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51
밥만 먹고 레벨업 952화
아르도 제국.
사냥개 아마칼이 키워낸 아르도 제국은 루브앙 제국 다음가는 국가이다.
제국의 부흥만을 꿈꿨던 못난 황제인 콘스티누는 아마칼이 천외제국으로 이주하면서 날린 일침에 번뜩 정신을 차리고, 아르도 제국을 평화롭고 웅장한 제국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때문에 오로지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왕국 혹은 제국과 동맹을 맺으며 그들의 것을 빼앗아오던 콘스티누는 그 모든 것을 그만두었고, 되려 왕국과 제국 등에 최대한 도움을 주고 있었다.
‘모두가 더불어 살아갑시다. 그리고 루브앙 제국과 싸웁시다.’
콘스티누의 변화는 생각보다 이로운 효과를 만들어냈다.
루브앙 제국 다음가는 아르도 제국의 변화에 각 왕국과 제국 등이 지원을 아끼지 아니했다.
사람은 참 재밌다.
착한 심성을 가진 자가 한 번 화를 내면 ‘야, 걔 성격 이상하더라’라는 말이 돈다.
반대로 좋지 않은 성격의 이가 베풀면 ‘야, 걔 되게 괜찮더라~’라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 효과로 각 왕국과 제국은 아르도 제국을 그저 ‘물질적 동맹’으로 보는 게 아닌 ‘오래 함께할’ 제국으로 각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콘스티누는 노력해 왔다.
그런 강국의 콘스티누 황제가 신음을 흘렸다.
‘혼란의 시대가 온 건가.’
성벽 앞을 가득 채운 헬레냐의 조각과 그 던전에서 쏟아진 몬스터들.
심지어 제국 안에도 약 4개에 이르는 던전들이 생겨나 빠르게 공략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헬레냐의 던전에 의해 온 세계가 혼란에 빠졌고, 아르도 제국의 동맹국은 끊임없이 지원요청을 보내고 있다.
한데, 문제는 아르도 제국이 그 모든 곳에 병력을 보낼 만큼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제국이 내린 결정은, 몬스터는 최대한 자력으로 막아내고, ‘조각’들을 아르도 제국 성벽 앞에 가져다 놓으라는 것이었다.
왕국과 제국이 놈들에게 함락당하는 큰 이유는 바로 조각들이 너무도 강했기 때문이다.
제국과 왕국엔 조각을 상대할 강자들이 현저히 적었다.
반대로 아르도 제국에는 많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콘스티누의 신음을 흘리게 했다.
왕국 혹은 제국에는 고위급 마법사들 한 명쯤은 존재하는바.
그들이 목숨을 걸고 조각과 매스 텔레포트를 하여 아르도 제국 성벽 앞에 도달한다.
문제는 그 숫자였다.
“벌써 열 마리가 넘는다……. 심지어 고위 마법사가 없는 국가에선 조각들을 보내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도대체 몇 개의 던전이 생겨나는 것인가.
‘막아내지 못하면 인류의 20% 이상이 죽을지도 모른다.’
콘스티누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갈수록 조각들이 많아지자 아르도 제국군도 밀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더 충격적인 보고가 이어졌다.
“폐하, 제국 내에 세 개의 던전이 만들어졌습니다. 세 개의 던전의 타이머는 20분, 1시간, 4시간입니다.”
콘스티누는 지금 이 앞의 조각들도 막아내기 벅차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세 개의 던전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르도 제국만이 중요한 것은 아닌 때다.
“혹시 헬레냐의 던전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는 건가?”
“맞습니다.”
급격히 제국 내에 세 개의 던전이 추가되었다.
그만큼 세계에 더 많은 던전이 생겨난 것이다.
눈앞이 깜깜해진다.
그때.
콘스티누의 눈에 더 많은 마법사들이 매스 텔레포트를 타고 조각들과 넘어오는 게 보였다.
먼 거리를 넘어옴으로써 지친 한 왕국의 마법사.
“폐하, 부디 승리…….”
콰자아아악-
매스 텔레포트한 조각에게 머리통이 터져 죽었다.
모두가 목숨을 걸고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만.
“서둘러 전서구를 날려 더 이상 조각을 보내지 말라고 하라!”
이제 아르도 제국은 벅차다.
아니, 힘겨워졌다.
늘어난 조각들은 하나같이 레벨 625를 넘어서고 있다.
