눈으로 반달을 그린다.
[배고파.]그리고 한 이사의 질문에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던 강태훈이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를 대신해 박민규 팀장이 말했다.
“아테네의 영토 절반 이상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 * *
[봉인된 괴물이 세상에 깨어납니다.] [탄생의 신 게르나의 출현!] [탄생의 신 게르나를 사냥한 자는 보상을 획득합니다.] [에피소드 퀘스트 : 탄생의 신 게르나가 생성됩니다.]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갑작스러운 신의 여섯 괴물의 출현.
신들의 전쟁 당시 유저들은 ‘타락의 신’의 위엄을 직접 목격한 바 있다.
때문에 신의 여섯 괴물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 잘 알았다.
대륙이 시끄럽다.
[속보.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 게르나의 출현.] [속보. 신들의 전장 당시 등장했던 타락의 신의 악몽 재현되나?] [전문가들. 식신 민혁의 타락의 신 사냥은 ‘오블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고 있어…….]세상은 두려워했다.
모두가 아직 신 클래스들을 학살하던 타락의 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두 개의 왕국이 자신 있게 말한다.
[속보. 로스차일드 왕국의 왕 켄라우헬. 신의 여섯 괴물 게르나를 사냥하겠다 기자회견.] [속보. 칭다오 왕국의 왕 쉬챠지. 로스차일드 왕국과 임시적 동맹체결.] [목표는 오로지 신의 여섯 괴물 사냥.] [켄라우헬. 세계 최강의 랭커들을 용병으로 고용하다. 이 중 과거 왕좌전에서 왕좌에 앉았던 유저들도 다수.] [세계가 로스차일드와 칭다오 왕국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하다.] [켄라우헬과 쉬챠지. 자신감 드러내…….]로스차일드 왕국과 칭다오 왕국은 천외국 다음으로 건립된 국가이다.
켄라우헬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국민들을 모으고 있었고 쉬챠지는 중국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두 국가는 천외국만큼이나 빠르게 그 크기를 불려 나가고 있었다.
그에, 켄라우헬과 쉬챠지는 자신만만했다.
‘천외국의 왕도 죽인 신의 여섯 괴물이다.’
‘우리가 사냥하지 못할 리 없다.’
그리고 현재.
게르나의 동선을 따라 로스차일드 왕국과 칭다오 왕국이 약 50만에 이르는 연합군의 주축이 되어 말 위에 올라 있다.
켄라우헬은 생각했다.
‘가장 많은 유저들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이다.’
‘천외국을 짓밟고 비상할 수 있다.’
켄라우헬이 위대한 검을 뽑아 들며 외쳤다.
“우리는 승리하여, 아테네 역사에 새롭게 새겨질 것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
NPC들과 유저들로 구축된 50만 대군이 게르나를 향해 돌격했다.
그리고 반나절이 지난 후 속보가 끊임없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속보. 로스차일드 왕국과 칭다오 왕국을 주축으로 형성된 연합군 전멸.] [속보. 쉬챠지와 켄라우헬은 간신히 살아남아 후퇴하여 방어진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속보. 게르나의 재앙 앞에 50만 대군이 무너지다.]세계가 경악했다. 50만 연합군이 너무도 허무하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켄라우헬과 쉬챠지는 서둘러 방어진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게르나의 동선이 로스차일드 왕국에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럴 순 없어…….”
켄라우헬은 쉬챠지와 함께 사색이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직접 게르나의 위용을 눈앞에서 목격한 바 있다.
많은 대군도, 강한 힘들도 게르나 앞에선 무용지물과 같았다.
펠베르 요새.
켄라우헬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완성해 낸 요새이다.
유저가 보유한 요새 중 가장 위대하다 전해진다.
그 요새 안에서 켄라우헬과 쉬챠지는 끊임없는 소식을 들었다.
“파게르 협곡에서 전투를 벌였던 15만 군대가 전멸…….”
“아카드 강을 두고 싸웠던 10만 군대 역시 전멸했다고 합니다.”
“루아카드 왕국군 15만이 전멸했다 합니다.”
“페노스 제국군 20만 역시 전멸했다고 합니다.”
세계 대륙 곳곳의 제국과 왕국도 인근에서 게르나를 제지하기 위해 전투 중이다.
그러나 모두 패전 소식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켄라우헬이 돈을 들여 고용한 세계 정상급 랭커들의 경우 아직 건재하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그들을 투입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군의 전력은?”
“약 60만에 이릅니다.”
“…….”
