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39
밥만 먹고 레벨업 940화
“그러고 보니 폐하는 무한의 전장에는 참여 안 하십니까?”
케런의 말을 들은 민혁이 말했다.
“내가 무한의 전장에 참여하면 유저들이 결투 승낙도 안 받을걸.”
민혁도 무한의 전장에 관심을 가졌던 바 있다.
무한의 전장은 게임을 진행하는 유저가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배팅할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은 그 금액만큼이 배팅되는데, 이긴 자가 그 금액을 모두 가진다.
실제로 이 무한의 전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어 유명해진 유저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또 뛰어난 컨트롤과 실력이 뒷받침되는 자들의 경우, 사냥과 퀘스트를 깨는 것보다 훨씬 높은 골드를 얻어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 사람이 조건을 걸고, 랜덤으로 발송되는 비슷한 조건의 이가 그것을 승인해야 하는데, 그 누구라도 민혁이라고 하면 승인하지 않을 게 뻔했다.
그 누가 지존과 싸운단 말인가.
“아, 걱정하시는 바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곧 케런이 고개를 저었다.
“약 2개월쯤에 업데이트로 많이 개선되었는데, 모르셨군요. 하긴, 워낙 바쁘시니.”
사실 그로 인해 랭커들은 무한의 전장에서 누릴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유저는 무한의 전장에서의 고유 닉네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무한의 전장에서 수십 개가 넘는 새로운 클래스를 선택할 수도 있죠.”
“수십 개가 넘는 새로운 클래스?”
“예, 유저들은 한 번씩 새로운 직업군으로 다시 키워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식신이신 폐하가, 검사를 선택할 시 보유하고 있는 요리스킬 같은 것들이 저절로 검사에 맞게 변형되어 적용됩니다. 예를 들면 인첸트를 할 수 있는 검사가 되겠죠. 또 레벨에 맞는 기본적인 검사 스킬도 보유하고 있을 테지만 맞는 선택은 아닐 겁니다.”
케런의 말을 민혁은 묵묵히 들었다.
“왜냐면 단순히 인첸트라는 효과만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뛰어난 전투직들은 인첸트 이상의 변형된 스킬을 가질 테니까요.”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아무튼 클래스 선택도 할 수 있고 닉네임도 변경하여 본인을 숨기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과거의 무한의 전장을 예로 들어 대련상대가 ‘민혁 Lv 643’이면 폐하라면 승인합니까?”
“……일반 유저들 기준이지?”
“네.”
“절대 안 하지.”
그렇다.
절대 안 한다.
물론 시스템 자체가 비슷한 레벨대의 이와 매칭된다고는 하나 그 누구도 민혁과 대결하고 싶진 않을 거다.
“때문에 유저는 스스로 ‘레벨’을 낮추어 무한의 전장에 참여가 가능합니다.”
“스스로 낮추어?”
“네, 예를 들어 레벨 600인 자가, 300레벨로 낮추어 설정한다면 300레벨에 맞게 스탯과 스킬 능력이 하향됩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도, 랭커는 랭커잖아?”
랭커는 괜히 랭커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랭커들과 싸워볼 수 있다는 호승심이 무한의 전장으로 이끕니다.”
민혁은 확실히 자신의 생각보다 케런이 하는 말이 더 신빙성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랭커들은 동레벨대 유저들과 전투하다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보다 최소 10~150레벨까지 차이가 나는 자와도 매칭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그런 매칭신청을 한 자는 1만 골드를 건다면 더 높은 레벨의 이는 비율을 고려해 더 높은 골드를 내걸어야 하는 식이죠.”
민혁은 잠깐 생각해 봤다.
어찌 보면 놀랍다.
본인보다 레벨 10~150까지 높여 매칭할 수 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거긴 하지만 너무 큰 자만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처럼 본인보다 레벨이 높은 자들과 싸워서 이기거나 혹은 10연승 이상을 달성할 시 ‘무한의 포인트’라는 특별 포인트가 쌓입니다. 그는 무한의 전장에서도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더 많은 이들과 싸워 이긴 자들. 즉, 다른 이들은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자들에 대한 특혜입니다. 그리고 이 무한의 포인트의 또 다른 장점은, 이 포인트를 모아서 ‘무한상점’에서 다양한 것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티팩트 재료, 골드주머니, 요리재료까지.”
민혁은 구미가 확 당기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뭔가 생각났다.
