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92
밥만 먹고 레벨업 993화
특별유저관리팀.
강태훈 사장이 다른 팀원들과 함께 모니터를 보고 있다.
민혁이 카락을 대신해 헤라클에게 머리를 맞아 피를 뚝뚝 흘리고 있다.
“헤라클의 상황은?”
“HP량을 보았을 때 민혁 유저가 공격을 시도하면 몇 회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겁니다.”
“음…….”
강태훈 사장은 얕은 신음을 흘렸다. 헤라클은 로카더의 측근이다.
그리고 헤라클은 신 중에서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순수한 영혼을 가진 신이기도 했다.
“헤라클이 죽으면 그 어떤 유저도 로카더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사라지겠군.”
강태훈 사장의 말처럼이었다.
로카더에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헤라클만이 알고 있었다.
민혁이 헤라클을 죽인다면 그 방법은 사라질 것이다.
또한 로카더는 신이었으나 곧 죽음에 이르게 되는 자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민혁이 로카더를 만날 마지막 기회 말이다.
그때, 이민화가 말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강태훈 사장과 박 팀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민혁 유저요. 왜 공격을 허용한 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
강태훈 사장과 박 팀장이 동시에 아차 했다.
민혁 유저는 공격을 허용하는 것보다 헤라클을 공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민혁은 자신의 머리에 공격을 허용했다.
“심지어 여덟 번 공격을 견디겠다고 했다라.”
민혁 유저가 실제로 헤라클이 말하는 여덟 번의 공격을 견딜 필요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민혁은 직접 공격을 견뎌내겠다고 뱉어낸 것이다.
의아한 표정을 지은 이민화가 가설을 세웠다.
“헤라클의 공격은 그 어떤 천대장들이나 신들도 5번 이상을 견딘 적이 없다고 합니다. 혹시 민혁 유저는 5번을 견딤으로써 다른 신들께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거 아닐까요?”
신빙성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민혁 유저가 그런 식으로 신들의 인정을 받는다?’
‘신들의 앞에서 두들겨 맞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가 얻는 것은 그리 크지 않을 텐데? 심지어 여덟 번이면 아무리 민혁 유저도 강제 로그아웃 당할지도 모른다.’
강태훈 사장이 모니터를 보며 생각했다.
‘어떤 식으로 해결하려는 건지 모르겠군.’
강태훈 사장이 보았을 때 군신의 즉각심판의 명령이 떨어짐으로써 헤라클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었다.
‘어떻게 풀어가는지 지켜봐야지.’
강태훈 사장이 모니터를 응시했다.
* * *
“구, 군신이시여!”
카락을 비롯한 천군들이 술렁였다.
차세대 군신. 그가 자신을 대신하여 직접 헤라클의 공격을 머리에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투가 치러지던 중 나타난 민혁은 모든 전투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덟 번, 견딘다?”
헤라클이 민혁을 보며 거친 숨을 헐떡거렸다.
그때 신궁이나 마법의 신, 방패의 신과 같은 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헤라클이 생각보다 흉포하다는 것과 차세대 군신인 민혁이 직접 전장에 참여한다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 견디겠다. 일곱 번 남았군.”
헤라클의 앞을 막아선 민혁이 한 말이다.
지금 헤라클은 막 도착한 천대장들과 다른 신들, 그리고 민혁 개인의 무력으로 단숨에 죽일 수 있는 상태로 보였다.
그런데 어째서 그는 그 일곱 번의 공격을 허용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군신님, 지금 당장 총공격을 가하겠…….”
“모두 물러서라.”
민혁의 엄포에 카락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이는 다른 신들도 마찬가지였다.
먼발치에서 이 모습을 보는 신궁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도 견디지 못한 헤라클의 매질을 견딤으로써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려는 건가?”
방패의 신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증명되긴 하겠지. 그런데, 잃는 것은 생각지 않는 것인가?”
그는 증명할 순 있으나, 헤라클에게 매를 맞는 모습을 다른 이들에게 보이는 것이 된다.
“차세대 군신께선 생각보다 무모하시군.”
방패의 신이 혀를 쯧, 하고 찼다. 그런 식으로 신의 땅의 신들의 마음을 사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여덟 번 견뎌라. 견딘 후, 날 여덟 번 때려서 쓰러뜨리면, 로카더. 위치 알려준다.”
헤라클이 몽둥이를 꽉 쥐었다. 그가 있는 힘을 다해 몽둥이로 민혁을 가격했다.
콰자아아아아악-!
엄청난 타격음이 전장에 울려 퍼졌다. 한 번의 몽둥이질에 민혁의 몸이 뒤로 크게 밀려났다.
[HP가 7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엄청난 충격에 정신을 차릴 수 없습니다.] [어지러움증을 동반합니다.]몽둥이가 몸을 가격하자 마치 온몸의 뼈가 아스러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심지어 머리를 가격했던 몽둥이는 자그마치 15% 이상의 HP를 감소시켰다.
