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98
밥만 먹고 레벨업 799화
렉스와 헨리는 오로지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자신들을 몰락시킨 민혁에게 복수할 날을 말이다.
그가 아끼는 아버지인 흑염룡과 그가 가장 사랑하는 펫인 콩이와 루나.
그들이 죽거나 강제 로그아웃 당한다면 민혁의 가슴은 찢어질 것이다.
그를 생각하며 등장했던 헨리와 렉스. 그들이 고용한 이들이거나, 그들과 본래 함께했던 이들 약 6천.
삐요오오오오오오오-
그들은 바람 빠지듯 콩이의 엉덩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말문을 잃었다.
‘아니, 방귀 소리가 왜 저래?’
‘푸쉬이이이익도 아니고 삐요오오오라니?’
‘심지어 코피는 왜 흘리는 거지? 아직 우린 공격도 안 했는데.’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코를 파다 깜짝 놀랐던 콩이의 코에서 코피가 흐른다.
머어엉-
멍한 표정으로 있던 콩이가 이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꾸울…….(헤에…….)”
그리고 배가 편안해졌다는 미소를 머금었다.
“이, 이 돼지 같은 것이! 감히 우릴 무시해!”
“꿀?”
헨리를 비롯한 이 자리의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무시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콩이 입장에선 정말 놀라 방구가 나왔을 뿐이고, 그로 인해 불룩했던 배가 편안해졌을 뿐이다.
“아기돼지부터 죽여라.”
“끼에에에에, 끼에에에, 끼에에에!”
헤츨링 루나가 위협적인 분위기에 무서운 듯 울음을 터뜨렸다. 콩이가 겁에 질린 루나의 몸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흑염룡은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감을 알았다.
‘곳곳에 이름난 랭커들도 몇 보이는군.’
흑염룡은 로열 클래스 전직자인 용군주이다.
자그마치 전설의 용 네 마리를 부리며 그와 함께 용족의 왕이기도 한 자이다.
그렇지만 자신들이 이 자리에 있는 이들 모두를 상대하긴 힘들어 보였다.
‘콩이가 있긴 하다만…….’
절대신수 콩이는 ‘포식자의 권능.’을 사용한다.
포식자의 권능은 카피한 상대방의 스킬을 1회 사용할 수 있는 힘이었다.
심지어 모든 버프를 받은 상태에서 사용했던 스킬의 딜량조차 카피해 버린다.
문제는 고작 1회에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콩이가 가진 순수한 무력도 큰 편이었으나 이 정도 숫자를 감당하긴 힘들어 보인다는 거다.
흑염룡은 슬쩍 루나, 콩이와 밀착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품속에 있던 황금 마법사 알리의 힘이 깃든 매스 텔레포트 양피지를 찢으려 했다.
[마법의 족쇄.] [알 수 없는 이질적인 마력의 힘이 마법사용을 금지시킵니다.]쫘아아아악-
[메모라이즈 마법에 따라 양피지에 깃든 매스 텔레포트의 사용이 ‘마법의 족쇄.’에 의해 실패합니다!]흑염룡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가 다급하게 민혁에게 귓속말을 시도했다.
[흑염룡: 민혁아, 지금 당장 지원을 부탁한다.]하지만 마법의 족쇄를 사용했던 마법사가 한 걸음 더 빨랐다.
[사일런스.] [귓속말, 길드채팅, 파티채팅 등 모든 채팅을 보낼 수 없으며, 받을 수도 없게 됩니다.]“우리가 도망가게 해줄 것 같아?”
렉스가 짙게 웃었다. 이미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는 그들 모두가 알고 있던 때였다.
그렇지만 흑염룡에겐 다양한 스킬들이 존재했다.
그에겐 이런 상황을 대비한 ‘비상하는 매.’가 있었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이-
그의 부름에 응한 검은 매.
흑염룡이 생각하는대로 양피지에 글자가 낙인된다.
[민혁아, 콩이와 나. 루나가 위험에 처해있다. 지금 당장 로브르 호수 인근으로 지원을 바란다.]양피지가 스스로 돌돌 말리며, 검은 매의 발에 묶여졌다.
[비상하는 매가 빠른 속도로 유저 ‘민혁.’에게 날아갑니다.] [비상하는 매가 유저 ‘민혁.’에게 당도할 시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검은 매가 날아간다.
“끼에에에에에…… 끼에에?”
겁에 질린 루나가,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흑염룡과 콩이를 바라본다.
