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36
밥만 먹고 레벨업 937화
회의를 진행하다 말고 급하게 루브앙 제국에 온 민혁.
그는 갑작스럽게 들려왔던 알림 때문에 나태의 감옥으로 서둘러 발걸음한 것이었다.
나태의 감옥에 도착한 그때, 발렌티노가 자신을 보고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를 열심히 해줬다.
그로 인해 수백만 플래티넘 이상의 값어치를 가진 발렌티노를 쉽게 영입할 수 있었다.
“그래, 네가 날 직접 찾아왔다는 것은 너도 어지간히 내가 탐났다는 것이겠지.”
발렌티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말했으나 아니었다.
민혁은 나태의 감옥의 다른 이에게 볼 일이 있는 것일 뿐이다.
민혁이 회의 중 갑자기 뛰쳐나와 이곳에 온 이유.
바로 들려온 알림 때문이었다.
민혁은 최근에 신과 기사를 2레벨업 해냈다.
그로 인해 신과 기사는 2개월에 한 번, 자신이 탐나는 인재를 지정하여 그를 기사로 들일 수 있는 방법, 혹은 상황을 전개시킨다.
또 다른 것은 6개월에 한 번 시스템이 스스로 강자를 찾아내어 알려준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찾아낸 강자를 얻는 방법과 상황도 신과 기사가 도와주는 사기적인 스킬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이 2개월에 한 번 발동할 수 있는 신과 기사를 루브앙 제국의 신의 검 기사단의 1단장 ‘던’을 선택했다.
그때 당시 알림은 이렇게 들렸었다.
[기사단장 던은 루브앙 제국의 사람입니다!] [현재로써 기사단장 던을 회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2개월 후에 당신이 원하는 인재를 재선택할 수 있을 겁니다!]이 알림을 들었을 때 민혁은 탄식을 흘렸던 바 있다.
이런 식으로 신과 기사가 실패하는가?
또 기사단장 던을 자신의 편으로 회유할 방법이 정말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을 말이다.
그에 민혁이 무척 아쉬워하고 있던 때, 새로운 알림이 들려왔었다.
[신과 기사가 기사단장 던을 회유할 방법을 찾아냅니다!]민혁은 알 수 있었다.
당장에 방법이 없다 한들, 다음 인재선택이 되기 전에 그 방법이 생긴다면, 이 효과는 유효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들려왔던 상황설명은 충격적이었다.
[네르바는 루피소 공작을 대신하여 기사단장 던을 새로운 제국의 별로 임명하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신의 검들이 집결해 있던 공작 하사식에서 네르바의 암살을 시도하려던 던의 계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야 말았습니다.] [던은 붙잡히기 전 네르바가 부도덕한 방법으로 황위에 올랐다며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던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신의 검들은 과거 천외제국의 황제가 던의 목숨을 살려준 적이 있다 주장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던은 ‘천외제국’ 황제의 사주를 받아, 반역을 도모했다 누명을 썼습니다.]민혁은 과거 ‘돌발 퀘스트: 기사단장 던의 기억’이라는 퀘스트를 받은 적 있다.
만다라의 감옥에서 있던 일이었는데 던은 기억을 찾은 것 같았으나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때문에 민혁은 굳이 추궁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이 일이 불거진 것이다.
또한, 알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사단장 던을 회유하기 위해선 나태의 감옥에 갇힌 ‘롤스드’라는 자가 필요합니다!]그에 민혁은 롤스드가 누구인지, 어째서 그가 필요한지에 대해 궁금했다.
그런데 더 이상 알림은 들려오지 않았다.
‘심술쟁이 스킬 같으니, 끝까지 알려주던가.’
그런 생각을 했던 민혁이었으나 다급히 브로드와 함께 나오면서 롤스드라는 자를 아는지 질문하자 그가 답했었다.
-그는 과거, 제가 네르바와 겨루던 당시 네르바가 이끄는 기사단의 단장이었던 자입니다.
그런 자가 어째서 나태의 감옥에 갇혔는가?
그 의문과 더불어, 기사단장 던을 천외제국에 데려오기 위해 롤스드라는 자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해답이 바로 앞에 있었다.
민혁은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인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천천히, 쇠창살 너머의 사내의 모습이 드러난다.
기다랗게 길어진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으며, 몸은 뼈만 남은 듯 앙상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야수처럼 살아있었기에 민혁은 작게 감탄했다.
민혁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가 곧 브로드를 발견하고는 눈을 크게 떴다.
“또 다른 태양이시여. 살아 계셨군요.”
브로드는 쓰게 웃음 지었다.
태양이란 이름은 과거의 이름이다. 또한, 그와 롤스드는 본래 대립관계였다.
