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Duke of Powder Keg Empire Genius RAW novel - Chapter 8
8화 – 응기잇! 미국은 최고예요
에디슨은 식사 자리가 살벌하게 끝이 나고 곧바로 복귀하지 않았다.
그는 누군가의 분노를 받는 건 매우 익숙한 사람이었고, 전 세계를 뒤져도 흔히 볼 수 없는 밑바닥부터 올라온 자수성가의 상징이다.
이 시대의 부호가 항상 올바른 행동만으로 올라왔겠는가.
남의 물건을 빼앗고, 훔치고, 위로 올라가면서 사다리까지 걷어차 줘야 에디슨만큼 성공할 수 있다.
본인의 능력 자체도 매우 뛰어났기에 하찮은 사람들의 감정을 무시하고 짓밟았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도 합스부르크 가문의 사람에게 분노를 받게 되니 모골이 송연해졌다.
황족의 적대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유럽 최고의 명문가이면서 영향력까지 넘치는 가문과 척을 져서 이득이 없으니까.
바다 건너의 제국? 차라리 미국 내의 조직이 낫다. 서로를 알아챌 수 있으니까.
오히려 제대로 모르니까 무서운 법이다.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에디슨은 헹거바르 공사를 만나 하소연을 했다.
“이건 에디슨이 잘못한 겁니다. 왜 하필 전하의 영화를 도둑질해서…”
“영화를 전하께서 만들었는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당연히 억울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하필 황족의 영화일지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런 에디슨의 고민을 아는 헹거바르는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에디슨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성난 카를 대공을 달래야 한다.
외교관으로서 황가에 충성을 바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카를 전하께서는 황실의 관심을 받는 분이십니다. 제가 외교관으로서 세계를 떠돎에도 카를 대공 전하의 위명을 계속해서 듣고 있지요.”
“그 정도입니까?”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천재라고 소문난 분이십니다. 귀족이나 부유한 상류층이나 가는 테레지아눔에서는 월반을 거듭하시는 분이고요.”
“그럴 것 같았습니다.”
어린아이답지 않은 태도와 자세는 범상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말하는 게 성인 남성과 다름없지 않은가.
성적이 좋지 않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건 비밀입니다만…”
“비밀이요?”
헹거바르 공사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듯 주변을 살핀 후 몸을 숙였다.
“계승권자이신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께서 귀천 상혼 하신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빈의 상류층은 알 정도의 소문이라 큰 비밀도 아니지만 먼 미국 땅에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리라.
“허어, 귀천 상혼을요? 그런데 이 자리에서 왜 그 소문을…?”
“다음 계승권자가 카를 대공 전하의 아버지인 오토 프란츠 대공 전하이십니다.”
프란츠 페르디난트가 제위에 오르고 태어날 황태자가 황제의 자리에 앉는 게 정상이지만 귀천 상혼은 자식들의 계승권을 박탈한다.
“그렇다면?”
“연세 때문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전하 다음으로 황제에 오르실 분은 카를 대공 전하일 수도 있다는 거지요.”
에디슨은 강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똥을 밟아도 제대로 밟았다.
길거리에 널린 똥도 아닌 똥 탱크에 빠진 듯한 상황이 아닌가.
물론 카를 대공이 황제가 된다면 에디슨은 죽어서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두렵기는 매한가지다.
황제에 가깝다는 건 그만큼 휘두를 힘이 커진다.
그리고 카를 대공의 개인적인 능력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에디슨은 느꼈다. 동류라는 것을.
그런 사람이 황족이라는 신분까지 있으니 반드시 크게 성장하리라.
이런 존재의 분노를 받는다니 끔찍한 일이 아니던가.
그리고 미래만 생각할 수가 없다. 황족은 당장이라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니까.
카를 대공이 공사관을 거쳐서 미국 정부에 항의하면?
미국 정부도 일개 부호 때문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불편해지는 건 감수하기 싫을 것이다.
미래에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열강과 적대한단 말인가? 적대할 만한 이득이라도 있어야지 그런 것도 없다면 미국으로서는 완전히 손해다.
안 그래도 미국 정부에서 요즘 트러스트나 카르텔을 손봐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눈총을 받아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게다가 JP 모건은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에디슨의 손길을 완전히 없애려고 하고 있다.
이런 명분이 생기면 그를 완전히 지워버리기 손쉬울 터.
카를 대공이야 불법 복제의 피해만 있겠지만 에디슨은 어쩌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에디슨은 황족과 맞서봐야 좋을 게 없다고 느꼈다.