“단숨에 죽여라, 마법사들과 궁수들이 먼저 선공하라.”
렉스와 헨리의 말을 따라 마법사들이 스태프와 완드를 들고, 궁수들은 활시위를 당긴다.
흑염룡, 그가 눈을 감았다.
렉스와 헨리, 사람들이 그를 보며 진득하게 웃었다.
흑염룡은 즐투브에서 꽤 유명 인사다.
일화그룹 회장인 그가 아테네에서만큼은 중2병 걸린 10대 같았기 때문이다.
오글거리는 말투로 ‘크크큭, 어리석은 자야. 내 오른팔의 그 녀석이 날뛰는 것을 보고 싶은 게냐?’라며 웃어대는 모습.
그러한 흑염룡을 그들은 조롱하고 싶었다.
이번에도 그러겠지.
‘크크큭, 너희들이 내 앞을 막을 수 있겠느냐?’라는 대사를 치면서 말이다.
하지만 눈을 감은 흑염룡이 물었다.
“……그냥 가줄 순 없는 건가.”
“…….”
“…….”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평소의 흑염룡 같은 모습이 아니다.
“전쟁이 하고 싶으면 정식으로 천외국을 치게, 아니면 이 아이들은 보내고 나하고만 겨루는 건 어떤가.”
“…….”
“…….”
일화그룹 회장 강민후.
세계 최고의 기업인인 사내다,
“부탁일세, 이 어린것들을 해하려 하지 말게.”
흑염룡은 루나와 콩이를 아낀다. 또 어쩌면 자신이 안일하여, 그들을 이끌고 나왔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가장 슬픈 것은 바로 민혁에게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딱 하나 밖에 없는 나의 아들이다.
그 아들이 소중한 존재들을 잃고 슬퍼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나는 아버지다.
‘한 회사의 회장이기 전에.’
아들을 끔찍이도 여기는 한 아이의 아버지일 뿐이다.
내 아들을 위해 잠깐의 자존심 내려놓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들을 보내주게.”
흑염룡의 간곡한 청이었다. 어떠한 유저들이 헛기침을 했다.
자신들이 너무도 치졸해 보였음을 안 것이다.
“미안하지만, 우리도 쌓인 게 많아서.”
그렇지만 헨리와 렉스는 진득하게 웃었다. 이러니, 확신이 생긴다.
민혁은 루나와 콩이를 잃으면 크게 슬퍼하겠구나하고.
렉스가 손을 들어올린다.
그 손이 땅을 향해 내려간다.
수백 발의 화살과 수십 개의 마법이 셋을 향해 쏟아진다.
렉스와 헨리가 웃었다.
“아버님이 상심이 크시겠군요? 하하하.”
그에 화살과 마법들을 바라보던 흑염룡.
그의 눈빛이 변화했다.
“…….”
아무것도 깃들지 않은, 착 가라앉은 그 공허한 눈빛.
텅 빈 것 같은 눈동자가 렉스와 헨리를 바라본다.
‘무, 무슨 눈빛이…….’
‘숨이 막히는 것 같아.’
그 눈빛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오른 존재와 같아 보였다. 고요하지만 그 어떤 눈보다 날카로웠다.
그들은 건드려선 안되는 사람을 건드렸다.
까드드드드드득-
그의 양팔에서 거대한 힘이 요동친다.
그 힘이 용의 머리부터 시작해, 기다란 몸통과 꼬리까지 만들어낸다.
“키헤에에에에에엑!”
“크에에에에에엑!!”
“크라아아아아아악!”
“키히이이이이이익!”
네 마리의 각기 다른 색의 용들이 포효한다.
[4대 전설의 용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4대 전설의 용들은 주인의 감정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4대 전설의 용 중 흑염룡이 가장 먼저 얻었던 ‘브레트니.’ 그는 흑염룡의 마음을 읽고 분노하고 있었다.
녀석이 쏟아지는 마법과 화살 세례를 자신의 몸으로 막아냈다.
쿠콰콰콰콰콰콰콰쾅-!
그러나 놈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오로지 적들을 향해, 자신의 주인을 분노하게 한 적들에게 이를 드러냈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엑!”
거대한 용의 울음에, 헨리와 렉스가 압도당한다.
그리고 곧바로 세 마리의 용들이 거대한 브레스를 뿜어냈다.
쿠화화아아아아아악-
누군가는 거대한 독의 브레스를.
