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81
밥만 먹고 레벨업 782화
아테네에서 왕들은 어떤 존재인가.
손짓 한 번에 수천 명 이상의 백성들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전군을 소집하라!’
그 말 한마디면 20만이 넘는 병사들 또한 집결시킬 수 있다.
유저들에게 있어서 ‘왕’은 절대자이다.
아무리 제국의 황제들의 입지가 더 크다고는 하지만 왕들조차도 일반 유저들에겐 닿을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런 왕들에게 민혁은 짧고 굵게 말했다.
“모두 X까십시오.”
그 말에 로아드 왕이 즉각 반응했다.
“하하하, 짐은 이미 깠…… 응?”
로아드 왕은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다른 왕들도 ‘하하하’ 하며 웃다가 차츰 잦아들었다.
왕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자신들이 자존심을 한 수 접고 들어갔었다고는 하나, 그들은 왕들이었다.
그러한 자신들이 다른 왕에게 대놓고 조롱을 당한 상황이다.
“말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
로아드 왕이 으르렁거렸다.
방금 전의 그 아부 어린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지금 자신들은 그저 두 가지 선택지에 놓여 있을 뿐이다.
루브앙 제국이냐, 천외국이냐.
천외국은 이 상황에서 자신들이 호의적으로 나오면 양팔 벌려 환영하며 달려와야 할 처지가 아니겠는가.
‘우리가 알랑방구 좀 뀌었기로서니, 주제 파악도 하지 못하는 건가.’
왕들 입장에선 그렇다.
제국건립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렇게 건방지게 나온다는 건가.
“사과하시게, 짐은 매우 기분이 나쁘오.”
로아드가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다른 왕들을 둘러봤다.
“지금 당장에라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어.”
로아드 왕은 그만큼이나 화가 나 있다고 자신의 감정을 내비쳤다.
다른 왕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 동조했다.
민혁이 입을 열었다.
“X벌, 방금 전까지 제국건립 못 하니까, 사과하고 루브앙 앞에 가서 머리 박고 있으라고 해놓고서 뭐?”
“…….”
“…….”
“…….”
“방금 전에 당신들 입으로 그랬잖아, 제국건립 못 한다고. 네르바한테 가서 사죄하라고.”
사실인지라 왕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엘피스가 내게 힘을 실어줬고 새로운 이주민들이 가능성을 열었지, 그러자마자 니 새끼들이 한 행동은 뭐지?”
그들이 한 행동은 바로 태세전환이었다.
우리는 너를 믿고 있었다!
제국건설 할 수 있다, 우리가 도와주겠다!
그러니 나중에 우리 잊지 말아라!
그렇지만 민혁은 현 상황에 대해 모두 알고 있다.
흥분을 가라앉힌 민혁이 말한다.
“만약.”
그가 주변을 둘러봤다.
“당신네들이 지금 당장 루브앙 제국에 달려가 네르바에게 아양을 피운다면 어떻게 될까.”
“…….”
“…….”
“…….”
그들은 입을 꾹 닫았다.
그래, 네르바는 자신들을 내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스간 대륙은 분명히 이필립스 제국을 필두로 루브앙 제국의 침략을 막아낸 바 있다.
“너희들의 자리는 갖은 이유로 차근차근 갉아 먹히겠지. 끝내는 당신들의 목도 떨어질 것이고, 그대들이 가진 드넓은 땅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 말은 사실이다. 애초에 그들이 루브앙 제국과 화친할 수 있었다면 왜 이곳에 왔겠는가?
바로 네르바한테 받아달라고 절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곳은 아스간 대륙이며, 엄연히 이 땅은 이필립스 제국과 콜로디스 제국 손아귀에 있다.
왕들은 이필립스 제국이 있기에 영토를 빼앗기지 않고 연명 가능했던 것.
이곳에서 호소한 이유는 루브앙 제국의 침략을 늦추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천외국이 가능성을 보였다.
그들은 천외국의 등 뒤에 숨을 수 있을 거라 여겼다.