“후우, 대공 전하께서는 어디 가셨습니까?”
“글쎄요?”
헹거바르 공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애초에 어디 간다고 말할 카를 대공이 아니다.
미국도 연락 없이 온 사람인데.
그리고 에디슨은 신문 기사로 카를 대공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귀한 핏줄의 어린 황족을 만나보다!] [카를 폰 합스부르크 대공, ‘제일 먼저 미국을 오고 싶었다. 미합중국은 제일 잠재력이 높은 나라!’] [위대한 핏줄 합스부르크의 일족이 인정한 미합중국! 우리는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카를 대공, ‘잠재력 넘치는 국토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은 아름답다. 곧 모든 나라들이 미국을 부러워할 것.’] [뉴욕 타임즈, ‘카를 대공 전하는 상대가 누구라도 존중해 주신 멋진 신사였다.’] [카를 대공, ‘여기가 보스턴 차 사건과 독립 전쟁이 시작한 위대한 곳인가요?’] [보스턴에서 미국의 역사를 음미하신 카를 대공 전하!] [보스턴 글로브, ‘카를 대공 전하께서 인정하다! 보스턴은 미합중국의 자랑스러운 상징!’] [보스턴 글로브, 첫 페이지에 보스턴을 돌아다니시는 카를 대공 전하를 그려내다.] [카를 대공 전하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설립한 테레지아눔에서 월반까지 한 천재 소년!] [카를 대공, ‘곧 세계의 중심은 미국, 그리고 워싱턴이 세계를 아우를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 ‘갑자기 강대국이 돼버렸다! 전 세계가 눈치 보고, 구애하고, 전전긍긍할 것이다!’]21세기식 사탕발림에 미국 전역이 미치기 시작했다.
***
황색언론에 미치는 시대답게 내 혀 놀림에 어쩔 줄 모르는 분위기로 미국 전역이 달아올랐다.
아직 역사가 짧은 국가다. 몸은 거대하지만 반응은 무척 뜨겁지 않은가.
지금도 많은 신문사가 날 인터뷰하려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직 스페인과의 전쟁으로 자신의 힘을 알아가는 미국이 아니기에 너무 잘 먹혔다.
솔직히 이 정도로 미쳐 날뛸 줄은 몰랐다.
어차피 개소리와 선정적인 요소를 부각해서 신문 첫 페이지를 장식할 텐데 새로운 뉴페이스인 바다 건너 제국의 황족은 별미가 될 것이다.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다. 언제 이들이 합스부르크 가문의 황족을 제대로 인터뷰해 보겠는가.
내가 미국의 언론 정화에 힘쓰는 게 아닐까?
선동과 날조로 가득한 신문보단 사실이 낫지 않나.
“전하, 에디슨의 일을 처리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하는데요?”
트레슬러는 영문을 몰라 했다. 에디슨을 잡아야지 왜 미국을 칭찬하고 있느냐고.
“쯧. 잠자코 두고 보세요. 에디슨이 제발 좀 합의하자고 할 겁니다.”
“안 그런다면요?”
무엄하기는.
아직도 날 의심하는 눈초리다.
에디슨이 오지 않으면 뭐겠는가. 언론플레이가 통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마지막 수인 황제에게 달려가 징징거려야지.
어쨌든 난 이후로도 계속 호의적인 이야기를 할 거다.
난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진짜 진심을 듬뿍 담았다.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잖아? 몇십 년 후면 진짜 전 세계가 벌벌 떨고 전전긍긍하고 눈치 보고 구애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 어떤 국가도 비교할 수 없다. 자기만 잘난 진짜 초강대국 미국.
항상 선동과 날조만 하는 황색언론과 달리 내 말은 진짜 팩트다.
이런 진심이 있으니까 미국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거다.
어린아이가 열정적으로 미국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그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놈은 간첩 말고 더 있나?
미국인들이 나에게 계속 미치고 인기가 정점을 찍으면 슬슬 입을 열어야지.
여린 눈망울로 훌쩍훌쩍 울면서 에디슨이라는 개자식이 내 영화를 훔쳐 갔다고.
유럽의 문화를 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직접 찍은 영화라고 밑밥을 깔아놓으면 더 완벽해지겠네.
나중에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끝내주는 스토리다.
제발 통해야 할 텐데.
이런 일로 에디슨이 피해 볼지 안 볼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론 플레이가 항상 먹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먹힌다면 이것만큼 효과가 큰 게 없다. 그다음에는 황색 언론이 에디슨을 물어뜯을 것이다.