물론 머리를 가격당했기 때문이긴 하였으나 중요한 점은 이것이 헤라클의 ‘평타’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공격은 엄청난 방어력을 가진 초월자의 갑옷을 착용한 상태에서 가격당한 사실이었다.
그런 초월자의 갑옷의 두들겨진 부분이 움푹 파여 있었다.
“세 대.”
콰자아아아아아악-!
또 한 번의 몽둥이질에 민혁이 견디지 못하고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HP가 66%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오른팔의 뼈가 골절되어, 움직임이 쉽지 않습니다.]“크흑!”
“군신이시여!”
“역시, 당장……!”
“아무도 움직이지 마라!”
카락이 천대장들에게 공격명령을 내리려 했으나, 또다시 민혁이 그들을 제지했다.
카락을 비롯한 천대장, 천군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천군들과 천대장들은 한편으로 놀라고 있었다.
‘세 대를 견뎠는데 서 있다고?’
‘미쳤군, 다른 천대장들도 세 대째에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
‘심지어 매를 맞는 그 고통에 눈이 뒤집히고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건만.’
과연 군신의 자리를 이을 사람인가?
어느덧 몸을 다소 회복한 두 번째 천대장이 천군의 부축을 받으며 카락에게 말했다.
“다섯 번째 매질부턴 절대 견디지 못할 겁니다. 그때쯤이면, 정말 온몸의 뼈가 부서진 것이 아니라 아스러지는 통증이 몸을 감쌀 것이니까요. 심지어 헤라클이 말하는 여덟 대에, 그의 특성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으음…….”
카락이 얕은 신음을 흘렸다.
그때, 두 번째 천대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차세대 군신께선, 5초 이상 어떠한 힘과 타격도 받지 않는 스킬을 보유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은 바로 민혁이 보유한 ‘절대방어’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 힘을 발동시키고, 헤라클의 빠른 공격을 받는다면 그 조건을 충족하는 것일 터다.
‘도대체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그때 헤라클의 몽둥이가 민혁의 어깨를 내리찍었다.
콰자아아아아악-
“네 대.”
“끅!”
민혁이 딛고 선 땅의 바닥이 움푹 패 들어갔다. 어깨뼈가 부서진 듯하다.
HP가 50% 미만으로 하락했다.
‘억압의 소고기 구이세트로 HP량을 크게 올렸기에 다행이다.’
민혁은 최근 억압의 소고기 구이세트를 먹고 모든 스텟 대폭 상승과 HP량 대폭 상승을 이루어냈다.
만약 그 힘이 없었다면 이미 HP는 35% 미만으로 하락했을 터였다.
그 순간, 헤라클이 더 강하게 자신의 몽둥이를 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부터 진짜다.’
민혁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 * *
헤라클은 급했다.
‘게르나의 생명비약, 로카더, 살려야 한다.’
그랬기에 그날의 일 이후로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헤라클은 그저 도움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런데 술병을 건네던 자가 자신을 제지했고, 욕심을 부렸다.
로카더의 죽음 따윈 상관없다는 듯, 자신은 원하는 것만 얻으면 된다는 듯.
그에 ‘그녀’가 했던 말처럼 두들겨 팼다.
그다음 헤라클은 달렸다.
오로지 로카더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정체 모를 이들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다.
헤라클은 그들에게로 달리며 생각했다.
‘도와줘, 로카더를 도와줘.’
그저 달릴 뿐인 헤라클.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심장을 노리는 한 발의 화살이었다.
그리고 곧, 수천 발의 화살과 마법이 그를 강타했다.
‘나를 때리면, 참지 말라 하셨어, 내게 로카더를 지켜달라 하셨어.’
헤라클은 참지 않았다.
그들은 이유 없이 자신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시간이 없었기에 서둘러 나아가야 했다.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들을 때려눕히고, 그는 또다시 달려갔다.
그런데 또 다른 자들.
이번에는 강한 신들이 자신을 막아섰다.
자신은 그저 말했을 뿐이다.
게르나의 생명비약.
로카더.
그를 살리고 싶다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누구도 헤라클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죽이려 했다.
헤라클은 시간이 없음을 알았다.
어떻게든 생명비약을 얻어가야 하는데, 어떻게든 그를 살려야 하는데.
그랬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다.
조금, 부족한 헤라클이 가진 유일한 것은 단단한 몸뚱이밖에 없었으니까.
머리를 두들긴 철퇴로 인해 머리가 지끈거렸다.
몸 곳곳에 박힌 화살이 자신을 괴롭게 했고, 오른쪽 가슴에 박힌 창에 의해 당장 쓰러지고 싶었다.
하지만 나아가야 했다.
‘도움이, 필요해.’
하지만 그들은 이유 없이 자신을 계속 공격할 뿐이었다.
그때 이상한 남자가 자신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여덟 번을 견디겠다고 했다.
이제껏, 헤라클의 매질을 다섯 번 이상 견딘 자는 세상에 없었다.