첫 번째 연합군 50만이 반나절 만에 전멸했다.
그랬기에 켄라우헬은 알 수 있었다.
‘오늘 로스차일드 왕국이 무너질지도 모르는가?’
그때, 그는 단 한 명의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자식이 보고 싶긴 처음이군.’
* * *
[당신의 신하 브로드가 목숨을 바쳐 당신만을 위해 살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그와 당신은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즐겁고 기쁜 알림이다. 민혁은 한쪽 무릎을 꿇은 브로드를 일으켜 세웠다.
곧바로 추가적인 알림이 들려왔다.
[군신과의 내기에서 승리하셨습니다.] [군신은 더 이상 브로드에게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을 것입니다.]해냈다.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브로드를 구출해 낸 것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브로드가 주변을 바라봤다.
엄청난 숫자의 신군과 신들이 죽어 있다.
그리고 투신 벨로반은 무릎 꿇은 채 절명해 있었다.
“전리품을 회수하라.”
브로드의 말에 따라 오랜만에 만난 그의 수하들이 서둘러 전리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브로드가 말한다.
“전하, 소인 브로드가 전하께 미천하나마 이 모든 것을 바치겠나이다.”
[141,413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신군의 잘 갈린 검 751개를 획득합니다.] [신군의 빛나는 갑옷 786개를 획득합니다.] [베로판의 목걸이를 획득…….] [콘도로의 갑옷을 획득…….]끊임없는 알림을 들으며 민혁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강직한 신하 브로드를 보았다.
‘고마워,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제까지 민혁을 지켜줬던 그가 너무도 고맙기 그지없었다.
브로드 역시 자신을 위해 요리해 주고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민혁에게 너무도 커다란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땅을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일반적인 신의 목소리와는 달랐다.
오로지 군신만이 행하는 조금 더 특별한 이야기.
[가장 위대했던 신은 가장 고귀한 기사를 외면했다.]민혁과 브로드가 긴장한다.
사실상 군신은 ‘브로드’를 건들 수 없는 것이지 민혁을 건드리지 못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렇듯 치졸하게 나오는 것인가?
허공으로 선이 그려진다.
한 사내가 무릎 꿇은 자신의 신하를 외면하는 그림.
그 그림이 스르르 흩어지고.
[버려졌던 기사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다시 검을 쥐고, 그를 위해 싸웠다.]또다시 허공에 그림이 그려진다.
숫자를 셀 수도 없는 까마득한 자들 앞에, 홀로 묵묵히 싸우는 기사의 그림.
[기사를 버린 위대한 신은 그를 갈망했고 원했고 바랐다.] [버려진 기사는 새로이 섬기게 된 자를 위해 그 어떤 위험도 무릅쓰고 싸웠다.]그림들이 살아 움직인다.
기사가 수십만 적들과 싸운다. 죽을 고비를 계속해서 넘긴다.
[주인은 기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져 달려왔다.]그림 앞에, 기사에게 요리를 건네는 주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위대했던 신은 깨달았다. 자신이 가지지 않았던 것을 서로에게 가진 그 둘이었기에.] [어떤 고난과 역경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음을.]그림이 또 한 번 바뀐다.
수십만 적들의 시체를 중심으로 기사와 주인이 서로를 마주 보며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몸을 돌려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걸어간다.
묵묵히 걸어가는 두 사람을 뒤에서 바라보는 자의 그림이 그려진다.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멀어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그 또한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걸어간다.
[그대가 그의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하길.]띠링!
[군신이 당신께 첫 번째 축복을 내립니다!] [모든 스텟 2%가 상승합니다!] [그대와 그가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길.]띠링!
[군신이 당신께 두 번째 축복을 내립니다!] [신의 스킬 포인트 1을 획득합니다!] [그대가 그와 함께 웃고 울 수 있기를.]띠링!
[군신이 당신께 세 번째 축복을 내립니다!] [HP량과 MP 총량이 10% 상승합니다!] [그대와 그가 함께 신화가 되기를.]띠링!
[군신이 당신께 네 번째 축복을 내립니다!] [군신의 보물상자를 획득합니다!] [신의 부름 양피지 1회를 획득합니다.]또 한 번 그림이 스르르 흩어진다.
그리고 걸어가는 기사와 주인의 얼굴이 보인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아주 밝게 웃고 있다.
마지막으로, 군신이 말한다.
[내 진심을 담아 바라본다.]그들과 반대쪽으로 걸어가는 군신이, 씁쓸하지만 작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