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Duke of Powder Keg Empire Genius RAW novel - Chapter 146
146화 – 합스부르크 만세
베라크루스의 회담장. 멕시코의 미래를 위해서 모인 장소의 분위기는 꽤 볼만했다.
카란사 대통령, 쿠데타를 일으킨 오브레곤. 이 두 사람이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어찌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겠나.
얼마 전까지 서로 죽이기 위해 싸운 상대인데.
“운이 좋으십니다. 카란사.”
“아주 좋았지. 그 오브레곤이 날 놓쳤으니까.”
“하, 꽁지 빠지게 도망가던 때와 달리 기세등등합니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나.”
“언제까지 그 여유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아이구, 무서워라. 제국이 점령한 베라크루스 한복판에서 날 암살이라도 할 셈인가? 그거참 기쁜 일이군. 내 목숨 하나로 배신자들을 다 잡아 죽일 수 있겠어.”
카란사는 죽을 뻔했지만, 살아남아 베라크루스로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왔다.
살기 위해서는 베라크루스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역시 조직의 리더는 다른 건 몰라도 도망 실력이 최우선이다.
살아남아야 뭐라도 할 수 있으니까.
“죽일 수 있으면 죽여보게. 껄껄.”
카란사는 안전한 베라크루스에 도착하고 나서 오브레곤을 계속해서 도발했다.
죽다 살아났고, 이제 안전을 보장받았는데 카란사가 무슨 말을 못 하겠는가.
믿을 건 당연히 나다.
나는 포고문을 발표하면서 멕시코 내의 어떤 분쟁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군대를 일으키는 전쟁은 당연하고, 정적을 향한 암살도 마찬가지다. 하다가 걸리면 상대가 누구라도 다 찍어 눌러야 한다.
내가 멕시코 국민에게 약속한 건 국가의 안정이다. 이렇게 말해놨는데 똑같이 정치인들끼리 싸움이 일어나면 제국의 위상만 떨어지니까.
서로 멱살 잡고 주먹질 정도는 이해해도 그 이상의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러니 카란사가 저렇게 믿고 오브레곤 앞에서 까불 수 있는 것이다.
오브레곤은 카란사의 도발에 이를 갈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우리의 등장으로 제일 큰 타격을 받을 곳은 오브레곤과 그 일당.
카란사를 끌어내리고, 최대 파벌을 형성했을 시기에 우리의 개입으로 모든 것이 끝났으니까.
그들이 해야 할 개혁이 합스부르크라는 이름으로 시행될 테니 당연히 모든 공은 우리가 가져간다.
오브레곤? 열심히 우리 밑에서 뼈 빠지게 일해야지.
만약 우리의 개혁에 반발한다? 그럼 혁명에 가담한 자들은 국가의 개혁이 아닌 자기 밥그릇을 위해 일어난 개자식이라고 증명하는 꼴밖에 안 된다.
그나마 지지하고 있던 사람들까지 ‘지금 뭐 하자는 거지? 국민을 위한 개혁에 반대해? 다 죽여!’라고 들고 일어날 것이다.
애초에 반발할 힘이 있을 리가 없지만.
베라크루스에 근위대가 배치되었는데 뭐 어쩔 건데.
전쟁해군과 근위대가 있다면 난 무적이다.
“화끈하게 여기서 주먹으로 한판 뜨지 그래?”
카란사와 오브레곤이 으르렁거리자 낄낄 웃으며 손뼉을 치는 사내.
그는 바로 멕시코 혁명의 영웅 중 하나인 판초 비야였다.
난 이번 회담에 밀려난 세력까지 초대했다. 멕시코 국민들한테 제국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줘야 하니까.
힘으로 다 찍어 누르고, 그 힘으로 화합을 이루어 내면 국민들은 ‘아, 대가리가 깨져도 제국을 믿습니다!’라고 하지 않겠나.
아무튼 판초 비야가 올 줄은 몰랐는데, 우리의 초대에 흔쾌히 수락했다.
“제국이 날 죽여서 얻을 게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맞다. 판초 비야는 인기와 유명세는 얻었을지라도 혁명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우리가 비야를 죽여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이런 이들이 우리 때문에 보호를 받는다.
실제로 멕시코 혁명이 끝나고 비야도 암살당하니까.
아무튼 농지 개혁, 노동자 보호를 약속했으니 비야도 우리에게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난 정치 이런 거 모르겠습니다. 나만의 농장이나 가지고 평화롭게 살고 싶습니다.”
암살당하기 전에 비야는 농장을 받고, 한가롭게 사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지. 비야를 따르는 사람이 많아서 실권을 다 잡은 오브레곤조차 비야에게 거래 할 정도로 거물이다.