“내가 무한의 전장을 할 때의 단점은 다른 클래스를 선택하면 큰 득은 못 본다는 거네. 나는 식신으로서의 화려한 공격스킬 같은 건 없으니까. 심지어 동레벨 유저들과 싸울 때도 신클래스로의 뚜렷한 장점도 없을 것 같고.”
물론 기존에 얻은 공격스킬들이 변형되긴 할 거다.
그저 민혁이 걱정하는 건 그러한 식신의 스킬을 가진 자신이 100레벨 이상의 유저와 매칭해서 승리할 수 있냐다.
그런데, 곧 케런이 말했다.
“클래스 식신은, 현존하는 PVP의 클래스 중 레벨을 낮췄을 때 가장 뛰어난 클래스일 겁니다.”
민혁은 케런이 이어가는 말에 이목을 집중했다.
* * *
민혁 유저가 무한의 전장에 참여했다, 그 말에 강태훈 사장이 즐겁다는 미소를 지었다.
“강한 힘을 발휘하는 지존 유저가 무한의 전장에 참여한다라.”
식신도 레벨이 하향되어 PVP를 할 수 있다.
누군가 본다면, 식신은 PVP에서 결코 뛰어난 힘을 발휘하지 못할 직업군으로 보인다.
한데, 그것은 그들이 ‘식신’의 이점을 정확히 몰랐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아테네 플레이어 중에서 레벨 대비 가장 높은 스탯을 가진 클래스가 바로 식신이지.”
그렇다. 식신은 아테네의 모든 플레이어를 통틀어 레벨 대비 가장 스탯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그 차이는 약 1.5배 이상에 해당된다.
초반에 ‘식신’이란 스킬이 밥만 먹어도 스탯을 올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었다.
또 매일 맛있는 것만 찾아 먹던 민혁이니 스탯량은 레벨대비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아주 좋군.”
강태훈 사장은 다소, 지루할 수 있었던 무한의 전장에서의 이벤트가 무척 재밌어질 거라고 예상했다.
* * *
무한의 전장에도 랭킹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랭킹 시스템은 전적과 승률 등에 의해 결정된다.
중수레벨 유저들도 뛰어난 컨트롤과 실력만 뒷받침된다면 무한의 전장에서만큼은 랭커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무한의 전장 랭킹 1,320위권에 빛나는 로건은 무한의 전장 초창기부터 활약한 자다.
총전적은 13,313전 11,375승에 빛날 정도로 엄청나게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편이다.
또 그는 BJ이기도 했는데 재미난 입담과 더불어 상대방을 압도하는 실력으로 꽤 꾸준한 시청자를 보유 중이다.
“행님들, 오늘은 매칭 진짜 안되네요.”
한탄 어린 로건의 말에 무수히 많은 시청자 글들이 쏟아졌다.
[미친놈앜ㅋㅋㅋ, 되겠냐?] [님 양심 어디……?] [니 승률에 매칭 잘되는 걸 바라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로건이 입맛을 다시었다. 확실히 승률이 너무 높은 편이긴 했다.
방법이 있다면 낮은 골드를 배팅한 유저들과 겨루는 것이다.
아니면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이와 싸워 겨루면 된다.
바로 그때였다.
띠링!
[매칭 상대방을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매칭 알림이 들려왔다.
로건은 매칭자를 확인해 봤다.
[닉네임: 밥대장]전적 0승 0패.
배팅금 10플래티넘
클래스 암살자 Lv 341.]
로건은 눈을 크게 떴다.
“혀, 형님들. 호구 하나 제대로 문 거 같은데요?”
0전 0승 0패였다. 그런데 더 호구라고 느껴지는 점은 바로 배팅 플래티넘에 있었다.
[와, 레알 호구 ㅇㅈ.] [무한의 전장 처음 해보는 사람들 중에서 사냥 실력이랑 PVP 실력이랑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있다더닠ㅋㅋ] [배팅금 진짜 크네.] [어디 재벌 아닐까?]로건은 즐거운 컨텐츠가 나올 것을 알아챘다.
즐투브 업로드 제목은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에게 세상을 알려줬습니다’ 정도로 걸면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시청자들이나 로건이 보기에 상대방은 너무도 건방져 보인다.
‘이제 고작 첫판인 유저가 10플래티넘을 배팅한다고?’
10플래티넘은 로건도 한 달에 한 번 잡힐까 말까 할 정도로 높은 배팅금이었다.
