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Duke of Powder Keg Empire Genius RAW novel - Chapter 6
6화 – 황족은 참지 않아요
20세기가 다가오는 19세기 말의 미국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으며, 그에 비례하여 어마어마한 자본을 지닌 부호들이 자리를 잡았다.
석유왕 록펠러, 철강왕 카네기, 현재 사망했지만 철도왕 밴더빌트, 금융왕 J.P 모건 등이 미국 경제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리고 그들뿐만 아니라 기회의 땅 미국에서 많은 사람이 돈을 벌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돈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니던가.
그건 토머스 에디슨조차 마찬가지였다. 돈, 더 많은 돈이 그를 빛나게 해줄 테니까.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성공만 할 수는 없었다.
“빌어먹을, 모건!”
미국의 전기 보급을 꽉 잡고 있었던 에디슨이었지만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의 영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직류 전기를 밀어붙였던 에디슨과 교류 전기를 밀어붙였던 웨스팅하우스. 90년대의 전기 전쟁은 토머스 에디슨의 일방적인 손해로 끝이 났다.
자연스럽게 투자자였던 JP 모건은 직류에 집착한 에디슨의 영향력을 회사에서 없애버리고 있었다.
에디슨은 곧 전기 관련 회사들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세운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을 잃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어차피 무수한 실패 끝에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았나.
토머스 에디슨은 밑바닥에서부터 미국의 부호로 올라온 자수성가의 상징이었다.
누군가가 이 실패를 비웃는 건 도전을 두려워하는 패배자들이리라.
토머스 에디슨은 다시 일어서기 위해 아이템을 찾았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영화였다.
그의 회사에서 영사기를 발명하고 특허까지 등록했지만, 영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1분도 안 되는 영화 따위로 무엇을 하겠는가?
물론 조잡한 1분짜리 영화로도 놀라워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에디슨의 눈에는 영 아니었다.
하지만 몇 년 후에 바다 건너 들어온 영화들이 그의 생각을 완전히 뒤바꿨다.
“이거다!”
달나라 철도 여행, 배달부 이야기 등 바다 건너서 들어온 영화들은 혁명이었다.
아무 색도 입혀있지 않은, 의미가 없었던 영화가 찬란하게 빛나며 그의 머리를 수놓았다.
현재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그리고 사람은 돈이 생기면 자신을 위해 소비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술이나 퍼마시고 토하고 주먹질이나 하는 시대다.
그렇다고 매일 술만 퍼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람들은 제정신으로 즐길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의 문화만으로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미국 내의 수많은 사람과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만족시켜 주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문화가 없다면 가져오면 그만 아닌가?
그렇다면 어디에서 소비할 만한 것들을 가져오겠는가? 아프리카와 아시아? 완성도가 어떻든 간에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나가는 흑인과 황인은 구타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대니까.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가 공공연한 이 시대에 유색 인종의 문화? 누구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으리라.
어쨌든 사람들이 만족할 문화를 가져올 곳은 당연히 하나밖에 없었다.
유럽.
현 인류의 중심은 유럽이고, 미국인들이 원하는 문화야말로 그곳에서 나올 것이다.
그리고 토머스 에디슨은 건너온 영화들로 돈을 벌고자 마음먹었다.
물론 원주인의 허락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게 왜 필요하단 말인가? 자기 손에 들어왔는데.
그래도 돌다리는 두들겨 봐야 한다.
“어디 작품이지?”
“회사 이름이… 카를&오토 픽처스라고 합니다.”
“독일 쪽인가?”
“그것까지는…”
영화의 역사가 너무 짧은 시대다. 아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무튼 에디슨은 영화에서 미래를 봤다.
“지금 영화 산업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할 거야.”
에디슨은 꿈을 꾸었다. 부족한 시장? 키우면 그만이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잠식하면 돈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영화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까마득하게 위로 올라가서 올라오는 놈들의 사다리까지 걷어찰 생각까지 했다.
“하하하!”
에디슨은 돈을 보았다.
그리고 정말로 영화로 돈을 긁어모았다.
에디슨의 생각조차 바꿔버린 달나라 철도 여행, 배달부 이야기 등의 완성도 높은 작품은 미국의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 주었다.
