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90
밥만 먹고 레벨업 891화
드워프 벨론이 하이엘프 알레이에게 청혼한 다음 날.
민혁은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성장의 사골이 완전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2주가 지나야 한다.’
즉, 2주가 지나야 그들의 키가 성장을 끝냄을 뜻하며 그로 인해 검은망치 드워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때문에 일단은 천외제국으로 돌아가 다른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다.
검은망치 드워프의 왕 벨론. 그가 하이엘프 알레이의 손을 잡고 민혁의 앞에 나타났다.
검은망치를 든 드워프들도 몇몇 함께였다.
그리고 검은망치를 든 드워프들. 그들은 처음 봤을 때보다 약 5㎝ 정도 커 보였다.
사실 그것은 민혁이 성장의 사골과 함께 건넨 마법의 도구.
바로 ‘깔창’이었다. 깔창을 낀 드워프들은 무척이나 흡족해하는 모습들이었다.
“이들은 검은망치 드워프들 중 가장 뛰어난 기갑병기를 만들어내는 자들이지. 이들과 나라면 블레스의 설계도를 꽤 훌륭하게 완성하고 추가적인 기갑병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걸세.”
벨론이 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민혁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단순히 키를 크게 하는 것을 떠나서 민혁 덕분에 알레이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고, 모든 것은 자신의 자격지심이었음을 깨달았다.
민혁은 그저 기쁠 따름이었다.
본래 키를 크게 해주는 조건으로 검은망치 드워프들은 블레스를 재현해 주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벨론은 지금 추가적인 기갑병기를 더 만들어줄 생각이다.
민혁이 손을 내밀자 검은망치 드워프의 왕 벨론이 그 우직한 손으로 민혁의 손을 잡았다.
* * *
이것은 천외제국이 로크를 검은망치 드워프들에게 파견 보내고 난 후의 이야기다.
이든은 한 번쯤은 꿈꿔왔다.
가상현실게임 아테네.
아테네가 위험에 빠졌을 때, 아테네의 하이랭커들은 선봉에 서서 유저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전장을 이끌곤 했다.
그도 그저 바랐을 뿐이다.
어린 시절 자신을 꿈꾸게 했던 로봇.
그 위에 탑승하여 멋들어진 검을 들고 전장의 선봉에 서서 적을 무찌르고 싶었다.
그렇다. 그것이 바로 ‘기갑조종사’랭킹 1위 이든의 소원이었다.
어떤 유저보다 강력한 주먹으로 적들을 무찌르고, 어떠한 유저도 막지 못할 공격을 기갑병기에 올라 막아내는 것.
그러나 루브앙 제국의 말단 기사로 활동하던 그의 꿈은 결국에 빼앗기고야 말았다.
퍽, 퍽퍽, 콰자악!
“윽, 크흐으윽, 그, 그만…… 그만!”
그도 루브앙 제국의 기사였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런데 바로 오늘 루브앙 제국의 기사로서 그 자격을 박탈당했다.
처음 이든을 섭외한 것은 바로 루브앙 제국이었다.
그들은 이리 말했다.
-우리가 당신의 꿈을 이루어주겠다.
-기갑병기를 만들어 당신을 전장의 선봉에 서게 하겠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돕겠다.
유저인 이든은 몇 기의 낡은 기갑병기를 굴리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도 낡고 형편없는 것들이었기에 본인의 힘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루브앙 제국에서 기갑병기를 만들어 자신을 지원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로 인해 이곳에 들어왔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그는 바로 오늘 이러한 통보를 받았다.
-기갑병기 기사단 작전은 폐지다.
-루브앙 제국에서 기갑병기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다.
이든은 그 이유를 물었다.
-어째서입니까?
-기갑병기를 만드는 것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또 만든다 해도 그 값을 들인 만큼의 효율도 내지 못하지.
그것은 변명에 불과했다. 운용하는데 비싸고 효율을 뽑지 못한다?
그것은 그저 루브앙 제국이 훌륭한 기갑병기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훌륭한 기갑병기는 마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또한 훌륭한 기갑병기와 훌륭한 기갑조종사가 만나면 평소의 몇 배의 힘을 낼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루브앙 제국도 그랬기에 유저인 이든을 기사단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정작 훌륭한 기갑병기를 만들어낼 수 없자 그를 버린 것이다.