쩌저저저저저적-
또 누군가는 무엇이듯 얼려버릴 것 같은 차가운 브레스를.
화아아아아아악-
또 누군가는 그 어떤 것이든 무효화시키는 브레스를.
“키헤에에에엑!”
“키히이이이익!
“끼에에에에엑!”
브레스에 강타당한 적들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헨리와 렉스가 브레스 사이의 흑염룡을 바라봤다.
차가운 표정의 그.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 오만한 시선의 그.
그는 실제로 한 회사의 회장이었다.
오랜 시간 먹이사슬의 끝에 있었던 인물이다.
헨리와 렉스는 그들이 자신들을 이기기는 사실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자신들의 숫자가 훨씬 우위에 있다.
심지어 흑염룡만큼 강한 하이랭커들도 열 명 가까이 함께하고 있었다.
혼자인 그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키헤에에에엑!”
콰자아각, 콰자악, 콰작콰작!“
“크아아아악!”
“으, 으아아악!”
“크허어어억!”
4대 전설의 용들이 미친 듯이 날뛰며 병력들을 죽여대기 시작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4대 전설의 용들의 몸 곳곳에 창이 찔리고, 화살이 박히고 검에 베여도 놈들이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에!!!!!!”
주인을 지키고자 하는, 4대 전설의 용들의 포효가 세상을 흔든다.
그리고 흑염룡이 적들을 향해 뚜버뚜벅 걸어간다.
촤르르르르르륵-
앞을 향해 걷는 그의 몸으로 용의 비늘과 같은 것이 솟아나, 번들거리는 갑옷이 된다.
흑빛의 용갑옷을 두른 흑염룡의 손바닥이 쫙하고 펼쳐진다.
그의 오른손으로 뼈로 구축된 기다란 검은창이 만들어진다.
까드드드득-
온 몸에서 검은 기류를 흘리는 흑염룡의 창이 하늘높이 치켜올라간다.
“집결하라.”
하늘이 어두워진다. 어두워진 하늘에서 생겨난 작은 틈으로 그들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진다.
“키히이이익!”
“키헤에에에엑!”
헨리와 렉스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수백 마리의 용족들이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
곧 바로 용족들이 흑염룡의 주변으로 내려선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거대한 날개를 접은 그들을 오만한 시선으로 바라본 흑염룡이 명령한다.
“멸하라.”
용족들이 날아오른다. 기다란 창을 든 용족들은 날개를 펼쳐 비행하며 적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푸푸푸푸푸푸푸푹-
적들을 빠르게 꿰뚫고 지나가는 용족들을 보며 헨리와 렉스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다 곧 그들은 정신을 차렸다.
어찌보면 흑염룡은 ‘소환술사.’에 해당된다.
소환술사의 가장 커다란 취약점은 바로 사망 시 소환수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렉스와 헨리가 자신들을 향해 어느덧 달리기 시작하는 흑염룡을 보았다.
“흑염룡부터 죽여라!!!”
“놈만 죽이면 모든 용족들과 용은 사라진다!!!”
또한, 흑염룡은 소환술사다.
소환술사는 대게 소환수에 의지하는 존재들이다.
마법사보다는 육체적 능력이 조금 더 뛰어나나, 근접 직업군에 비해 한없이 떨어지는.
아테네 랭킹 2,000위대 랭커 한슨을 비롯하여 1만 위대 랭커 둘이 흑염룡에게 달려들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용의 울음.”
피이이이이이잉-
흑염룡의 창이 랭커 한슨을 꿰뚫는다. 비명을 토하며 서둘러 정신을 차리는 한슨과 몇 번의 공방을 주고 받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콰자아아아아악-
“쿨럭……!”
한슨이 나가 떨어졌다.
차가운 시선으로 내달리는 흑염룡이 앞을 가로막는 적들을 흑빛 창으로 모조리 베어낸다.
적들의 공격을 온 몸으로 받으며 돌진하는 흑염룡이, 어느덧 헨리의 바로 앞에 있었다.
흑염룡을 보는 헨리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흑염룡 또한 민혁처럼 키 183cm에 이를 정도로 장신의 사내이다.
그 사내가 하찮다는 시선으로 헨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흑염룡은 정중하게 말한 바 있다.
콩이와 루나를 제외한 자신들끼리의 전투를.
그러나 헨리와 렉스는 그를 비웃었다.
흑염룡이, 차갑게 말했다.
“그렇다면 모두 죽여주지.”
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