심지어 사방팔방에서 쏟아진 몬스터가 70만 마리가 넘는다.
조각들이 늘어나자 더 빠른 속도로 아르도 제국 병사들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숨통이 턱 막힌다.
“폐하, 서둘러 제국 내에 생긴 던전들도 공략해야만 합니다!”
“폐하, 적들의 공격이 너무 거셉니다!”
“폐하!”
“콘스티누 폐하!”
“폐하아!”
콘스티누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어떠한 명령을 내려야 하는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그때였다.
다급한 목소리와 다르게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폐하를 뵙습니다.”
이제는 천외제국의 사람이 된 아마칼이었다.
그의 옆에는 브로드라는 천외제국의 사람이 함께였다.
“폐하를 도와 아르도 제국군을 이끌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콘스티누의 얼굴이 화색이 되었다.
단지, 아마칼이 아르도 제국을 지휘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은 굉장히 유리하게 바뀔 것이다.
또한, 천외제국이 자신들을 도우려 한다.
“천외제국의 군대가 곧 당도하는가?”
“아닙니다.”
하지만 곧 콘스티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 둘뿐입니다.”
콘스티누는 혼란스러워졌다.
지금 제국 하나가 도와줘도 어찌 될지 모르는 판이다.
또한 천외제국과 아르도 제국은 요근래 꽤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천외제국은 루브앙 제국과 겨루고 있지 아니한가?
많은 조각을 사냥할 수 있는 이 기회에 고작 둘을 보내다니?
물론 이야기는 들었다.
브로드라는 자가 굉장히 강하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그렇지만 고작 혼자서 무슨 큰 도움이 되겠다는 건가?
작은 실망이 비칠 때.
“조각에서 나오는 모든 전리품을 제가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브로드는 자신이 얻은 모든 것을 민혁에게 바칠 생각이었다.
휘휘-
콘스티누는 손을 휘저었다.
“그리하시게.”
그리고 곧 브로드가 병사들의 다급한 보고를 들었다.
“폐하, 서둘러 제국 내에 지원병력을…….”
그때 브로드가 상황을 빠르게 파악했다.
“먼저 안쪽에 위치한 던전들부터 무너뜨리겠습니다.”
헬레냐의 던전은 타이머가 종료되기 전에 공략되면 무너져 사라진다.
그가 곧 사라지고, 콘스티누는 한숨을 쉬었다.
아마칼이 제국군에 합류하자, 밀려나던 제국군이 팽팽하게 몬스터와 겨루기 시작한다.
한데.
전서구를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조각들이 매스 텔레포트로 계속하여 이동되고 있었다.
‘이런…….’
암담한 상황이다.
이제 열일곱.
심지어 안에서 던전이 터져 버리면 답이 없다.
어느덧, 치열하게 싸우던 아마칼이 콘스티누의 옆으로 돌아와 전장을 봤다.
콘스티누가 쓰게 웃었다.
“조금 섭섭하네. 천외제국 황제는 우리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듯 보였는데, 고작 브로드 경만을 보내다니.”
아마칼은 묵묵히 그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천외제국도 던전을 수습하느라 급한 것은 알겠으나 지금 우리 아르도 제국에 많은 조각들이 몰리고 있음을 알 터인데.”
곧 콘스티누는 다른 이의 신하가 된 옛 신하에게 하는 자신의 이 한탄이 얼마나 한심한지 깨닫고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네, 괜한 소리를 했군.”
그때, 아마칼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폐하.”
그의 부름에 아마칼은 고개를 갸웃했다.
“천외제국 황제께서 아르도 제국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라 하셨습니다.”
그 소리에 평정을 유지하던 콘스티누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물론 아마칼의 도움은 엄청난 것이다.
물론 브로드 경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고작 둘을 보내놓고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브로드가 그 옆으로 돌아왔다.
“?”
콘스티누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가 던전 세 개를 무너뜨리겠다고 간 지는 약 20분 전.
‘던전을 공략하는 걸 잠시 중단한 건가?’
그런데.
“폐하, 세 개의 던전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어,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헬레냐의 던전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덩치 큰 사내가 던전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모두 무너졌습니다!”
콘스티누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 곧 브로드가 성벽 끝에 섰다.
“콘스티누 황제시여, 천외제국의 명을 받들어, 조각들을 모두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날아오르는 브로드.