또 천외제국이 된다면 떡고물 또한 받아먹고 말이다.
‘현재 루브앙 제국을 막을 수 있는 국가는 천외국이 유일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바로 브로드, 창신, 신의 검 루오, 뱀의 신 엘리자베스, 대악마 엘피스가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숫자가 많다고 꼭 승리하는 법은 아니니까.
“나에게 가능성을 보고 기대보려고 했던 것 아닌가?”
여기서 만약, 민혁과 왕국들이 전부 돌아선다면 어떻게 될까.
왕국들은 손만 뜯으며 멸망을 기다려야 할지도 몰랐다.
자신들의 새까만 속내가 들킨 왕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자존심은 지키고 싶고, 또 도움도 최소한으로 하고 싶고.”
그 말에 왕들이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나중에 ‘우리가 천외제국 건립에 앞장섰소’라고 외치고 싶고. 그렇지 않은가?”
왕들이 입을 다물었다.
그때, 바로크 왕이 말했다.
“미친 왕이로군, 우린 돌아가겠네.”
“나도 저 미치광이 왕의 말을 들어줄 수 없군.”
총 셋의 왕이 떠났다.
차라리 그들은 엘레의 발목이라도 붙잡고 애원하려는 듯싶었다.
그러나 로아드 왕과 올러드 왕은 자리를 지켰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일단 자신들은 살아야 한다.
민혁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군신이 될 것이다.”
“…….”
그 말 한마디가 가지는 힘은 너무도 컸다.
그리고 이 모습을 봤던 해설자들은 그제야 현 상황을 모조리 파악했다.
[놀랍습니다. 민혁 유저는 그들과 협력관계가 아닌, ‘복종’ 관계가 되려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나, 왕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정말 군신이라 해도 믿겠군요.]민혁이 세게 나간 이유다.
협력이 아닌, 복종관계로 만든다.
“일단은.”
로아드가 입을 열었다.
“나의 무례를 사과하지.”
왕의 자질이 의심케 되는 행동을 했음을 로아드는 알았다.
그러나 그에는 ‘백성들의 안전’이 뒷받침되어 있다.
로아드는 떠나간 왕들이 후회할 것을 알았다.
자신들의 자존심에 의해 이필립스 제국도, 천외국도, 그렇다고 루브앙에도 발을 걸치지 못하는 그 나라의 백성들이 고통스러울 터다.
“무엇을 원하오.”
민혁은 사실, 로아드 왕과 올러드 왕이 남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블라디 왕국의 아바린 영토를 주시오.”
“……!”
로아드의 눈이 크게 떠졌다.
블라디 왕국은 앞서 언급했듯 아스간 대륙에서 가장 큰 왕국이다.
그로 인해 가장 크고 넓은 영토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메마른 땅이라 불렸던 아바린 영토를 ‘비옥한 땅’으로 바꾸는 데 성공시켰다.
로아드는 그 땅을 가꾸어 새로운 터전으로 만들려고 했다.
“무, 무슨 그런…….”
“이주민들과 앞으로 천외국으로 오게 될 자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필요하오.”
칼만 안 들었지, 강도다.
그런데 민혁이 말하기를.
“내 나중에 블라디 왕국은 잊지 않겠소.”
“…….”
민혁은 덧붙였다.
“떠나간 왕국들은 어찌 될 것 같소?”
민혁에겐 ‘명분’이 생겼다.
그들은 천외국의 앞에 와서 목소리를 높였던 자들.
루브앙이 먹든가.
민혁이 먹든가.
둘 중 하나인데, 아스간 대륙에 속한 천외국이 흡수하기 훨씬 편하다.
로아드 왕은 잠시 망설였다.
아바린 영토는 천외국과 경계선을 두고 있기도 한 영토다.
즉, 천외국과 가깝다.
그러니, 블라디 왕국과 천외국의 화친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아바린 영토의 값어치가 족히 수십만 플래티넘은 될 것이라는 거다.
유저들은 평생 만져볼 수도 없는 돈.