적은 노력과 시간, 자본으로 많은 돈을 뽑아내다니.
영화야말로 에디슨이 꽉 잡아야 할 산업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얼마 있어서.
“사장님…”
비서가 이상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음. 뭔가?”
“오스트리아 공사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
빌어먹을 복돌이 새끼.
나는 이 길고 긴 여정 동안 한 사람을 씹고 뜯고 또 씹고 뜯고를 반복했다.
그렇다. 나는 결국 복돌이 녀석 때문에 결국 미국 땅을 밟게 됐다.
처음부터 난관이었다. 일단 아버지와 어머니를 설득해야 했으니까.
테레지아눔에서 뉴비들을 씹어먹고 있는 와중에 미국행을 말한 아들을 누가 쉽게 보내겠는가.
그래도 아버지는 쉬웠다. 내 것을 훔쳐 간 양키놈의 머리끄덩이 잡으러 간다고 하니 껄껄 웃으면서 허락해 줬다.
어머니는 쉽지 않았지만 결국 몇 가지 조건을 걸고 허락해 주셨다.
훌륭한 아들은 어머니한테 쉽게 지지 않는다. 내가 좀 강하게 나가시니 어쩔 줄 몰라 하셨다.
돌아가서 효도 좀 더 해야지.
어머니, 제국 생존하고 오래오래 떵떵거리면서 살게 해드릴게요.
“전하, 곧 도착합니다.”
나와 함께 미국행에 나선 건 트레슬러였다. 그리고 호위 명목으로 따라온 군인들 몇 명.
이 사람들이 어머니가 말한 조건이었다. 트레슬러는 사업 파트너니 함께 오는 것이 당연했고, 호위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
우리는 즉시 공사관으로 이동했다.
“대, 대공 전하…?”
나를 본 주미 공사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인데.
나라도 그럴 것 같다. 갑자기 먼 미국 땅에서 황족을 만나면 나라도 놀라리라.
어린 나이지만 계승권도 나름 높은 황족이 내가 아니던가.
“만나서 반가워요.”
“저, 전하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런데 어, 어떻게 오신… 아니, 그것보다 연락이 없었는데…”
훌륭하게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귀족 작위까지 받은 라디슬라우스 헹겔뮐러 폰 헹거바르.
엘리트 공사는 황족의 등장으로 훌륭한 바보가 됐다.
“연락은 하지 않았습니다. 비밀리에 왔거든요.”
“그, 그렇습니까? 허어…”
황족이 어디 이동하기 쉬운 줄 아는가? 동네방네 떠들면 괜히 인원이 많아진다.
소규모로 움직여야 비밀리에 움직이고 빨리빨리 일을 끝낼 수 있다.
“공사가 해줄 일이 있습니다.”
“제가 말입니까?”
“에디슨. 토머스 에디슨을 공사관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의 설립자인 토머스 에디슨이 맞습니까?”
공사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싶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
내 영화를 에디슨이 불법복제로 미국에서 돈을 벌고 있어도 마땅히 할 게 없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진짜로 내가 할 게 없다.
이 당시에는 특허도 있었고, 저작권이란 개념도 있었지만, 영화를 지켜주지는 못했다.
한마디로 훔쳐 가서 사용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는 뜻이 된다.
21세기도 엉망이었는데 이 시대는 얼마나 더 그러겠어?
내가 쫄리니까 미국으로 건너왔지, 법으로 해결될 문제였으면 대리인 보내서 해결했다.
하지만 19세기 말이라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미국이 어디 한심한 국가도 아니고 연방대법원까지 존재한다.
물론 억울하다고 호소해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패소할 것이다.
법이 없는 걸 어떡해?
그리고 자기 앞마당에서 토머스 에디슨이 가만히 있겠는가.
21세기의 판사 놈들도 돈과 영향력 앞에서는 꼬리를 살살 흔들 텐데 나라도 미국의 부호 에디슨의 손을 들어주리라.
에디슨이 록펠러, 모건, 카네기처럼 어마어마한 힘과 영향력을 가지지 못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사람이니 내가 직접 온 것이다.
