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16
밥만 먹고 레벨업 817화
“감자, 먹는다. 호우!”
감자는 맛있다.
그저 얇게 채 썰어서 감자튀김을 해 먹어도 맛있고, 곱게 갈아 감자전을 해 먹어도 맛있다.
또 그냥 쪄서 소금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민혁은 지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감자 캐기에 임하고 있었다.
“호우! 호우!”
민혁을 따라서 헬라가 ‘호우!’를 난발하며 즐겁게 밭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때였다. 갑자기 헬라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몸을 틀었다.
민혁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쿨럭!”
기침을 한 그녀의 손바닥으로 피가 한가득 묻어나왔다.
“괜찮아요?”
“아, 별일 아니야. 마력을 너무 많이 소모했나 봐.”
헬라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지만 민혁은 무언가 이상함을 알았다.
그녀의 몸이 투명해졌다가 다시 본래대로 돌아왔다.
“다시 밭일을 해볼까?”
그것은 정말 잠깐의 찰나였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그렇지만 민혁은 무언가가 있음을 알았다.
바로 그때였다.
민혁에게로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돌발 퀘스트: 헬라의 영혼 소멸전에 죄악의 재료 수확하기.]등급: SSS
제한: 죽음의 신이 제안한 자.
보상: 영겁의 검의 2차 봉인 해제.
실패 시 페널티: 지옥에서 추방.
설명: 죽음의 신은 헬라와 함께 죄악의 재료를 수확하려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헬라는 며칠 후면 영혼이 소멸될지도 모른다. 그전에 죄악의 재료들을 모두 수확하여 그녀가 무사히 환생할 수 있게 도와라.
“……!”
죽음의 신. 그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
퀘스트 내용을 읽어본 민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소멸이라고?’
헬라는 수천 년 이상을 이곳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있었던 것.
‘스스로 환생하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옥을 풍요롭게 만들려고 노력하다니.’
한편으로는 헬라에게 존경심마저 들 정도였다.
심지어 죽음의 신이 직접 보상으로 영겁의 검의 봉인을 해제해주겠다고 했다.
민혁의 호미질에 힘이 실린다.
콰지익, 콰지이익, 콰지이익.
‘둘이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영겁의 검의 봉인해제 보상, 또 헬라가 재료 하나씩을 캘 때마다 주는 신등급 보상도 있었지만 민혁은 더 힘을 내기 시작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지옥을 바꾸겠다는 마음.’
피를 토했던 헬라가 다시 호미질을 하고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며 민혁이 더 힘껏 땅을 내리찍었다.
‘무사히 환생시켜 줄게요.’
콰지이익-!
* * *
대륙과 에데아를 잇는 통로.
처음엔 이 통로에 약 1억 명에 가까운 유저들이 입장했었다.
[에피소드 퀘스트: 통로를 넘어 에데아로.]등급: ???
제한: 400 레벨 이상.
보상: 모든 스텟 +4
실패 시 페널티: 통로에 입장할 수 없음.
설명: 옥황상제가 자신을 대신하여 싸워줄 대륙의 영웅들을 부르고 있다. 통로를 넘어 에데아에 도착하라.
1억 명이나 되는 엄청난 숫자의 유저들이 입장한 이유는 보상이 너무도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통로에서의 전투 시 경험치 1.5배 획득, 드랍률 1.5배 상승.
덧붙여서 통로만 넘어도 모든 스텟 +4를 획득한다.
유저들은 평균적으로 7개 남짓의 스텟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이랭커들의 경우 약 9개 이상이다.
힘, 체력, 민첩, 지능, 지력, 손재주, 관찰, 의지, 용기, 카리스마 등등.
이러한 스텟들을 통로만 넘어도 모두 +4씩 상승시켜 준다.
이는 레벨 3 이상을 올린 것과 같은 효과를 가졌다.
때문에 너도나도 통로를 넘기 위해 유저들은 모였고 1억 명이 되었다.
그러나 출구에 다다르고 있는 현재.