카란사, 비야와 로마 가톨릭, 일부 세력을 합치고 제국을 지지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여전히 오브레곤파의 덩치는 크니, 그들을 견제할 세력도 중요하다.
“얼굴마담이나 하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멕시코를 위해서라고 생각하시오. 대신 은퇴하면 멋진 대농장 하나 선물해 주겠소.”
“거래할 줄 아시는 분이시군요. 좋습니다. 전 언제나 멕시코의 평화를 원했습니다.”
비야와의 거래도 너무나 부드럽게 흘러갔고, 회담이 진행됐다.
앞으로 멕시코는 어떻게 나아갈지 대충이나마 정하는 자리.
분쟁이 끝나고 조국이 평화롭고 안정화되는 것을 원했던 자들은 긍정적인 미소를 지었고, 오브레곤조차 만족스러워할 정도였으니.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테니까.
회담이 끝나기 전에 오브레곤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미국의 개입은 없습니까? 이대로 나아가면 미국은 분명 멕시코를 위협으로 간주할 겁니다.”
회담장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뭐, 이해는 한다. 아무래도 신대륙에서 미국의 입김이나 영향력은 어마어마했으니까.
멕시코가 정상 국가로 발돋움하면 불안해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합스부르크가 군림하게 될 멕시코가 눈치 볼 국가 따위는 없소.”
나의 말에 회담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든든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
자유의 나라 미국. 하지만 그 자유는 아메리카에서 미국만이 누려야 하며, 다른 국가는 미국의 눈치를 보거나 두들겨 맞고 주저앉아야 한다.
미국이 잘못한 것인가? 아니다. 힘이 있다면 미래에 위협이 될 국가를 적당히 두들겨 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힘이 있는데 왜 참는단 말인가?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에 불과하다.
멕시코는 미국과 바로 인접한 국가였으며, 캘리포니아, 네바다, 콜로라도, 애리조나, 뉴멕시코, 캔자스 등 알짜배기 땅을 전부 빼앗기고도 잠재력이 높은 국가다.
세계에서 제일 많은 석유를 수출하는 국가이며, 당연히 지하자원도 어마어마하고, 멕시코 전 국토는 농사까지 잘된다.
태평양, 대서양까지 끼고 있어서 어업 및 무역에도 유리하고,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사이에 위치하여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세계 어디를 가도 잠재력은 밀리지 않는 국가.
당연히 미국은 멕시코를 오랫동안 지켜봤으며 필요할 때는 개입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의 안보에 제일 큰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니까.
이런 국가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다른 곳도 아닌 합스부르크가 멕시코를 집어삼키는데 가만히 있을 리가 있겠는가.
아무리 흑인과 독감이 날뛰어서 국내에 혼란이 조금 있다고 해도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안정되고, 잠재력을 터뜨린 멕시코는 아메리카에서 큰 위협이 될 국가다.
당연히 미국 정부는 멕시코를 주제로 회의해야 했다.
수많은 장관과 보좌관이 모였고.
“늦어서 미안합니다. 어제 축배를 드느라. 하하.”
아주 잘생긴 중년이 늦게 등장했고, 몇몇 장관은 인상을 찌푸렸다.
등장한 이는 바로 대통령인 하딩이었으며, 들어옴과 동시에 회의실에 술 냄새가 퍼졌으니까.
장관 사이에서 유명한 이야기다. 대통령이 백악관에 처박혀 폭탄주나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미국은 멀쩡하다. 워런 하딩의 인사는 나쁘지 않았으며, 유능한 장관들이 존재했기에 국가 운영에 큰 문제는 없었다.
게다가 미국이란 나라는 방해를 해도 성장할 국가인데 내버려 두면 알아서 더 성장할 국가다.
“음. 그러니까 오늘의 주제가?”
“오스트리아-헝가리의 멕시코 점령입니다. 그들의 개입은 미국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우리를 무시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하딩은 호들갑이라며 웃는다. 술 냄새를 풍기지만, 그래도 대통령. 보고서를 보고 어떤 일인지 파악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우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머리를 쓴 거 아닙니까?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우리를 무시하려고 했으면 그냥 꿀꺽했겠지요.”
미국 밑에 떡하니 합스부르크가 등장했음에도 하딩은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
“이미 아메리카의 영향력을 전부 잃고, 코앞에 독일 제국의 식민지가 있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그래도 멕시코는 체급이 완전히 다른 국가입니다. 이대로 두고 본다면 멕시코에서 오스트리아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져서 언젠가는 미국을 위협할 겁니다.”