-넌 이제 기갑병기 기사단이 아니다.
-나, 나는 어디로 갑니까!
-우리가 알 바냐?
이것이 루브앙의 방식.
필요하면 현혹하고, 필요 없어지면 버린다.
그리고 고작 기갑병기 운용을 잘한다는 이유로 기사단에 들어온 이든을 안 좋게 보았던 루브앙 제국 기사단이 그를 짓밟고 있었다.
“내가, 내가 뭘 잘못했는데!”
“닥쳐라, 자격 없는 놈이 애초에 대루브앙 제국의 기사 자리를 넘본 것이 잘못이다!”
“나는, 나는 최고의 조종사란 말이다!”
“그렇다고들 하더군. 그런데 제대로 된 기갑병기도 없는데 훌륭해 봤자 뭐 하는가!? 세계 어디에도 더 이상 기갑병기를 운용하는 곳은 없다.”
“크어어억!”
이든은 정말 개 맞듯이 맞았다.
억울했다.
기갑조종사로 전직하면 주어지는 낡은 기갑병기를 운용하면서도 그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언젠간, 정말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기갑병기를 만나 전장의 선봉에 서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리라.
고작 1,000명에 불과했던 기갑조종사들이 결국에 포기할 때도 그는 묵묵히 레벨을 올리고 기갑병기 조종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언젠간 너희가 이 기갑병기 조종사의 자리를 떠난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그러나 진짜 어리석었던 것은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 이 순간 들었다.
루브앙 제국마저도 기갑병기 생산을 포기했다.
낡은 기갑병기를 운용하는 자신은 기갑병기 조종사 랭킹 1위였으나 100만 위권 랭커와 붙어도 패한다.
그는 뛰어나나 기갑병기의 성능 때문이었다.
“크흐흐흐흑, 으흐흐흐흐흐흑!”
개 맞듯이 두들겨 맞고 끌려가는 이든의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성벽 바깥으로 던져진 이든은 주먹을 꽉 쥐었다.
‘두 번 다시…… 두 번 다시 아테네를 하지 않으리라.’
어린 시절. 처음 레고를 조립하면서 품었던 꿈. 멋진 주먹을 휘두르고 변신하는 로봇들을 바라보며 꾸었던 꿈.
그 꿈을 저버리기로 결심한 순간 한 사내가 떠올랐다.
자신과 다르게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으며 전장의 선봉에 서고, 루브앙 제국에 물러서지 않는 유저의 지존.
바로 민혁이었다.
땅을 바라보며 이든이 흐느끼고 있던 때였다.
“이든. 최고의 기갑 조종사. NPC들 중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는 실력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지친 이든을 달래줄 듯 포근했고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든은 쏟아지는 눈물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로 몸을 숙인 정체불명의 그가 손을 내밀었다.
“천외제국…… 아니, 내가 당신이 미치도록 탐납니다.”
그리고 보았다. 영상에서 보며 동경했던 그 남자.
그 남자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유저들의 지존이었으며, 천외제국의 황제였고 루브앙 제국의 유일한 대적자다.
“저와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이든은 감격했다.
아테네를 플레이를 하면서 한 번도 듣지 못한 진심 어린 말이었다.
‘당신이 미치도록 탐난다.’
그에 울고 있는 이든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잡았다.
“준비되시면 천외제국으로 오십시오.”
끝으로 민혁은 몸을 돌려 걸어갔다.
백색의 망토에 새겨진 포크와 나이프 문양, 그리고 큰 키에 떡 벌어진 등.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든이 외쳤다.
“민혁 짜응! 당신을 위해 살아가겠다능!!! 나를 믿어줘서 고맙다능! 아이시떼루!”
“…….”
그렇다. 이든은 건담 오타쿠였다.
* * *
민혁은 검은망치를 쥐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벨론과 검은망치 드워프들을 보았다.
그들의 손에서 재현된 신의 병기 블레스와 다른 기갑병기들 여섯 기.