애초에 네르바와 브로드가 경쟁하던 사이이니까.
“어째서 자네가 여기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
브로드도 자신을 따랐던 기사 던이 신의 검 기사단의 단장이 되고, 정작 네르바를 따랐던 롤스드는 행방이 묘연하자 의아했었다.
롤스드, 그가 쓰게 웃었다.
“당신을 위해서는 아니오.”
그의 목에서 쇠 긁는 듯한 기분 나쁜 소리가 흘러나온다.
“단지 백성과 사람만을 위했던 황제의 변화를 바로 잡아주기 위함이었소.”
그에 민혁이 눈치챘다.
“네르바가 독을 써서 붉은 검 기사단을 몰살시켰던 사실을 알고 그를 끌어내리려고 했군.”
네르바는 본인이 군신의 인정을 받고 황제가 되기 위해 부도덕한 방법을 사용했었다.
민혁의 말처럼, 롤스드는 그가 했던 만행을 알고 네르바를 끌어내리려 했다.
“네르바는 스스로 내려오라는 나의 말에 이곳에 나를 가뒀고, 나는 힘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생명력을 갉아먹었지, 이제 죽을 날까지 이틀, 사흘이나 남았을까.”
그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문득, 민혁은 신과 기사가 자신을 롤스드에게 안내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챌 수 있었다.
그는 브로드와 이곳에 오기 전 나눴던 또 다른 대화를 떠올렸다.
-폐하, 롤스드는 지금의 신의 검 기사단이 있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신의 검 기사단에 대한 그의 충성심은 네르바에게 결코 뒤처지지 않았습니다.
민혁은 곰곰이 생각해 봤다.
현재 던은 제국의 반역자로 몰린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그를 인재로써 빼 오는 것도 쉽지 않다.
즉, 증명할 자가 필요하다.
네르바가 했던 만행을, 증명할 자.
그리고.
‘내겐 직접 독을 전달했던 신의 검 루오가 있다.’
그렇다. 한때 신의 검이었으나 이젠 자신의 그림자가 된 그.
민혁은 퍼즐이 맞춰지는 것을 느꼈다. 브로드 또한 상황을 인지했다.
“도와주시게, 곧 던이 처형을 당할지도 모른다네.”
“던이라면, 당신을 섬기던 그 기사 말입니까?”
브로드가 고개를 주억이며 설명했다.
현재 던은, 루브앙 신의 검 기사단의 단장이 되었고 자신이 아닌 네르바를 섬기고 있다. 민혁은 덧붙였다.
“흑마법에 의해.”
민혁은 퀘스트 설명에서 똑똑히 보았다.
던이 흑마법에 세뇌당했다.
그리고 브로드, 그가 롤스드를 보며 말한다.
“그대의 잘못된 길을 걷는 황제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내려주시게.”
“허, 허허허…….”
롤스드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내가 여길 나갈 방법은 있소? 절대 나가지 못하오. 내가 수백 번도 더 시도해 봤소.”
그때, 가만히 서 있던 민혁이 간수한테 말했다.
“문 여시오. 이자를 인재로 선택하겠소.”
끼이이이익-
“……?”
3초 만에 열린 문에, 롤스드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곧 롤스드가 말한다.
“내가 나간다 한들, 이미 당신은 저문 태양이고, 네르바는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이지 않소.”
롤스드의 말에 브로드는 작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틀렸네.”
그러곤 민혁을 돌아봤다.
“이분께서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이시라네.”
* * *
기사단장 던.
그는 민혁에 의해 한번 죽었다 살아났다.
그는 죽음에 이를 때, 그동안 자신을 조종해 왔던 흑마법이 느슨해져 과거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수만 명의 적군들 사이.
자신을 홀로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던 황제.
붉은 검 기사단을 이끌며 세상을 호령하셨던 그분!
브로드 폐하가 진짜 나의 주인이었다.
그리고 네르바는 자신을 세뇌시켜, 마치 자신이 섬겼던 자가 본인이었던 것처럼 머릿속에서 바꿔치기해 버렸다.
그는 만다라의 감옥에서 무사히 빠져나와 돌아왔을 때, 오로지 네르바의 심장에 검을 꽂겠다는 생각으로 버텨왔다.
그에 기회가 났다 판단하여, 네르바가 공작의 작위를 하사하기 위해 다가왔을 때, 그의 목에 검을 찌르려 했었다.
그러나 그보다 공작 블라드가 훨씬 더 빨랐다.
루브앙의 별들 중 가장 기묘한 인물인 블라드 공작에게, 그 정도 힘이 있는지조차 던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던은 신의 검 기사들과 공작들이 선 곳 앞에 밧줄에 묶인 채로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네르바.