물론 실제로 이름 높은 ‘랭커’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무한의 전장에선 랭커급 고수들이 하는 무모한 첫 번째 도전이 그들에게 고배를 마시게 하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레벨이 그저 높은 랭커와 PVP에 특화된 무한의 전장 랭커들은 엄연하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제가 잘 어르고 달래보겠습니다. 하핫!”
로건이 단숨에 매칭을 승낙했다.
이제 그가 승낙 후, 상대방도 최종적인 승낙을 해야만 했다.
‘물어라, 물어라, 물어라, 물어라.’
로건이 간절히 원하는 순간.
[상대방이 매칭을 승인했습니다!] [무한의 전장이 시작됩니다!]로건이 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는 무한의 전장에 왔다.
‘오늘은 사막이군.’
작은 웃음을 지은 로건.
그는 시청자들에게 말했듯, 저 아무것도 모르는 무한의 전장 초짜를 잘 어르고 달랠 생각이다.
그가 말했다.
“어이쿠, 무한의 전장 첫 접속에 아주 큰 실수를 하셨네요. 제가 최대한 봐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봐주는 거 맞지?] [착한 듯하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곸ㅋㅋㅋㅋ.] [그래 놓고 10초컷 할려곸ㅋㅋㅋ.]“아, 형님들,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리고 곧 로건은 복면으로 얼굴이 가려진 흔한 암살자의 모습의 밥대장을 보았다.
밥대장은 쉴 새 없이 무기를 바꿔 끼고 있었다.
“단검.”
“롱소드.”
“도끼.”
“이도류.”
“오…… 신기하다.”
무한의 전장에선 본인이 원하는 어떠한 무기도 착용 가능하며, 본인이 가진 장비도 착용 가능하다.
또 보유한 기존 장비도 여러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으며 해당 아티팩트의 능력치는 설정된 레벨에 맞게 맞춰진다.
물론, 신등급 아티팩트라면 맞춰진다 해도 더 뛰어난 힘을 발한다.
“그래도 암살자니까 단검 한번 써봐야지.”
앞에 선 사내가 단검을 쥐었다.
그를 통해 로건은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단검을 사용하는 유저도 아니며 암살자 클래스도 아닌 자다.
‘진짜 실수투성이이군, 뭐 모두 초반엔 그러지만.’
유저들이 흔히 하는 생각이 있다.
‘내가 저 클래스 하면 잘할 것 같은데?’
그런데 실제는 아니다.
본인이 몇 년을 했던 클래스보다 지금 당장 선택한 클래스가 더 뛰어난 힘을 발휘할 수는 없다.
특히나, 암살자는 높은 컨트롤을 요하는 직업.
“먼저 오시죠. 최대한 봐드리겠습니다.”
“?”
“아, 그리고 졌다고 너무 상심하진 마세요. 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 아닙니까.”
“아, 그럼 호의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사내가 활기찬 목소리로 답했다. 로건은 오늘 무한의 전장 초보 하나 교육해 준다 생각했다.
바로 그 순간.
파아아아앗-
“……?”
로건은 상대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바로.
푸쉬이이이이익-
로건의 옆구리에서 피가 솟구쳐 올랐다.
‘뭐야…… 이게……?’
[HP가 7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무한의 전장에서 아무리 아티팩트가 좋다고 한들 이 정도의 평타 데미지를 넣는다는 건 본 적이 없다.
또 지금 상대방과 자신은 비슷한 레벨끼리 매칭되었다.
즉, 동일한 레벨로 이 정도 딜량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당황한 로건이 그 이유를 눈치챘다.
‘스탯이……!?’
보유 스탯 자체가 높은 경우.
그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로건은 격투가 클래스였고 실제로 현실에서도 이종격투기를 하고 있었으며, 세계 다양한 무술들을 알고 있는 자였다.
그가 또다시 휘둘러지는 상대방의 공격을 서둘러 방어하려 했다.
파, 파파팟, 파파팟-!
쉴 새 없는 공방이 이어진다.
‘이게 암살자 처음이라고!? 아니. 잠깐, 이거……!’
그 생각을 끝맺기도 전이었다.
“물어뜯는 살수.”
곧바로.
2초라는 시간 동안 상대방의 단검이 로건의 몸 곳곳을 30회 이상 찔렀다.
로건의 몸에서 피가 솟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