로아드가 말한다.
“천외국을 위해 아바린 영토를 내어주겠소.”
[블라디 왕국의 왕 로아드가 아바린 영토의 소유권 이전을 약속합니다!] [아바린 영토는 본디 메마른 땅이었으나 왕 로아드가 특별한 농부, 건축업자들과 함께 비옥한 땅으로 만드는 데 성공시켰습니다!] [아바린 영토는 총 40만의 인구를 품을 수 있는 거대한 땅입니다!]민혁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번엔 올러드 왕이 긴장했다.
그의 왕국은 ‘생산성’이 뛰어나다.
대장장이들과 재봉사들이 많았고, 뛰어난 상인들도 두루 갖춘바.
왕국의 크기는 작으나, 자금력은 블라디 왕국과 맞먹는다.
“백성들이 살아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그들을 지킬 무기와 방어구가 필요하오.”
“……10만 플래티넘이면 되겠소?”
올러드 왕이 선수 쳤다.
그에 민혁이 대답하지 않고 작게 웃기만 했다.
그렇게 웃기만 하며, 20초 동안 지그시 올러드 왕을 응시했다.
시청자들이 말한다.
[저 웃음 뒤에 숨겨진 의미 보소.] [10만 플래티넘 누구 코에 붙이냐 아님?]“1, 15만……?”
그에 민혁은 입꼬리를 올려 더 싱긋 웃기만 했다.
[야야, 칼만 안 들었지 강도다.] [15만 플래티넘이면 어지간한 왕국 재정을 흔들만한 거금인데.]“17만……?”
“20만으로 합시다.”
“…….”
올러드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아니, 내가 주는 건데 왜 뜯기는 거 같지?’
기분이 묘하다.
분명히 민혁은 웃고 있건만?
“아, 알겠소.”
[레이크 왕국의 왕 올러드가 20만 플래티넘을 약속합니다!]민혁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짧고 굵게 말했다.
“고맙소.”
“…….”
“…….”
왕들은 자신들이 삥 뜯긴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떠나려는 그들에게 민혁이 친히 다가가 정체 모를 병 하나씩을 건넸다.
“창신 밴이 직접 키운 커피 원두요, 감사의 인사로 전하는 것이요.”
“고, 고맙네.”
“잘 마시겠네.”
그렇게 떠나가는 왕들은 품속에 고양이 똥으로 만든 원두를 꼭 품었다.
그 원두는 수십만 플래티넘의 값어치의 영지와 바꿨고, 또 20만 플래티넘을 주고 얻은 것과 같다.
“…….”
“…….”
떠나는 두 사람의 코끝이 찡해졌다.
한편으론 감탄했다.
‘말 몇 마디로 우리를 압도하고.’
‘20만 플래티넘과 거대한 영토를 얻다니.’
크게 될 사내다.
* * *
BJ특파원은 세계 즐투브 랭킹 3위에 빛나는 엄청난 BJ다.
그 수입은 월 억을 가뿐히 넘길 정도로 높으며, 세계적인 팬들 또한 보유하고 있다.
그런 BJ특파원은 현재 천외국의 왕 민혁이 임시로 만든 ‘에블린의 고기국수’ 식당에 있다.
특파원에게 민혁이 친히 초대장을 보냈다.
[20명 한정으로 경험치 영구획득 요리를 먹여주겠다고 방송해 주십시오.]급 높은 BJ들을 통해 광고하려는 이들은 흔하디흔하다.
그리고 이 BJ특파원은 알고 있다.
그 광고 중 대다수가 ‘과장’이 많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BJ특파원은 프로이며, 아테네에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을 알려주는 인물이다.
시청자들의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에블린이라는 여인의 영구적 경험치 획득률 상승 요리를 드디어 볼 수 있는 건가요?] [몇 프로나 영구적 획득 가능할까요?] [0.9%?] [0.4% 정도 아닐까요?]시청자들의 말은 분명히 합당한 것이다.
음식만 먹고 영구적 획득률 1%만 상승해도 분명 대단한 것이니까.
