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26
밥만 먹고 레벨업 927화
군신.
그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계승식 장을 바라봤다.
네르바와 민혁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보좌관 라테가 턱을 어루만지는 군신에게 말했다.
“1시간 후면 시작되는군요.”
군신이 천천히 고개를 주억인다.
“네르바와 민혁. 둘 중 누가 군신의 권능을 얻을까요.”
과거의 군신은 네르바를 자신의 후임으로 눈여겨 뒀다.
그래서 후예와 비슷한 격인 군신의 검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정작 후예가 된 사람은 민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군신의 권능’을 가질 자가 결정될 것이다.
군신은 공평한 자이다.
네르바에게 후예의 자리를 주지 않은 것은 그 당시 민혁에게서 더 높은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혁도 다른 후예들과 마찬가지다.
만약 오늘, 후예로서의 능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자리는 그의 것이 아니게 된다.
그리고 만약 네르바가 그를 충족시킨다면, 그는 ‘군신의 권능’을 가지게 되어 군신의 후예가 될지도 모른다.
군신이 딱히 대답하지 않자, 라테는 그 뜻을 알아챌 수 있었다.
‘군신께서도 그를 가늠할 수 없나 보군, 하긴.’
신흥황제와 최강제국의 황제.
오로지 둘 중 한 명만이 ‘성장의 권능’을 가질 것이다.
* * *
민혁은 계승식이 시작되기 전 운동을 하러 갔다.
운동을 하러 가기 전 알리와 데스에게 신신당부했다.
-혹시나 거기서 무슨 일이 생기거든, 곧바로 나한테 알려줘야 해.
그에 알리와 데스가 쓰게 웃었다.
-우리가 무슨 어린 애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신경 써줄 필욘 없다.
-친구한테 이렇게 신경 쓰는 게 뭐 그렇게 부담스러워?
친구라는 단어에 두 사람은 민혁을 물끄러미 바라봤었다.
그들은 ‘그와 친구이기에 참으로 좋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민혁은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자 분노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들 중 이러한 옹졸한 자가 있을까 싶었다.
또한, 알리의 친형의 다리가 불편한 것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민혁은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네르바를 보며 말했다.
“내가 이자의 얼굴을 후려쳐도 되겠습니까!?”
네르바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 또한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다른 신들이 상황을 확인했다.
“이해한다네, 또 황제로서 신하를 아끼는 자네를 보니 내가 부끄러워지는군.”
“그가 화날 만도 하군.”
신들의 웅성거림이 커져간다. 또한 발렌티노는 차가운 네르바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크, 큰일 났다…….’
민혁은 얄팍하게도 네르바에게 그 죄를 추궁하겠다는 듯 물었다.
발렌티노는 제국에 돌아가면 자신이 큰 화를 입을 것을 눈치챘고, 당장 자신이 죽는 것보다 훨씬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네르바는 군중이 자신을 비난하고 있음을 알았다.
한데, 그는 가장 강한 제국의 황제인 만큼 침착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민혁과 발렌티노를 바라봤다.
“이해한다. 하나 저자 또한 나의 신하이다. 그런 내 앞에서 저자를 전쟁 중인 국가의 황제가 처단한다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하는가?”
“…….”
“…….”
웅성거리던 신들이 입을 다물었다.
두 국가가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못했다.
또한, 그로 인해 신들은 자신들이 나설 수 없는 자리임을 깨달았다.
“천외제국의 황제는 그것을 빌미로 나에게 사과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옹졸한 일.”
네르바는 그나마 유리하게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나 짐은 그대 신하의 마음도 이해하는바. 둘 사이의 일은 두 사람이 푸는 걸로 하는 게 낫겠지.”
어쩌면 그것이 가장 나은 해결책이다.
그에 민혁은 속으로 쾌재를 질렀다.
‘오히려 그게 더 좋은데?’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렇다면 딱 한 수. 한 수만 내어주시죠.”
네르바는 발렌티노와 알리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주억였다.
일단은 이 자리에서 ‘전쟁국가’라며 피하기보다는 이 정도는 양보하는 것이 낫다 생각했다.
그러나 네르바는 그것이 자신의 큰 실수임을 몰랐다.
알리는 민혁을 보며 작은 웃음을 짓고 있다.
알리가 참았던 이유는 민혁에게 피해가 갈지도 몰라서 그런 것도 있었으나, 이 자리엔 신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재 신들은 충분히 납득한 상황이었다.
신들이 갑작스럽게 계승식장으로 작은 자리를 마련해 준다.
방패의 신이 두 사람에게로 엄청나게 거대한 배리어를 형성했다.
“이 배리어로 인해 그대의 힘이 우리에게 미칠 일은 없을 걸세.”
방패의 신이 알리에게 한 말이다.
또한 방패의 신은 지금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자신의 후예가 한심스럽기 그지없을 따름이었다.
발렌티노는 두 존재의 눈치를 보았다.
한 명은 자신의 계승을 쥐고 있는 방패의 신과 한 명은 제국의 황제 네르바다.
“막아내도 됩니까?”
발렌티노가 할 수 있는 건 하나였다.
그 질문에 네르바가 민혁을 보았다.
민혁이 고개를 주억였다.
‘마법의 신의 마법으로부터 나를 방어하여, 인정받는 것이다.’
그래, 어쩌면 이것은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발렌티노는 인벤토리에서 ‘마법 방어력’에 특화된 방어구 세트를 꺼내 입었다.
“방패의 신의 ‘드래곤 갑주’군.”
비늘이 두껍게 덮인 이 드래곤 갑주는 마법 방어력을 자그마치 200% 상승시킨다.
“벌써 드래곤 갑주를 얻어내다니.”
방패의 신이 작게 어깨를 으쓱인다.