그런데.
콰작, 콰작, 콰작-!
그가 매질을 해도 비틀거리거나, 뒤로 퉁겨 날아가거나 혹은 커다란 충격을 받을지언정,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비켜! 시간이 없어!’
그런데, 그는 다섯 번째를 견뎌냈다.
헤라클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생각할 틈 따위 없었다.
더욱 굳게 몽둥이를 쥐고 그의 다리를 후려쳤다.
콰자아아아악-
다리를 매질 당해, 풀썩 쓰러진 사내, 헤라클이 안도하며 다시 나아가려 했으나 그는 또다시 일어섰다.
“두 대 남았다.”
그는 품속에서 초코바를 꺼내어 먹었다.
그의 상처 입은 몸이 회복된다.
두 대.
헤라클은 이를 악물었다.
제발, 비켜. 나를 도와줄, 이유 없이 나를 공격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줄 자가 필요하니까!
헤라클이 양손으로 몽둥이를 쥐었다.
그리고 온 힘을 담아 그를 때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가 멀찍이 날아갔다. 날아간 그가 천군들 사이로 떨어졌다.
헤라클은 비로소,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다리에 힘을 주었다.
“쿨럭, 한 대 남았다.”
비틀거리는 그가 힘겹게 일어섰다.
헤라클은 깜짝 놀랐다.
자신의 매질을 일곱 번 이상 견뎌낸 자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녀의 말이 생각났다.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그녀는 말했었다.
-헤라클, 만약 네 매질을 일곱 번 견디면 어떻게 해야 하니?
-헤라클, 한 대 더 때려 여덟 번을 채운다!
-아니야, 헤라클. 그가 일곱 번을 견디면 그는 아주 무섭고 강한 사람인 거야. 그러니까 그땐, 전력으로 튀어. 알았지?
-헤라클. 일곱 대 때리고 튄다.
헤라클이 뒤돌았다. 막 도망치려다 그가 멈춰 섰다.
지금 도망치면, 생명비약은?
그래선 안 되었다.
헤라클의 입술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녀의 말처럼, 자신의 매질을 일곱 번 이상 견딘 이는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다.
무섭다. 두렵다.
그가 한 번의 매질을 견뎌내고 자신을 죽일까 봐 무섭다.
그렇지만 도망치면 로카더가 죽는다.
그랬기에 더 강하게 몽둥이를 움켜쥐었다.
정작 그를 때리려는 헤라클이 두려움에 입술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가 마지막 힘을 담아 사내를 힘껏 때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사내가 또 한 번 입에서 피를 토하며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제발, 일어서지 말길 헤라클은 빌었다.
그러나 온몸의 뼈가 아스러진 듯 보이는 사내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절뚝이며 자신을 향해 걸어왔다.
헤라클의 다리에 힘이 풀리려 했다.
자신은 이제, 죽을 것이다.
“헤라클, 여덟 번 다 때렸다. 여덟 번 공격, 견딘다.”
헤라클이 쥔 몽둥이가 땅에 떨어졌다.
그저 헤라클은 도움을 바랐을 뿐이었다.
그런데 모든 이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그저 자신이 힘이 세단 이유로, 또 몸이 단단하단 이유로 자신을 죽이려 했다.
“내 차례인가?”
사내가 헤라클에게 걸어왔다.
* * *
군신을 비롯한 많은 신들이 헤라클이 난동을 부리는 현장에 도착했다.
‘왜 그 공격을 맞아주는 거지?’
이해할 수 없는 보고 때문이었다. 민혁이 헤라클의 공격을 맞아주고 있다.
‘그렇게 바보 같은 녀석은 아닐 텐데?’
그리고 군신은 볼 수 있었다. 온몸의 뼈가 으스러진 듯 절뚝이며 헤라클에게 걸어가는 민혁을 말이다.
‘미친개라는 말이 정확한가?’
신을 저 정도로 두들겨 패다니 미친 게 분명하다.
또 군신은 이미 즉각심판하라 명령을 내린바.
그 사실을 비로소 인지한 듯 헤라클이 두려움에 입술을 달달 떨어댔다.
“내 차례인가?”
그리 말하며 걸어가는 민혁을 보며 군신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어느덧 헤라클의 앞에 도달한 민혁이 2m 크기의 그를 올려다봤다.
헤라클이 자신의 죽음을 감지했을 때.
그가 헤라클을 끌어안았다.
“……!?”
군신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눈을 크게 떴다.
그 자리의 다른 신들과 천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미친개 같던 헤라클이 갑자기 주르륵 쓰러져 내리더니,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나, 무섭다. 헤라클. 그저, 도움 바랐다. 그런데, 날 공격했다. 이유 없이, 공격했다. 또 로카더, 위치 말 안 하면 죽이겠다, 했다.”
무너져내린 헤라클을 부드럽게 안은 민혁이 그의 등을 토닥였다.
“차근차근. 무슨 일인지 내게 말해다오.”
너무도 따뜻한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