“오스트리아는 혁명가들이 해야 할 걸 전부 하고 있습니다. 제가 멕시코 국민이라면 합스부르크에 충성을 느낄 겁니다. 그들의 영향력은 말도 못 하게 강해져 통치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하딩은 혀를 찼다. 그는 오스트리아-헝가리의 함대가 멕시코만에 등장한 것에 항의만 하고 그 이상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딩이라고 장관들의 마음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항의 말고 할 방법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막말로 멕시코로 쳐들어가기라도 할 것인가? 과거의 멕시코라면 상관없다. 그건 전쟁이 아니라 미국의 일방적인 폭력이라서 국민은 전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터.
하지만 합스부르크가 있다면 그건 심각해진다. 전쟁에 치가 떨리는 국민들이 넘어가겠는가?
“아무리 전쟁에 치가 떨려도 바로 밑에 있는 멕시코라면 국민이라도 어느 정도 충돌은 용인해 줄 겁니다.”
장관들은 지지율이 떨어지든 말든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결심한 모양이다.
문제는 하딩 본인이다.
결정을 내려야 할 것도 대통령이고, 책임을 져야 할 것도 대통령이다.
‘이래서 윌슨 대통령이 쓰러졌나?’
하딩이 길게 고민하고, 장관들이 입을 다물었을 때.
“각하.”
“무슨 일이지?”
“오스트리아-헝가리 대사가 찾아왔습니다.”
***
골치 아픈 결정을 내려야 할 하딩은 곧바로 빤스런 했다.
아, 하딩은 그런 거 몰라요. 지금은 머리 아프니까 하고 싶지 않아요.
물론 책임을 완전히 벗은 건 아니다. 회의를 잠깐 미루고, 찾아온 오스트리아-헝가리 대사를 만났을 뿐이니까.
답답하게 있을 바에야 문제를 만들어 낸 국가의 대사를 만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지 않은가.
“안녕하십니까.”
“요즘 귀국 때문에 그리 안녕하지는 못합니다.”
하딩은 퉁명스럽게 대답했지만, 정말 실제로 축객령 내리듯 싸늘하게 말한 건 아니다.
‘요즘 니들 때문에 머리가 아파. 이거 어떡할 거야? 빨리 말이나 해봐.’라며 답답한 마음을 말했을 뿐이다.
이것을 오스트리아-헝가리 대사가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쉽게 받아줄 수 있었다.
국가의 수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고달프겠는가. 외교관이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아마도 멕시코 때문에 내각이 시끄럽겠지요?”
“그걸 아시는 분이 안녕하다고 말합니까?”
“저도 어쩌겠습니까. 하하.”
머리 아픈 하딩 앞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대사가 웃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고귀한 황족이 하겠다는데 일개 외교관 따위가 어떻게 막아?
게다가 제국 내에서는 이미 명분이 잔뜩 쌓인 일이라 움직이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해진 일이다.
“지금 내각에서는 제국의 행동으로 우리 미국이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의 고민은 제가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민을요? 어떻게요?”
“방금 뉴욕에 제국에서 보낸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그곳에는 페니실린이 잔뜩 실려 있습니다.”
“페니실린이요?”
하딩은 뚱한 표정을 바꾸고 관심 있다는 듯 자세를 바꿨다.
페니실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개발된 항생제는 현재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물건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다.
페니실린의 개발로 의학이 점점 발전하고 있으니까.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는 물론이고, 미국도 없어서 못 쓸 정도다.
지금 페니실린의 중요성이 천정부지로 높아진 이유는 바로 미국에서 시작된 독감 때문이다.
이 독감은 너무나도 지랄맞아서 미국 사회가 혼란해진 이유 중 하나라고 꼽힐 정도다.
전염성이 말도 못 해서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로 뻗어나갔을 정도.
문제는 치사율이 낮아도 전염성이 너무 높아 사망자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것.
페니실린은 지금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
하지만 독감 사망의 주요 원인인 세균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치료하는데 페니실린만 한 게 없다.
일단 죽을 확률을 어마어마하게 낮춰준다는데 누가 환영하지 않겠는가.
특히 독감이 제일 퍼진 미국에서 필요한 물건인데 이것을 가져와 준다?
“합스부르크는 참 무섭군.”
하딩은 술이 확 깨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합스부르크가 했던 일은 하나 같이 일 처리가 딱딱 꿰맞춘 듯 이루어졌으니까.
그렇다고 거부한다? 높았던 지지율이 땅으로 처박힐 것이다.
뻔하지 않은가. 이런 정보는 반드시 새어나갈 게 분명하고, 황색 신문은 ‘하딩 정부, 자국민이 죽어 나가는데도 멕시코 때문에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손길을 거부!’라고 내보내겠지.