‘이걸 통해서 하이랭커들을 늘리겠다는 건가?’
특파원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분명 1% 정도만의 영구적 경험치 획득률은 달콤하다.
그러나 1%의 경험치 획득량으로 루브앙 제국과 천외국을 저울질하는 이들이 천외국으로 올 확률은 거의 없다.
‘뭐, 난 이슈만 얻으면 되니까. 그보다 한 2%만 오르면 정말 대박일 텐데.’
시청자들의 예상은 1%도 안 되지만 2%만 되어도 특파원은 자신의 레벨업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여겼다.
2%가 영구적 획득률 상승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엄청난 효과이기 때문이다.
‘2%만 되도 천외국에 하이랭커들이 고개를 돌릴 수도 있지.’
작은 웃음을 지은 특파원이 앞에 놓인 고기국수를 봤다.
그러다 에블린에게 물었다.
“민혁 전하께서 20명 한정으로 요리를 베풀겠다 하셨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얼마 전 전하께서 제게 요리를 해주셨거든요. 그 요리를 먹고 제힘이 더 뛰어나졌어요. 아마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파원은 눈치가 빨랐다.
“여러분, 아마도 민혁 님께서 에블린 양에게 버프요리를 먹여, 경험치 획득률을 상승시킨 것 같습니다. 방송을 보고 계신 랭커분들께선 선착순 20명뿐이니, 어서 천외국으로 오시는 게 어떨까요? 하하!”
특파원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버프 효과가 더해졌으니, 2% 정말 기대해볼 수 있을까?
특파원이 먼저 고기국수의 국물 맛을 맛봤다.
“…….”
그가 작게 감탄했다.
일본의 라멘 같은 것이, 국물은 더 진하였으며, 제주도라는 곳에서 먹어본 고기국수보다도 더 뛰어났다.
감탄하며 면을 크게 집어 먹어본다.
“후루루루루루룹!”
면의 쫄깃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며,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된다.
이내 그릇째로 들어 올려 그 국물을 맛본다.
“와. 정말, 대단하군요.”
특파원은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너무 허겁지겁 먹어, 방송조차 잊어버렸을 정도이다.
그리고 마지막 국물을 떠먹기 전 말했다.
“과연 민혁 님이 자신만만했던 에블린 양의 경험치 획득 상승률은 얼마나 될까요?”
[아이씨, 빨리 먹어라.] [빨리 좀 드셈.] [그래서 몇% 올려주는데.]BJ는 알림창이 시청자들과 공유될 수 있다.
하지만 얄밉게도 특파원은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꺼뒀다.
이는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함이었다.
‘제발, 2%만 올라라!!!’
그렇게 간절히 바랄 때.
떠오른 알림창을 본 BJ특파원이 말문을 잃었다.
한참이나 알림창을 보며 멈춰 있던 특파원이 숨을 터뜨렸다.
“커허어어어억!”
너무 놀라 의자까지 뒤로 넘어가 자빠져 버렸다.
이쯤 되자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BJ특파원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 이 영상을 본 하이랭커분들께 알립니다. 처, 천외국으로 달려오십시오. 제가 한 그릇을 먹었으니, 이제 열아홉 그릇밖에 안 남았습니다.”
[달리긴 뭘 달려, 오바는 ㅋㅋㅋㅋ] [특파원님, 빨리 좀 올려주세요!] [도대체 몇%인데.]곧 특파원이 ‘시청자들과 공유’라는 버튼을 클릭했다.
특파원에게 떠올랐던 알림창이 시청자들에게 공유되었다.
[신의 손 에블린이 만든 고기국수를 드셨습니다.] [에블린은 경험치 획득률을 영구적으로 상승시켜 주는 요리를 만들어낸 특별한 NPC입니다.] [경험치 획득률이 영구적으로 8% 상승합니다.]곧 채팅창에 정적이 흘렀다.
[…….] […….] […….] […….]한 시청자가 말했다.
[지금 하이랭커들 겁나 뛰고 있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