사실이건 아니건 상관없다. 그냥 누군가를 욕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면 그만이니까.
그리고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이 외치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게 정부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기업들을 조지고 싶은 마음으로 간질간질한 상태다.
안 그래도 몇 년 전에 셔먼 반독점법이라고 슬슬 시동을 걸었다.
에디슨은 훔치고, 사다리 걷어차기의 달인이니만큼 충분히 정부의 목표가 될 인물이다.
그런데 국민들까지 에디슨에게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정부 입장에서는 옳다구나! 하고 소리치면서 날뛸 것이다.
안 그래도 조질 생각이었는데 바다 건너 제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눈물을 머금고 처리하겠습니다! 라고 국민들에게 소리칠 수 있지 않겠나.
명분도 있고 할 이유도 있다? 게다가 국민까지 지지한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기뻐서 알몸으로 춤을 출 정도로 기쁠걸?
만약 효과가 있다면 에디슨은 절대 버티지 못한다. 본보기로 진짜 절단이 날 수도 있다.
록펠러, 모건까지 건드리는 것이 미국 정부인데 에디슨이 뭘 어떻게 버텨.
게다가 에디슨은 적도 많은 사람. 망하길 기도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황족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다. 대중이 궁금해하는 신분의 사람.
합스부르크 가문의 황족만큼 잘 팔리는 사람이 어딨어. 지나가는 사람이 이야기한다고 누가 들어주나?
그래도 최악을 생각해야 한다. 안되면 어쩔 수 없이 항의나 조금 하고 가야지.
테슬라도 만났으니 기분전환이라도 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기다리자고 마음먹었을 때.
“저, 전하!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 제발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에디슨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취재가 시작되자는 만능이다.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효과를 본다니까?
***
“전하! 제가 전하에게 정말 몹쓸 짓을 했습니다. 진즉에 부정한 돈을 토해내고 빌어야 했습니다!”
에디슨은 내 묘수를 눈치채고 공사관으로 달려와 싹싹 빌었다.
“전하? 제발 말 좀 들어주십시오!”
에디슨은 내 입이 열리지 않자 두려운 듯 경기를 일으켰다.
미국 부호면서 자존심도 없이 싹싹 빈다. 이래서 능력 좋은 사람들이 문제다.
이 시대의 황색언론이 얼마나 무자비한지 알고 있기에 이런다.
“갑자기 왜 이러세요?”
“언론을 이용하실 생각이시잖습니까?”
“언론이요? 잘 모르겠는데요?”
난 애기다 애기. 어린 황족은 아무것도 몰라요.
“언론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우리의 일은 연방대법원에 중재를 요청하는 게 어떨까요?”
“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으니 용서를 빌 기회를 주십시오!”
“에이, 그래도 에디슨은 미국 시민인데 정부와 시민들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대공 전하아아-!”
고개를 넙죽 숙이는 에디슨.
난 에디슨을 보며 아쉬움의 한숨을 쉬었다.
사실, 이 시대의 황색언론과 합스부르크 황족의 시너지로 한 사람이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
내 눈물의 인터뷰 후에 에디슨이 시민들이 던진 돌에 맞고, 황색언론은 덩달아 기사를 쓰고, 미국 정부까지 나서고.
물론 모든 것이 잘 풀렸을 때의 일이지만 기대를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하기도 전에 상대가 이렇게 엎드리니 맥이 풀렸다.
그래도 여기서 접어야지.
내가 또라이도 아니고 사람 망가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상대가 충분히 고개를 숙였다면 그것을 받아주는 게 군주의 참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너무 상대를 겁박하면 앞으로 같이 일도 못 한다.
받아줄 땐 받아줘야 한다.
에디슨이 적일 때는 악랄해도 아군이 되면 이만큼 든든한 사람이 없다.
앞으로 미국에 기반을 만들어 놓아야 하니 더더욱 필요한 사람이다.
“에디슨이 이렇게까지 한다면 제가 계속 꿍해 있을 수 없겠네요.”
“그, 그럼?”
“과거는 잊고 앞으로 같이 열심히 해봅시다. 저번에 말한 협력은 아직 유효한 거죠?”
나는 아주 자비롭게 에디슨을 향해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나는 관대하다.
***
“전하, 기회를 주셔서 감합니다.”
에디슨은 웃는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오늘부로 우리의 계약이 맺어졌고, 나는 세계 평화를 이룩했다.
도둑놈을 잡기 위해 바다를 건넜으며, 그 과정에서 열등감이 넘치는 미국인들의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주었다.
