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99
밥만 먹고 레벨업 800화
푹-
헨리의 심장을 흑염룡의 흑빛 창이 관통했다.
[HP가 4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급소 공격에 따른 출혈이 발생합니다!] [서둘러 지혈하지 않을 시 위험합니다.]헨리는 깜짝 놀랐다. 랭커들과 수천의 병사들을 꿰뚫고 자신에게 다다른 흑염룡에게 말이다.
또한, 자신이 아는 흑염룡은 중2병 환자 캐릭터이다.
그를 화나게 한 지금 그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오싹-
헨리의 등골이 오싹해진다. 일개 게임의 상인이 감당하기에 그 눈빛은 너무도 차갑고 날카로웠다.
그때.
“확실히 놀랐소이다. 설마 소환술사인 당신에게 제가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일대일로 붙어도 제가 지겠군요.”
창에 관통당해 뒤로 날아갔던 한슨이 정신을 차리고 흑염룡을 따라잡고 있었다.
“그런데 방금 전, 당신은 전력을 다했고 몇 개 없을 공격기 스킬을 사용한 것 같군요.”
그렇다. 분명히 흑염룡은 한슨이나 혹은 1,000위권대의 랭커들과 일대일로 붙어도 승리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흑염룡은 다수의 적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 있었다.
“우리를 초반에 압도하여 물러가게 하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한슨의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랭커급 마법사의 익스플로전이 흑염룡의 바로 밑에서 폭발했다.
쿠콰콰콰콰콰쾅-!
거대한 폭발에 의해 그의 몸이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크읍!”
곧바로 근접 직업군 랭커들이 흑염룡을 쫓아가 그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휴.”
헨리가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순간 흑염룡에게 압도당해 현재의 상황을 잊었다.
지금 흑염룡은 자신들을 상대로 이겨낼 수 없다는 것.
“키헤에에에에엑!”
“끼이이이이이익!”
“크레레에에에에엑!”
고통을 무시하고 적들을 치열하게 물어뜯던 4대 전설의 용들이 지쳐 밀려나기 시작한다.
그들의 몸 곳곳에 상처들이 늘어나며, 그들이 고통에 몸부림쳤다.
“버텨다오, 부디 버텨다오!”
흑염룡이 4대 전설의 용들에게 마지막 힘을 짜낼 것을 말했다.
물론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어 흑염룡이 근접 직업군들을 막아냈다.
그때에.
“드래곤 로드가 될 재목이라.”
헨리와 렉스가 그 틈을 타 루나에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비록 분명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긴 하지만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은 헤츨링에 불과했다.
“끼에에에에에……?”
루나는 드래곤 로드의 재목이었지만 온실 속의 화초와 같은 자였다.
살면서 자신을 위협하는 ‘위험’이라는 것을 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그런 위험이, 루나를 공포에 물들게 한다.
“끼에에에에에?”
힘없는 날개로 물러나는 루나를 향해 그들이 성큼 다가온다.
“루나!!!!”
흑염룡이 외쳐보지만 그가 한눈을 파는 사이, 여러 검들이 그를 베어냈다.
“끼에에에…….”
루나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두려운데, 가슴이 아프다.
욱씬-
알 수 없는 욱씬거림이 루나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고통스러워하는 전설의 용들.
몸 곳곳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자신에게 달려오려는 흑염룡 삼촌.
또르르-
루나의 큼지막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끼에에에…….”
루나가 울고 있다.
울며, 두려워하는 그를 향해 헨리와 렉스. 그리고 수백의 병력들이 다가가고 있다.
“꾸우우울!”
그때, 루나의 앞을 가로막는 아기돼지가 있었다.
장난기 많은, 루나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해주는 두 번째 스승이다.
루나는 살면서 콩이의 진지한 모습을 많이 본 적 없다.
항상 배고프다며 꿀꿀대던 나의 두 번째 스승이다.
그러한 두 번째 스승 콩이가 아주 작게 웃으며 루나를 돌아본다.
“꾸우울(루나).”
“끼에에에에…….”
“꾸우울(울지마라, 꿀).”