살아남은 유저들은 1,200만 명에 불과했다.
고레벨 유저들 뒤나 졸졸 쫓아 통로를 넘으려던 이들이 높은 난이도를 견디지 못하고 로그아웃 당했기 때문이다.
선두 유저들의 얼굴은 무척이나 지쳐 보였다.
“빌어먹을, 3주나 걸릴 줄이야.”
본래 2주의 기간을 예상했으나, 실제로 통로를 넘는 데 약 6일 정도가 추가로 걸렸다.
통로의 막판에 있는 ‘죽음의 미로’에서 헤맸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통로를 넘은 이들 대부분은 최소 레벨 450레벨을 넘는 자들이었다.
즉, 1억 명 중 정예 중의 정예만이 통로를 지나쳐 에데아의 출구에 당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유저들의 눈앞에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출구입니다.] [에데아의 평균 병력 레벨은 약 45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약 400만에 이르는 연합군이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이들을 이끄는 수장인 제천대성은 약 레벨 600대의 고레벨 네임드 NPC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데아의 통로는 어려웠지만 앞으로의 과정은 유저들에게 아주 달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옥황상제와 군신의 협약에 따라 유저들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에데아 연합군에 서서 싸울지, 아니면 옥황상제의 편에 서서 싸울지요.] [그렇지만 옥황상제 쪽에서 내린 보상이 훨씬 달콤했고 전문가들은 옥황상제가 보낸 유저들이 승리할 확률을 95%로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꽤 대규모의 에피소드인 만큼 사전에 미리 에데아 연합군의 평균 레벨이 오픈되었고, 제천대성을 비롯한 다른 왕들의 레벨도 ㈜즐거움 측에서 오픈한 상황입니다. 현재 식신 민혁이 에데아에 주둔한 것으로 보이는 바이지만 많은 유저들은 에데아 연합군의 패배를 점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유저들이 에데아 연합군에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옥황상제의 ‘사자’들에게 있습니다. 사자들은 말 그대로 신들입니다. 생산직 신들이 아닌, 전투직 계열의 신들이 셋이나 됩니다.] [협약서 내용에 따르면, 사자들은 무분별하게 전쟁에 난입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주기적으로 난입이 가능하기에 유저들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통로를 넘어선 유저들이 에데아 연합군의 편에 설 수도 있습니다. ‘통로를 넘어 에데아’로 퀘스트의 제한에 ‘누구 편에 서는 것’은 없으니까요.]“에데아에서 얼마나 많은 아티팩트와 골드를 벌어들일 수 있으려나.”
선두에 선 한 명의 사내.
바로 소환술사 세계 랭킹 1위 바스티앙이었다.
바스티앙을 비롯한 하이랭커들은 이 에데아의 전투가 옥황상제가 내리는 것들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적을 죽일 때마다 얻는 전리품과 경험치, 또 네 개의 왕국을 약탈하여 얻을 보상!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승리가 점쳐지는 전투.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되던 통로의 끝에 바스티앙이 당도했다.
[에피소드 퀘스트: 통로를 넘어 에데아로 완료.] [모든 스텟 +4를 획득합니다.]힘겹게 통로를 넘어선 바스티앙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가장 먼저 에데아의 달콤한 공기를 맛보며 황홀한 미소를 짓는 바스티앙의 표정이 곧 딱딱하게 굳어졌다.
바스티앙의 등 뒤로는 동굴 형태인 통로로 그의 뒤를 따르는 유저들이 있었다.
“모두 전투태…….”
그러나 바스티앙이 그 말을 채 끝맺기 전이었다.
쿠콰콰콰콰콰콰콰쾅-
수만 개의 마법이 빗발치며 통로를 막 넘어오려던 유저들을 강타한다.
푸푸푸푸푸푸푸푸푹-
하늘에서 쏟아지는 수십만 개 이상의 화살이 유저들의 가슴에 박히고 있다.
가장 선두에 섰던 바스티앙이 서둘러 터틀 드래곤을 소환, 거대한 거북이의 등에 숨어 앞을 바라봤다.