솔직히 말해서 미국 국민 입장에서 미래의 위협이고 나발이고, 당장 자기들 목숨을 살려줄 페니실린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제국은 미국과 험악한 관계를 이어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카를 대공께서 보내는 선물이니 요긴하게 사용해 주십시오.”
하딩은 찝찝하면서도 거부하지는 못했다.
“아, 그리고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끊어진 교류도 이어 나가는 것이 어떻습니까? 평화를 위해서 말입니다.”
정말 더럽게 치밀하다. 하딩이 거부하지 못하게 제안하지 않은가.
미국도 자원이 넘치는 국가지만, 그렇다고 필요한 모든 자원을 자국에서 생산할 수 없다.
미국은 최대 산유국이지만 석유조차 멕시코에서 엄청나게 많이 사 오고 있지 않은가.
석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이 필요한 미국이다.
미국은 저렴하게 자원을 쓸 수 있어서 좋고, 멕시코는 당장 국가 재건을 위한 돈을 마련할 수 있다.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충돌이 일어날 확률도 적어지지 않겠습니까?”
“대전쟁이 그러다가 일어났습니다.”
“하하, 세상에 절대는 없지요. 없는 것보단 낫지 않습니까?”
하딩은 교활한 제국의 대사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대통령으로서 거부할 수 없었다.
***
오스트리아-헝가리의 개입 이후 멕시코는 놀랍게도 무척 안정되었다.
오브레곤, 카란사, 판초 비야 등 거물들이 합스부르크를 받아들였으니까.
일부 받아들이지 못한 세력이 없지는 않았다.
“합스부르크는 외세가 아니던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일어나라 멕시코인들이여! 외세를 몰아내자!”
“혁명가들은 다 겁쟁이다! 오스트리아에 굴복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스트리아-헝가리의 그, 근위대다!”
“겁먹지 마라! 저들도 사람이야! 총을 맞으면… 컥!”
“으아아아 도망가!”
숫자는 많지 않지만, 반발하는 세력도 그리 넘치는 숫자도 아닐뿐더러 그들의 상대는 근위대다.
오브레곤, 카란사, 로마 가톨릭 등 지지 세력도 있는 근위대가 겨우 산적밖에 안 되는 이들한테 질 리가 없지 않은가.
새로운 정부는 국토를 통제하게 되어 진정한 혁명 종료를 알렸고, 합스부르크를 인정하지 않은 사람들은 쏟아져 나오는 소식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농지 개혁, 노동자 보호에 대한 상세한 법안 발표.] [카를 대공, ‘멕시코 국민이 제일 원하는 것을 먼저 발표하게 됐다. 합스부르크는 신민을 배신하지 않는다.’] [카를 대공은 제국이 소유한 광산을 국유화하고, 미국 정부와 협정 체결!] [카를 대공, ‘합스부르크가 군림할 멕시코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 멕시코 보호를 약속하다!]농지 개혁은 대농장주의 반발을 일으키지만, 그들은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오브레곤파에 쓸려나갈 것을 걱정할 판국에 살려주는 것도 엄청난 은혜가 아니던가.
그래도 카를 대공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그들의 이권을 적당히 챙겨줘서 불만을 잠재웠다.
이번에 국유화한 광산들은 원래 제국의 소유였고, 그들을 끼워넣는 데 문제는 없었으니까.
로마 가톨릭의 정부 지지, 정치 싸움에 피가 흐르는 것을 최대한 막은 덕분에 국민이 겪는 안정은 놀라울 정도였다.
“혼란이 이렇게 쉽게 끝난다고?”
너무나도 빠른 처리 속도에 멕시코 국민들은 얼떨떨했다.
혁명이 끝난 것도 좋고, 국가가 안정된 것도 좋은데 그들이 지금까지 오래 겪은 혼란이 별것도 아닌 일로 느껴졌으니까.
아니, 제국이니까 별거 아닌 일인 게 분명하다.
멕시코 국민은 느끼지 않겠는가. 빌어먹고 힘든 멕시코 국민보다, 합스부르크가 군림할 제국의 신민이 더 좋다는 것을.
합스부르크가 군림하지만, 멕시코 국민 입장에서 나쁜 게 없지 않나.
정치인도 전부 멕시코 사람인데.
“황제 폐하 만만세다!”
“카를 대공은 황제가 아니야.”
“아, 진짜?”
“빈에 황제 폐하가 계셔.”
“아, 몰라! 합스부르크 만세!”
멕시코는 생각보다 빨리 합스부르크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