“끼에에에에에…….”
콩이가 무서워할 루나를 바라보며 활짝 웃음 짓는다.
루나의 가슴이 요동친다.
“꾸우우우우우울!”
식신의 식칼이 뽑혀 나온다.
파아아아아앗-
콩이에게 황금색 왕관이 씌워지며 황금색 풀 플레이트 갑옷이 입혀진다.
루나의 앞을 막아선 콩이가 움직인다.
콩이는 포식자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는바.
또한, 그가 포식한 권능은 이 자리의 모두를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다.
그가 포식한 힘.
화르르르르르륵-
끓어오른다. 그의 식칼에서 검은 화염이 끓어오른다.
화르르르르르륵-
차가운 눈빛으로 적들을 바라보는 콩이. 그는 지키고 싶었다.
나의 소중한 루나를 말이다.
또한, 포식자의 권능은 일시적으로 버프효과를 받아 강화된 스킬들조차 복제할 수 있는바.
콩이의 패왕도는 민혁의 더블스킬에 의해 2배 더 강력해진 패왕도의 힘을 발휘한다.
[패왕도.] [패왕의 화마가 추가 공격력 10,000%~14,000%의 데미지로 반경 120m~160m 내에 있는 자들을 공격합니다.]검은 화마가 들끓어 오르는 패왕도의 힘을 콩이가 쏘아 보낸다.
쿠르르르르르르르릉-
천지가 격동할 정도의 힘이다. 무엇이든지 다 녹여내 버릴 정도로 강렬한 화마이다.
“꾸우우우우울!”
그 거대한 화마를 바라보며 렉스와 헨리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미쳤군…….’
‘이 정도면 몇만의 병력들도 녹여내겠어.’
하지만 곧 그 둘이 웃음 지었다.
기다렸다는 듯 병력들 곳곳에 숨어 있던 고위급 마법 발현이 가능한 마법사들이 절대무적의 방어막인, 배리어를 펼쳤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주변으로 펼쳐지는 둥근 원의 형태의 배리어가 화마를 막아냈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배리어 안에 숨지 못한 자들의 경우 그 자리에서 곧바로 잿가루가 되어 흩어져 사라졌다.
그러나 아직 반절이 훨씬 넘는 병력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콩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는 렉스와 헨리가 콩이의 ‘포식자의 권능’을 의식하고 미리 준비한 일이었다.
콩이는 루나를 돌아본 후, 비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꾸우우우울……!”
콩이가 직접 적진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 어떤 자들도 루나에게 닿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꾸우우울.”
차르르륵-
검은 식칼을 휘두르며 날아다니는 콩이는 과연 노련했다.
작은 몸집을 최대한 활용하여, 적들을 계속해서 베고 지나갔다
거기에 적절한 때에 아티팩트 스킬을 발동했다.
[식칼의 비.] [추가 데미지 200%를 내는 강력한 식칼들이 허공에서 수백여 개가 떨어져 내려 적들을 압살한다.]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백 개의 식칼의 비가 적들을 관통한다.
“크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끄으으으윽……!”
검은 식칼들 사이를 누비며 계속해서 적들을 베어나갈 때였다.
콰자아아아악-
“꾸우우울……!”
콩이가 한 랭커의 검에 직격당해 바닥에 추락했다.
콩이는 딜량은 높은 편이나 HP와 방어력이 매우 낮은 편이었다.
콩이가 비틀거리며 일어서려 했으나, 그때에 마법 폭격이 강타했다.
쿠콰콰콰콰쾅!
“꾸, 꾸우우우울……!”
계속해서 이어지는 폭격에 콩이의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때에 계속해서 콩이에게 소환해제를 요청하는 알림이 들려왔다.
그러나 콩이는 그를 무시했다.
‘내가 없으면, 루나를 지켜줄 이가 없다, 꿀.’
흑염룡 또한 상황이 너무 좋지 않게 돌아감을 알았다.
바로 그때였다.
[검은 매를 통해 소식을 받은 ‘유저’ 민혁이 답장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비상하는 매에 의해 글자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흑염룡의 앞으로 검은색 글자들이 한 글자씩 써진다.