제국을 떠난 사람을 위로하기도 했으며, 연방대법원의 중재 없이 도둑과 평화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잘됐네, 잘됐어.
에디슨은 불법복제로 번 돈을 다 토해내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계약을 맺어 우리가 영화를 공급하고 에디슨은 미국 내의 유통, 판매를 맡기로 했다.
에디슨이 숙이고 들어오는 계약이지만 배분은 정상적으로 했다.
상대도 벌어가는 게 있어야 관계가 오래가는 법이다. 이 정도도 해주지 않으면 의욕이 없어서 더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된다.
에디슨은 충분한 이득을 주면 목숨을 걸고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지킬 것이다.
돌아가면 영화를 열심히 찍어야겠네. 다양한 기법도 넣고 축음기도 사용해서 목소리 혹은 음악도 넣어야겠다.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했으니 시너지 효과가 꽤 클 것이다.
그래도 자만해서는 안 된다. 영화의 여러 기법은 결국 후발주자도 충분히 배우고 따라 할 수 있어 부지런히 노를 저어야 한다.
그래도 미국 시장이니만큼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에디슨이 괜히 탐내는 것이 아니다.
번 돈으로 미국 기반을 마련하고 곧 스페인과의 전쟁이 있을 테니 군수 산업이나 채권 구매하면 좋을 것이다.
대서양 건너에서 꿀을 쪽쪽 빤 미국이다. 내가 빨대 꽂아서 같이 빨아도 누가 뭐라 하겠는가.
미국은 정말 기회의 땅이라니까. 남녀노소, 신분 상관 없이 아메리칸 드림을 맛보게 해준다.
그리고.
“캬!”
많은 일을 마무리 지은 나는 한가롭게 공사관에서 톡 쏘는 음료를 마셨다.
바로 콜라. 21세기의 맛과 좀 많이 다르지만 목을 톡 쏘는 게 상당히 반가웠다.
나는 탄산음료를 이렇게 생각한다. 즐기지 못하면 인생의 손해라고.
이 환상적인 아이템을 가져가서 더 많은 사람이 즐기게 해야 한다.
사람들의 인권을 지켜줘야지? 콜라는 인권이다.
하지만 현재 코카콜라는 미국 전역에서 팔고 있다. 당연히 회사의 가치는 꽤 무겁다.
한마디로 돈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내가 무료 노동을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려서 몇 달 후에 만들어질 펩시를 거머쥘 생각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이단이라고 하겠지만, 나는 적은 돈으로 많은 것을 얻고 싶다.
펩시가 생길 때까지 돈을 벌어 기반을 마련하고, 회사가 설립되면 그대로 투자해서 지분을 가져올 생각이다.
21세기의 콜라 맛을 재현하고 전 세계로 전파할 것이다.
누군가는 코카콜라가 아닌 웬 펩시냐고 게거품을 물겠지만 애초에 내가 펩시를 유럽에 더 빨리 전파해 근본으로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이번 지구는 파란 콜라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솔직히 이 시대에 빨간색은 좀 그래.
이 시대의 황족이 빨간색을 싫어할 수도 있잖아?
나는 미국에서의 일을 마무리 지었다.
이제 더 이상 해외에 머물 수 없다. 슬슬 오스트리아로 돌아가야 한다.
“전하, 정말 존경합니다.”
날 의심했던 트레슬러는 미국을 떠나는 배에 몸을 실을 때 충성스러운 신하가 되어 있었다.
“돌아가면 더 열심히 영화를 찍어야 할 거예요.”
“맡겨만 주십시오. 몸이 으스러지도록 찍겠습니다!”
후발주자들이 따라잡기 전에 완전히 시장을 잠식해야 한다.
나는 시나리오와 기법, 음성 등을 생각하면서 뽑아내야 하고 트레슬러는 장비와 배우들을 데리고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벌여놓은 다른 일들까지 생각하면 진짜 무척이나 바빠질 것이다.
앞으로 미국행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만약 그런 여유가 있다면 나라가 산산조각이 나거나 나라의 안정을 되찾을 때가 아닐까.
나는 멀어지는 미국을 쳐다보면서 추억을 곱씹었다.
그리고 지겨운 바닷길을 거쳐서 독일 제국 함부르크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가 우리에게 다가와 고개를 깊게 숙였다.
“카를 대공 전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호위하고 있던 군인들이 경계하기 시작했다.
나를 알고 있다고?
“카이저께서 전하를 부르십니다.”
아, 들켰네.
너무 요란스럽게 했나?