***
토머스 에디슨을 초대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공사관에서 초대하면 정말 급하지 않은 이상 모건이나 카네기 같은 거물들도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거대한 일은 전부 이렇게 소소하게 시작한다.
돈 벌어야지? 엉덩이 무겁게 앉아만 있으면 돈은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가 독일이나 영국 수준의 국가는 아니더라도 유럽 중앙에 자리 잡은 거대한 제국이다.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이고, 우리가 황제가 존재하는 군주제라고 해도 상관없다. 돈이 되면 지옥 끝까지 갈 놈들인데.
물론 내가 왔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참석을 통보하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결례지만 난 도둑놈한테 그렇게까지 신경 써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자리를 빛내주실 분이 참석하실 건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하하, 공사께서 장담하시니 분명 좋은 분이시겠죠.”
헹거바르 공사와 에디슨이 있는 방.
에디슨은 패기롭게 웃는다.
난 헹거바르 공사의 신호에 식사 자리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 이분은?”
설마 아이가 나올지 몰랐는지 헹거바르 공사에게 묻는 에디슨.
나는 내 입으로 소개하지 않았다. 분노한 황족의 입은 무겁다.
내가 입을 열지 않자, 헹거바르 공사가 내 옆에 서서 말했다.
“이분은 위대한 제국의 카이저 프란츠 요제프 1세 폐하의 종손자이신 카를 대공 전하이십니다.”
에디슨은 내 정체를 듣더니 눈이 동그래졌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대한 핏줄의 후손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입니다.”
“반가워요. 카를 폰 합스부르크입니다. 미국에 와서 유명한 발명가이신 에디슨을 만나게 되어 너무 좋네요.”
토머스 에디슨은 내가 악수를 웃으면서 받아주자 덩달아 웃었다.
웃지마, 이 자식아. 내가 웃고 싶어서 웃는 게 아니란다.
식사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나야 표정 관리를 했고, 에디슨은 어려도 황족과의 만남에 즐거워했다.
헹거바르 공사는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이유도 모르니 당연히 미소를 지었고.
“전하께서는 영화를 보십니까?”
에디슨은 영화를 주제로 꺼내었다. 그야 에디슨이 최근 제일 관심 있는 것이 영화 아니던가. 당연한 일이다.
“영화라… 무척 관심 있는 산업이죠.”
“호오, 이거 정말 기쁜 일입니다. 혹시 달나라 철도 여행과 배달부 이야기를 보셨습니까?”
“당연하죠. 오스트리아는 문화에 무척 관심이 많은 나라입니다.”
당연히 봤다고 이야기하니 에디슨은 눈을 반짝이며 꽤 많은 말을 꺼냈다.
영화가 어떻고, 이 산업은 장래가 무척 밝을 것이며, 자신도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고.
내 영화를 도적질한 인간이지만 확실히 미래를 보는 눈이 있다.
벌써 미국 영화계를 휘어잡으려는 생각에 가득 차 있다.
그 등쌀에 못이긴 영화인들이 대피하고, 서부에서 그 유명한 할리우드가 탄생한다.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라니까.
“영화도 제작하신다고요?”
“그렇죠. 늦은 나이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렇다면 영화를 어떻게 보호하나요? 열심히 만들고 누군가가 멋대로 가져가면 매우 허망할 것 같은데요.”
“오, 거기까지 생각하시다니 정말 현명하십니다.”
설마 어린아이인 내가 이런 것까지 이야기할지 몰랐는지 두 눈이 동그래졌다.
“무식한 자들은 자신의 권리와 재산을 지키지 못합니다.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은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에디슨은 자신이 영화에 뛰어들었으니 금방 영화를 보호할 법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여러 특허를 신청해서 합법적으로 사다리를 걷어차 경쟁자를 조질 생각이란다.
역시 에디슨이다. 도둑놈이지만 천재답다니까. 이런 건 반드시 배워야 한다.
그래도 황족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그렇다면 법이 없는 지금은 어떨까요?”
“법이 없는 야생의 시대에서 자기 물건을 지키는 건 오로지 자신의 힘밖에 없습니다.”
“그럼 당신이 훔쳐 간 제 영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네요?”
“예?”
“…”
헹거바르 공사의 입에서 먹던 음식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