에데아 연합군이었다. 에데아의 연합군이 미리 통로 앞쪽을 장악하여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바스티앙이 놀란 것은 연합군들 때문이 아니었다.
“이, 이게 도대체 뭐야…….”
바스티앙은 거대한 그림자를 만든 그것들을 둘러봤다.
“거, 거북선……?”
바스티앙은 천외국이 레전드 길드이던 시절, 한 개의 거북선 형태로 만들어진 요새를 이용하여 방어전을 무사히 치른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 거북선형의 요새는 강철로 덧대어 만든 듯하여 내구성이 높았고, 위쪽 부분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순차적으로 출격했다.
그러나 이번의 거북선은 조금 달랐다.
요새라고 하기에는 밑쪽에 이동할 수 있는 바퀴가 달려 있다.
또한, 앞쪽 곳곳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안에서 화살과 창, 마법 등이 쏟아질 수 있는 형태다.
그렇지만 바스티앙이 경악한 것은 거북선의 등장 때문만이 아니다.
해설자들 또한 때마침 에데아 안으로 들어간 드론들을 향해 현재 상황을 본바.
[수, 수십 척의 거북선입니다!] [수십 척의 거북선이 옥황상제의 연합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거북선의 등장 자체는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제가 놀라는 것은 거북선의 크기와 숫자입니다.] [에데아 에피소드가 시작된 지는 약 3주 정도 전입니다. 한두 대의 거북선은 제작이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 약 서른 척에 이르는 거북선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바스티앙이 식은땀을 흘렸다.
거북선 안으로 에데아 연합군이 모조리 탑승하고 있다.
그리고 거북선의 중앙에 선 제천대성이 명령했다.
“쏴라!!!!!!”
약 서른 척에 이르는 거북선이 일제히 아가리를 벌렸다.
그 안에서 무엇이든지, 녹여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함정설치가 비쇼르가 직접 만들어낸 ‘용화포’가 뜨거운 화염을 쏟아냈다.
쿠화아아아아아악-
쿠화아아아아아아악-
쿠화아아아아아아악-
수십여 개의 불줄기들이 통로를 넘으려던 유저들을 녹여 버린다. 그와 함께 병사들의 화살이 유저들의 몸 곳곳에 틀어박힌다.
제천대성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우리들이 만들어낸 거북선은 고작 한 대.’
그렇다. 2주라는 시간 동안 민혁이 가져온 설계도로 만들어낸 거북선은 한 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 서른 척의 거북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밀은 바로 ‘제천대성의 분신술’에 있다.
제천대성의 분신술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중에는 해당 사물을 복제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복제할수록 해당 사물의 방어력과 공격력이 현저히 낮아진다.
그런데 이를 보완하게 해준 것이 바로 민혁의 요리였다.
본래 본체가 100%의 힘을 낸다면, 분신술로 만들어진 것들은 약 30% 정도의 힘만을 낼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 민혁의 요리 덕분에 다른 거북선들도 50%에 가까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실제로 거북선에 실린 무기들은 대부분 복제한 것이 아니다.
거북선은 그저 무기들을 장착할 하나의 용도가 되어준 것이다.
[놀랍습니다.] [순식간에 20만에 이르는 유저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유저들의 당황한 모습이 카메라들에 담긴다.
그러나 곧 하이랭커들이 재빠르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돌파한다!”
“우리가 훨씬 우위에 있음을 잊지 마라!”
현재 이 에데아의 통로를 넘어온 유저들은 정예들이었다.
유저들 중에서 더 뛰어난 컨트롤 실력을 가졌고, 더 뛰어난 아티팩트를 무장한 자들이다.
그들이 하이랭커들의 명령을 받고 쏟아지는 화살과 마법 폭격 속에서 돌진한다.
마법사들의 실드 수만 개가 벽이 되고, 탱커들이 높이 솟은 사각방패가 방어벽이 되어준다.
‘에데아의 병력들 레벨을 생각한다면 곧바로 뚫을 수 있다!’