[신의 병기 블레스를 재제작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기존의 블레스보다 모든 성능이 25%가량 떨어지나 현존하는 최강의 병기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들려오는 알림을 들으며 민혁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설령, 과거의 블레스만큼 완전히 재현하진 못했으나 괜찮다.
블레스에 손을 얹고 눈을 감은 이든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레스 짱…… 너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나와 함께 루브앙을 무너뜨리자.”
“…….”
오글거리는 오타쿠스러운 말투였으나 믿음직스럽다.
최강의 기갑병기 조종사인 그가 블레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것이었다.
또한, 블레스와 기갑병기들이 만들어지는 시간 동안 민혁은 신의 밭들에서 수확한 재료들을 이용하여 꽤 괜찮은 요리들을 만들어냈다.
그때, 헤이즈가 다가왔다.
“전하, 이번에는 론스트리 제국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최근에 천외제국이 개척한 아르단의 영토마저 침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
여전히 루브앙 제국의 횡포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천외제국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헤이즈, 소문을 흘려, 아주 뛰어난 보상이 잠든 ‘던전’이 있다고 말이야.”
* * *
루브앙 제국으로 이주한 고고학자 랭킹 4위 레바드는 루브앙 제국에 흘러들어 온 정보를 들었다.
최근에 루브앙 제국에서 발견한 고대의 유물 사이에 있던 낡은 책.
‘초월자의 성지’라고 적혀 있던 그곳에 대한 정보였다.
‘초월자가 보스로 있는 곳.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그는 루브앙 제국의 명을 받고 최소한의 병력만을 이끌고 초월자의 성지에 향하고 있었다.
실제로 고대의 유물 속에서 던전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는 경우는 더러 있었다.
그러나 약 90% 정도가 이미 누군가 클리어하였거나 혹은 거짓된 곳이었다.
때문에 죽어도 되살아나는 고고학자 유저를 보내어 그곳을 확인하게 하고, 만약 강제로그아웃 당할 시에 루브앙 제국에서 그만큼의 보상을 해주었다.
‘이번에는 제발, 누군가에게 털린 던전이 아니기를.’
낡디낡은 책에 적혀 있는 대로 100명 남짓의 병력을 이끌고 온 레바드는 어느덧 그 던전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름이 초월자의 성지라니…….’
초월자. 그들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 신 이상의 힘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그 보상만큼은 더 값지고 대단할지도 몰랐다.
초월자의 성지로 들어가는 입구는 넝쿨로 가득 뒤덮여 있었다.
그것을 칼로 베어내고 레바드가 천천히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쿠르르르르-
땅이 꺼지며 레바드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아아아악!”
쿠우우웅-!
추락한 레바드는 다행히도 강제 로그아웃을 당하진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본 레바드가 곧 들려오는 알림에 경악했다.
[초월자의 성지에 입장하셨습니다!] [초월자의 성지는 신등급 던전입니다!] [명성 500을 획득합니다!] [카리스마 50을 획득합니다!] [초월자의 성지를 클리어한 자는 ‘초월자들의 보물’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입장제한 인원은 100만 명입니다!] [에피소드. 초월자들의 성지가 시작됩니다!] [초월자들은 현시대의 가장 강한 제국과 겨뤄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초월자들이 루브앙 제국의 던전 입장을 원해하고 있습니다!] [루브앙 제국과 함께 초월자의 성지를 클리어한 자는 보상을 획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고학자 레바드는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초월자의 성지가 실존하는 던전이라는 점과 자그마치 신등급 던전이라는 점.
덧붙여,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낸 던전 중에서 가장 고난이도의 던전임이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입장과 동시에 에피소드가 발동되다니.’
더 놀라운 것은 바로 ‘초월자들의 보물’을 획득할 수 있다는 거다.
루브앙 제국의 황제 네르바는 초월자들의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 또한 가리지 말라 말했던바.
‘이건 대박이다……!’
심지어 루브앙 제국에 속한 유저들만이 이 초월자의 성지에 입장할 수 있었다.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레바드가 던전에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던전 입장 1분 만에 그는 강제 로그아웃 당했다.
그러나 그는 웃었다.
‘이토록 강하고 대단한 던전이라니, 하하하! 대박이다!’
그는 로그인하자마자 이 사실을 네르바에게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