그는 던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째서냐.’
네르바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을 떠나가는 자들이 의아했다.
첫 시작은 기사단장 롤스드였다.
그는 자신이 황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내려오라 하였다.
내가 강해졌고, 최강의 제국 황제가 되었으면 그만 아닌가?
두 번째는 신의 검 루오였다.
천외제국의 포로로 잡혔던 그가 민혁을 섬기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붉은 검 기사단원 중 가장 촉망받던 던.
사실, 붉은 검 기사단은 끔찍이도 브로드를 아끼고 따랐다.
그것을 시샘한 네르바가 한 번쯤은, 보여주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들도 결국에 가장 위대하고 높은 곳의 황제를 따른다.
사실 던이 기억을 찾는다 한들, 지금 자신이 선 위치와 부귀영화에 취해 자신을 따를 것이라 생각했다.
네르바의 머리에 던과의 지난날이 스친다.
그가 섬겼던 자 브로드.
그 사실을 자신을 섬긴 것으로 세뇌시킨 네르바는 행복했다.
‘이러한 충신도 있을 수 있구나.’
던은 자신을 진심으로 위했고, 아꼈고 사랑했다.
그와의 차 한 잔이 자신을 달래주었고, 그와의 담소가 그를 ‘허허허!’ 하며 웃음 나게 했다.
한편으론 부러웠다.
거짓된 것이 아닌, 진짜 ‘던’의 충성을 받는 브로드가.
그렇기에 화가 났다.
“죄인은 어찌 천외제국과 결탁하여 짐을 살해하려 하였는가!”
네르바의 살기가 황궁을 가득 채워나갔다.
거짓으로 시작하여, 거짓으로 끝맺음 맺는 네르바는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던.
그가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웃었다.
“그렇게라도 제 마음이 가지고 싶었습니까?”
“…….”
“나를 보며 당신의 지난 잘못이 괜찮다 달랬습니까?”
“…….”
“그렇게! 나와 함께했던 붉은 검 기사단의 단원들 모두를 독살로 죽이고 황제가 되어 행복하십니까!?”
던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
아꼈던 것.
사랑했던 것은 브로드다.
어찌 그것을 자신으로 조작하여 섬기게 하였는가!?
네르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광기에 차올랐다.
‘천외제국, 천외제국, 천외제국!’
빌어먹을 새끼들이 전부, 그 이름만 말해댄다.
그깟 조금 큰 제국에 불과한 것을!
나는 가장 크고 강한 제국의 황제.
모든 것을 가진 황제!
모두가 아우르는 황제다.
한데, 던이 작게 웃었다.
“진짜 당신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소.”
의자 옆에 세워진 검을 집어 든 네르바가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긴다.
“기사단장 던. 그대의 신의 검 기사단 단장 자격을 박탈한다.”
뚜벅-
하나, 던은 이 순간 브로드만을 떠올렸다.
‘죄송합니다. 폐하.’
오로지 네르바를 죽이는 것이 그에 대한 보답이요, 사죄라 생각했던 던이다.
“그대에게 내리려 했던 공작의 작위, 금은보화, 루브앙에서 누렸던 그 모든 것을 박탈한다.”
하나, 던은 피식 실소를 흘렸다.
그 어떤 것도 필요 없다.
오로지 브로드만이 필요할 뿐.
걸음을 옮기던 네르바. 어느덧 그가 기사단장 던의 앞에 멈춰섰다.
검을 양손으로 쥔 그가 힘껏 들어 올렸다.
“또한, 반역의 죄를 물어, 즉각 심판하겠다.”
던이 쓰게 웃었다.
‘이제야 전우들과 함께하겠구나.’
그는 하얀빛 속에서 손을 흔드는 붉은 검 기사단이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브로드 폐하, 당신은 그분과 오래도록 행복하소서.’
자신이 본 민혁이란 황제는 좋은 자였으니까.
바로 그때.
태애애애애앵-!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한 사내가 네르바의 검을 쳐냈다.
또한 열린 문 사이로 또 다른 사내가 빠르게 걸어 들어왔다.
네르바의 검을 쳐낸 인물.
다름 아닌 브로드였다. 그가 네르바의 손목을 잡고 멈춰 세운 채,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또 다른 자, 민혁이 말했다.
“나는 두 명의 인재를 선택했소이다. 한 명은 발렌티노, 또 다른 한 명은 롤스드. 그리고 마지막은.”
“…….”
“이젠 루브앙의 기사단장도, 루브앙의 공작도 아닌, 그저 기사일 뿐인.”
민혁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던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