한때, 네르바와 황제 자리를 두고 겨뤘다는 자.
지금의 천외제국의 검.
그가 가장 앞쪽에 있던 조각의 머리통을 찍었다.
푸우우우우우욱-!
곧바로 단 한 수에 조각을 사냥하더니 또 한 번 몬스터를 밟고 도약하여, 몰려 있는 셋의 조각들을 ‘용병극강검술’을 이용해 난도질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레벨 600이 넘는 조각들이 너무도 쉽게 찢겨 나간다.
물론, 아르도 제국군의 공격을 받아 상당한 피해량을 입었던 놈들이긴 했다.
하나.
콰자아아아악-
쑤우우우웅-
댕강-!
툭-!
단 한 번의 공격에 쓰러지거나 목이 달아나는 조각들을 보며 콘스티누는 입을 벌리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아마칼이 말했다.
“폐하, 브로드 경 자체가 100만 대군이며, 곧 하나의 제국입니다.”
* * *
암브로 연합군은 급히 결성되었다.
제국 하나를 중심으로 여섯 개의 왕국이 모였다.
급히 결성된 이유.
약 서른 개에 이르는 던전이 한 곳에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변칙수가 많은 헬레냐의 던전이 낳은 최악의 수다.
심지어 모든 던전의 타이머는 5분으로 동일했었다.
미친 듯이 쏟아지는 물량을 막아내기 위해 200만에 이르는 연합군이 모든 공격을 퍼부어댔다.
헬레냐의 조각들은 꽤 큰 피해량을 입은 듯 보였으나 죽을 듯, 죽지 않았다.
서른 개의 던전.
하나의 던전에서 때론 두 마리에서 세 마리에 이르는 헬레냐의 조각들도 나타난다.
그리고 이 서른 개의 던전이 유독 심했다.
던전은 서른 개인데, 조각은 자그마치 오십여 마리다.
그 순간.
위기에 몰리던 연합군이 드디어 한 마리의 조각을 사냥하는 데 성공해 냈다.
즉, 다른 조각들도 커다란 데미지를 입어 하나둘 제거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제 연합군이 버티기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그때였다.
일부러 움직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던 한 사내가 나무 위에서 복면을 끌어 올렸다.
그는 황제의 말을 떠올렸다.
‘두 번 다시 없을 합법적 스틸이다.’
복면을 끌어 올린 사내. 루오는 그를 절묘하게 이용했다.
암살자는 기본 딜량 자체가 높으며 속도도 일반 전투직보다 1.5배 이상 빠르다.
심지어 그는 암살의 신과 같은 자.
연합군의 사령관을 덮치려던 조각의 목을 꿰뚫어 ‘스틸(?)’에 성공한 그가 빛처럼 움직였다.
푸, 푸푸푸푸푸, 푸푸푸푸푹-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개피가 되어 있던 헬레냐의 조각들이 죽음에 이르고 있다.
“살수폭격.”
하늘 위로 던진 다섯 자루의 단검이 뿔뿔이 흩어진 조각들의 목을 꿰뚫는다.
그는 연합군이 며칠 동안 HP를 갉아먹은 조각들을 가뿐히 베어냈다.
어느덧 모든 조각들을 베어낸 루오가 연합국 사령관에게 돌아와 말했다.
“모든 조각들을 베었으니, 이제 토벌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약속대로 전리품은 모두 챙기겠습니다.”
루오가 빛이 되어 사라졌다.
연합군의 사령관은 말이 없었다.
이상한 기분이다.
‘고마운데, 고맙지 않아…….’
왜지?
* * *
같은 시각.
민혁도 ‘합법적 스틸가능’을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천외제국에 지원 요청을 넣은 왕국들을 돌며 끊임없이 헬레냐의 조각들을 사냥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그는 ‘1주일간 경험치 3배’ 물약을 마신 상태다.
단 하루. 하루 만에 민혁은 639레벨의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 22.6%에서 현재 98.9%까지 올린 상태다.
민혁의 레벨 때, 1레벨업을 하려면 최소 한 달에서 몇 개월이 소요되는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폭업이다.
그리고 또 한 마리의 조각을 베어냈을 때.
[레벨업 하셨습니다.] [640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650레벨 달성 시 식신의 직업 퀘스트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민혁은 작게 웃음 지었다.
‘예상은 빗나가질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