[지금 말씀하신 지점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워프해서 가고 있어요.]흑염룡은 치열한 전투 속에서도 써내려지는 글자들을 확인했다.
그가 지친 기색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얼마나 걸릴 것 같으냐?]답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왔다.
[10분 정도요.] [늦는구나…….]흑염룡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10분. 물론 민혁은 최대한 빨리 이곳으로 오는 중일 거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들이 10분 동안 버틸 수 있느냐다.
지금도 콩이가 온몸에 상처를 가득 입은 채, 비틀거리며 힘겹게 버텨내고 있었다.
자신 또한 15% 가까이 HP가 하락하여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흑염룡은 어떻게 해서든 콩이와 루나를 지켜주고 싶었다.
그때, 민혁의 답장이 낙인되어 갔다.
[아버지, 콩이는…….]써내려가는 글귀들을 보며 흑염룡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가 바닥에 쓰러져 신음을 흘리는 콩이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글귀를 읽었다.
[천외국에서 가장 강한 존재일지도 몰라요.]* * *
“끼에에에에, 끼에에에에!”
루나의 슬픔이 더욱더 커다래졌다. 바닥에 널브러졌던 콩이가 다시금 식칼로 몸을 지탱하며 힘겹게 일어선다.
“꾸우우우울…….”
알 수 없는 감정이다, 그를 바라보는데 루나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끼에에에에…….”
루나의 눈에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헤츨링인 루나는 말하고 싶었다.
이제 일어나지 말라고, 그가 물러서지 않는 이유가 오로지 자신을 지키기 위함인 것을 알았기에, 루나는 더욱더 크게 울었다.
그러나 콩이는.
“꾸울…….”
얼굴에 상처 가득한 얼굴을 하고서도 루나를 바라보며 아주 작게 웃어 보였다.
콩이는 절대신수이다. 그러나 콩이는 자신의 성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도 브로드나, 엘피스, 창신 밴처럼 강해져 루나를 지키고 싶다.
나도 민혁이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강해져, 매번 그의 소환을 받고 싶다.
나도 누구보다 강해져, 주인 민혁이 위험에 처했을 때, 구해주고 싶었다.
콩이는 절대신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나약한 자신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콩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루나를 지키고 싶다.
그리고 살고 싶다.
사랑하는 루나가 헤츨링에서 성장하여, 성체 드래곤이 되고 모든 드래곤들의 왕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
그렇지만.
콰아아아앙-
한 유저의 발길질에 채인 콩이가 뒤로 날아갔다.
젖먹던 힘을 다해 일어서려 했던 콩이가 일어나지 못했다.
그의 몸이 추욱 늘어졌다. 어떻게 해서든 눈을 떠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에 스르르, 감기고야 만다.
“끼에에에에에에!!!!!!”
루나가 포효했다.
루나의 찢어지는 비명은 모든 이들이 그녀를 바라보게 했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
항상 ‘꾸우울’거리며 자신을 쓰다듬어 주고 사랑해 주던 콩이다.
-배부르다, 꾸울!
볼록 튀어나온 배를 두드리면서 해맑게 웃던 콩이다.
루나가 필사적으로 날아갔다. 콩이가 있는 곳을 향해 말이다.
날아가는 루나의 입에서 울음이 쉴새 없이 터져 나온다.
항상 나를 보며 웃던 그가.
항상 나만을 지켜주던 그가.
항상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그가 있는 곳으로.
[나의 두 번째 아버지인 아기돼지는 그날 목숨까지 내던지셨다. 나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그를 향해 날아갔다. 적들은 시끄럽게 울어대는 나를 죽이기 위해 병장기를 휘두르고 마법을 사용하고, 화살을 쏘았다. 나는 슬픔에 잠겨 어떤 것도 보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날아갔다.]콰르르르르르륵-!
쿠르르르르르르-
화아아아아악-
[그때. 아버지께서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셨다.]“꾸우울……!”
위대한 드래곤 루나의 자서전(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