신들은 후예들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인도하며, 또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자신들의 것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이 드래곤 갑주라면, 설령 드래곤의 브레스의 공격을 받아도 막아낼 수 있다.
콰아아아아아앙-!
발렌티노가 자신의 사각방패를 땅에 힘껏 꽂았다. 곧바로 그의 몸에서 황금빛이 흘러나왔다.
[방패의 신의 마법가호.] [마법 방어력 150%가 상승하며, 마법 공격력 20%가 상승합니다.] [HP총량이 10% 상승합니다.]“오오…….”
“호오.”
“방패의 신은 든든하겠구려.”
신들이 작게 감탄했다. 마법에 한해서는 철옹성과 같은 방패이다.
그 마법을 두른 발렌티노가 사각방패 뒤에서 알리를 비웃었다.
알리는, 긴장했다.
많은 신들이 있다.
특히나, 마법의 신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또한, 발렌티노는 자신의 형을 비웃었다.
그때.
“동료오오오오오오!!”
등 뒤에서 거대한 외침이 들려왔다. 민혁은 다른 이들의 시선 따위 상관하지 않고 하늘 위로 팔을 들어 올려 보이고 있었다.
데스도 화들짝 놀라더니, 서둘러 왼팔을 들어 올려 ‘X’의 낙인을 보여준다.
“동료오오오오오!”
민혁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설령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괜찮다, 그리 말하는 것 같았다.
작은 웃음을 지은 알리.
그가 물었다.
“발렌티노 경께서 마법을 막아내는 방어구 세트와 버프를 받았습니다. 저도 한 번의 공격일 뿐이나, 여러 마법의 힘을 빌려도 되겠습니까?”
네르바를 향한 질문에 그가 고개를 주억였다.
그 순간, 알리가 자신이 소환한 스태프를 양손으로 쥐고 땅에 내리꽂았다.
파아아아아아아앗-
거대한 황금빛이 터져 나오며 그의 머리카락이 펄럭인다.
“동료.”
짧고 굵게 민혁과 데스에게 화답한 알리가, 하늘 높이 팔을 들어 올린다.
역시 동료의 증표 X가 있다.
그리고.
“메테오.”
쿠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호오…….”
“인간이 소환하는 메테오라.”
“허허.”
하늘이 찢어지며 수십여 개의 운석이 떨어진다.
그러나 신들은 인간이 메테오를 발현했다는 것에 감탄할 뿐, 그 크기와 숫자에 감탄하는 건 아니었다.
떨어지는 메테오는 고작해야 다섯 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마법복제.”
쿠르르르르르르릉-!
하늘에서 떨어지는 메테오가 두 배로 늘어났다. 순간 신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열 개의 거대한 메테오가 맹렬한 속도로 발렌티노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마법압축.”
[메테오를 압축시킵니다!]“……!”
“……!”
“……!”
압축은 알리가 저레벨 마법사 시절부터 주로 사용하였던 마법이다.
그런데, 이 압축이란 마법은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사용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알리는 계속해서 사용하며, 이 압축을 여러 방향으로 성장시키고 변형시켜 왔다.
그렇게 하여 알리는 압축이란 마법을 전부 마스터하게 되었고, 그에 ‘마법압축’이라는 새로운 마법을 창안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은 ‘마법의 신’도 가지지 못한 힘이다.
[메테오가 압축됩니다!]가장 중앙의 메테오를 중심으로 한 개의 메테오가 스르르 빨려 들어간다.
분명 메테오는 압축되면 그 힘이 약화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이 있다.
메테오는 ‘광역기 마법’이다.
잘만 사용하면 십만에 가까운 적군을 단번에 학살할 수 있는 최강의 마법공격기라는 거다.
그런데, 이 광역 공격기를 단일 대상 공격기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
또 다른 운석이 하늘에서 중앙의 메테오를 향해 빨려 들어간다.
[마법 공격력 2,000%가 추가되며 21m의 더 넓은…….]계속해서 운석들이 중앙의 메테오를 향해 압축되기 시작한다.
갈수록 해당 운석의 크기는 거대해지고 있다.
[마법 공격력……!] [마법 공격력……!] [마법 공격력……!]이제, 마법의 신이 소환하는 메테오의 두 배 크기가 되어버린 그 거대한 운석.
마법의 신이 신음을 흘렸다.
‘내 메테오보다 강하다.’
공기를 찢으며 떨어지는 거대한 운석을 보며 신들이 압도당한다.
기다란 손가락을 펼친 알리가, 발렌티노를 가리켰다.
‘이, 이런 미친…….’
발렌티노가 하늘을 향해 자신의 거대한 사각방패를 다급히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곧, 충돌한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발렌티노가 발을 딛고선 땅이 후두둑 파인다.
“으, 으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메테오가 강한 힘으로 그를 계속해서 미친 듯이 짓눌러 댔다.
높은 마법 방어력? 탱커 중 가장 높은 HP량 보유자? 소용없었다.
알리의 마법 데미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으며, 메테오는 지금 2만%가 넘는 추가 데미지를 입힌다.
“끄아아아아아악……!”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결국 메테오가 발렌티노를 짓눌렀다.
짓이겨질 대로 짓이겨진 발렌티노는 말도 안 되는 알림을 들었다.
[HP가 0이 되었습니다!] [방패의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 [HP가 10%로 회복되며, 방어력이 10초 동안 100% 증가합니다.]신들은 땅을 집어삼킨 메테오의 여파를 보곤 입을 다물었다.
가까스로 회생한 발렌티노는 비틀거리며 일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
네르바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건너편에 있는 민혁이 그를 보며 피식-하고 조소하고 있었다.
그렇게 비틀거리며 일어서던 발렌티노가 알리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입 모양은 정확히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X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