에데아의 병력들 레벨과 현재 유저들 연합군의 최소 레벨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훨씬 숫자가 많은 자신들 쪽이 유리하다.
그런데.
푸푸푸푸푸푸푹-
“어……?”
바스티앙은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에더아 병력들의 화살들이 유저들의 목과 명치 같은 급소들만을 꿰뚫고 있다.
유저들의 화살보다 에데아 병력들의 화살이 훨씬 더 정확도가 높은 것이다.
‘뭐지?’
그리고 거북선의 아가리 밑쪽 하부가 열리며 에데아의 병사들 수십만이 쏟아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쏟아져 나오는 에데아 병사들이 거북선을 향해 돌격하는 유저들과 충돌을 일으켰다.
그런데.
콰자아아아악-
콰콰콰콰콰콱-!
콰아아악!
“……뭐야?”
“레벨 450이 아니잖아!!!”
“듣던 것보다 병사들 수준이 훨씬 높아!!”
그들의 창과 검이 유저들의 창과 검보다 한 발자국 더 빨랐다.
그리고 바스티앙의 눈에 그제야 병사들의 레벨이 보였다.
[에데아의 병사 Lv 451.]“……?”
이상한 일이다.
분명히 레벨은 ㈜즐거움이 공표한 대로다.
그런데 유저들이 그들에게 처참히 베이고 있었다.
“……이, 이 미친 새끼…….”
바스티앙이 그제야 상황을 인지했다.
해설자들도 마찬가지다.
[미, 민혁 유저가 에데아의 병사들에게 요리를 먹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사실은 병사들이 단순히 10%, 15% 수준으로 강해진 것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 18% 정도로 보입니다!]엄청난 변수가 작용했다. 그 변수가 유저들을 휩쓸고 있었다.
NPC들은 유저들과 같은 레벨이라고 해도 실력이 훨씬 뛰어나다.
그들은 일어나서 잘 때까지 검을 쥐고 훈련받은 자들이 태반이다.
반대로 유저들은 이 게임 속에서만 검을 쥐어왔다.
유저와 NPC의 명확한 차이다.
그러나 바스티앙은 곧 히죽 하고 웃었다.
“그래 봤자.”
유저들이 NPC보다 더 우위에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티팩트와 스킬’이다.
쿠콰콰콰콰콰콰콱-!
“스킬을 퍼부어라!!! 병사들은 우리가 스킬을 퍼부으면 충분히 밀어붙일 수 있다!”
바스티앙이 짙게 웃음 지었다.
준비는 많이 한 것 같다만 고작 이 정도로 우리들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민혁은 고작 이 정도만을 준비한 것이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에데아의 통로를 넘어오는 유저들에게 일제히 알림이 울린다.
[식신이 유저들에게 퀘스트를 제안합니다!]왕은 국가에 소속된 자들에게 퀘스트를 내릴 수 있으며 신은, 그 어떤 유저들에게라도 퀘스트를 제안할 수 있다.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등급: ???
제한: 에데아의 통로를 넘어온 유저.
보상: 요정의 눈물 1개.
실패 시 페널티: 옥황상제의 사자들과 적대하게 됨.
설명: 옥황상제의 연합군 1명을 죽일 시, 요정의 눈물 1개를 획득할 수 있으며, 1명씩 늘어날 때마다 추가로 요정의 눈물 1개를 획득할 수 있다. 단, 에데아의 연합군 요새까지 무사히 도달해야지만 요정의 눈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
“……!”
아주 잠깐, 전쟁터에 정적이 감돌았다.
폭발마법과 쏟아지는 화살 세례 속에서도 유저들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바스티앙이 가장 크게 경악했다.
그는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이, 이이이, 이 미, 미친 새끼…….”
그를 해설자들이 대변해 준다.
[미, 미쳤습니다!] [한 명의 유저를 사냥하면 요정의 눈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요정의 눈물은 상점에 판매하면 20플래티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이는 현금으로 환전하면 1억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냥한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중복하여 받을 수 있습니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 두 번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